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기고] 맹꽁이울음을 위하여

김은숙 회원더하기팀 팀장
2024-03-14
조회수 7610


백명수(시민환경연구소 소장)

 

노래하네 우리는 풀이 무성한 곳에서 노래하네 우리는 털이 무성한 곳에서

노래하네 쓸개 빠진 사랑의 노래 끊어서 끊어지지 않는 노래

참아서 참아지지 않는 노래 우리는 노래하네 혓바닥이 떨어져 나가라 노래하네 (중략)

살무사가 웃으며 기다리는 유월의 풀숲에서 노래하네

우리는 쓸개 빠진 사랑의 노래

(김언희. 맹꽁이과 맹꽁이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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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현

걸리버가 여행한 네 번째 나라는 말(馬)의 나라이다. 이곳은 말이 이성을 가진 존재이고, 인간을 닮은 이성이 없고, 말의 가축인 종을 야후라고 부른다. 걸리버는 야후를 이성이 없고 본능에 충실한 추악한 존재로 그려졌다. 이런 묘사에서 현대에 야후는 ‘무례한, 상스러운, 보기흉한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로 등재되어 있다. 그런데 비인간 존재 영역에서 인간과 야후를 살펴본다면 과연 어떨까? 합리적 이성을 가진 인간이 초래한 현대의 생물다양성 멸절 위기에서 비인간 존재는 야후가 이웃으로 더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비인간 존재와 인간의 상생적 관계에서 야후에 대한 해석은 향후 깊이 검토해 볼 수 있기를 희망하며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간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환경부가 진행한 전국내륙습지 기초조사 결과 조사 대상 1,408개 습지(총 2,499개) 중 74개가 사라졌고, 91개의 습지는 면적이 감소했다. 습지가 사라진 지역은 경기(23개), 충청(21개), 강원(13개), 전라(12개), 제주(3개), 경상(2개) 순이다. 대부분 도시기반시설을 건축하거나 밭, 과수원 등의 경작지로 전환하기 위해서였다.(관련기사) 습지를 기반으로 하는 수많은 비인간 존재도 이와 함께 소리 없이 사라졌을 터이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경기도 의왕시도 1989년 시로 승격한 후 택지개발 사업이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왔다. ‘심각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일단의 토지’를 택지로 특정하고, 주택과 주거생활에 필요한 시설을 건설한다. 택지지구로 명명된 일단의 토지는 당초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였다. 그중에 맹꽁이 터전도 있다. 포일택지지구(2008), 월암지구(2018), 고천지구(2020)가 대표적인 지역이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이하 안군의환경연합) 사무실에 전화벨이 울리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택지개발 예정지구에서 맹꽁이 울음이 들린다는 제보 전화이다. 특히 6월이면 소식이 더 늘어난다. ‘여기에 맹꽁이가 살고 있다고’ 수화기 저편의 목소리는 사람의 것이지만, 기실 맹꽁이의 소리일 것이다. 맹꽁이보호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국장님은 공사예정 혹은 시행지역에서의 맹꽁이 발견 소식을 맹꽁이가 여기 살고 있다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외침으로 들린다고 언급했다.

이 지역에서 맹꽁이의 인간 대리인 역할은 어렵다. 택지개발사업 시행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환경영향평가에서 맹꽁이 서식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주민들과 현장에서 녹음된 맹꽁이울음을 확인하면 그때부터 대책을 마련한다.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맹꽁이는 사업예정지에서 서식이 확인되면 사업시행자는 맹꽁이 보존을 위해 대체서식지를 마련한 후에 사업을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맹꽁이의 생존 권리를 약속받기 위해서는 인간 대리인은 맹꽁이의 삶의 주기에 대한 이해와 그 과정에서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쏟아야 한다. 맹꽁이는 흙 속이나 돌 밑에 서식하며 보통 6월부터 7월까지 약 한 달간 본격적인 번식기에 들어간다. 맹꽁이에 대한 안군의환경연합의 모니터링은 이 시기부터 시작된다. 맹꽁이는 서식지와 산란지가 달라 장마철 새롭게 형성되는 웅덩이에 산란을 한다. 단기간이라 이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산란지 밀착관찰이 필요하다. 매일 현장으로 가서 육안 및 청음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암컷 맹꽁이는 산란할 때 40~80개 정도의 알을 수십 회에 걸쳐 산란한다. 이렇게 한 개체가 산란을 마무리하면 하루 만에 맹꽁이 올챙이가 부화하고 한 달 후면 어린 개체가 된다.

물리적인 시간 확보와 관찰을 통해 맹꽁이 생활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보호 활동을 할 수 있는 힘을 축적하게 된다. 맹꽁이를 알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고, 서식지와 산란지를 파악하고, 여기에 발생할 수 있는 외부 교란 행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안군의환경연합은 자체적으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생물모니터링단을 구성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모니터링결과를 ‘왕송호수의 생물다양성’ 책자로 발간하였음. 교보문고) 

안군의환경연합에서는 개발사업에 따른 맹꽁이 서식과 관련한 제보를 받아보면, 맹꽁이가 의외로 많은 장소에 서식하는데, 멸종위기종이 맞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간혹 맹꽁이는 수컷 울음소리의 ‘울림현상’으로 많은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하지만 제1차 전국자연환경조사(1986~) 결과 전국 105개 군 지역에서 서식이 보고되었으나, 그중 32개 군에 분포했던 집단이 제2차 조사(1997~2005)에서 서식이 확인되지 않았다. 약 10년간 개체군의 30.5%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맹꽁이가 멸종에 취약한 원인은 기후위기시대 급변하는 기상변동 혹은 교란이 심한 환경에 적응하기 힘든 생애주기와 생활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맹꽁이는 새롭게 생긴 물웅덩이에 산란하기 때문에, 장마가 짧고 강수량이 적은 해는 번식에 성공하기 어렵다. 보통 저지대의 경우 긴 장마와 강수량이 동반되는 4~10년에 한 번 정도 정상 번식이 가능하다. 맹꽁이의 평균 수명(암컷 10년, 수컷 8년)을 고려하면 일생을 걸쳐 번식은 총 2~3차례 정도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부화한 올챙이가 번식하는 성체가 되기 위해서 2~3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암컷은 성적 성숙에 수컷보다 1년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린다고 알려졌다. 한 번의 산란에 약 2천여 개의 알을 낳은 습성으로 많은 에너지의 저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맹꽁이는 한 자리에서 머물면서 먹이를 기다리는데, 근처에 접근하고 있는 움직이는 먹이가 있으면 재빨리 혀를 사용하여 포식한다. (맹꽁이는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기다렸다가 날아다니는 곤충이 포식범위 안에 들어왔을 때 잡아먹기 때문에 몸집이 클수록 집게 벌레나 풍뎅이 같은 부피가 큰 먹이를 먹고,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맹꽁이는 초파리나 개미 같은 작은 먹이를 더 자주 잡아 먹는다. ) 주변의 환경이 훼손되거나 교란되면 먹이 종류가 변하고, 한자리에서 기다리는 특성을 가진 맹꽁이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전국적으로 양서파충류를 보호 및 보전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전개되고 있다. 의왕지역에서 택지개발로 생존위험에 처한 맹꽁이를 지키는 안군의환경연합 활동을 인터뷰했다. 맹꽁이울음이 인간인 우리에게 존재를 알리는 첫 신호라면, 우리는 울음을 따라 그곳에 있는 그들을 만나기 위해 가야하고, 기꺼이 대리인 역할을 해야 한다. 맹꽁이 대리인은 앞서 언급했듯이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현장 모니터링, 보호활동을 통한 시민인식 제고, 이해당사자(사업시행자)보호조치 촉구, 사회적 여론 조성 등 많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리인은 맹꽁이와 소통하면 인간과도 소통하고 설득해 나가야 한다. 사회적 가치가 개발과 경제에 기울어져 있는 지금, 이는 어렵고 힘든 여정이다. 현장의 많은 비인간존재(생물종) 대리인들이 서로 연대하고 힘을 합쳐 상생의 길을 보여주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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