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폐기물 ‘발생 구조 전환’ 없이
소각·민간 의존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



2026년 1월 수도권 직매립 금지 시행 직후 서울·경기·인천 3개 시도의 민간 위탁 계약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직매립 금지가 ‘폐기물 발생 억제’가 아니라 ‘처리 방식의 전환’으로만 작동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서울시는 232,782톤, 경기도는 234,423톤, 인천시는 63,813톤 등 총 53만 톤이 넘는 종량제 생활폐기물을 민간 시설에 위탁하고 있다. 특히 처리 방식별로 보면 경기도는 73.2%, 인천시는 100%가 소각으로 향하고 있으며, 서울시 역시 절반 이상(54.4%)이 소각 처리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역 간 폐기물 이동이다. 서울의 민간 소각 물량 126,682톤은 전량(100%)을 관외에서 처리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 역시 각각 민간 소각 물량 171,673톤 중 34.1%, 63,813톤 중 6.7%를 관외로 반출하고 있다.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감량·재사용 확대 계획은 보이지 않는 반면, 소각 의존과 광역 간 폐기물 이동 구조만 빠르게 구조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이 공공 책임의 강화가 아니라 민간 의존을 구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과 경기는 충남·충북·강원 등 타 지역으로 폐기물을 이동시키고 있다. 이는 ‘발생지 처리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며, 특정 지역 주민에게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과 환경 부담을 집중시키는 환경부정의 문제를 초래한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민간 소각업체와 ‘수도권 폐기물 반입금지 협약’을 체결했으나, 이미 수도권 지자체와 장기 계약이 체결된 이후 뒤늦게 추진된 협약은 실효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역 입장에서는 사후적 대응에 그치는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고, 수도권 입장에서도 타 지역에 의존해오던 구조가 차단될 경우 근본적 감량 대책 없이 또 다른 반입처를 찾는 방식으로 문제를 반복할 우려가 크다.
또한 민간 처리 구조는 제도적 허점 위에서 확대되고 있다. 현재 민간 소각시설은 반입협력금 유예 구조 속에서 운영되고 있어, 폐기물을 반입하는 지역이 부담해야 할 사회·환경적 비용이 충분히 환수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폐기물 발생 지역은 책임을 외부화하고, 반입 지역은 실질적 보상 없이 환경 부담을 떠안는 왜곡된 구조가 고착될 우려가 크다. 동시에 민간 시설 중심의 계약 구조는 처리 단가 상승과 이윤 중심 운영을 강화하며, 일부 시설에서는 기준 용량에 근접하게 설립하고 실제로는 초과된 양을 소각하면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우회하려는 부적정 처리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일부 민간 재활용시설이 종량제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폐기물관리법상 허가 범위와의 정합성 논란이 발생하고 있으며, 법제처 역시 중간재활용업자가 변경신고만으로 생활폐기물을 재활용 대상에 추가할 수 없다고 해석한 바 있다. 소각뿐 아니라 재활용 영역에서도 법적 관리체계의 공백과 감독의 느슨함 속에 생활폐기물 처리의 우회 경로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더 심각한 것은 소각 중심 대응이 기후위기 대응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소각은 폐기물의 ‘처리’일 뿐 ‘해결’이 아니며,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지정폐기물(소각 재)을 남긴다. 대규모 소각시설 신증설과 장기 위탁 계약은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를 발생시켜 감량·재사용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구조적으로 가로막을 수 있다. 직매립 금지가 매립에서 소각으로의 단순 이동으로 귀결된다면, 이는 폐기물 정책의 실패일 뿐 아니라 기후·자원순환 정책의 후퇴다.
직매립 금지는 처리 방식 변경이 아니라 폐기물 발생 구조를 전환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첫째, 생활폐기물의 공공 처리 원칙을 확립하고 민간 의존 구조를 최소화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을 명확히 하여 지자체 내 책임있는 폐기물 처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소각 확대 이전에 감량·재사용 정책을 우선 확립하고, 발생 억제 목표와 실행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직매립 금지는 2030년에 전국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지금과 같은 소각 중심·민간 의존 구조가 반복된다면, 이는 전국적 소각 확대와 폐기물 이동 구조를 고착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각 지자체는 더 이상 처리시설 확보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폐기물 감량과 재사용을 중심에 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직매립 금지가 또 하나의 ‘처리 산업 확대 정책’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점이 될 것인지는 지금의 정책 선택에 달려 있다.
2026년 2월 11일
경기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폐기물 ‘발생 구조 전환’ 없이
소각·민간 의존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
2026년 1월 수도권 직매립 금지 시행 직후 서울·경기·인천 3개 시도의 민간 위탁 계약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직매립 금지가 ‘폐기물 발생 억제’가 아니라 ‘처리 방식의 전환’으로만 작동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서울시는 232,782톤, 경기도는 234,423톤, 인천시는 63,813톤 등 총 53만 톤이 넘는 종량제 생활폐기물을 민간 시설에 위탁하고 있다. 특히 처리 방식별로 보면 경기도는 73.2%, 인천시는 100%가 소각으로 향하고 있으며, 서울시 역시 절반 이상(54.4%)이 소각 처리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역 간 폐기물 이동이다. 서울의 민간 소각 물량 126,682톤은 전량(100%)을 관외에서 처리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 역시 각각 민간 소각 물량 171,673톤 중 34.1%, 63,813톤 중 6.7%를 관외로 반출하고 있다.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감량·재사용 확대 계획은 보이지 않는 반면, 소각 의존과 광역 간 폐기물 이동 구조만 빠르게 구조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이 공공 책임의 강화가 아니라 민간 의존을 구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과 경기는 충남·충북·강원 등 타 지역으로 폐기물을 이동시키고 있다. 이는 ‘발생지 처리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며, 특정 지역 주민에게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과 환경 부담을 집중시키는 환경부정의 문제를 초래한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민간 소각업체와 ‘수도권 폐기물 반입금지 협약’을 체결했으나, 이미 수도권 지자체와 장기 계약이 체결된 이후 뒤늦게 추진된 협약은 실효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역 입장에서는 사후적 대응에 그치는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고, 수도권 입장에서도 타 지역에 의존해오던 구조가 차단될 경우 근본적 감량 대책 없이 또 다른 반입처를 찾는 방식으로 문제를 반복할 우려가 크다.
또한 민간 처리 구조는 제도적 허점 위에서 확대되고 있다. 현재 민간 소각시설은 반입협력금 유예 구조 속에서 운영되고 있어, 폐기물을 반입하는 지역이 부담해야 할 사회·환경적 비용이 충분히 환수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폐기물 발생 지역은 책임을 외부화하고, 반입 지역은 실질적 보상 없이 환경 부담을 떠안는 왜곡된 구조가 고착될 우려가 크다. 동시에 민간 시설 중심의 계약 구조는 처리 단가 상승과 이윤 중심 운영을 강화하며, 일부 시설에서는 기준 용량에 근접하게 설립하고 실제로는 초과된 양을 소각하면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우회하려는 부적정 처리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일부 민간 재활용시설이 종량제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폐기물관리법상 허가 범위와의 정합성 논란이 발생하고 있으며, 법제처 역시 중간재활용업자가 변경신고만으로 생활폐기물을 재활용 대상에 추가할 수 없다고 해석한 바 있다. 소각뿐 아니라 재활용 영역에서도 법적 관리체계의 공백과 감독의 느슨함 속에 생활폐기물 처리의 우회 경로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더 심각한 것은 소각 중심 대응이 기후위기 대응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소각은 폐기물의 ‘처리’일 뿐 ‘해결’이 아니며,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지정폐기물(소각 재)을 남긴다. 대규모 소각시설 신증설과 장기 위탁 계약은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를 발생시켜 감량·재사용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구조적으로 가로막을 수 있다. 직매립 금지가 매립에서 소각으로의 단순 이동으로 귀결된다면, 이는 폐기물 정책의 실패일 뿐 아니라 기후·자원순환 정책의 후퇴다.
직매립 금지는 처리 방식 변경이 아니라 폐기물 발생 구조를 전환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첫째, 생활폐기물의 공공 처리 원칙을 확립하고 민간 의존 구조를 최소화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을 명확히 하여 지자체 내 책임있는 폐기물 처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소각 확대 이전에 감량·재사용 정책을 우선 확립하고, 발생 억제 목표와 실행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직매립 금지는 2030년에 전국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지금과 같은 소각 중심·민간 의존 구조가 반복된다면, 이는 전국적 소각 확대와 폐기물 이동 구조를 고착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각 지자체는 더 이상 처리시설 확보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폐기물 감량과 재사용을 중심에 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직매립 금지가 또 하나의 ‘처리 산업 확대 정책’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점이 될 것인지는 지금의 정책 선택에 달려 있다.
2026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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