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망령, 지리산 케이블카!
지리산 그 어디에도 케이블카가 들어설 곳은 없다
정은아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나는 저 산만 보면 피가 끓는다
눈 쌓인 저 산만 보면
지금도 흐를 그 붉은 피
내 가슴에 살아 솟는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인 지금의 나에게 지리산은, 대학 시절 지리산의 의미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스무 살의 나든 갓 50을 넘긴 지금의 나든 지리산은 그 존재만으로 가슴 뛰게 한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어떤 의미든 ‘영산(靈山)’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지리산일 것이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하면서 내려다본 전경ⓒ환경운동연합
지리산은 1967년 전국에서 처음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국보 1호, 보물 1호 지정은 상징성이 대단히 크다. 지리산의 가치와 중요성이 ‘국립공원 1호’로 설명된다. 아니, 과연 이 말로 설명을 다 할 수 있을까?
경남, 전남, 전북권의 산청, 함양, 구례, 하동, 남원 5개 시,도에 걸쳐있는 지리산은 누군가에게는 존재 그 자체로 힐링이고 감동이다. 하지만 다른 이에게는 개발하기 좋은 관광자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듯하다. 이들은 지리산 권역 곳곳으로 산악열차, 골프장, 케이블카를 건설하지 못해 안달이다. 그러나 지리산과 지리산의 생명을 보듬으려는 사람들은 오늘도 ‘지리산 개발 반대’ 피켓 하나에 온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지리산 케이블카 건설 시도는 지리산권 시,도 지자체장들의 단골 공약으로 계속 있어왔다. 그러나 환경부는 2012년 남원, 구례, 경남의 산청, 함양군이 공동 신청한 케이블카 사업을 부결시켰고, 2016년~2017년 경상남도가 추진한 사업과 2022년 구례군의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반려한 바 있다.
그리고 지금, 케이블카의 망령이 다시 깨어났다. 말 그대로 죽은 사람의 영혼인 망령이, 환경부의 반려로 죽었다고 생각한 케이블카가 다시 추진되려고 한다. 2023년 4월, 산청군은 시천면 중산리에서 장터목 인근 구간을 지리산 케이블카 노선으로 정하고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마련, 환경부에 변경 신청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 지리산케이블카 경남 산청군 노선안. 산청군 제공
환경부의 ‘지리산권 자치단체 간 단일노선 미합의’의 반려 사유는 지역 갈등을 끊임없이 부추겨왔다. 경남의 산청, 함양 간 치열한 케이블카 유치 경쟁의 결과, 지난 19일 경상남도는 산청, 함양 단일노선으로 중산리~장터목 구간을 연결하는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을 결정했다.
지난 2017년 지리산 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아 산청군은 ‘지리산의 미래상’과 향후 50년의 비전과 전략을 선포했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이 앞으로 세계적인 명산으로 거듭나도록 정부와 지역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 지역의 항노화 산업과 연계해 지리산권역을 세계적인 힐링 컨트리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끔찍하다. 무엇을 더 하려는 것인가?
이제 케이블카 건설은 재앙이다. 전국 관광케이블카 41곳 중 38곳이 적자다. 25곳이 2012년 이후 과열된 개발열기로 건설되었고, 현재는 모두 적자다. 비슷한 시설끼리 경쟁하며 수렁에 빠진 것이다. 정치인인 지자체장들이 표 장사를 위해 단기적 성과에 목맨 결과다. 한때 케이블카 건설의 모범사례로 불린 통영 케이블카도 2023년 탑승객은 이전의 1/3 수준인 42만 명으로 급격히 줄어 39억 적자로 전락했다. 지리산 주변에도 이미 사천, 하동, 거제 등에 케이블카가 있고, 이들 모두 적자다. 이런 상황에서 지리산 케이블카는 무슨 근거로 수익을 낼 것이라 장담하는가?


온몸과 마음을 다해 아침마다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를 외쳤던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산청 주민대책위원회’는 허탈함과 분노를 감출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7월 1일 환경부 앞 집회와 공무원 면담을 준비하면서 이제 시작인 싸움을 이기려 한다. ‘지리산’ 이름 하나로 흥분하고 행복해하는 이들에게 연대를 요청하며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싸움을 이기려 한다.


설악산을 빼앗긴 지금, 지리산마저 내어줄 수는 없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에 지리산 댐, 지리산 케이블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오명을 자꾸 씌우지 마라. 지리산은 지리산 그대로 지리산이다. 지리산으로 향하는 한 대의 포크레인도 용납할 수 없다.
지리산 케이블카 백지화하라!
😊정은아 활동가는 진주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주환경운동연합은 각종 환경오염과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 행위로부터 자연과 인간을 보호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리산 양수댐과 둔철산 골프장 반대, 남강 생태·수질 조사, 진양호 녹조 모니터링, 4대강 사업 저지 운동, 지리산댐 건설 백지화, 지리산 케이블카 백지화 등 현안문제에 대응하며 진주, 서부경남의 생태환경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주환경운동연합 후원하기
다시 살아난 망령, 지리산 케이블카!
지리산 그 어디에도 케이블카가 들어설 곳은 없다
정은아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나는 저 산만 보면 피가 끓는다
눈 쌓인 저 산만 보면
지금도 흐를 그 붉은 피
내 가슴에 살아 솟는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인 지금의 나에게 지리산은, 대학 시절 지리산의 의미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스무 살의 나든 갓 50을 넘긴 지금의 나든 지리산은 그 존재만으로 가슴 뛰게 한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어떤 의미든 ‘영산(靈山)’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지리산일 것이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하면서 내려다본 전경ⓒ환경운동연합
지리산은 1967년 전국에서 처음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국보 1호, 보물 1호 지정은 상징성이 대단히 크다. 지리산의 가치와 중요성이 ‘국립공원 1호’로 설명된다. 아니, 과연 이 말로 설명을 다 할 수 있을까?
경남, 전남, 전북권의 산청, 함양, 구례, 하동, 남원 5개 시,도에 걸쳐있는 지리산은 누군가에게는 존재 그 자체로 힐링이고 감동이다. 하지만 다른 이에게는 개발하기 좋은 관광자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듯하다. 이들은 지리산 권역 곳곳으로 산악열차, 골프장, 케이블카를 건설하지 못해 안달이다. 그러나 지리산과 지리산의 생명을 보듬으려는 사람들은 오늘도 ‘지리산 개발 반대’ 피켓 하나에 온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지리산 케이블카 건설 시도는 지리산권 시,도 지자체장들의 단골 공약으로 계속 있어왔다. 그러나 환경부는 2012년 남원, 구례, 경남의 산청, 함양군이 공동 신청한 케이블카 사업을 부결시켰고, 2016년~2017년 경상남도가 추진한 사업과 2022년 구례군의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반려한 바 있다.
그리고 지금, 케이블카의 망령이 다시 깨어났다. 말 그대로 죽은 사람의 영혼인 망령이, 환경부의 반려로 죽었다고 생각한 케이블카가 다시 추진되려고 한다. 2023년 4월, 산청군은 시천면 중산리에서 장터목 인근 구간을 지리산 케이블카 노선으로 정하고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마련, 환경부에 변경 신청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 지리산케이블카 경남 산청군 노선안. 산청군 제공
환경부의 ‘지리산권 자치단체 간 단일노선 미합의’의 반려 사유는 지역 갈등을 끊임없이 부추겨왔다. 경남의 산청, 함양 간 치열한 케이블카 유치 경쟁의 결과, 지난 19일 경상남도는 산청, 함양 단일노선으로 중산리~장터목 구간을 연결하는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을 결정했다.
지난 2017년 지리산 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아 산청군은 ‘지리산의 미래상’과 향후 50년의 비전과 전략을 선포했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이 앞으로 세계적인 명산으로 거듭나도록 정부와 지역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 지역의 항노화 산업과 연계해 지리산권역을 세계적인 힐링 컨트리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끔찍하다. 무엇을 더 하려는 것인가?
이제 케이블카 건설은 재앙이다. 전국 관광케이블카 41곳 중 38곳이 적자다. 25곳이 2012년 이후 과열된 개발열기로 건설되었고, 현재는 모두 적자다. 비슷한 시설끼리 경쟁하며 수렁에 빠진 것이다. 정치인인 지자체장들이 표 장사를 위해 단기적 성과에 목맨 결과다. 한때 케이블카 건설의 모범사례로 불린 통영 케이블카도 2023년 탑승객은 이전의 1/3 수준인 42만 명으로 급격히 줄어 39억 적자로 전락했다. 지리산 주변에도 이미 사천, 하동, 거제 등에 케이블카가 있고, 이들 모두 적자다. 이런 상황에서 지리산 케이블카는 무슨 근거로 수익을 낼 것이라 장담하는가?
온몸과 마음을 다해 아침마다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를 외쳤던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산청 주민대책위원회’는 허탈함과 분노를 감출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7월 1일 환경부 앞 집회와 공무원 면담을 준비하면서 이제 시작인 싸움을 이기려 한다. ‘지리산’ 이름 하나로 흥분하고 행복해하는 이들에게 연대를 요청하며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싸움을 이기려 한다.
설악산을 빼앗긴 지금, 지리산마저 내어줄 수는 없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에 지리산 댐, 지리산 케이블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오명을 자꾸 씌우지 마라. 지리산은 지리산 그대로 지리산이다. 지리산으로 향하는 한 대의 포크레인도 용납할 수 없다.
지리산 케이블카 백지화하라!
😊정은아 활동가는 진주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주환경운동연합은 각종 환경오염과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 행위로부터 자연과 인간을 보호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리산 양수댐과 둔철산 골프장 반대, 남강 생태·수질 조사, 진양호 녹조 모니터링, 4대강 사업 저지 운동, 지리산댐 건설 백지화, 지리산 케이블카 백지화 등 현안문제에 대응하며 진주, 서부경남의 생태환경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주환경운동연합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