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로 메워진 바닷속, 사라지는 꽃게
꽃게로 유명한 연평도. 매년 약 1,000톤의 꽃게가 연평도 앞바다에서 잡힙니다. 하지만 바다 속을 들여다보면 꽃게보다 더 많은 그물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꽃게잡이에 사용되고 버려진 그물들. 떼어내지 않은 꽃게들이 그물과 함께 썩어가고 있다]
꽃게잡이는 값싼 중국산 그물을 사용하여 상품성 있는 게는 떼어내고 남은 것은 그물 채로 버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작은 게들을 하나씩 떼어내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훨씬 싸고 쉽기 때문입니다. 바다에 가져간 그물은 수백 개가 되지만, 되가져오는 것은 수십 개가 채 되지 않습니다. 바다 밑에 쌓인 그물들은 해양 생물을 옭아메고, 땅 위에서 썩어가는 그물에서는 암모니아 냄새가 올라옵니다. 여름철이면 코를 찌르는 악취가 섬 전체를 가득 메우기도 합니다.

[연평도에서 꽃게잡이를 하는 어민들 ©경인매일]
연평도의 어민들은 그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가까운 바다에 낚싯대도 못 던져. 그물에 금방 걸려버리거든'
연평도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어민은 이제 가까운 바다에서는 어업 활동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바다를 망친 '가해자'로만 규정하기도 어렵습니다. 폐그물을 제대로 처리할 장소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바다에서 고생 끝에 건져 올린 그물의 처리를 개인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평 항구에 방치된 거대한 닻. 꽃게 그물을 고정하는데 사용된다]
정부에서 생분해성 어구를 일부 보급하기는 했지만, 쉽게 삭아 찢어지고 보급 수량도 제한적이어서 어업 현장에서 잘 쓰이고 있지 않는 상황. 해양 환경이 점점 악화되어가는 사이, 연평도 꽃게 어획량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연평도에서 사라진 참조기
연평도는 한 때 참조기로 유명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중간상이 몰려들었고, 조기 생산은 연평도를 먹여살리는 버팀목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참조기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1960년대 연평도 바다를 가득 메웠던 조기잡이 배들 ©연평바다살리기영어조합법인]
기후위기로 수온이 변화하면서 바다 생태계가 송두리째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양 생물은 온도에 민감하여 점점 뜨거워지는 바다에서 참조기의 서식지도 바뀌어버렸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서식지가 바뀌기 전에 환경이 급변하여 서식지 전반이 파괴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우리는 제대로 관측조차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바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기본적인 모니터링 시스템마저 부재한 상황입니다.
마지막 피난처, 해양보호구역
해양쓰레기, 기후위기 그리고 과도한 어업. 연평도가 겪는 위기는 결코 그곳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바다 전반에서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지정된 해양보호구역 현황. 해양 면적의 2%도 되지 않는다 ©해양환경공단]
점점 악화되어 가는 해양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국제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방안은 바다 위에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해양보호구역'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바다 중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2%가 채 되지 않습니다. 2030년까지 30%를 확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약속이 무색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로 지정된 가로림만 해양보호구역. 점박이물범을 비롯한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해양보호구역은 단순히 해양생물을 보호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바다는 지구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25%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바다를 지키는 것은, 곧 우리가 숨 쉴 공기와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
그물로 메워진 바닷속, 사라지는 꽃게
꽃게로 유명한 연평도. 매년 약 1,000톤의 꽃게가 연평도 앞바다에서 잡힙니다. 하지만 바다 속을 들여다보면 꽃게보다 더 많은 그물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꽃게잡이에 사용되고 버려진 그물들. 떼어내지 않은 꽃게들이 그물과 함께 썩어가고 있다]
꽃게잡이는 값싼 중국산 그물을 사용하여 상품성 있는 게는 떼어내고 남은 것은 그물 채로 버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작은 게들을 하나씩 떼어내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훨씬 싸고 쉽기 때문입니다. 바다에 가져간 그물은 수백 개가 되지만, 되가져오는 것은 수십 개가 채 되지 않습니다. 바다 밑에 쌓인 그물들은 해양 생물을 옭아메고, 땅 위에서 썩어가는 그물에서는 암모니아 냄새가 올라옵니다. 여름철이면 코를 찌르는 악취가 섬 전체를 가득 메우기도 합니다.
[연평도에서 꽃게잡이를 하는 어민들 ©경인매일]
연평도의 어민들은 그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가까운 바다에 낚싯대도 못 던져. 그물에 금방 걸려버리거든'
연평도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어민은 이제 가까운 바다에서는 어업 활동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바다를 망친 '가해자'로만 규정하기도 어렵습니다. 폐그물을 제대로 처리할 장소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바다에서 고생 끝에 건져 올린 그물의 처리를 개인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평 항구에 방치된 거대한 닻. 꽃게 그물을 고정하는데 사용된다]
정부에서 생분해성 어구를 일부 보급하기는 했지만, 쉽게 삭아 찢어지고 보급 수량도 제한적이어서 어업 현장에서 잘 쓰이고 있지 않는 상황. 해양 환경이 점점 악화되어가는 사이, 연평도 꽃게 어획량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연평도에서 사라진 참조기
연평도는 한 때 참조기로 유명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중간상이 몰려들었고, 조기 생산은 연평도를 먹여살리는 버팀목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참조기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1960년대 연평도 바다를 가득 메웠던 조기잡이 배들 ©연평바다살리기영어조합법인]
기후위기로 수온이 변화하면서 바다 생태계가 송두리째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양 생물은 온도에 민감하여 점점 뜨거워지는 바다에서 참조기의 서식지도 바뀌어버렸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서식지가 바뀌기 전에 환경이 급변하여 서식지 전반이 파괴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우리는 제대로 관측조차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바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기본적인 모니터링 시스템마저 부재한 상황입니다.
마지막 피난처, 해양보호구역
해양쓰레기, 기후위기 그리고 과도한 어업. 연평도가 겪는 위기는 결코 그곳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바다 전반에서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지정된 해양보호구역 현황. 해양 면적의 2%도 되지 않는다 ©해양환경공단]
점점 악화되어 가는 해양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국제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방안은 바다 위에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해양보호구역'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바다 중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2%가 채 되지 않습니다. 2030년까지 30%를 확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약속이 무색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로 지정된 가로림만 해양보호구역. 점박이물범을 비롯한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해양보호구역은 단순히 해양생물을 보호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바다는 지구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25%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바다를 지키는 것은, 곧 우리가 숨 쉴 공기와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