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


버려지는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사용된 모든 자원들이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인류가 발전하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이 지구를 뒤덮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폐기물이 함부로 버려지지 않고 새로운 자원으로 태어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며,

지속 가능한 순환 경제 사회를 이루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원순환


버려지는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사용된 모든 자원들이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인류가 발전하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이 지구를 뒤덮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폐기물이 함부로 버려지지 않고 새로운 자원으로 태어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며, 지속 가능한 순환 경제 사회를 이루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성명서·보도자료[논평] 재탕된 수치와 '희망 고문'뿐인 탈플라스틱 대책, 구조적 전환은 어디에 있는가

유혜인 정책변화팀 선임활동가
2026-04-28
조회수 372

[논평]

재탕된 수치와 '희망 고문'뿐인 탈플라스틱 대책, 구조적 전환은 어디에 있는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4월 28일 발표한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 추진계획」은 중동 전쟁에 따른 석유·나프타 수급 불안정이라는 위기를 계기로,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원천감량’, ‘에코디자인’, ‘재생원료 확대’ 등 그간 국제사회가 제시해 온 방향을 폭넓게 반영했다는 점에서 일정한 진전을 언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지난해 12월 종합대책과 비교할 때, 정책의 구조적 전환이라는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변화가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 핵심 메시지는 강화되었지만, 정책 수단은 여전히 기존의 틀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짚어봐야 할 지점은 정부가 내세운 ‘30% 감축’이라는 수치의 기만성이다. 정부가 제시한 2030년 폐플라스틱 발생 전망치는 약 1,000만 톤으로, 이는 2024년 발생량인 780만 톤보다 오히려 크게 늘어난 수치다. 결국 전망치 대비 30%를 줄여 700만 톤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은 절대적인 발생량을 줄이는 ‘감축’이 아니라, 늘어날 미래 수치를 기준으로 한 ‘증가 억제’에 불과하다. 이는 "어떻게 덜 생산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기보다, 현재의 생산 구조를 유지하면서 정책적 효과를 과대포장하려는 전형적인 통계의 함정이라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설령 이 수치가 일부 절대량 감축을 의미한다 하더라도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경로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규제 설계, 생산 제한 방식, 시장 통제 수단 등 핵심 정책 도구는 빠진 채 목표 수치만 제시된 것은, 실질적인 감축 전략이라기보다 ‘달성 가능성만을 남겨둔 선언’에 가깝다.


무엇보다 가장 큰 한계는 ‘생산 감축’이 아닌 ‘투입 원료 전환’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나프타 기반 신재 투입 30%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이는 플라스틱 생산 총량 자체를 줄이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원료를 재생원료로 대체하겠다는 접근에 가깝다. 결과적으로 전체 생산량이 유지되거나 증가하더라도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탈플라스틱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


‘원천감량’ 역시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부 품목에 대한 경량화, 대체재 전환, 과대포장 제한 등의 조치는 포함되어 있지만, 불필요한 플라스틱 제품의 시장 진입 자체를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는 여전히 부재하다.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의 시장 진입 제한’ 또한 업계 협약에 의존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규제로 작동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정책의 무게중심이 여전히 재활용 확대에 놓여 있다는 점도 반복되는 문제다. 재생원료 의무비율 설정, 선별·재활용 인프라 확대, 열분해를 통한 재생 나프타 생산 등은 모두 ‘사후 처리 단계’의 효율성을 높이는 접근이다. 특히 열분해 기술 확대는 폐기물의 순환이용으로 포장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또 다른 형태의 에너지 회수 및 물질 전환에 가깝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더욱이 이번 대책은 ‘전쟁으로 인한 자원 수급 불안정’이라는 단기적 위기에 대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정작 플라스틱 산업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진단은 부족하다. 현재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은 설비 확장에 따른 생산 공급 과잉 상태에 놓여 있으며, 향후에는 해외에서 생산된 저가 플라스틱 원료의 유입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구조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생산 총량을 직접적으로 통제하지 않는 상황에서 재생원료 확대나 효율 개선만으로는, 저가 신재 중심의 시장 확대 압력을 상쇄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정책은 단기적 수급 대응에 머물 뿐, 장기적인 생산·소비 구조 전환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1회용품 정책 역시 구조적 전환이라기보다 ‘부분적 개선’에 머물러 있다. 장례식장, 공공기관 등 일부 공간에서의 다회용기 전환과 협약 중심의 감량 정책은 의미 있는 시도이지만, 종이컵 규제 후퇴, 컵보증금제 축소 등 기존 정책의 후퇴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 소비 구조 전반을 바꾸기에는 여전히 파편적인 조치에 그치고 있다.


결국 이번 발표는 지난해 말 논의되었던 종합대책의 틀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재탕 대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성환 장관은 중동전쟁 등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작 대책의 중심은 석유화학 산업의 안전성을 돕는 사후 처리 기술에 방점이 찍혀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전망치 대비 감축’이라는 수사 뒤에 숨지 말고, 플라스틱 생산의 절대량 감축과 시장 진입 규제 강화라는 구조적 전환을 향한 진정성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정교한 ‘쓰레기 분리 기술’이 아니라, 애초에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생산과 소비의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2026.04.28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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