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지 책임 없는 직매립 금지, 반쪽짜리 정책
공공 처리 시설 확충을 넘어 감량 목표 제도화로 나아가야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이미 시행된 가운데, 오늘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소각시설 사업기간 단축과 공공처리시설 확대를 중심으로 한 후속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전처리 시설을 통해 소각량을 감축하겠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브리핑은 여전히 소각 인프라 보완 중심의 접근에 머물러 있으며, 제도의 근간이 되어야 할 원칙과 감량 전략은 충분히 구체화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발생지 처리 원칙’이 단순한 행정 합의가 아니라 「폐기물관리법」에 명시된 기본 원칙이라는 점이다. 폐기물은 발생한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며, 이는 행정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문제다. 발생지 처리 원칙이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각 지자체가 스스로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재사용·재활용 정책을 강화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처리 책임이 외부로 이전되는 순간 감량 유인은 약화되고, 비용은 외부화된다. 직매립 금지의 안정적 안착을 위해서라도 발생지 처리 원칙은 선언이 아니라 집행 기준으로 재확인되어야 한다.
기후부가 종량제봉투 전처리시설 확대를 통해 소각량을 줄이겠다고 밝힌 점은 한 단계 진전된 접근이다. 그러나 이는 ‘발생 이후’의 선별 강화에 가깝다. 보다 근본적인 과제는 애초에 폐기물 발생량 자체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다. 지자체별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예산·평가와 연동할 것인지, 1회용 포장재 규제나 생산 단계 감축 정책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소각 수요를 줄이지 않은 채 시설만 확충하는 방식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
한편 2030년 전국 확대 시행을 앞두고 민간 위탁이 불가피하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부터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민간 소각시설의 환경영향평가를 강화하고, 외부 반입에 대한 반입협력금 부과 등 지역 부담을 조정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구조는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지자체가 협상력을 상실하는 형태로 작동하고 있으며, 이는 단가 상승과 지역 갈등을 동시에 초래한다. 공공이 책임져야 할 생활폐기물 처리 영역이 시장 의존 구조로 장기간 고착되지 않도록 명확한 관리·통제 장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예외적 직매립 허용’ 가능성은 매우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직매립 금지는 폐기물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기 위한 제도다. 예외가 반복되거나 기준이 모호할 경우 제도는 형해화될 수밖에 없다. 만약 불가피한 상황에서 예외 조항을 두어야 한다면, 적용 범위·기간·물량을 엄격히 한정하고, 명확하고 강한 기준에 근거해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직매립 금지는 단순히 처리 방식을 바꾸는 정책이 아니라, 순환도시로 전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소각장이 아니라 더 적은 폐기물이다. 정부는 발생지 처리 책임 강화, 감량 목표의 제도화, 민간 처리 시설의 관리 강화, 예외 규정의 엄격한 통제를 통해 직매립 금지가 소각 확대 정책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26.02.12
환경운동연합

발생지 책임 없는 직매립 금지, 반쪽짜리 정책
공공 처리 시설 확충을 넘어 감량 목표 제도화로 나아가야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이미 시행된 가운데, 오늘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소각시설 사업기간 단축과 공공처리시설 확대를 중심으로 한 후속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전처리 시설을 통해 소각량을 감축하겠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브리핑은 여전히 소각 인프라 보완 중심의 접근에 머물러 있으며, 제도의 근간이 되어야 할 원칙과 감량 전략은 충분히 구체화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발생지 처리 원칙’이 단순한 행정 합의가 아니라 「폐기물관리법」에 명시된 기본 원칙이라는 점이다. 폐기물은 발생한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며, 이는 행정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문제다. 발생지 처리 원칙이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각 지자체가 스스로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재사용·재활용 정책을 강화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처리 책임이 외부로 이전되는 순간 감량 유인은 약화되고, 비용은 외부화된다. 직매립 금지의 안정적 안착을 위해서라도 발생지 처리 원칙은 선언이 아니라 집행 기준으로 재확인되어야 한다.
기후부가 종량제봉투 전처리시설 확대를 통해 소각량을 줄이겠다고 밝힌 점은 한 단계 진전된 접근이다. 그러나 이는 ‘발생 이후’의 선별 강화에 가깝다. 보다 근본적인 과제는 애초에 폐기물 발생량 자체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다. 지자체별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예산·평가와 연동할 것인지, 1회용 포장재 규제나 생산 단계 감축 정책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소각 수요를 줄이지 않은 채 시설만 확충하는 방식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
한편 2030년 전국 확대 시행을 앞두고 민간 위탁이 불가피하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부터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민간 소각시설의 환경영향평가를 강화하고, 외부 반입에 대한 반입협력금 부과 등 지역 부담을 조정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구조는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지자체가 협상력을 상실하는 형태로 작동하고 있으며, 이는 단가 상승과 지역 갈등을 동시에 초래한다. 공공이 책임져야 할 생활폐기물 처리 영역이 시장 의존 구조로 장기간 고착되지 않도록 명확한 관리·통제 장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예외적 직매립 허용’ 가능성은 매우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직매립 금지는 폐기물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기 위한 제도다. 예외가 반복되거나 기준이 모호할 경우 제도는 형해화될 수밖에 없다. 만약 불가피한 상황에서 예외 조항을 두어야 한다면, 적용 범위·기간·물량을 엄격히 한정하고, 명확하고 강한 기준에 근거해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직매립 금지는 단순히 처리 방식을 바꾸는 정책이 아니라, 순환도시로 전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소각장이 아니라 더 적은 폐기물이다. 정부는 발생지 처리 책임 강화, 감량 목표의 제도화, 민간 처리 시설의 관리 강화, 예외 규정의 엄격한 통제를 통해 직매립 금지가 소각 확대 정책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26.02.12
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