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기고] 여름밤에 꽁무니에서 불을 깜빡이며 날아다니는 벌레는 무엇입니까?

김은숙 회원팀 팀장
2024-04-24
조회수 2322


백명수(시민환경연구소 소장)

 

반딧불들이 어지럽게 날았다. 껐다켰다하는 사랑의 등불이었다.

그들은 제 몸을 태워서 빛을 발하여 짝을 부르며 나는 것이었다.

날면서도 빛을 발하고 풀잎에 앉아서 빛을 발하여,

누구인지 모르나 그리운 짝을 청하는 것이었다.

껐다 켰다, 푸른 사랑의 등불

- 이광수. 사랑의 동명왕 중-


‘여름밤에 꽁무니에서 불을 깜빡이며 날아다니는 벌레는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당신의 답은? 반딧불이, 개똥벌레, 반디불... 바로 답할 수 있었다면 다행입니다. 다음 질문은. ‘반딧불이를 본 적이 있습니까?’입니다. 대답은 어떤가요?

최승호 시인은 반딧불 보호구역이라는 시(詩)에서 ‘반딧불’은 사라져가는 것이 되어버렸고, ‘꽁무니의 푸른 불을 깜빡거리면서 그믐밤의 시내를 건너가는 반딧불 한 마리’를, 이제는 ‘그리움의 푸른 불빛으로 떠올려봄직도 하다’고 노래합니다.

반딧불이는 더 이상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이 아니라 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이 되었습니다. 도시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반딧불이가 살 수 있는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으며, 여러 환경오염으로 인해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딧불이 서식지에 도로나 건물이 들어서면 유충과 성충의 서식공간이 줄어들고, 반딧불이의 이동 통로가 단절되고 있습니다. 반딧불이 서식지 인근에 가로등과 보안등이 많아지면서 해가 진 후 암컷과 수컷이 짝짓기를 위해 서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도 감소하였습니다. 농약 살포는 반딧불이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는 위협 요소입니다.

일반적으로 반딧불이의 유충들은 하천의 다슬기, 고동, 물달팽이 등을 먹고 살며, 번데기 기간을 거쳐 성충이 됩니다. 반딧불이의 성충은 입 부분의 퇴화로 유충 시절에 섭취한 영양에 의지합니다. 따라서 성충의 수명이 짧은데요. 애반딧불이의 경우 약 2주 정도라고 합니다.

반딧불이는 생태적 습성에 따라 주행성, 야행성, 양행성으로 나뉩니다. 야행성 반딧불이는 연속해서 빛을 내거나 깜빡깜빡 즉 점멸방식으로 빛을 내는 특성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야행성 반딧불이는 알, 유충, 번데기, 성충의 모든 시기에 빛을 내는데요, 빛은 강하게 연속으로, 약하게 연속으로, 강하게 점멸, 혹은 약하게 점멸합니다.

국내에 서식하고 있는 반딧불이는 8종이 있다고 보고되었지만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애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함경북도 풍산군 파발리에서 채집한 개체를 지명에 따라 명명), 늦반딧불이 4종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늦반딧불이는 강하게 연속해서 빛을 내고,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그리고 운문산반딧불이는 강한 깜빡이는 빛을 냅니다.1)

박병옥 대촌천 반딧불이보존회장이 대촌천에서 반딧불이를 소개하고 있다. <대촌천 반딧불이보존회 제공>

우리 옛말에 ‘반딧불로 별을 대적하랴’는 속담이 있습니다. 되지도 않을 일은 억지를 부려도 어림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광주 대촌천에 반딧불이를 도시의 별로 만드는 이들이 있습니다. 꿈을 관심과 실천으로 실현해 나가고 있는‘대촌천반딧불이보존회’ 분들입니다. 

대촌천은 광주광역시 남구 송하동에서 발원하여 전라남도 나주시 남평읍 산포면 덕례리에서 지석천에 합류하는 지방하천입니다. 보존회 분들은 2014년에 이곳의 지류인 ‘덕남 도랑’에서 늦반디불이를 처음 관찰한 후 10년째 이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는 매년 7월 애벌레의 발생에서 10월 초 성충 시기까지 주 1회 일몰 후 7시부터 9시까지 반딧불이를 모니터링합니다. 

모니터링 결과 대촌천 수계 13.97km 모든 지역에서 늦반딧불이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대촌천 제방에 들어선 자전거길, 사면의 농업 활동은 늦반디불이 서식의 위협 요소이며, 최근 대촌천 늦반딧불이 주요 서식지 인근에 ‘광주 에너지밸리 일반산업단지’가 조성(2018~2022)되면서 서식 환경은 더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대촌천반딧불이보존회의 시름이 늘고 있지만 이분들은 농민들을 찾아 끊임없이 대화하며 늦반불이와의 상생방안을 알려나가고 있습니다.

대촌천반딧불이보존회 박병옥회장은 대촌천 늦반딧불이의 보존활동은 ‘우리 자손들이 자연의 영감을 계속해서 누려야 하고, 이를 통해 생명을 유지해 나가는 것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삼을 수 있게 함을 목표하는데, 반딧불이는 자연에 대한 매우 강렬한 영감을 대대로 전해준다며, 반딧불이 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늦반딧불이에 대한 오랜 관심과 행동은 지난 해(2023년) 광주광역시 남구청 ‘반딧불이 서식지 보호조례’ 제정을 견인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도시의 ‘별’을 지킬 수 있습니다. 한적한 어둠 속에서 떠다니는 ‘별빛’,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관심이 이들을 지킵니다.

 1)심하식과 권오길. 2000. 한국산 Hotaria 속 반딧불이 2종의 고도별 출현 및 분포양산. 한국생태학회지. 23(3):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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