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홍선기의 섬이야기] 섬을 관광지로만 보면 벌어지는 일

송유진 정책변화팀 활동가
2026-07-28
조회수 691

섬을 관광지로만 보면 벌어지는 일

— 지역문화를 지우는 관광, 이제 바꿔야 한다 —


홍선기

(국립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교양학부 교수, 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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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섬을 찾는 서양 관광객들


섬은 관광지가 아니다. 그곳은 누군가의 삶이 이어지는 공간이며,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지역문화가 살아 있는 장소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섬들은 더 이상 삶의 공간이 아니라 ‘소비의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발생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집단 러닝 그룹의 활동이 정지되었다. 이러한 행동은 동남아 유명 관광지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힌두교의 종교적 규범이 일상 속에 깊이 자리 잡은 발리 섬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관광객들은 노출이 심한 복장으로 마을을 활보하고, 공동체 공간에서 소란스럽게 활동하며 주민들의 삶을 침해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예절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문화를 무시하는 관광, 즉 ‘존중 없는 관광’의 문제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태국 방콕 등 여러 관광지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관광객들이 지역 주민을 무례하게 대하거나, 문화를 하나의 ‘체험 상품’으로만 소비하는 모습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오늘날 관광은 점점 더 상업화되고 있으며, 지역은 ‘즐기기 위한 공간’으로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지역의 삶과 문화는 점차 배경으로 밀려나고, 주민들은 관광객을 위한 존재로 전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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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즐기는 이슬람 가족들


필자가 2017년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슬람 종교가 강하게 지배하는 롬복 인근의 길리섬 중 Gili Air를 방문했을 때, 마을 입구에 걸린 문구 하나가 강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마을에서는 존중하는 복장을 착용해 주십시오.”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된 이 문장은 단순한 안내가 아니었다. 그것은 외부인에게 보내는 최소한의 요청이자,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내세운 마지막 선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 선이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해변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 중심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었고, 마을의 생활 방식도 점차 외부의 기준에 맞추어 변화하고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다. 지역문화가 사라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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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언어로 된 “마을에서는 존중하는 복장을 착용해 주십시오.” 플래카드


섬의 문화는 단순한 전통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환경과 인간의 삶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함께 만들어온 하나의 생활 방식이며, 공동체를 유지하는 기반이다. 그런데 관광이 이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확장될 때, 섬은 더 이상 섬이 아니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비슷한 관광지’로 변해버린다. 결국 섬이 가진 고유한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 문제는 결코 해외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섬 역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관광객 증가와 개발 압력 속에서 섬의 생활문화는 점차 변형되고 있으며, 주민과 방문자 간의 갈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관광객의 태도는 더 이상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책임의 문제이다. 따라서 관광에 대한 접근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첫째, 관광객에 대한 사전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해당 지역의 문화와 생활 방식, 지켜야 할 규범을 명확히 전달하는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공항, 항만, 숙박시설, 관광 플랫폼 등에서 이를 의무적으로 안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둘째, 기본적인 관광 매너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복장, 소음, 사진 촬영, 종교 공간 출입 등과 관련된 행동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제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지역 주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관광은 지역 주민의 삶 위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관광 정책은 주민의 생활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주민이 원하지 않는 방식의 관광은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관광의 양이 아니라 질을 바꿔야 한다. 많이 오는 관광이 아니라, 제대로 방문하는 관광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역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광이 아니라면, 그것은 오히려 지역을 파괴하는 행위가 된다. 결국 핵심은 간단하다. 섬은 ‘즐기는 곳’이 아니라 ‘존중해야 할 곳’이라는 인식의 전환이다. 관광은 자유로운 소비가 아니라, 타인의 삶과 문화를 만나는 과정이다. 그 만남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관광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결국 섬을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가서야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소비한 것은 풍경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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