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후기] 참사 12주기, 여전히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강홍구 조직소통팀 팀장
2026-04-16
조회수 504


참사 12주기, 여전히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환경운동연합 이윤서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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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동물의 슬픔을 생각할 일이 많았다. 

동물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를 읽은 덕이다. 책에는 소중한 존재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는 동물들의 일화가 나온다. 어미 원숭이는 생명이 다한 새끼 원숭이의 시신이 부패할 때까지 안고 다니고, 말 여럿은 죽은 동료 말 앞에서 추모하듯 빙 둘러서기도 한다. 동물이 상실을 겪고 인간처럼 ‘애도’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슬퍼하는 모습에 놀라, 동물과 인간은 그리 다른 존재가 아닐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인간이 과연 잘 애도하는 존재인지는 따져 봐야 할 문제라는 한 모임원의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사회는 참사로 인한 죽음을 깊이 새기지 못하게 방해하고, 결국 비슷한 일로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하는 것만 같아서였다.


학생 때였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나가며, 기억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생존자 분들께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씀하신 덕이다. 기억은 같은 피해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작년에 아리셀 중대재해참사와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 집회에 참석해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더했지만, 그 다짐이 무색하게 노동자들이 일하다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은 잊을 만하면 들려왔다. 반복되는 참사 앞에서 기억하겠다는 약속이 말뿐인 관용구처럼 느껴진 탓에 이번 세월호 12주기 집회에 향하는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 그러나 처음 참여한 세월호 집회 현장은 생각보다 밝았다. 사람들은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광장에 모여 미소 띤 얼굴로 모두의 안전과 안녕을 바랐다. 기억의 힘을 믿는 이들에게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마음속 희망이 엿보였다. 그 덕에 무력감을 느낀 것도 잠시, 함께 기억해야겠다는 힘을 얻었다.


1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같은 참사가 반복되는 일을 막아야 생명을 지킬 수 있고, 이미 우리의 삶이 피해 생존자들의 슬픔과 기억에 빚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진실 은폐와 더딘 제도 개선을 증명하듯,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이어진 참사로 색색의 리본이 등장했다. 게다가 기후위기 시대에는 누구도 안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취약한 존재는 더 치명적인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피해 생존자들은 누구나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집회 당일 발언한 유가족분의 말마따나 언제까지고 피와 눈물로 안전을 배울 수는 없다. 피해 생존자들이 만들어내는 변화에 연대하며 힘을 보태는 일은 곧 나의 안전한 삶과도 연결된 문제다.


같은 일을 겪지 않았다면 우리는 같은 슬픔을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상실 앞에서 느낀 감정은 다른 사람의 것과 다르고, 참사 피해 생존자의 감정과도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그 감정을 이해하려고 시도해 볼 수는 있을 테다. 그렇게 할 때 나는 사회적 재난이 결코 나와 무관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내년 봄에는 모두를 안녕한 모습으로 볼 수 있을까? 세상이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아 무력해질 때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세월호 12주기 집회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려야겠다. 생명이 이윤에 앞서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슬픈 기억도 기꺼이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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