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명서·보도자료 [논평] 가짜뉴스와 소모적 논쟁으로 퇴색된 ‘기후위기 대응 방안’ 대선 토론, 지구를 위한 기후 정책을 내놓아라

최경숙 정책변화팀 선임활동가
2025-05-24
조회수 2483

[논평] 

가짜뉴스와 소모적 논쟁으로 퇴색된 ‘기후위기 대응 방안’ 대선 토론, 

지구를 위한 기후 정책을 내놓아라

 

5월 23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에서는 사상 최초로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이 주제로 다루어졌다. 우선 그간 기후 운동 진영과 시민들이 함께 요구한 사회운동의 성과로 기후·환경 문제가 주요 정치 의제로 다뤄지게 된 점을 환영한다. 그러나 실상 토론 내용은 실망스럽기 이를 데 없었다. 기후위기·생태위기 극복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구체적이고 건설적인 제안과 토론은 부실했다. 오히려 노골적인 가짜뉴스 유포와 기후·생태 위기를 악화시킬 우려스러운 주장이 난무하는 장이 되고 말았다.


김문수: 후쿠시마는 폭발한 게 아니지 않나

#팩트체크: 후쿠시마 원전 1~3호기 노심용융 및 1,3,4호기 수소폭발

에너지 분야, 특히 원전 정책과 관련해서는 특히 바로 잡아야 할 허위 주장이 많았다. 먼저 김문수 후보가 주장한 바와 달리 후쿠시마 원전은 ‘폭발’한 것이다. 2011년 일본 동북부 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해일로 후쿠시마 원전의 전력 공급이 차단되었고, 이로 인해 냉각수 공급 중단으로 후쿠시마 원전 1, 3, 4호기에서 수소 폭발이 일어나 4기의 원전 건물이 훼손되었다.


김문수, 이준석: 문재인 대통령 영화보고 탈원전 결정, 이념적 탈원전

#팩트체크: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독일, 대만 등 탈원전 결정. 세계적 원전 축소 흐름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특정 영화를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념적 탈원전’이라고 진단한 것도 잘못된 주장이다. 2011년 이후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전 세계의 원전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고, 그 영향 아래 독일과 대만 등이 탈원전을 결정해 각각 2023년과 바로 올해 5월에 모든 원전이 가동 정지되었다. 심지어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 또한 신규 원전 증설에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노후 원전 수명 연장에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새누리당의 후신인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비대위원으로 정치를 시작한 이준석 후보가 이제와서 전 세계적 탈원전 흐름을 왜곡하는 것은 기후-에너지 문제를 악의적으로 정쟁화하는 것이다.


김문수: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이 가스로 대체되어 수십조 피해 발생

#팩트체크: 문재인 정부 임기 중 원전 개수 줄지 않아, 발전비중 오히려 30% 수준으로 늘어나 

김문수 후보가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이 가스로 대체되며 수십조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 역시 거짓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중에 폐쇄된 원전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단 2기뿐이고 이마저도 설계 수명 만료로 폐쇄된 것이었으며 고리 1호기 폐쇄 결정은 박근혜 정부 시절 내려진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시작한 2017년 원전의 발전량 비중은 26.8%였고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의 발전량은 29.6%였다. 매해 증감폭이 있었으나 문재인 정부 시절 실제 원전 발전 비중이 30% 수준까지 높아진 것이다. 가스발전 비중이 높아진 것은 오히려 석탄발전 비중 감소를 대체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하다.


이준석: 태풍의 경로에 남해안 풍력 발전소 위치, 태양광 발전 조건 다른 나라보다 안 좋아

#팩트체크: 풍력발전 태풍 대비 가능, 일본, 대만, 중국에서도 활발히 운영.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8기 원전 멈춰 

이준석 후보의 말과는 다르게 풍력발전기는 최근에는 풍속 70~80m/s 수준까지 견디도록 설계되고 있다. 태풍이 오면 안전을 위해 발전을 멈출 수는 있지만 일시적이다.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 대만, 중국에서도 풍력발전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2020년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고리와 월성 원전 8기가 정지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도 봐야 한다. 국내 재생에너지의 경제성과 잠재량이 낮다는 이준석 후보의 주장이 대표적 허위사실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시장 잠재량(경제성 평가를 포함한 잠재량)’은 926TWh로 현재 연간 발전량의 1.5배 수준이다. 향후 전력 수요 증가를 가정하더라도, 태양광·풍력 기술의 발전 속도와 에너지저장 기술발전을 감안하면 넉넉한 잠재량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작 토론했어야 할 내용은 빠지거나 왜곡돼

기후위기·생태위기에 동시에 대응하는데 있어 원전은 대안일 수 없다. 원전은 대량의 핵폐기물 발생으로 또 다른 심각한 환경위기를 초래하는 오염원일 뿐이며, 빠른 시일내에 에너지 전환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이 핵심인 상황에서 1기 건설에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원전의 기여도 역시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상용화도 불투명한 SMR이나 핵융합 활용론도 허황되긴 마찬가지다.


결국 오늘 토론에서는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 화석연료 퇴출 정책,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제시되었어야 하는데 이 내용 역시 매우 부실했거나 가짜뉴스로 왜곡되었다. 먼저 후보 중 어느 누구도 올해 UN에 제출해야 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점은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이라는 토론 주제에 비추어 매우 황당한 일이다. 어떤 후보도 탈석탄 시점을 분명히 말하지 않은 점 역시 매우 유감스럽다. 관련 공약이 없는 김문수, 이준석 후보뿐 아니라 각각 2040년과 2035년 탈석탄 공약을 낸 이재명, 권영국 후보도 이에 관한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며 시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소홀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에 관련해서 그나마 긍정적으로 평가할 점은,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모두 ‘에너지 고속도로’라는 형태로 현재 재생에너지 접속 지연 문제 해결과 분산형 에너지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전력 수요 분산’, ‘송전망 최소화를 위한 전력 계통 운영 원칙 수립’ 등은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가 공개질의를 통해 이재명, 권영국 후보에게 찬성 입장을 이끌어 낸 바이기도 하다. 한편 권영국 후보는 과도하게 민간에 의해 주도되는 재생에너지 전환 현황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공공이 보다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약을 제시하였고 이재명 후보가 부분적으로 동의하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구체적 방안이 없었다.


기후위기와 생태계 복원·보전의 관계, 후보들 더 공부해야

아울러, 생태계 복원과 탄소흡수원에 대한 논의가 빠진 점 역시 매우 유감스럽다.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에서 나아가,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자연 생태계의 회복도 병행되어야 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난 60년간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온실가스의 약 56%가 자연의 탄소흡수원에 의해 흡수되었으며, 그 중 절반은 해양생태계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해양보호구역 비율은 1.8%에 불과해, 2030년까지 해양의 30%를 보호하자는 국제 목표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신공항 계획 난립에 따른 국토 파괴 문제에 대해 권영국 후보가 제기한 질문에 이재명 후보는 "국토균형발전"과 "지역 소외 해소"를 이유로 신공항 추진을 고수했다. 그러나 신공항은 지역균형발전의 해답이 될 수 없을뿐더러, 기후위기를 가속화할 뿐이다. 이미 국내 15개 공항 중 11개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으며, 수요가 없는 지역에 공항을 지어도 항공편은 늘어나지 않는다. 실제 지역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 결과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인한 부산지역의 경제 파급 효과는 서울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더불어 항공기는 모든 교통수단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높고, 신공항 건설 과정에서의 환경 파괴는 탄소흡수원과 생물다양성의 훼손을 초래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논하는 자리에서 오히려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신공항 사업을 정치적 논리로, 그것도 타당하지 않은 논리로 정당화하는 이재명 후보의 향후 기후 정책 방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실종된 자원순환 정책, ‘로드맵’ 수준으로 국민들에게 설명돼야


자원순환 분야에서도 구체적 토론은 이루어지지 않고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만 제시됐다. 이준석 후보가 언급한 종이 빨대에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검출된다는 주장은 해외 사례를 근거로 한 것이며, 국내에서 생산된 종이 빨대에서는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져 있다. 이러한 발언은 친환경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노력을 폄훼하는 것이며, 대선 후보로서 잘못된 정보를 국민 앞에서 사실인 양 전달한 것 자체가 자질을 의심케 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플라스틱 산업 일부가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고 이에 관한 정의로운 전환 정책도 물론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관련 업계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은 탈플라스틱 정책 그 자체가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될 때, 기업들은 변화에 대비하고 사업 구조를 조정할 수 있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기존의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사실상 무력화하며 혼란과 피해를 키웠다는 데 있었다. 따라서 새로운 정부는 일관성 있는 탈플라스틱 정책 로드맵을 구축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통해 사회 전반의 전환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기후위기 극복하는 ‘기후정치’를 실현하라

온 국민과 전 세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기후·생태위기를 다루는 토론에서 구체적인 대안에 관한 합리적 토론보다 가짜뉴스와 불필요한 정쟁이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한 것은 많은 시민들에게 참담함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또 유력 대선 후보들의 기후·환경에 대한 우려스러운 시각과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는데 사회적 자원이 낭비되어 기후위기 대응이 더 늦어지는 것 또한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위기와 변화는 동시에 시작되었다. 대선후보들보다 먼저 시민들이 기후위기를 감각하고, 정의로운 사회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탈석탄·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 육·해상 보호구역 확대 및 생물다양성 회복, 신공항 등 대규모 토건 사업 중단, 탈플라스틱과 자원순환 체계 구축은 시대적 과제이고 기후위기 시대 정치의 대전제다. 각 후보들이 오늘 토론을 통해 확인된 부족한 공약을 보완하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며 이번 21대 대선을 ‘기후정치’의 시작으로 바꾸어 나가길 촉구한다.


2025.5.24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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