지난 4월 30일 환경활동가들이 세종보 담수 중단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농성장 지킴이들이 셋째날부터 매일매일 농성장 일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32일차까지 보내온 소중한 기록을 모았습니다. 현장 지지방문과 농성장 일일 지킴이로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언제라도 환영합니다.
🌎 세종보 천막농성 지킴이 신청 https://forms.gle/oRTXvNRUot8fVXwx6
[세종보 천막 소식 26일차]
물떼새들은 모래, 자갈과 비슷한 색이어서, 찾으려면 숨은 그림 찾기를 해야합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안보여요.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붙이고 아이들을 찾다보면 얼굴 표정이 잔뜩 일그러집니다. 그러다 찾으면, “있다! 있다!”합니다. 매일 아침 시작이 그렇습니다. 그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일이지요. 흰목물떼새 한쌍이 열심히 사냥을 합니다. 부리로 몸단장도 하고 그 이쑤시개같은 다리로 머리를 긁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깃이 아주 단정하고 예쁩니다. 일종의 관음증 같은 것이 생긴 것 같습니다.
고마나루 수중농성을 마치고 나올 때는 아무 정신이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실감이 안났기때문이에요.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고마나루를 찾아갔을 때, 며칠전까지 고라니 뛰어 다니고, 우리가 천막을 짓고 반드시 지켜내리라 했던 금모래 사장은 모두 검은 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코가 찡해져서 뒤돌아섰습니다. 미안했습니다. 9월 11일 수문을 닫기로 했던 것을, 단 5일 늦췄을뿐입니다.
다시 수문을 개방했을 때, 고마나루는 온통 뻘 밭이었고, 우리는 그 뻘을 손으로 걷어냈습니다. 쪼그리고 앉아 주섬 주섬 뻘을 걷어내는 모습이 하늘에서 보면 꼭 직소 퍼즐을 맞추는 것 같지만, 그것이 그렇게 효율적이고, 즐거운 작업은 아닙니다. 아직 마르지 않은 뻘은 냄새가 났고, 고마나루 모래사장은 아주 아주 넓었습니다. 그러나 고사리손 아이들도, 허리 아픈 할머니도 경건하게 뻘을 걷어냈습니다. 마치 그것은 거룩한 의술 행위 같았습니다. 끝내 고마나루와 그곳 생명들의 서식지를 지켜내지 못한 저에게는 일종의 참회이기도 했습니다. 환경부는 세종보 재가동으로 다시금 생명 학살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고마나루를 통해 다짐했습니다. 다시는 그렇게 물러나지 않으리라.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합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어요. 또, 어떤 사람들은 금강을 지키는 활동을 통해 우리가 어떤 이익을 취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말들이 이젠 고루합니다. 화도 안납니다. 우리는 그냥 금강을 지키러 들어왔습니다. 아무것도 필요없습니다. 세종보 재가동을 중단하고, 댐 추가 건설, 하천 준설 등 물정책을 정상화 한다면, 최소한 지금 정책이 잘 된 것인지 판단하는 절차가 마련된다면, 천막을 깨끗이 정리하고 나가지요. 누군가에게 국밥 한 그릇도 얻어먹지 않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우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오로지 자기만을 위한 찬성’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반대’는 잘 성공하면, 금강을 지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당신들의 ‘찬성’은 무엇을 위한 겁니까? 당신들의 ‘찬성’이 성공하면 대체 누가, 무엇을 얻는 것입니까?
오늘도 ‘슬기로운 천막생활’ 유투브 라이브를 해보았습니다. 좌충우돌이지마는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저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다음주 화요일에 또 합니다. 많은 시청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live/kAUKRnfPMb0?si=XYO9COezUrUdxQyi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 간절한 마음에 물어보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상황을 알리기 위해 메세지를 전하는 고라니도 있습니다. 강을 살리는 일이 기후위기를 막는 일이 입니다. 몇몇 활동가가 강을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들이 지킬겁니다. 보세요. 우리가 이길겁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27일차]
천막 이웃집 사는 박새 부부가 좀 많이 피곤해보입니다. 윤기나는 깃털을 가졌었는데, 요즘은 깃털도 부스스하고, 부쩍 드나드는 횟수도 늘었습니다. 아마 태어난 아기 새들이 자라면서 먹이가 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육아는 매우 힘들긴합니다. 그래도 이제 곧 아기 새들이 비행 연습하는 것을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면 부부가 좀 쉬면서 데이트도 하고 그럴 수 있을까요.
해밀초 아버지들과 아이들이 금강에 찾아왔습니다. 아버지들은 녹색조끼, 아이들은 보라조끼, 머리에는 천막으로 내려오는 길이 가파른데도, 아이들은 두려움이 없습니다. 내려오자마자 물가로 가서 돌을 던집니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물수제비는 처음입니다. 아버지들이 한번씩 시범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따라합니다. 한 번 시범을 보여주니, ‘스승님!’ 합니다.
아이들을 물가에 도란도란 앉혀놓고 강가에 천막을 차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루한 이야기일텐데, 아이들이 잘 들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안듣는 것 같지요? 다 듣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집중력도 좋고, 이해력도, 흡수력도 좋습니다. 4년간 회의해서 결정한 보 처리방안을 15일만에 취소했다는 부분에서는 “대통령이면 단가!?”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지금 이 흐르는 강이 좋다 하였습니다. 돗자리 깔고 수박도 먹고, 낮잠도 자고, 돌멩이도 던질 수 있는 이 강이 좋다 하였습니다. 온 세상 어린이들이 이 강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주일에 반나절 정도는 강에 나와서 자연에 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아이들 마음과 생각이 얼마나 깊고 풍요로워질까요.
김병기의 환경새뜸 유투브 라이브입니다. 이제 프리미어 프로그램도 안되고, 폰으로 작업하려니 눈도 노안이라, 그냥 라이브로 막 찍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재밌습니다. 같이 있어서 힘이 됩니다.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live/hjtfiN2dZEg?si=IvGqrsUOlNYSuEGS
저는 천막을 방문하는 동지들의 뒷모습을 봅니다. 그 마음을 알고 있습니다. ‘마음에 걸린다.’, ’눈에 밟힌다.‘ 그리고 불편하지요. 천막에 동지를 두고 가는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고마나루가 물에 잠기고도 저는 매일 고마나루에 갔습니다. 그리고 거기 남아있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지요. 뒤돌아 설때마다 눈물이 났습니다. 자세히 설명을 못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동지들. ’그냥‘, ’지나가다‘ 들러주어 고맙습니다. 그리고 멀리서 서울에서, 일부러 지킴이 신청란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이거라도 채워주어야겠다.‘해서 와준 동지. 정말 고맙습니다. 사랑이 이깁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28일차]
얼간이새가 ‘비설거지’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비님이 오신다고 알고는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번에 물이 차올랐던 자리에 있는 현수막도 걷어내고, 의자도 정리하고, 대형 현수막도 걷어놓았습니다. 카메라랑 보조배터리 등 비에 상할 수 있는 물건들도 빼놓았습니다. 그걸 비설거지라고 하더군요. 그런것도 모른다고 또 구박을 받았습니다. 아무도 구박하지 않는 무관심보다, 구박하는 관심이 낫습니다. 그렇게 구박을 받으면서 ‘세종보 천막 긴급 재난 안전 본부’를 차렸습니다.
비가 오면 수위가 올라가지요. 그러면 지금 점검중인 1, 2번 수문도 물에 잠길겁니다. 그러면 또 물 퍼내고 모래 자갈 빼내야겠지요. 그리고 점검이 끝나면 장마가 오겠지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비가 올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다시 하천의 침식 운반 퇴적의 과정을 거쳐 또 토사가 쌓이고... 그 삽질을 무한 반복합니다. 수십년 전의 물관리 개념에서 단 한걸음도 진보시키지 못하고 싸인만 하면서, 예산은 낭비하고 자연은 파괴하는, 이런 진정성 없는 행정, 무책임한 관료주의가 오송 참사, 이태원 참사, 해병 병사 사망 참사 같은 불행을 가져옵니다. 돈도 아깝고, 참사에 마음 아파하는 우리의 마음도 아깝습니다.
이걸 심판하지 않으면, 뭘 할 수 있겠어요. 이런 걸 바로잡지 않으면 어떤 진보가 있겠어요. 우리는 십년 넘도록 세월호, 이태원, 오송, 내성천, 사대강 16개보 수문 앞에서 한발짝도 진전하지 못했습니다. 저기 정치 기득권들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문제입니다. 일어납시다. 물대포에 쓰러지지 말고, 일어납시다.
아빠 박새와 아빠 참새가 나무위에서 만났습니다. 귓속말을해서 잘 듣지는 못했지만, 짧지 않은 시간동안 뭔가 상의하는 듯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기 새들은 각자 집에서 밥달라고 삑삑삑 웁니다. 여기 금강 곳곳에서 아기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여기가 이 아기들의 마을이고, 유치원이고, 놀이터입니다. 어제 해밀초등학교 아이들을 보고 예민해져있는 제 마음이 희망으로 말랑말랑해진 것처럼, 박새도 참새도 물떼새도 그럴겁니다. 해밀초 아이들이 우리의 희망인 것처럼, 아기 새들도 우리의 희망입니다. 이 밤 지금 우는 새들도, ‘비온다 비설거지하자.’, ‘둥지짓자.’, ‘결혼하자.’... 다 잘해보자는 이야기 일겁니다.
6월 1일, 수문을 닫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환경부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서로 모르는 두군데서 말해줬으니, 닫기로 하기는 했나봅니다. 그러나, 안될 일입니다. 금강 생명 마을을 학살하는 일입니다. 여기 이 평화로운 마을을 지켜야겠습니다. 못닫습니다. 그럴려고 천막을 쳤습니다. ‘날 쏘고가라.‘
비오는 이 밤, 긴급 재난 안전본부가 매우 따듯하고 아늑합니다. 든든합니다. 감자, 키위, 꿀비타민, 캐모마일차, 찐완두콩, 따뜻한 물. 이게 다 뭔지 아세요? 사랑입니다. 얼간이새와 나귀가 예뻐서가 아니에요. 다들 금강을 지키고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얼간이새도, 나귀도, 예뻐보일 수 있어요. 보세요. 기적이 일어나잖아요. 금강 지킬 수 있습니다. 동지여러분, 고맙고 사랑합니다.
오늘도 사측의 요구에 못이겨, 슬기로운 천막생활 장남들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합지졸 같아도, 우리는 분명히 더 좋아질겁니다. ‘김병기의 환경새뜸’ 구독,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live/l0KBwNTad7s?si=RT4Rs4Rnz9_ErAyI
내일은 국회로 기자회견을 갑니다. 기자회견만큼이나, 이후 간담회도 중요합니다. 잘하고 오겠습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28일차]
천막의 풍요로운 밤
일요일 밤 비가 예보대로 심상치 않게 내리는 빛길을 뚫고 농성장으로 향했습니다. 농성장은 흔들림없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혹시나 물에 차오를 위험에 제방위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런 저런이야기중에 이름을 짓기로 했습니다. 천막농성장 재난안전본부로 하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우리는 비와 싸우는게 아니니 비로인한 재난은 피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재난으로 천막안전이 위협되지 않도록 지킵니다.
이제 도훈은 제 말을 믿지 않습니다. 흰목물떼새 소리라고 했더니 깝짝도요라며 우겨댑니다. 결국 검색을 통해 소리를 확인하고야 잠잠해 집니다. 제 말이 맞는 모양입니다.
바람이 거세 재난안전본부가 펄럭이고 차량 소리가 무서움을 더하지만 동지가 있어 편히 잠듬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아침을 맞기를 바랍니다.
한밤중에도 천막을 찾이 주시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감자와 키위를 싸주시고, 차를 가져다 주십니다. 삶은 콩과 따뜻한 물도 왔습니다. 늦은 밤까지 감사한 일입니다.
아침부터 수달이라고 난리친 덕에 새벽잠을 설쳤습니다. 수달은 잉어로 밝혀졌습니다. 아침해가 떠오르고 금강의 하천을 비춰 줍니다. 거대한 에너지 해는 하천습지와 생명을 바쁘게 움직이게 만듭니다.
뻐꾸기, 꾀꼬리, 참새, 할미새는 불어난 강물에 피신 나온 덕에 천막의 주인이되어 배회 합니다. 세워 놓은 솟대는 박새의 횟대가 됩니다. 천막 농성장이 자연이 됩니다. 자연이 자연이되게 세종보 담수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활동합니다.
오늘은 국회기자회견이 있습니다. 국회가 힘을 보태기를 희망합니다. 국회로 은영처장과 도훈을 보내고 농성장을 지킵니다. 국회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이 필요합니다. 해의 에너지가 천막을 지켜줄 것을 믿습니다.
천막농성장 재난안전본부에서 얼가니 경호 씀
[세종보 천막 소식 29일차]
“신이시여. 오늘 반드시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되도록 해주세요. 국민의힘 의원들이 돌이켜 참회하는 마음으로 올바른 판단을 하면 좋겠지만,, 아니 그건 됐고, 오표기라도 좋으니, 통과되게 해주세요. 압도적 찬성표가 아니라도 좋으니, 바른 판단을 하는 17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나라는 한번도 제대로 과거청산 같은 걸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잡아놨더니 풀어주고, 이명박, 박근혜, 잡아놨더니 풀어주고. 유가족들이 살아있고, 국민이 잡아놨더니, 정권이 풀어줍니다. 신이시여, 제발 일 좀 합시다. 이 세상에 생명으로 태어나서 잘만하면, 풍족하진 않더라도 자족할 수 있고, 유명하고 명예롭진 않더라도 정의롭게 살다 갈 수 있게는 좀 해주세요.”
국회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금강보 재가동 중단과 보처리방안,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원상회복 및 물정책 정상화를 위한 국회 기자회견’이었어요.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국회의원과 당선인 12명과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한국환경회의가 공동주최했습니다. 정부가 균형을 잃고 폭주할 때, 야당은 마땅히 그 견제의 역할을 해야합니다. 소문이 나지 않아서 그렇지, 지금 우리나라 물정책은 수십년 전으로 역주하고 있어요. 막아서야 합니다.
‘다음 정권에서 바로 잡으면 되지.’. 아닙니다. 지금 바로 잡아야합니다. 생명의 문제라서 그래요. 어떤 대단한 발전이라도, 생명을 담보로 실험하면서 전진해선 안됩니다. 강이 흘러야사는지, 담아두어야 사는지, 아직도 모릅니까. 강은 흘러야 삽니다. 그런데 또 수문 닫게 두고, 지금 회복된 강과 여기 생명들 다 죽이고 다음 정권에 하자고요? 그렇게는 안됩니다. 여기 천막은 지금 지키자고 지어진 겁니다.
세종보를 재가동하면 안되는 당위는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세종보가 홍수 가뭄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지만, 세종보 철거의 이유는 충분합니다. 그 절차를 뒤집으려면 그에 맞는 근거를 제시하면 됩니다. 나라의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대통령의 의견이 아니라, 국민의 뜻과 합리적 근거에 의한 것이어야 합니다.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마음데로 정책을 뒤집은 것은 지금의 정부입니다. 보 처리방안이 확정되고 2년 3개월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밥만 먹은 것은 직무유기, 결정된 정책을 하루 아침에 근거 없이 뒤집은 것은 직권남용입니다. 국민이 정권에 순응해야 할 때는, 정권이 정의로울 때 뿐입니다.
6월 1일, 수문 재가동 소문이 또 들립니다. 환경부는 원칙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랍니다. 원칙 좋아하시네. 그렇게 일했으면 세종보는 다음 달 철거를 시작했을 겁니다. 당신들은 살인을 시도하는 겁니다. 우리는 여기에 생명, 정의, 평등의 깃발을 꽂았습니다. 여기는 자본, 권력, 편의, 개발이 들어올 곳이 아닙니다. 지킵시다. 평화의 강, 흐르는 강, 산 강.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는 꾀꼬리 동지, 멀리 경기에서 천막을 지키러 찾아와준 6인의 전사들, 쉬지 않고 소식을 전해주는 뱅기선배, 아기 새를 먹이는 부모의 심정으로 도시락을 싸다주는 데모자매, 세종보 재가동 소문을 알리기 위해 곳곳에 방을 붙이고 다니는 고라니 동지, 그냥, 항상 곁에 있는 모든 동지들. 고맙습니다.
도요필름 강원중 PD님의 새 작품이 나왔어요. 세종 ㅇㅇㅈ 동지의 이야기네요. 감동적이고 아름답습니다.
https://youtu.be/PfpVPiXZ2fo?si=RlHwqReUjgJuQ6ry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30일차]
초록과 파랑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풀색, 하늘색, 구름색. 강물은 그걸 반영합니다. 기술이 아닙니다. 그저 그대로 어우러지는 것, 그것이 하늘과 구름, 강과 풀과 나무의 숙명입니다. 새소리도, 곁에 있는 동지들도 완벽합니다. 새가 앉아도, 사람이 앉아도 강은 그대로 그림이 됩니다.
여기는 낮은 곳이라, 많은 것들이 흘러들어옵니다. 비님이 지나간 곳곳에 웅덩이가 생기고 미쳐 물과 함께 빠져나가지 못한 잉어가 웅덩이에 남기도 합니다. 그러면 여기 사람들은 어쩌나 어쩌나 합니다. 그리고 끝내 장화를 신고 들어갑니다. 돌아간 잉어는 어디로 갔을까요? 혹시 은혜를 갚으러 돌아올지 모릅니다. 그러면 세종보를 걷어내 달라고 빌겁니다. 이제 우리는, 모든 잉어가 특별해졌습니다.
아파트 지나, 제방을 지나, 야구장을 지나, 게이트볼장을 지나, 내려오고 내려오면 천막이 있습니다. 안보여서 잘 모르겠다 합니다. 어딘지 잘 모르겠다 합니다. 그럴만도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잠깐 세들어 살지만, 원래 여기에 사람은 살지 않습니다.
이 낮은 곳에, 물만 흘러들어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흘러들어옵니다. 가덕도 사람, 새만금 사람, 제주 사람, 설악산 사람, 지리산 사람,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사람, 낙동강 사람, 영산강 사람, 서울 사람, 인천 사람,,, 금강 제방 아래 이 낮은 곳에, 많이도 흘러들어옵니다. 그리고 만납니다. 전부다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입니다. 어색함 없이, 강과 강이 만나듯 하나가 됩니다.
생명이 무너져가는 것에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바나나도 나누고, 김밥도 나누고, 물도 나누어 마십니다. 서로 애틋합니다. 이 선량한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모든 일들이,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모두 지키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서로 멋진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이어 그 이야기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지. 그들은 그로써 신화가 현실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자유, 존엄성, 형제애, 인간으로서의 명예. 우리 또한 이 숲에서 동화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있는 거야...유럽의 아이들은 장차 학교에서 이 야이기를 외우게 될 거야!"
- 로맹가리<유럽의 교육>
방금 일지를 쓰고 있는데, 아동 고라니가 웅덩이에 들어갔다 나오는지 난리 법석을 떨고 달려갑니다! 아주 작고 귀여운 녀석입니다! 나는 보았습니다! 아...
오늘도 참지 못하고 유투브 라이브를 하였습니다.
볼 것을 다 보고 볼 것이 없다면 이것을 한번.
김병기의 환경새뜸 <슬기로운 천막생활>
https://www.youtube.com/live/Je1Hq5luAac?si=GvSjl7lQPF9Hkbnj
이 기사도 중요합니다.
<세종보 마리나 선착장 전 대표 인터뷰>
https://omn.kr/28t0g
겸사겸사 들렀다고는 하지만 분명 애를 써서 흘러들었을 P사 동지. 처음 지은 시집을 선물해준 시인 동지, 예쁜 몸자보에 든든한 청명한 별님들, 고양에서 내려와 종일 실없는 말들에도 그저 웃어주었던 봄봄동지, 천막이 눈에 밟히고 마음에 밟힌다며 마실나왔다는 데모자매, 한없이 든든한 우리 상황실 동지들. 우리는 여기 고이기만 할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장벽을 걷어내고 거침없이 흘러,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켜낼겁니다. 사랑합니다. 동지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32일차]
여기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은 줄 아세요? 그런데 이 정부 놈들 때문에 정말 분노가 치밀어요. 공주보 수문을 닫았습니다. 이 강도 같은 녀석들이 도둑질 하듯이 공주보를 닫았습니다. 우리가 손으로 펄을 걷어냈던, 그 옛날 금모래를 자랑하던 고마나루는 전부 물에 잠겼습니다. 강은 흐르지 않습니다. 거대한 공주 호가 되었습니다. 벌써 악취가 납니다. 어쩌지요? 정말 너무나 화가 납니다. 이렇게 도둑질하듯이...
차오른 물가에서 꼬마물떼새는 어쩔줄 몰라합니다. 아마 알이 부화하고 아기새들이 숨어있는 것 같습니다. 아픈 척을 하면서 우리를 유인합니다. 그래서 얼른 자리를 피했습니다. 이 죽은 강에서 아기새들이 잘 자랄 수 있을까요. 정말 쌍욕이 나옵니다. 그래도 우리는 세종보 천막으로 돌아와야합니다. 이곳만큼은 지켜야하기 때문입니다. 공주보 수문은 곧 다시 열릴겁니다. 그렇게 할 겁니다.
금강에는 엄연히 ‘금강 보 운영협의체’가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들은 모두 거기에서 쫓겨났지만, 그래도 명색이 협의체입니다. 그마저도 22년 9월, 한번 모이고는, 이후로는 한번도 모이지 않았습니다. 강도들이 강도짓을 모의하듯, 밀실에서 자기들끼리 강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강에 대해서, 물에 대해서, 물살이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대통령 한마디에 강의 운명이 좌지우지됩니다. 물떼새 알의 운명도, 좌지우지됩니다. 윤석열은 꼬마물떼새를 본적이 있을까요?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이 당신 때문에 죽습니다. 윤석열, 당신은 야생동물보호법 위반입니다.
금강에는 아마도, 전 우주에서 우리 나라에 밖에 없는 미호종개와 흰수마자가 살고 있습니다. 공주보 수문을 닫으면 정안천과 금강이 만나는 모래에서 살던 흰수마자들이 사라집니다. 흐르는 모래밭에 몸을 숨기고 사는 친구들입니다. 지금 금강은 흐르지 않습니다. 모래도 보이지 않습니다. 윤석열, 당신은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훼손한 범죄자입니다. 당신을 고발하겠습니다.
아마도 모르겠지요. 자기가 한 말 한마디에, 이렇게 많은 생명들이 죽는 다는 것을. 그러면서도 커피도 마시고, 빵도 먹고, 술도 먹고, 잠도 잘 자고 하겠지요. 밥도 잘먹고, 똥도 잘싸고 하겠지요. 학살을 저지르고도 아무것도 모르고 버라이어티 쇼나 보면서 깔깔대겠지요. 당신은 학살자에요. 이 모든 죄과를 낱낱이 되돌려 받게 될겁니다.
오늘은 미호종개 흰수마자가 보낸 할아버지들이 천막을 찾아왔습니다. 박사님들입니다. 이분들은 보를 개방하고 금강에 흰수마자와 미호종개가 돌아왔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이고 중요한 일인지를 아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이 양심선언 하듯, 천막을 찾아와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수달아빠도 왔습니다. 여기 곳곳을 다니면서 수달 똥을 만지고 비비고,, 먹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모인 할아버지들 모두 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평생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고 했을텐데, 굉장히 담백하고 경쾌한 분들입니다. 자주 오세요.
이렇게 일지를 쓰고 있지만, 정말 너무 화가납니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은데,, 너무 길어집니다. 길면 또 뭐라고들 할텐데요.. 오늘 새만금 사업자 심의가 있었답니다. 또 우리 동지들이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종일 소리질렀을겁니다. 공권력이 호위하는 그 심사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겠지요. 멍들고 까지고 다쳤을 겁니다. 우리는 왜,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을까요. 이 나라는, 왜 이럴까요? 온통 강도들 뿐입니다.
동지들. 힘을 냅시다. 포기하지 맙시다. 눈물이 나도, 울어도, 싸웁시다. 힘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 거리미사
일시 : 6월 1일(토) 오전 11시
장소 : 천막농성장
🙏불교환경연대 기도회
일시 : 6월 8일(토) 10시 30분
장소 : 천막농성장
🎯 세종보 재가동 안되는 이유(영상보기)
https://youtu.be/2nMD71DVosM?si=4kUN0BuBGET11VUp
🌎 세종보 천막농성 지킴이 신청
https://forms.gle/oRTXvNRUot8fVXwx6
(지지방문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천막농성 모금 계좌
카카오뱅크 3333-2345-64885 임도훈(보철거시민행동 간사)
문의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박은영 집행위원장(010-6652-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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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환경활동가들이 세종보 담수 중단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농성장 지킴이들이 셋째날부터 매일매일 농성장 일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32일차까지 보내온 소중한 기록을 모았습니다. 현장 지지방문과 농성장 일일 지킴이로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언제라도 환영합니다.
🌎 세종보 천막농성 지킴이 신청 https://forms.gle/oRTXvNRUot8fVXwx6
[세종보 천막 소식 26일차]
물떼새들은 모래, 자갈과 비슷한 색이어서, 찾으려면 숨은 그림 찾기를 해야합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안보여요.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붙이고 아이들을 찾다보면 얼굴 표정이 잔뜩 일그러집니다. 그러다 찾으면, “있다! 있다!”합니다. 매일 아침 시작이 그렇습니다. 그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일이지요. 흰목물떼새 한쌍이 열심히 사냥을 합니다. 부리로 몸단장도 하고 그 이쑤시개같은 다리로 머리를 긁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깃이 아주 단정하고 예쁩니다. 일종의 관음증 같은 것이 생긴 것 같습니다.
고마나루 수중농성을 마치고 나올 때는 아무 정신이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실감이 안났기때문이에요.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고마나루를 찾아갔을 때, 며칠전까지 고라니 뛰어 다니고, 우리가 천막을 짓고 반드시 지켜내리라 했던 금모래 사장은 모두 검은 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코가 찡해져서 뒤돌아섰습니다. 미안했습니다. 9월 11일 수문을 닫기로 했던 것을, 단 5일 늦췄을뿐입니다.
다시 수문을 개방했을 때, 고마나루는 온통 뻘 밭이었고, 우리는 그 뻘을 손으로 걷어냈습니다. 쪼그리고 앉아 주섬 주섬 뻘을 걷어내는 모습이 하늘에서 보면 꼭 직소 퍼즐을 맞추는 것 같지만, 그것이 그렇게 효율적이고, 즐거운 작업은 아닙니다. 아직 마르지 않은 뻘은 냄새가 났고, 고마나루 모래사장은 아주 아주 넓었습니다. 그러나 고사리손 아이들도, 허리 아픈 할머니도 경건하게 뻘을 걷어냈습니다. 마치 그것은 거룩한 의술 행위 같았습니다. 끝내 고마나루와 그곳 생명들의 서식지를 지켜내지 못한 저에게는 일종의 참회이기도 했습니다. 환경부는 세종보 재가동으로 다시금 생명 학살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고마나루를 통해 다짐했습니다. 다시는 그렇게 물러나지 않으리라.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합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어요. 또, 어떤 사람들은 금강을 지키는 활동을 통해 우리가 어떤 이익을 취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말들이 이젠 고루합니다. 화도 안납니다. 우리는 그냥 금강을 지키러 들어왔습니다. 아무것도 필요없습니다. 세종보 재가동을 중단하고, 댐 추가 건설, 하천 준설 등 물정책을 정상화 한다면, 최소한 지금 정책이 잘 된 것인지 판단하는 절차가 마련된다면, 천막을 깨끗이 정리하고 나가지요. 누군가에게 국밥 한 그릇도 얻어먹지 않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우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오로지 자기만을 위한 찬성’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반대’는 잘 성공하면, 금강을 지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당신들의 ‘찬성’은 무엇을 위한 겁니까? 당신들의 ‘찬성’이 성공하면 대체 누가, 무엇을 얻는 것입니까?
오늘도 ‘슬기로운 천막생활’ 유투브 라이브를 해보았습니다. 좌충우돌이지마는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저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다음주 화요일에 또 합니다. 많은 시청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live/kAUKRnfPMb0?si=XYO9COezUrUdxQyi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 간절한 마음에 물어보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상황을 알리기 위해 메세지를 전하는 고라니도 있습니다. 강을 살리는 일이 기후위기를 막는 일이 입니다. 몇몇 활동가가 강을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들이 지킬겁니다. 보세요. 우리가 이길겁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27일차]
천막 이웃집 사는 박새 부부가 좀 많이 피곤해보입니다. 윤기나는 깃털을 가졌었는데, 요즘은 깃털도 부스스하고, 부쩍 드나드는 횟수도 늘었습니다. 아마 태어난 아기 새들이 자라면서 먹이가 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육아는 매우 힘들긴합니다. 그래도 이제 곧 아기 새들이 비행 연습하는 것을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면 부부가 좀 쉬면서 데이트도 하고 그럴 수 있을까요.
해밀초 아버지들과 아이들이 금강에 찾아왔습니다. 아버지들은 녹색조끼, 아이들은 보라조끼, 머리에는 천막으로 내려오는 길이 가파른데도, 아이들은 두려움이 없습니다. 내려오자마자 물가로 가서 돌을 던집니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물수제비는 처음입니다. 아버지들이 한번씩 시범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따라합니다. 한 번 시범을 보여주니, ‘스승님!’ 합니다.
아이들을 물가에 도란도란 앉혀놓고 강가에 천막을 차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루한 이야기일텐데, 아이들이 잘 들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안듣는 것 같지요? 다 듣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집중력도 좋고, 이해력도, 흡수력도 좋습니다. 4년간 회의해서 결정한 보 처리방안을 15일만에 취소했다는 부분에서는 “대통령이면 단가!?”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지금 이 흐르는 강이 좋다 하였습니다. 돗자리 깔고 수박도 먹고, 낮잠도 자고, 돌멩이도 던질 수 있는 이 강이 좋다 하였습니다. 온 세상 어린이들이 이 강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주일에 반나절 정도는 강에 나와서 자연에 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아이들 마음과 생각이 얼마나 깊고 풍요로워질까요.
김병기의 환경새뜸 유투브 라이브입니다. 이제 프리미어 프로그램도 안되고, 폰으로 작업하려니 눈도 노안이라, 그냥 라이브로 막 찍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재밌습니다. 같이 있어서 힘이 됩니다.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live/hjtfiN2dZEg?si=IvGqrsUOlNYSuEGS
저는 천막을 방문하는 동지들의 뒷모습을 봅니다. 그 마음을 알고 있습니다. ‘마음에 걸린다.’, ’눈에 밟힌다.‘ 그리고 불편하지요. 천막에 동지를 두고 가는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고마나루가 물에 잠기고도 저는 매일 고마나루에 갔습니다. 그리고 거기 남아있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지요. 뒤돌아 설때마다 눈물이 났습니다. 자세히 설명을 못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동지들. ’그냥‘, ’지나가다‘ 들러주어 고맙습니다. 그리고 멀리서 서울에서, 일부러 지킴이 신청란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이거라도 채워주어야겠다.‘해서 와준 동지. 정말 고맙습니다. 사랑이 이깁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28일차]
얼간이새가 ‘비설거지’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비님이 오신다고 알고는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번에 물이 차올랐던 자리에 있는 현수막도 걷어내고, 의자도 정리하고, 대형 현수막도 걷어놓았습니다. 카메라랑 보조배터리 등 비에 상할 수 있는 물건들도 빼놓았습니다. 그걸 비설거지라고 하더군요. 그런것도 모른다고 또 구박을 받았습니다. 아무도 구박하지 않는 무관심보다, 구박하는 관심이 낫습니다. 그렇게 구박을 받으면서 ‘세종보 천막 긴급 재난 안전 본부’를 차렸습니다.
비가 오면 수위가 올라가지요. 그러면 지금 점검중인 1, 2번 수문도 물에 잠길겁니다. 그러면 또 물 퍼내고 모래 자갈 빼내야겠지요. 그리고 점검이 끝나면 장마가 오겠지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비가 올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다시 하천의 침식 운반 퇴적의 과정을 거쳐 또 토사가 쌓이고... 그 삽질을 무한 반복합니다. 수십년 전의 물관리 개념에서 단 한걸음도 진보시키지 못하고 싸인만 하면서, 예산은 낭비하고 자연은 파괴하는, 이런 진정성 없는 행정, 무책임한 관료주의가 오송 참사, 이태원 참사, 해병 병사 사망 참사 같은 불행을 가져옵니다. 돈도 아깝고, 참사에 마음 아파하는 우리의 마음도 아깝습니다.
이걸 심판하지 않으면, 뭘 할 수 있겠어요. 이런 걸 바로잡지 않으면 어떤 진보가 있겠어요. 우리는 십년 넘도록 세월호, 이태원, 오송, 내성천, 사대강 16개보 수문 앞에서 한발짝도 진전하지 못했습니다. 저기 정치 기득권들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문제입니다. 일어납시다. 물대포에 쓰러지지 말고, 일어납시다.
아빠 박새와 아빠 참새가 나무위에서 만났습니다. 귓속말을해서 잘 듣지는 못했지만, 짧지 않은 시간동안 뭔가 상의하는 듯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기 새들은 각자 집에서 밥달라고 삑삑삑 웁니다. 여기 금강 곳곳에서 아기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여기가 이 아기들의 마을이고, 유치원이고, 놀이터입니다. 어제 해밀초등학교 아이들을 보고 예민해져있는 제 마음이 희망으로 말랑말랑해진 것처럼, 박새도 참새도 물떼새도 그럴겁니다. 해밀초 아이들이 우리의 희망인 것처럼, 아기 새들도 우리의 희망입니다. 이 밤 지금 우는 새들도, ‘비온다 비설거지하자.’, ‘둥지짓자.’, ‘결혼하자.’... 다 잘해보자는 이야기 일겁니다.
6월 1일, 수문을 닫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환경부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서로 모르는 두군데서 말해줬으니, 닫기로 하기는 했나봅니다. 그러나, 안될 일입니다. 금강 생명 마을을 학살하는 일입니다. 여기 이 평화로운 마을을 지켜야겠습니다. 못닫습니다. 그럴려고 천막을 쳤습니다. ‘날 쏘고가라.‘
비오는 이 밤, 긴급 재난 안전본부가 매우 따듯하고 아늑합니다. 든든합니다. 감자, 키위, 꿀비타민, 캐모마일차, 찐완두콩, 따뜻한 물. 이게 다 뭔지 아세요? 사랑입니다. 얼간이새와 나귀가 예뻐서가 아니에요. 다들 금강을 지키고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얼간이새도, 나귀도, 예뻐보일 수 있어요. 보세요. 기적이 일어나잖아요. 금강 지킬 수 있습니다. 동지여러분, 고맙고 사랑합니다.
오늘도 사측의 요구에 못이겨, 슬기로운 천막생활 장남들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합지졸 같아도, 우리는 분명히 더 좋아질겁니다. ‘김병기의 환경새뜸’ 구독,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live/l0KBwNTad7s?si=RT4Rs4Rnz9_ErAyI
내일은 국회로 기자회견을 갑니다. 기자회견만큼이나, 이후 간담회도 중요합니다. 잘하고 오겠습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28일차]
천막의 풍요로운 밤
일요일 밤 비가 예보대로 심상치 않게 내리는 빛길을 뚫고 농성장으로 향했습니다. 농성장은 흔들림없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혹시나 물에 차오를 위험에 제방위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런 저런이야기중에 이름을 짓기로 했습니다. 천막농성장 재난안전본부로 하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우리는 비와 싸우는게 아니니 비로인한 재난은 피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재난으로 천막안전이 위협되지 않도록 지킵니다.
이제 도훈은 제 말을 믿지 않습니다. 흰목물떼새 소리라고 했더니 깝짝도요라며 우겨댑니다. 결국 검색을 통해 소리를 확인하고야 잠잠해 집니다. 제 말이 맞는 모양입니다.
바람이 거세 재난안전본부가 펄럭이고 차량 소리가 무서움을 더하지만 동지가 있어 편히 잠듬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아침을 맞기를 바랍니다.
한밤중에도 천막을 찾이 주시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감자와 키위를 싸주시고, 차를 가져다 주십니다. 삶은 콩과 따뜻한 물도 왔습니다. 늦은 밤까지 감사한 일입니다.
아침부터 수달이라고 난리친 덕에 새벽잠을 설쳤습니다. 수달은 잉어로 밝혀졌습니다. 아침해가 떠오르고 금강의 하천을 비춰 줍니다. 거대한 에너지 해는 하천습지와 생명을 바쁘게 움직이게 만듭니다.
뻐꾸기, 꾀꼬리, 참새, 할미새는 불어난 강물에 피신 나온 덕에 천막의 주인이되어 배회 합니다. 세워 놓은 솟대는 박새의 횟대가 됩니다. 천막 농성장이 자연이 됩니다. 자연이 자연이되게 세종보 담수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활동합니다.
오늘은 국회기자회견이 있습니다. 국회가 힘을 보태기를 희망합니다. 국회로 은영처장과 도훈을 보내고 농성장을 지킵니다. 국회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이 필요합니다. 해의 에너지가 천막을 지켜줄 것을 믿습니다.
천막농성장 재난안전본부에서 얼가니 경호 씀
[세종보 천막 소식 29일차]
“신이시여. 오늘 반드시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되도록 해주세요. 국민의힘 의원들이 돌이켜 참회하는 마음으로 올바른 판단을 하면 좋겠지만,, 아니 그건 됐고, 오표기라도 좋으니, 통과되게 해주세요. 압도적 찬성표가 아니라도 좋으니, 바른 판단을 하는 17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나라는 한번도 제대로 과거청산 같은 걸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잡아놨더니 풀어주고, 이명박, 박근혜, 잡아놨더니 풀어주고. 유가족들이 살아있고, 국민이 잡아놨더니, 정권이 풀어줍니다. 신이시여, 제발 일 좀 합시다. 이 세상에 생명으로 태어나서 잘만하면, 풍족하진 않더라도 자족할 수 있고, 유명하고 명예롭진 않더라도 정의롭게 살다 갈 수 있게는 좀 해주세요.”
국회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금강보 재가동 중단과 보처리방안,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원상회복 및 물정책 정상화를 위한 국회 기자회견’이었어요.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국회의원과 당선인 12명과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한국환경회의가 공동주최했습니다. 정부가 균형을 잃고 폭주할 때, 야당은 마땅히 그 견제의 역할을 해야합니다. 소문이 나지 않아서 그렇지, 지금 우리나라 물정책은 수십년 전으로 역주하고 있어요. 막아서야 합니다.
‘다음 정권에서 바로 잡으면 되지.’. 아닙니다. 지금 바로 잡아야합니다. 생명의 문제라서 그래요. 어떤 대단한 발전이라도, 생명을 담보로 실험하면서 전진해선 안됩니다. 강이 흘러야사는지, 담아두어야 사는지, 아직도 모릅니까. 강은 흘러야 삽니다. 그런데 또 수문 닫게 두고, 지금 회복된 강과 여기 생명들 다 죽이고 다음 정권에 하자고요? 그렇게는 안됩니다. 여기 천막은 지금 지키자고 지어진 겁니다.
세종보를 재가동하면 안되는 당위는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세종보가 홍수 가뭄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지만, 세종보 철거의 이유는 충분합니다. 그 절차를 뒤집으려면 그에 맞는 근거를 제시하면 됩니다. 나라의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대통령의 의견이 아니라, 국민의 뜻과 합리적 근거에 의한 것이어야 합니다.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마음데로 정책을 뒤집은 것은 지금의 정부입니다. 보 처리방안이 확정되고 2년 3개월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밥만 먹은 것은 직무유기, 결정된 정책을 하루 아침에 근거 없이 뒤집은 것은 직권남용입니다. 국민이 정권에 순응해야 할 때는, 정권이 정의로울 때 뿐입니다.
6월 1일, 수문 재가동 소문이 또 들립니다. 환경부는 원칙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랍니다. 원칙 좋아하시네. 그렇게 일했으면 세종보는 다음 달 철거를 시작했을 겁니다. 당신들은 살인을 시도하는 겁니다. 우리는 여기에 생명, 정의, 평등의 깃발을 꽂았습니다. 여기는 자본, 권력, 편의, 개발이 들어올 곳이 아닙니다. 지킵시다. 평화의 강, 흐르는 강, 산 강.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는 꾀꼬리 동지, 멀리 경기에서 천막을 지키러 찾아와준 6인의 전사들, 쉬지 않고 소식을 전해주는 뱅기선배, 아기 새를 먹이는 부모의 심정으로 도시락을 싸다주는 데모자매, 세종보 재가동 소문을 알리기 위해 곳곳에 방을 붙이고 다니는 고라니 동지, 그냥, 항상 곁에 있는 모든 동지들. 고맙습니다.
도요필름 강원중 PD님의 새 작품이 나왔어요. 세종 ㅇㅇㅈ 동지의 이야기네요. 감동적이고 아름답습니다.
https://youtu.be/PfpVPiXZ2fo?si=RlHwqReUjgJuQ6ry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30일차]
초록과 파랑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풀색, 하늘색, 구름색. 강물은 그걸 반영합니다. 기술이 아닙니다. 그저 그대로 어우러지는 것, 그것이 하늘과 구름, 강과 풀과 나무의 숙명입니다. 새소리도, 곁에 있는 동지들도 완벽합니다. 새가 앉아도, 사람이 앉아도 강은 그대로 그림이 됩니다.
여기는 낮은 곳이라, 많은 것들이 흘러들어옵니다. 비님이 지나간 곳곳에 웅덩이가 생기고 미쳐 물과 함께 빠져나가지 못한 잉어가 웅덩이에 남기도 합니다. 그러면 여기 사람들은 어쩌나 어쩌나 합니다. 그리고 끝내 장화를 신고 들어갑니다. 돌아간 잉어는 어디로 갔을까요? 혹시 은혜를 갚으러 돌아올지 모릅니다. 그러면 세종보를 걷어내 달라고 빌겁니다. 이제 우리는, 모든 잉어가 특별해졌습니다.
아파트 지나, 제방을 지나, 야구장을 지나, 게이트볼장을 지나, 내려오고 내려오면 천막이 있습니다. 안보여서 잘 모르겠다 합니다. 어딘지 잘 모르겠다 합니다. 그럴만도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잠깐 세들어 살지만, 원래 여기에 사람은 살지 않습니다.
이 낮은 곳에, 물만 흘러들어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흘러들어옵니다. 가덕도 사람, 새만금 사람, 제주 사람, 설악산 사람, 지리산 사람,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사람, 낙동강 사람, 영산강 사람, 서울 사람, 인천 사람,,, 금강 제방 아래 이 낮은 곳에, 많이도 흘러들어옵니다. 그리고 만납니다. 전부다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입니다. 어색함 없이, 강과 강이 만나듯 하나가 됩니다.
생명이 무너져가는 것에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바나나도 나누고, 김밥도 나누고, 물도 나누어 마십니다. 서로 애틋합니다. 이 선량한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모든 일들이,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모두 지키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서로 멋진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이어 그 이야기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지. 그들은 그로써 신화가 현실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자유, 존엄성, 형제애, 인간으로서의 명예. 우리 또한 이 숲에서 동화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있는 거야...유럽의 아이들은 장차 학교에서 이 야이기를 외우게 될 거야!"
- 로맹가리<유럽의 교육>
방금 일지를 쓰고 있는데, 아동 고라니가 웅덩이에 들어갔다 나오는지 난리 법석을 떨고 달려갑니다! 아주 작고 귀여운 녀석입니다! 나는 보았습니다! 아...
오늘도 참지 못하고 유투브 라이브를 하였습니다.
볼 것을 다 보고 볼 것이 없다면 이것을 한번.
김병기의 환경새뜸 <슬기로운 천막생활>
https://www.youtube.com/live/Je1Hq5luAac?si=GvSjl7lQPF9Hkbnj
이 기사도 중요합니다.
<세종보 마리나 선착장 전 대표 인터뷰>
https://omn.kr/28t0g
겸사겸사 들렀다고는 하지만 분명 애를 써서 흘러들었을 P사 동지. 처음 지은 시집을 선물해준 시인 동지, 예쁜 몸자보에 든든한 청명한 별님들, 고양에서 내려와 종일 실없는 말들에도 그저 웃어주었던 봄봄동지, 천막이 눈에 밟히고 마음에 밟힌다며 마실나왔다는 데모자매, 한없이 든든한 우리 상황실 동지들. 우리는 여기 고이기만 할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장벽을 걷어내고 거침없이 흘러,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켜낼겁니다. 사랑합니다. 동지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32일차]
여기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은 줄 아세요? 그런데 이 정부 놈들 때문에 정말 분노가 치밀어요. 공주보 수문을 닫았습니다. 이 강도 같은 녀석들이 도둑질 하듯이 공주보를 닫았습니다. 우리가 손으로 펄을 걷어냈던, 그 옛날 금모래를 자랑하던 고마나루는 전부 물에 잠겼습니다. 강은 흐르지 않습니다. 거대한 공주 호가 되었습니다. 벌써 악취가 납니다. 어쩌지요? 정말 너무나 화가 납니다. 이렇게 도둑질하듯이...
차오른 물가에서 꼬마물떼새는 어쩔줄 몰라합니다. 아마 알이 부화하고 아기새들이 숨어있는 것 같습니다. 아픈 척을 하면서 우리를 유인합니다. 그래서 얼른 자리를 피했습니다. 이 죽은 강에서 아기새들이 잘 자랄 수 있을까요. 정말 쌍욕이 나옵니다. 그래도 우리는 세종보 천막으로 돌아와야합니다. 이곳만큼은 지켜야하기 때문입니다. 공주보 수문은 곧 다시 열릴겁니다. 그렇게 할 겁니다.
금강에는 엄연히 ‘금강 보 운영협의체’가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들은 모두 거기에서 쫓겨났지만, 그래도 명색이 협의체입니다. 그마저도 22년 9월, 한번 모이고는, 이후로는 한번도 모이지 않았습니다. 강도들이 강도짓을 모의하듯, 밀실에서 자기들끼리 강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강에 대해서, 물에 대해서, 물살이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대통령 한마디에 강의 운명이 좌지우지됩니다. 물떼새 알의 운명도, 좌지우지됩니다. 윤석열은 꼬마물떼새를 본적이 있을까요?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이 당신 때문에 죽습니다. 윤석열, 당신은 야생동물보호법 위반입니다.
금강에는 아마도, 전 우주에서 우리 나라에 밖에 없는 미호종개와 흰수마자가 살고 있습니다. 공주보 수문을 닫으면 정안천과 금강이 만나는 모래에서 살던 흰수마자들이 사라집니다. 흐르는 모래밭에 몸을 숨기고 사는 친구들입니다. 지금 금강은 흐르지 않습니다. 모래도 보이지 않습니다. 윤석열, 당신은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훼손한 범죄자입니다. 당신을 고발하겠습니다.
아마도 모르겠지요. 자기가 한 말 한마디에, 이렇게 많은 생명들이 죽는 다는 것을. 그러면서도 커피도 마시고, 빵도 먹고, 술도 먹고, 잠도 잘 자고 하겠지요. 밥도 잘먹고, 똥도 잘싸고 하겠지요. 학살을 저지르고도 아무것도 모르고 버라이어티 쇼나 보면서 깔깔대겠지요. 당신은 학살자에요. 이 모든 죄과를 낱낱이 되돌려 받게 될겁니다.
오늘은 미호종개 흰수마자가 보낸 할아버지들이 천막을 찾아왔습니다. 박사님들입니다. 이분들은 보를 개방하고 금강에 흰수마자와 미호종개가 돌아왔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이고 중요한 일인지를 아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이 양심선언 하듯, 천막을 찾아와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수달아빠도 왔습니다. 여기 곳곳을 다니면서 수달 똥을 만지고 비비고,, 먹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모인 할아버지들 모두 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평생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고 했을텐데, 굉장히 담백하고 경쾌한 분들입니다. 자주 오세요.
이렇게 일지를 쓰고 있지만, 정말 너무 화가납니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은데,, 너무 길어집니다. 길면 또 뭐라고들 할텐데요.. 오늘 새만금 사업자 심의가 있었답니다. 또 우리 동지들이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종일 소리질렀을겁니다. 공권력이 호위하는 그 심사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겠지요. 멍들고 까지고 다쳤을 겁니다. 우리는 왜,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을까요. 이 나라는, 왜 이럴까요? 온통 강도들 뿐입니다.
동지들. 힘을 냅시다. 포기하지 맙시다. 눈물이 나도, 울어도, 싸웁시다. 힘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 거리미사
일시 : 6월 1일(토) 오전 11시
장소 : 천막농성장
🙏불교환경연대 기도회
일시 : 6월 8일(토) 10시 30분
장소 : 천막농성장
🎯 세종보 재가동 안되는 이유(영상보기)
https://youtu.be/2nMD71DVosM?si=4kUN0BuBGET11VUp
🌎 세종보 천막농성 지킴이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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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방문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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