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홍선기의 섬 이야기] 제20회 세계섬학술대회 개최와 생태전환 시대의 섬의 가치

송유진 정책변화팀 활동가
2026-06-08
조회수 1024

제20회 세계섬학술대회 개최와 생태전환 시대의 섬의 가치


홍선기

(국립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교양학부 교수, 생태학)

제20회 ISISA세계섬학술대회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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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7일부터 11일까지 대한민국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도에서 제20회 ISISA Islands of the World Conference, 즉 세계섬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Island Space and Time”이다. 섬을 단순히 지리적으로 떨어진 공간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 속에서 변화해 온 자연, 문화, 인문, 사회, 그리고 과학기술의 복합적인 장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섬의 거버넌스와 정책, 정치, 경제와 인구, 관광과 이동성, 자연환경과 생물문화다양성, 예술과 문화유산, 신화와 전통, 인프라와 기술, 그리고 섬 연구의 이론과 방법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30여 개국에서 200여 명의 섬 연구자들이 참여하며, 국내외 학자와 정책 관계자, 지역사회가 함께 섬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적 장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묻는다. “왜 섬인가?”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섬은 오랫동안 고립, 낙후, 주변부, 불편함의 이미지로 이해되어 왔다. 육지 중심의 발전 논리 속에서 섬은 멀고 작은 곳, 교통이 불편한 곳, 인구가 줄어드는 곳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섬의 본질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섬은 닫혀 있는 듯하지만, 바다를 통해 열려 있는 공간이다. 고립된 듯하지만, 해양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어 온 인간 거주지이다. 폐쇄성과 개방성, 고유성과 교류성, 취약성과 회복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매우 역동적인 공간이 바로 섬이다. 역사적으로 바다가 교류의 중심이던 시대에 섬은 결코 주변부가 아니었다. 항해, 무역, 이주, 문화 교류가 바다를 통해 이루어졌던 시기에 섬은 해양문명의 거점이자 문물 교류의 중계지였다. 섬 주민들은 바람과 조류, 계절과 생물의 변화를 읽으며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독자적인 생태지식과 생활문화를 축적하였다. 섬은 자연과 인간이 긴 시간 동안 상호작용하며 만들어 낸 생물문화다양성의 보고였다.

하지만 근대 이후 육상 중심의 교통과 산업화, 그리고 현대의 항공산업 발전은 바다와 섬의 의미를 점차 약화시켰다. 사람들의 이동은 하늘과 대륙 중심으로 재편되었고, 섬은 다시 주변부로 밀려났다. 개발정책에서도 섬은 종종 보호해야 할 대상이거나 관광자원으로 소비되는 대상으로만 인식되었다. 섬 주민의 삶, 섬의 생태계, 섬이 가진 지식과 문화의 가치는 충분히 평가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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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1세기 생태전환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다시 섬과 바다를 주목해야 한다.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감소, 에너지 전환, 식량안보, 해양 바이오산업, 탄소흡수원, 해양보호구역 등 인류가 직면한 핵심 과제의 상당 부분은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바다 한가운데 섬이 있다. 섬은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놓인 공간이면서 동시에 기후위기 대응의 지혜를 품고 있는 공간이다. 해수면 상승, 태풍, 연안 침식, 식수 부족, 인구감소 등 복합적인 위기에 노출되어 있지만, 동시에 공동체 기반의 적응 전략, 생태적 생활방식, 전통지식, 해양자원 관리 경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섬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져야 한다. 섬은 더 이상 낙후된 주변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험할 수 있는 전환의 공간이다. 작은 규모의 공동체, 제한된 자원, 높은 생태적 민감성은 섬을 취약하게 만들지만, 바로 그 조건 때문에 섬은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에너지 자립, 순환경제, 생태관광, 해양생태계 보전, 지역 먹거리 체계, 생물문화다양성 보전 등은 섬에서 더욱 구체적이고 절실한 과제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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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20회 세계섬학술대회는 이러한 섬의 중요성과 가치를 국제적으로 재발견하는 자리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섬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국제사회가 섬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세계 섬의 날’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한 섬 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교통, 의료, 교육, 에너지, 통신, 문화 향유 등 기본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섬 기본권 확보를 위한 선언문도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섬을 단순한 관광지나 개발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자 인류 공동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공간으로 인정하자는 요구이다.

이번 대회는 국립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과 신안군이 함께 준비해 왔다. 2024년 인도네시아 롬복에서 열린 19회 대회에서 신안군 유치가 확정된 이후, 약 2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이제 한 달 후 세계의 섬 연구자들을 맞이하게 된다. 신안은 1000개의 섬으로 상징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섬 지역이며, 유네스코 갯벌과 국립공원 해양생태계, 섬 공동체 문화, 생물다양성의 가치가 풍부한 곳이다. 이런 점에서 신안에서 열리는 세계섬학술대회는 장소적으로도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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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대한민국 섬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적인 섬 연구자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2026년 9월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성공적 개최에도 중요한 학술적·국제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전남·광주 통합 이후 처음 열리는 세계적 학술대회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대한민국의 섬, 전남의 섬, 그리고 신안의 섬이 세계의 연구자들과 만나고, 세계의 섬들과 연대하는 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섬은 더 이상 멀리 있는 주변부가 아니다. 섬은 기후위기 시대의 경고이자, 생태전환 시대의 가능성이다. 섬을 이해하는 것은 바다를 이해하는 것이며, 바다를 이해하는 것은 지구의 미래를 이해하는 일이다. 제20회 세계섬학술대회가 섬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섬 주민의 권리와 섬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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