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수조에 갇힌 상어
수조 속에서 횟감을 고르고 가격을 흥정하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활동가들이 분주히 걸어다닙니다. 어떤걸 찾고 있냐는 상인들의 질문에 ‘혹시 상어 어디 있는지 아세요?’라고 되묻자 상인들은 갸우뚱 하며 고개를 젓습니다. 장마의 습한 날씨 활동가들은 시민들과 함께 노량진 수산시장에 갇힌 까치상어를 찾고 있었습니다.
[시민 활동가들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까치상어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 서해, 남해, 동해에서 모두 서식하는 까치상어는 어민들에게 꽤 보기 쉬운 종으로 불립니다. 고등어나 조기를 잡다보면 그물에 딸려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연히 잡혀온 까치상어는 때로는 가까운 횟집에, 때로는 먼 서울의 수산시장에까지 흘러들어옵니다. 상어의 간이 건강에 좋다며 종종 찾는 사람이 있고, 어떨 때는 회를 쳐서 돔베고기라는 이름으로 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까치상어들은 수산시장의 작은 수조에서 몇 개월 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횟감을 고른 손님의 상에 서비스로 한 접시씩 올라가는 것으로 그 생을 끝마칩니다.
[수조에 갇힌 까치상어의 모습.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 동안 수조에 갇혀 있다]
까치상어는 한국의 고라니(?)
도로를 달리다보면 종종 차에 치인 고라니 사체를 만나게 됩니다. 어떨 때는 아파트 단지에 내려와 길을 헤메는 새끼 고라니를 볼 때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고라니는 개체수가 워낙 많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까치상어를 종종 고라니에 빗대어 보호의 필요성이 없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라니도 까치상어도 전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으로 그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까치상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바다 일부에만 서식하고 있습니다. 우리 바다에서 까치상어가 멸종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멸종하게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까치상어는 IUCN에 등록된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며 개체수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까치상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4단계 등급에 해당합니다. 보호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멸종하기 쉽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까치상어는 보호종으로 지정되지 않아 포획과 판매가 모두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연산 야생 동물들
활동가들은 수산시장에서 까치상어 외에도 수조에 갇힌 여러 생명들을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멸종위기에 놓인 까치상어를 구조하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지만, 동시에 바다에 사는 다양한 물살이들의 모습도 목격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고통 받고 위협에 놓인 생명들을 목격하고 증인이 되는 비질(Vigil)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외국에서는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별 생각 없이 지나치던 수조 속 물살이들의 모습이 그날은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수조에 죽은 듯 누워있는 까치상어 옆으로 여러 자연산 물살이들도 보인다]
수조에 붙은 ‘자연산’이라는 문구는 이 횟감이 싱싱하고 건강하다는 의미로 시민들에게 제공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자연산’은 야생에서 잡아온 야생동물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수조에 가득 담긴 ‘물고기’는 풍족한 횟감들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물살이’들에게 조금의 움직임도 허락하지 않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애초에 물에 사는 고기라는 뜻을 가지는 ‘물고기’라는 단어가 수많은 바다 생물종은 단순한 먹이로 인식하는 인간의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고기가 아닌 물살이로
수산시장을 둘러보고 여러 바다 생물들을 목격한 활동가들은 복잡해진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오늘 목격한 생물들은 아마 몇일 내에 횟감으로 팔려가고 또 다른 물살이들이 수조를 가득 채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활동가들의 마음을 조금 편안하게 해줄 수 있었던 점은 수조에 갇혀 있던 까치상어들을 바다에 직접 돌려보내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까치상어를 방류할 해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까치상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환경운동연합은 까치상어를 구조하기 위한 시민 활동가들과 함께 까치상어 방류를 준비 중입니다. 비단 까치상어 뿐만 아니라 우리 바다에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들이 물고기가 아닌 물살이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좁은 수조에 갇힌 상어
수조 속에서 횟감을 고르고 가격을 흥정하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활동가들이 분주히 걸어다닙니다. 어떤걸 찾고 있냐는 상인들의 질문에 ‘혹시 상어 어디 있는지 아세요?’라고 되묻자 상인들은 갸우뚱 하며 고개를 젓습니다. 장마의 습한 날씨 활동가들은 시민들과 함께 노량진 수산시장에 갇힌 까치상어를 찾고 있었습니다.
[시민 활동가들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까치상어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 서해, 남해, 동해에서 모두 서식하는 까치상어는 어민들에게 꽤 보기 쉬운 종으로 불립니다. 고등어나 조기를 잡다보면 그물에 딸려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연히 잡혀온 까치상어는 때로는 가까운 횟집에, 때로는 먼 서울의 수산시장에까지 흘러들어옵니다. 상어의 간이 건강에 좋다며 종종 찾는 사람이 있고, 어떨 때는 회를 쳐서 돔베고기라는 이름으로 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까치상어들은 수산시장의 작은 수조에서 몇 개월 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횟감을 고른 손님의 상에 서비스로 한 접시씩 올라가는 것으로 그 생을 끝마칩니다.
[수조에 갇힌 까치상어의 모습.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 동안 수조에 갇혀 있다]
까치상어는 한국의 고라니(?)
도로를 달리다보면 종종 차에 치인 고라니 사체를 만나게 됩니다. 어떨 때는 아파트 단지에 내려와 길을 헤메는 새끼 고라니를 볼 때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고라니는 개체수가 워낙 많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까치상어를 종종 고라니에 빗대어 보호의 필요성이 없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라니도 까치상어도 전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으로 그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까치상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바다 일부에만 서식하고 있습니다. 우리 바다에서 까치상어가 멸종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멸종하게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까치상어는 IUCN에 등록된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며 개체수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까치상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4단계 등급에 해당합니다. 보호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멸종하기 쉽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까치상어는 보호종으로 지정되지 않아 포획과 판매가 모두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연산 야생 동물들
활동가들은 수산시장에서 까치상어 외에도 수조에 갇힌 여러 생명들을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멸종위기에 놓인 까치상어를 구조하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지만, 동시에 바다에 사는 다양한 물살이들의 모습도 목격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고통 받고 위협에 놓인 생명들을 목격하고 증인이 되는 비질(Vigil)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외국에서는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별 생각 없이 지나치던 수조 속 물살이들의 모습이 그날은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수조에 죽은 듯 누워있는 까치상어 옆으로 여러 자연산 물살이들도 보인다]
수조에 붙은 ‘자연산’이라는 문구는 이 횟감이 싱싱하고 건강하다는 의미로 시민들에게 제공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자연산’은 야생에서 잡아온 야생동물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수조에 가득 담긴 ‘물고기’는 풍족한 횟감들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물살이’들에게 조금의 움직임도 허락하지 않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애초에 물에 사는 고기라는 뜻을 가지는 ‘물고기’라는 단어가 수많은 바다 생물종은 단순한 먹이로 인식하는 인간의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고기가 아닌 물살이로
수산시장을 둘러보고 여러 바다 생물들을 목격한 활동가들은 복잡해진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오늘 목격한 생물들은 아마 몇일 내에 횟감으로 팔려가고 또 다른 물살이들이 수조를 가득 채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활동가들의 마음을 조금 편안하게 해줄 수 있었던 점은 수조에 갇혀 있던 까치상어들을 바다에 직접 돌려보내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까치상어를 방류할 해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까치상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환경운동연합은 까치상어를 구조하기 위한 시민 활동가들과 함께 까치상어 방류를 준비 중입니다. 비단 까치상어 뿐만 아니라 우리 바다에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들이 물고기가 아닌 물살이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