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가을 날씨에 파도가 일렁이는 태안 바다는 언뜻 깨끗한 바다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눈을 조금 돌리면 해변가를 가득 메운 쓰레기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해변가를 나뒹구는 페트병부터 잘게 부숴진 스티로폼 쓰레기들. 각양각색의 쓰레기들을 해변가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바다에서 마주한 쓰레기들. 수많은 페트병이 해안가에 나뒹굴고 있다]
절반이 넘는 어업 쓰레기
몇년 전 SNS에서 빨대가 코에 꽂힌 거북이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작은 빨대가 코에 끼어 괴로워하는 거북이의 영상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플라스틱 빨대 아웃을 외치는 목소리는 기업들이 종이 빨대를 사용하게 하는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지금도 많은 시민들은 실리콘 빨대를 쓰고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 중 빨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0.1%도 되지 않습니다. 반면 바다에서 버려지는 어업 쓰레기는 해양 쓰레기의 60%에 달합니다.

[거대한 밧줄과 부표 쓰레기. 해양 쓰레기의 절반 이상은 어업 쓰레기이다]
해변가에서 쓰레기를 줍던 시민들도 하나둘 많아지는 어업쓰레기의 양에 압도되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한 스티로폼 부표부터 바닷물을 가득 머금은 밧줄, 땅에 박혀 꼼짝도 하지 않는 그물을 치우며 사람들의 마음은 더 무거워져만 갑니다. ‘이렇게 많은 쓰레기들, 내가 다 치울 수 있는걸까?’
함께 당기고 옮기고
무게가 가늠이 되지 않는 밧줄을 한 시민이 당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바닷물을 머금은 밧줄은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엉덩방아를 찍을만큼 강하게 당기던 순간 다른 시민들이 하나 둘 모여 함께 당기기 시작합니다. 혼자서는 엄두도 나지 않던 밧줄 쓰레기가 조금씩 끌려오기 시작합니다.

[땅에 박혀 뽑히지 않던 그물 쓰레기]
처음 바다에 도착했을 때에는 해변을 가득 메운 쓰레기에 무기력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열명 남짓의 우리가 이 많은 쓰레기들을 다 치울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준비해간 마대 40자루가 가득 차고 해변가에는 하나둘 쓰레기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크고 무거운 쓰레기도 두명 세명이 붙으니 금방 치워집니다. 혼자서는 힘들지만 함께라서 가능합니다.

[거대한 플라스틱 관도 함께 들고 옮긴다]
쓰레기로 만든 고래
열심히 모은 쓰레기를 바닥에 쏟아두고 하나둘 살펴봅니다. 장어통발에 쓰이는 마개는 먼 하와이까지 흘러가 물범의 주둥이를 막습니다. 양식장에서 쓰이던 스티로폼 부표는 잘은 알갱이로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해갑니다. 일상쓰레기 중에서는 페트병이 가장 많았습니다. 어업에 사용되는 밧줄과 그물도 가득합니다. 매년 수거되는 쓰레기가 14만 톤에 달하지만, 그보다 많은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가고 쌓여가고 있습니다.


[위:장어를 잡을때 쓰이는 통발 마개 / 아래:먼 하와이 바다까지 흘러가 물범의 주둥이를 막고 있다 / 출처:NOAA]
열심히 모은 쓰레기로 우리는 고래를 만들었습니다. 꼬리는 부표로, 배는 페트병으로, 등은 밧줄로. 수많은 쓰레기들이 하나둘 고래의 몸이 되어갑니다.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야 하는 고래들이 쓰레기로 가득한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되는 마음이 하나로 모였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만든 쓰레기 고래. 플라스틱으로 가득해진 바다를 고래로 표현했다]
시민들이 함께 변화해야
쓰레기를 열심히 치우던 시민들 외에도 바다에는 무언가를 채취하는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쓰레기를 치운지 1시간쯤 지났을 때, 주민 한 분이 큰 스티로폼 부표를 하나 주워 시민들이 모아둔 쓰레기 더미에 얹었습니다. 매일 놀러와서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관광객들을 보아오던 주민들 눈에 쓰레기를 열심히 치우는 외지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바다 한켠에 가득 쌓인 쓰레기들]
한 사람의 변화는 주변 사람들의 변화로 이어지고, 여러 사람의 변화는 그보다 많은 사람들의 변화로 이어집니다. 지금 우리 바다 환경은 절망적이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해양 쓰레기는 결국 우리가 변화해야 해결해갈 수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시민들과 함께 변화하는 환경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이후에도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환경 문제를 고민하고, 참여하고, 활동하고, 해결해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플로깅에 함께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
시원한 가을 날씨에 파도가 일렁이는 태안 바다는 언뜻 깨끗한 바다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눈을 조금 돌리면 해변가를 가득 메운 쓰레기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해변가를 나뒹구는 페트병부터 잘게 부숴진 스티로폼 쓰레기들. 각양각색의 쓰레기들을 해변가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바다에서 마주한 쓰레기들. 수많은 페트병이 해안가에 나뒹굴고 있다]
절반이 넘는 어업 쓰레기
몇년 전 SNS에서 빨대가 코에 꽂힌 거북이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작은 빨대가 코에 끼어 괴로워하는 거북이의 영상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플라스틱 빨대 아웃을 외치는 목소리는 기업들이 종이 빨대를 사용하게 하는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지금도 많은 시민들은 실리콘 빨대를 쓰고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 중 빨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0.1%도 되지 않습니다. 반면 바다에서 버려지는 어업 쓰레기는 해양 쓰레기의 60%에 달합니다.
[거대한 밧줄과 부표 쓰레기. 해양 쓰레기의 절반 이상은 어업 쓰레기이다]
해변가에서 쓰레기를 줍던 시민들도 하나둘 많아지는 어업쓰레기의 양에 압도되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한 스티로폼 부표부터 바닷물을 가득 머금은 밧줄, 땅에 박혀 꼼짝도 하지 않는 그물을 치우며 사람들의 마음은 더 무거워져만 갑니다. ‘이렇게 많은 쓰레기들, 내가 다 치울 수 있는걸까?’
함께 당기고 옮기고
무게가 가늠이 되지 않는 밧줄을 한 시민이 당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바닷물을 머금은 밧줄은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엉덩방아를 찍을만큼 강하게 당기던 순간 다른 시민들이 하나 둘 모여 함께 당기기 시작합니다. 혼자서는 엄두도 나지 않던 밧줄 쓰레기가 조금씩 끌려오기 시작합니다.
[땅에 박혀 뽑히지 않던 그물 쓰레기]
처음 바다에 도착했을 때에는 해변을 가득 메운 쓰레기에 무기력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열명 남짓의 우리가 이 많은 쓰레기들을 다 치울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준비해간 마대 40자루가 가득 차고 해변가에는 하나둘 쓰레기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크고 무거운 쓰레기도 두명 세명이 붙으니 금방 치워집니다. 혼자서는 힘들지만 함께라서 가능합니다.
[거대한 플라스틱 관도 함께 들고 옮긴다]
쓰레기로 만든 고래
열심히 모은 쓰레기를 바닥에 쏟아두고 하나둘 살펴봅니다. 장어통발에 쓰이는 마개는 먼 하와이까지 흘러가 물범의 주둥이를 막습니다. 양식장에서 쓰이던 스티로폼 부표는 잘은 알갱이로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해갑니다. 일상쓰레기 중에서는 페트병이 가장 많았습니다. 어업에 사용되는 밧줄과 그물도 가득합니다. 매년 수거되는 쓰레기가 14만 톤에 달하지만, 그보다 많은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가고 쌓여가고 있습니다.
[위:장어를 잡을때 쓰이는 통발 마개 / 아래:먼 하와이 바다까지 흘러가 물범의 주둥이를 막고 있다 / 출처:NOAA]
열심히 모은 쓰레기로 우리는 고래를 만들었습니다. 꼬리는 부표로, 배는 페트병으로, 등은 밧줄로. 수많은 쓰레기들이 하나둘 고래의 몸이 되어갑니다.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야 하는 고래들이 쓰레기로 가득한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되는 마음이 하나로 모였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만든 쓰레기 고래. 플라스틱으로 가득해진 바다를 고래로 표현했다]
시민들이 함께 변화해야
쓰레기를 열심히 치우던 시민들 외에도 바다에는 무언가를 채취하는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쓰레기를 치운지 1시간쯤 지났을 때, 주민 한 분이 큰 스티로폼 부표를 하나 주워 시민들이 모아둔 쓰레기 더미에 얹었습니다. 매일 놀러와서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관광객들을 보아오던 주민들 눈에 쓰레기를 열심히 치우는 외지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바다 한켠에 가득 쌓인 쓰레기들]
한 사람의 변화는 주변 사람들의 변화로 이어지고, 여러 사람의 변화는 그보다 많은 사람들의 변화로 이어집니다. 지금 우리 바다 환경은 절망적이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해양 쓰레기는 결국 우리가 변화해야 해결해갈 수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시민들과 함께 변화하는 환경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이후에도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환경 문제를 고민하고, 참여하고, 활동하고, 해결해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플로깅에 함께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