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현장소식] 핵폐기장 후보지였던 굴업도를 가다

김은숙 미디어소통팀 활동가
2024-06-26
조회수 591

 

굴업도 코끼리바위, 덕물산 방면 해변에는 방치된 해양쓰레기가 가득

 

심형진(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6월 16일 이른 아침, 굴업도로 가기 위해 배를 탔다. 굴업도는 인천항에서 직선거리로 약 60km, 항로로 약 70km 떨어진 섬이다. 한 번에 가는 배편은 없고, 덕적도에서 배를 갈아타야 한다. 거리상으로는 그렇게 멀지 않지만 가기 쉬운 섬은 아니다. 한때는 한국의 갈라파고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찾았고, 요즘은 백패킹 성지라는 이름으로 인지도가 있다.

굴업도는 인천환경운동연합과 연이 깊은 섬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이 출범을 준비하던 1994년 11월 중순, 인천 앞바다의 굴업도에 핵폐기장을 건설하기로 정부가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994년 12월 4일,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출범과 함께 굴업도 핵폐기장 저지 운동을 시작했고, 1995년 10월 지하에 활성단층을 발견하며 승리했다. 2006년에는 CJ그룹이 굴업도의 땅 98%를 사들이며 골프장을 지으려고 했지만, 반대운동의 결과 2014년 골프장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30년 역사에서 굵직한 환경운동이 2차례나 있던 섬이다.

굴업도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목기미 해변으로 발을 향했다. 굴업도는 원래 동섬과 서섬으로 분리돼 있었지만 사이에 모래가 쌓이며 연결됐다. 목기미 해변이 바로 굴업도의 동섬과 서섬을 연결하는 육계사주이다. 목기미 해변에 무언가 거무스레한 게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상괭이 사체였다. 

 ▲목기미 해변 상괭이 사체ⓒ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에 해안가에서는 종종 파도에 떠밀려온 상괭이의 사체를 찾아볼 수 있다. 상괭이는 ‘웃는 돌고래’로 잘 알려진 해양포유류다. 폐로 호흡하기 때문에 2~3분에 한 번씩 수면 위로 올라와 숨을 쉬어야 한다. 어쩌다 안강망에 걸리면 수면위로 올라오지 못해 결국 익사한다.

상괭이 사체를 제외하고 목기미 해변은 비교적 깨끗했다. 접근하기도 쉽고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라 관리가 잘되는 편이다. 

 ▲덕물산 방면 해변에 있는 해양 쓰레기ⓒ인천환경운동연합

목기미 해변을 지나 덕물산 방면으로 이동하자 바다에서 떠밀려온 쓰레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덕물산 방면 해변은 관광객들이 자주 찾지 않으니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 우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해양쓰레기는 육지에서 떠내려온 육상 기인 쓰레기와 어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상 기인 쓰레기로 나뉜다. 인천 앞바다는 한강하구와 이어져있다 보니 해양쓰레기가 굉장히 많다. 바다 속 깊이 잠긴 침적쓰레기나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부유 쓰레기에 비해, 해안가에 떠밀려온 쓰레기는 그나마 치우기 쉬운 편이다. 하지만 바닷물로 인한 염분이 많아 재활용 될 수 없고, 공공시설에서 소각되기도 어려워 처치가 곤란하다. 

▲덕물산 해변 검은머리물떼새ⓒ인천환경운동연합 

해양쓰레기 틈에서 삑-삑- 하는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검은머리물떼새였다.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이며, 국제 적색목록에는 준위협(NT)에 해당하는 철새이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이 시기에 자갈밭에서 산란하기 때문에 인적이 드문 해변가에서 잘 볼 수 있는 새이다. 보통 인적이 드문 해변가에는 떠밀려오는 해양쓰레기가 방치돼있다보니, 바닷새들이 해양쓰레기 틈에서 새끼를 기르는 모습이 일상이 되고 있다.

일몰 시간이 되면서 다시 목기미해변을 지나쳐 개머리능선에 올랐다. 완만하게 형성된 능선을 따라 저 멀리 선갑도가 보였다. 

▲개머리능선에서 바라본 선갑도의 일몰ⓒ인천환경운동연합 

선갑도는 오징어게임의 촬영지로 유명한 무인도이다. 낮게 깔린 해무와 석양에 물든 구름이 함께한 선갑도는 신비한 모습이었다. 선갑도 해역에선 4년 전에 산호가 발견되기도 했다. 7월에는 선갑도의 침적쓰레기를 조사하기 위해 선갑도를 들어간다.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섬이다 보니 기대하고 있다.

다음날 오전에는 관광객들이 꼭 방문한다는 코끼리바위로 움직였다. 목기미해변을 지나 코끼리바위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해양쓰레기가 보였다.

 ▲코끼리 바위 옆 해변의 해양쓰레기ⓒ인천환경운동연합 

코끼리바위 옆에는 해변부터 언덕까지 파도와 바람을 따라 형성된 사구가 있다. 사구가 형성되는 지역에는 모래가 쌓이듯 쓰레기도 쌓인다. 코끼리바위 쪽 해변은 관광객이 많이 찾지만 지형이 험난해 해양쓰레기를 쉽게 치우기 어렵다. 경치 대신 해양쓰레기를 눈에 담게 된다면 관광객들은 어떨까? 아름다운 경치도 사람의 노력이 있어야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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