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현장소식] 한강에 백사장이라니...

김은숙 회원팀 팀장
2024-04-04
조회수 3145


한강이 변해야 전국의 강이 살아난다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콘크리트를 걷어내자 저절로 복원된 한강의 모습 ⓒ정수근

"오 마이 갓! 한강에 백사장이라니..."

지난 20일 잠원 나들목에서 나와 한강으로 접어들었다. 콘크리트 호안을 따라 강변을 1km 정도 걷다가 느닷없이 나타난 백사장에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마치 해안선 모래톱을 보고 있는 듯한 광경이었다. 낙동강에서도 못 보던 광경을 한강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백사장을 따라 조심조심 걸었다. 물컹물컹했다. 조금씩 안으로 들어가니 발이 점점 빠져들었다. 모래톱을 따라 걸어보고 싶었지만 포기했다. 백사장이라지만 정확히는 모래와 진흙, 즉 뻘이 합쳐진 것 같은 모양새였다. 할 수 없이 가장자리 쪽으로 걸었다. 버드나무들이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초록의 새순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초록의 버드나무와 백사장이 만들어내는 완벽한 조화였다. 모래톱 위에 조개 폐각이 하나 놓여 있었다. 한강에도 민물조개가 살고 있다는 증거다. 야생동물의 발자국도 모래톱을 따라 이어져 물가까지 길게 나 있었다. 야생동물이 한강에도 살고 있다는 증거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한강 백사장에 찍힌 야생동물의 발자국 ⓒ정수근

이른바 자연형 호안이 형성돼 한강종합개발사업 이전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곳은 10여 년 전 강의 자연성을 되찾기 위해서 작업한 구간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형태를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내고 거석을 쌓아 길게 호안을 만들어둔 것인데 세월이 지나면서 강이 스스로 이같은 모습으로 복원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하천운동을 해온 사회적 협동조합 '한강'의 염형철 대표는 "강이 알아서 스스로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석을 쌓았지만 강이 그 위를 모래와 뻘로 덮어서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며 "버드나무도 심은 것이 아니라 저절로 자라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래톱에 저절로 자라난 버드나무 ⓒ정수근

한남대교를 지나 동호대교 아래에도 모래톱이 길게 형성돼 있었다. 아마도 중랑천에서 나온 모래가 강의 흐름에 따라 반대편 쪽인 이곳에 쌓인 것으로 보였다. 한강 자연성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평소 필자는 한강이 변해야 이 나라 강들도 변하고, 그래야 전국의 강들이 비로소 되살아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왜냐하면 국민들이 수도 서울을 찾고 서울에 입성하면 흔히 만나는 것이 한강이기 때문이다. 한강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강이란 으레 한강 같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한강이 강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다 보니 지역의 강을 한강처럼 만드는 작업들이 전국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4대강 사업도 결국 4대강을 한강처럼 만들어 인간 이용 중심의 인공하천으로 만들어낸 것이지 않는가. 한강을 자연형 하천으로 되돌리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콘트리트 호안으로 둘러싸인 한강. 인공하천의 전형적 모습을 한강에서 만날 수 있다.ⓒ정수근

필자는 그 가능성을 한남대교와 반포대교 사이에서 만났다. 백사장을 간직한 자연형 호안은 500m가량 길게 이어져 있었다. 그런데 자연형 호안이 끝나는 지점에서 '새빛둥둥섬'을 만나게 된다. 반포대교를 넘어서면 한강은 완전히 인공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자연과 인공의 심각한 대비가 반포대교 사이를 두고 벌어지는 것이다.

 

한강의 '오래된 미래'를 찾아서

한강이 가야 할 길은 '새빛둥둥섬', '리버버스'가 아닌 바로 자연형 호안의 모습을 한 '한강 백사장'에서 찾아야 한다. 한강 백사장이 한강의 '오래된 미래'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오랜 화두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그 필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자연성이 살아있는 안전한 하천이 전국에 있어야 한다.

염형철 대표는 "한강의 자연성을 해치는 가장 심각한 것은 준설이다. 준설을 하지 않고 모래를 그대로 놔두면 그 모래가 결국에는 백사장을 더 길게 더 크게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내야 한다. 인공 호안만 부분적이라도 걷어내면 수면적 변화가 일어나 모래밭과 갯벌로 나타날 것이다. 여기에 더해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곡보 철거나 수위 조절을 통해 한강의 자연성을 근본적으로 회복시켜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강의 버드나무 군락지.... 저절로 자라난 버드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정수근

한강에 자연성이 되살아나고 있는 구간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저자도나 밤섬 그리고 난지도와 여의도 샛강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김동언 정책국장은 "저자도와 밤섬, 난지도, 샛강의 자연성이 크게 되살아나고 있다. 양서류 로드킬까지 발생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성이 되살아나고 있는 한강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르네상스란 이름으로 다시 '인공'의 덧칠을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여의도 서울항 계획과 150톤급 리버버스 도입이 한강에 '인공'을 더욱 가미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강의 대형 선박 운항은 여러 가지 우려를 남기고 있다. 수질오염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당연하고, 초대형 선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새벽(현지시각) 미국 볼티모어에서 일어난 초대형 선박 충돌 사고의 사례를 살펴봐야 한다.

염형철 대표는 "전국의 강들이 한강을 따라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강의 자연성이 회복돼 한강의 백사장을 서울시민들이 거닐게 된다면 그런 모습이 서울을 찾은 전국민이 보게 될 것이고, 그러면 전국의 모든 강들도 '인공'을 걷어내고 비로소 자유를 찾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민에게 어울리는 한강의 모습은 무엇일까. 자연성이 회복돼 사람과 공존하는 강의 모습 아닐까?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정수근 활동가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대구환경운동연합 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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