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철새가 머무는 갯벌에 포크레인이?
조용하고 평화로워야 할 갯벌에 굉음이 울려 퍼집니다. 포크레인이 철새가 먹이를 찾던 공간을 누비고, 수백 개의 돌을 실은 트럭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갯벌 한가운데 자재를 쏟아냅니다. 거대한 철판이 깔리고, 말뚝이 하나둘 박히기 시작합니다. 최근 화성 매향리 갯벌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매향리 갯벌 습지보호지역에 들어선 포크레인]
자연을 되살린다며, 되레 파괴하는 사업?
매향리 갯벌은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 검은머리물떼새 같은 철새가 머무는 중요한 생태 공간입니다. 칠게, 갯지렁이 같은 저서생물도 풍부하고, 염생식물과 갯벌 전체가 자연스럽게 탄소를 저장하며 기후위기 대응에도 기여하고 있죠. 하지만 이 갯벌에 '생태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블루카본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블루카본은 바닷속 해조류나 갯벌의 염생식물이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한다는 점에서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건강한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건드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매향리 갯벌은 유속이 빠르기 때문에 염생식물을 안정적으로 식재하기 위해서는 수백 개의 말뚝과 돌을 사용해서 물의 흐름을 느리게 만드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말뚝벽’은 철새에게는 소음과 위협일 뿐 아니라, 먹이 활동 공간을 줄여버리는 인공장벽이 되었습니다.

[말뚝과 철사, 커다란 돌로 가득한 말뚝벽]
먹이를 먹지 못한 채 떠나간 철새들
매향리로 날아온 철새들은 호주에서 출발해 한국에서 체력을 회복하고, 다시 러시아로 이동하는 수천 km 여정을 합니다. 그 중간 기착지인 매향리 갯벌은 러시아로 날아가기 전까지 충분한 휴식과 먹이활동을 해야하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업으로 소음과 진동, 구조물의 방해로 인해 철새들은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날아가버렸습니다. 단 몇 주 머무는 짧은 시간에 에너지를 비축하지 못하면 이동 중 폐사하거나 번식에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이 말뚝 구조물은 단지 일시적인 장애물이 아니라, 갯벌을 물리적으로 분절시키고 서식지를 파괴하는 지속적인 위협이 됩니다.

[매향리 갯벌을 찾은 알락꼬리마도요. 전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짓눌린 수백만의 생명들
갯벌은 철새뿐 아니라 수많은 게, 조개, 갯지렁이 등 저서생물들의 삶터입니다. 하지만 지금 매향리에서는 중장비의 무게에 갯벌이 눌려 부드러운 흙은 단단한 진흙으로 바뀌고, 생명들은 그 아래에서 짓눌려 죽어가고 있습니다. 수십년 동안 형성된 갯벌의 자연스러운 생태계가 한순간의 사업으로 단 몇년 만에 파괴되고 있는 것입니다.

[매향리 갯벌 전경. 포크레인이 남은 공사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진짜 복원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블루카본 사업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탄소를 저장하는 갯벌과 해조류의 긍정적인 영향은 더욱 주목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자연을 파괴하는 것을 우리는 복원 사업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폐염전과 간척지를 원래의 갯벌로 되돌리고, 염생식물의 식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모니터링을 통한 효과성 평가를 명확히 해야합니다.
자연은 인간의 간섭이 없으면 스스로 회복해갈 수 있는 회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오히려 훼손하는 것이 아닌, 자연이 본래 가지고 있는 자연성을 다시 되찾아주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염생식물 식재가 끝난 갯벌의 모습. 갯벌이 메마른 땅으로 변해있다]
멸종위기 철새가 머무는 갯벌에 포크레인이?
조용하고 평화로워야 할 갯벌에 굉음이 울려 퍼집니다. 포크레인이 철새가 먹이를 찾던 공간을 누비고, 수백 개의 돌을 실은 트럭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갯벌 한가운데 자재를 쏟아냅니다. 거대한 철판이 깔리고, 말뚝이 하나둘 박히기 시작합니다. 최근 화성 매향리 갯벌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매향리 갯벌 습지보호지역에 들어선 포크레인]
자연을 되살린다며, 되레 파괴하는 사업?
매향리 갯벌은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 검은머리물떼새 같은 철새가 머무는 중요한 생태 공간입니다. 칠게, 갯지렁이 같은 저서생물도 풍부하고, 염생식물과 갯벌 전체가 자연스럽게 탄소를 저장하며 기후위기 대응에도 기여하고 있죠. 하지만 이 갯벌에 '생태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블루카본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블루카본은 바닷속 해조류나 갯벌의 염생식물이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한다는 점에서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건강한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건드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매향리 갯벌은 유속이 빠르기 때문에 염생식물을 안정적으로 식재하기 위해서는 수백 개의 말뚝과 돌을 사용해서 물의 흐름을 느리게 만드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말뚝벽’은 철새에게는 소음과 위협일 뿐 아니라, 먹이 활동 공간을 줄여버리는 인공장벽이 되었습니다.
[말뚝과 철사, 커다란 돌로 가득한 말뚝벽]
먹이를 먹지 못한 채 떠나간 철새들
매향리로 날아온 철새들은 호주에서 출발해 한국에서 체력을 회복하고, 다시 러시아로 이동하는 수천 km 여정을 합니다. 그 중간 기착지인 매향리 갯벌은 러시아로 날아가기 전까지 충분한 휴식과 먹이활동을 해야하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업으로 소음과 진동, 구조물의 방해로 인해 철새들은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날아가버렸습니다. 단 몇 주 머무는 짧은 시간에 에너지를 비축하지 못하면 이동 중 폐사하거나 번식에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이 말뚝 구조물은 단지 일시적인 장애물이 아니라, 갯벌을 물리적으로 분절시키고 서식지를 파괴하는 지속적인 위협이 됩니다.
[매향리 갯벌을 찾은 알락꼬리마도요. 전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짓눌린 수백만의 생명들
갯벌은 철새뿐 아니라 수많은 게, 조개, 갯지렁이 등 저서생물들의 삶터입니다. 하지만 지금 매향리에서는 중장비의 무게에 갯벌이 눌려 부드러운 흙은 단단한 진흙으로 바뀌고, 생명들은 그 아래에서 짓눌려 죽어가고 있습니다. 수십년 동안 형성된 갯벌의 자연스러운 생태계가 한순간의 사업으로 단 몇년 만에 파괴되고 있는 것입니다.
[매향리 갯벌 전경. 포크레인이 남은 공사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진짜 복원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블루카본 사업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탄소를 저장하는 갯벌과 해조류의 긍정적인 영향은 더욱 주목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자연을 파괴하는 것을 우리는 복원 사업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폐염전과 간척지를 원래의 갯벌로 되돌리고, 염생식물의 식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모니터링을 통한 효과성 평가를 명확히 해야합니다.
자연은 인간의 간섭이 없으면 스스로 회복해갈 수 있는 회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오히려 훼손하는 것이 아닌, 자연이 본래 가지고 있는 자연성을 다시 되찾아주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염생식물 식재가 끝난 갯벌의 모습. 갯벌이 메마른 땅으로 변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