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농성장을 지키기 위해 찾아오는 환경연합 동지들께
천막농성장은 벌써 한 달을 넘어 두 달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천막의 낮은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북적거리기도 하고 여러 행사들이 진행됩니다. 연인원으로는 이미 1000여 명이 찾아왔습니다. 이런저런 행사를 기획하기도 하고, 안부를 전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 농성장은 늘 풍성합니다. 여기에 생명들이 한 몫을 더해줍니다. 약 30여 종의 새들이 번식하면서 매일 아름다운 소리를 보태줍니다. 양서류 소리와 가끔 고라니가 뛰어갑니다. 매일밤 어떻게 조용히 이동하는지 포유류의 발자국이 바뀌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러다 보니 농성장은 늘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합니다.

이런 낮의 다양한 활동과는 다르게 천막농성장의 밤은 고요합니다. 저녁 늦게까지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지만, 밤은 고요함과 적막, 여러 소음들이 공존합니다. 이런 밤을 지키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불편한 잠자리와 고요함을 깨는 도시의 소음이 직격합니다. 날이 더워지면서 곤충들도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내리는 비는 혹시 천막이 넘치지 않을지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게 만듭니다. 그래서 밤을 지키는 일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특히 멀리에서 찾아와 하룻밤을 보내는 것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어려운 일을 기꺼이 해주는 동지들이 있습니다. 그간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밤을 지켰습니다. 그간 찾아준 많은 시민 여러분들께 감사를 올립니다.
전국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와 회원들께 특별히 감사 인사 올립니다. 전국에 있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세종보 상류에 쳐 있는 천막농성장을 찾아와 기꺼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밤을 함께 해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이성우 처장이 생각납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처장 역시 여러 차례 방문해 밤을 함께 보냈습니다. 신우용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김종원, 강홍구 활동가도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야간 당번이라는 어려운 요청들 드린 이후 찾아오는 형태가 바뀌었습니다. 경남지역환경운동연합 활동가, 경기환경운동연합활동가, 전남, 충남,서울 등 그룹으로 찾아와 밤 당번을 청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인원 역시 다양하게 꾸려서 찾아옵니다.
밤을 지새울 동지들을 두고 집으로 향할 때마다 고마움을 제대로 전하지 못합니다. 제 성격이 별로 좋지 못한 탓입니다. 아침에 다시 찾을 때 밝은 얼굴로 맞이하는 동지들이 존경스럽습니다. 환경운동연합 연대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오늘 밤은 충남환경운동연합에서 밤을 보냅니다. 10명의 활동가들이 찾아와 시간을 보내고 당번을 섰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찾아올 많은 밤 당번 동지들과 회원 시민 여러분께 미리 감사를 드립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천막 농성장을 차리고 난 이후에는 늘 신세를 지는 부탁과 요청들을 하게 됩니다. 행사를 함께 해달라, 참여를 부탁드린다 등의 요청에 기꺼이 마음과 시간을 내어주는 많은 이들에게 우선 일차적인 감사를 올립니다.
금강의 생명을 위해 함께 해준 이들과 환경운동연합 동지들에게 다짐을 해봅니다. 꼭 지켜서 고마움에 보답하겠노라고 다짐합니다. 오늘 밤에도 농성장을 지키는 동지의 감사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보고 싶습니다. 이런 간절함을 위정자들은 모르지만, 국민들은 알 것을 저는 굳게 믿습니다.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 시민 여러분 함께 힘을 모아주는 모든 분을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연대가 되고 연대가 싸움을 승리로 이끌 것을 저는 믿습니다. 함께 한 모든 이들의 승리로 마무리되기를 바라며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이경호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농성장에서 온 편지 34일차~45일차 까지
2024.06.01
[세종보 천막 소식 34일차]
참으로 든든한 하루였습니다. 천주교생태환경위원회 신자분들이 이곳 강변에서 하느님께 기도 드렸습니다. 어떤 생명도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한 마음으로 기원했습니다. 인천에서 동지들도 찾아주었습니다. 솔숲에서 띄운 편지도 받았습니다. 인천 계양산 나무 위에서 150일이 넘도록 농성한 목사님의 편지입니다. ‘불나비’의 민중가수님도 오셨어요. 힘찬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또 앞에서 소식을 전하다가 울컥했지 뭡니까. 글쎄, 뭔지 모르겠어요. 이 싸움에 성과같은 것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이 패악하고 무도한 ‘정부’라는 권력을 생각하면, 그리고 여기 사는 생명들을 생각하면 속에서 억울함? 분노? 허무함? 무기력함? 이런것들이 하나가 되서 울컥하면서 올라와요.
세종시는 우리를 ‘고발 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위험해서 그렇다네요. 그러면 대청호 방류를 조절하면 되고, 세종보 재가동을 중단하면 됩니다. 그러면 아무도 다치거나 죽지 않아요. 여기 금강의 생명들도 다 잘 살 수 있습니다.
세종보가, 댐이 바로 위험시설입니다. 싸이렌을 울려야해요. 수문을 닫으면 여기 천막과 동지들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아니더라도, 그냥 세종 시민들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리 세종보를 언제 어떻게 열고 닫을 건지를 세종 시민들에게 미리 알려야하는 것 아닙니까. 아마, 대청댐 방류량을 상세히 알려오면서 위험하다는 문자는 전국에서 저한테만 올겁니다. 저만 위험한건가요? 세종보 수문을 닫는 행위는 살인미수가 될 수 있습니다. 만에하나, 누구라도 안좋은 일이 생기면, 그건 살인이고요. 환경부와 세종시가 미친거에요.
<세종 천막 둥지 페스티벌>을 소개합니다. 6월 3일이 세종시가 두고간 계고장의 자진철거 기한이었습니다. 추측컨데, 6월 3일, 4일, 5일 중 경찰과 함께 천막을 철거하러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천막 주변에 둥지를 짓기로 했습니다. 바로 동조 텐트에요. 가능하신 분들은 모여주십시오. 3일 오후부터 텐트를 짓고, 4일에는 프리마이크, 공연, 무엇보다 얼가니새의 댄스 공연, 그리고 자유롭게 금강을 즐기면서 이곳 천막을 지켜봅시다. 3, 4, 5일 입니다.
여러분들 삶이 어떤지 잘 알고 있어요. 어떤 동지들은 제주제2공항, 가덕도신공항, 새만금신공항, 설악산케이블카,,,, 등등,, 싸움이 있는 치열하고 아픈 곳에 시간을 내서 함께 싸워줍니다. 다들 삶이 있고 일과가 있음에도 말이에요. 압니다. 이해합니다. 뭐라도 어떻게든 해주고 싶은 여러분들 마음을 잘 알고 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너무 부담 갖지는 마세요. 가능하면, 가능하다면 와주세요. 같이 부둥켜 안아 봅시다. 같이 이 천막을 지켜봅시다.
잡담이 너무 많지마는, 이런 내용을 담은 라이브 방송을 해 보았습니다.
https://youtu.be/D2d-up1udK8
금강에 비친 천막은 두배가 됩니다. 물론 동지들도 두배가 되지요. 여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를 지켜보는 무수한 동지와 증인 여러분, 고맙고 사랑합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2024.6.04
천막농성장에서 봄봄님이 읽어주신 글입니다. 전 부끄럽고 고맙고 반성하고 눈물나게 들었습니다.
<새해에 친구들께 드리는 인사>
고된 시절입니다. 불행하게 태어난 사람은 여전히 불행하고, 사람의 언어를 갖지 못한 짐승들은 여전히 짐승의 자격으로 살고 있습니다. 대지와 갯벌은 사막이 되어 가고 회복의 길이 멉니다. 모든 사람의 것과 짐승의 것, 그 스스로인 지구를 황폐화시킨 자본의 욕심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자본에 엮이지 않는 삶이 가능할까요. 친구들의 절망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새해가 또 시작되었습니다. 당신들은, 활동가들은 또 이렇게 아스팔트에 나와 앉아 있습니다. 오늘 세종의 기온은 최저 3도, 최고 8도. 따뜻한 날입니다. 활동가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겨울 날씨가 이렇게 따뜻하다니, 우리가 잘못한 거, 우리 죄다. 그리고 되뇌입니다. 좋은 날이 올까, 우리 죽기 전에? 우리가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이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는, 이 지구에서 같이 살고 있는 저들을 우리는 용서할 수 있을까요? 우리 죽기 전에 좋은 세상 올 것 같지 않은데, 내가 죽는 날 나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내 어린 아이 손을 한 번 더 잡고 꽃놀이 한 번을 더 하지 못한 일, 내 사랑하는 사람의 거친 등을 한 번 더 토닥여 주지 못한 일, 그를 한 번 더 껴안지 못한 일, 내 어머니를 안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한 번도 얘기하지 못한 일, 봄여름가을겨울 이 길에서, 이 끈적끈적하고 딱딱한 아스팔트에서 세상에 돌을 던지느라, 남들처럼 그렇게 갖지 못한 시간들을 당신은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오늘도 이렇게 겨울 여기에 나와 앉아 있습니다. 오늘 세종의 기온은 최저 3도, 최고 8도 따뜻한 날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같이 있습니다. 지난 가을 금강 물 깊은 자리에 몸을 처박고 강이 흐르기를 외친 사람들, 뭐, 그렇게 될 일이라고, 매주 부산에서 세종까지 와서, 무슨 힘이 된다고, 힘 한 번 세게 주면 바삭 부서질 보드를 들고, 실리도 명분도 없는 가덕도 신공항 백지화하라, 외치는 사람들, 신공항 반대 운동을 하면서 만날 비행기 타고 다닌다며, 허허 웃으며 자조하지만, 그래도 기어이 이 국토부 앞에 오고 또 오는 제주 사람들.
사람이 어쩌다 밀물처럼 왔었지만 어느 날 보니 옆의 천막이 하나씩 썰물보다 빠르게 철거되고 결국 그만 남았던, 제주제2공항을 반대하는 천막촌에서 혼자 녹색천막의 밤들을 지키다 어느 총선, 직업정치인의 열망에 질려 탈당하고 만, 지금 유난히 기억나는 그 사람, 경미님.
전 세계 유래가 없다는 간척지 사업의 현장 새만금에서 이십 년 밤낮을 하루 해처럼 보내며, 뉴질랜드에서 1만2천km를 날아온 도요새의 금강, 한겨울 오후 다섯 시 사십 오분 주홍과 잿빛이 섞인 물 위를 날으는 육십만 가창오리의 금강, 그 금강을 지킨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우리가 이렇게 같이 있습니다. 참, 기가 막히고, 어떤 날엔 절망이 목구멍까지 솟구칩니다. 우리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 많은 이기심을 내려놓고, 여기 아스팔트에서 새만금의 연안갯벌을 지키고, 마르고 닳도록 성산 일출봉을 지키고, 가덕도 그 푸른 동백들과 그 깊고 검은 바다를 지키는 당신들요, 죽도록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요?
아깝고 아까운 사람들요. 당신이 건강하길 바랍니다. 밤에도 잠을 잘 못 자는 당신들, 돈도 안 되는 일을 하느라 밤을 꼬박 새고 낮이면 다시 가덕도 파란 나무가 아깝고, 금강이며, 방조제며, 구럼비, 강정천과 이 다 쓰러져가는 천막을 지키고, 또 개미굴 같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일에 일을 더하는 당신들, 수면 부족과 불면증과 궤양과 자궁암에 시달리는 당신들, 건강하길 바랍니다.
당신이 당신의 희망입니다. 나는 나의 희망인 당신들 덕에 살고 있습니다. 나의 정당이 만드는 국회의원 정도가 아니라, 그가 만들 법안이나 정책이나 공약 같은 것들이 아니라, 당신의 현장을 사랑하여 당신의 현장에 몸을 다 던지고 불사르고 그리고 아무 명예도 권력도 남기지 않을 당신들 때문에, 당신들이 그리워서 나는 살고, 나는 여기에 옵니다. 부디 건강하세요. 당신이 하루라도 더 살아야 가덕도가, 수라갯벌이, 금강이, 장남들이, 제주도가 하루 더 삽니다. 나는 새해에도 당신 옆에 있겠습니다. 살다 보면 어느 날 우리는 함께 후회하지 않으며, 깊이 사랑하며 서로를 기억하며 짧게 웃으며 세상을 같이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의 평화를 바라며 지금 함께 있습니다.
[세종보 천막 소식 38일차]
수달아. 미호종개야. 흰수마자야. 미꾸라지야. 자라야. 흰목물떼새야. 꼬마물떼새야. 새우야. 모래무지야. 쇠오리야. 큰고니야. 깝작도요야. 꾀꼬리야. 뻐꾸기야. 박새야. 참새야. 오소리야. 너구리야. 흰뺨검둥오리야. 왜가리야. 거위야. 잉어야. 가마우지야. 고라니야. 삵아. 파랑새야. 물총새야. 검은등할미새야. 참새야. 비둘기야. 까치야. 물까치야. 삑삑도요야. 알락도요야. 원앙아. 장끼야. 까투리야. 꺼병이야...이름은 몰라도, 아름다운 친구들아..
금강은 너희들 집이야. 이곳을 지켜줄게.
환경부는 5월 초에 세종보를 재가동 하겠다 하였습니다. 공사 종료 예정일은 5월 6일 이었습니다. 소문으로 듣게 된 재가동일은 5월 1일 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4월 29일 천막을 지었습니다. 5월 1일이 지나고, 그 다음 소문은 5월 20일. 그 다음은 6월 1일 이었지요. 그리고 6월 3일은 자진철거 계고종료일이었고, 경찰 고발 예고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6월 10일까지 철거하랍니다. 이 날들마다 우리는 어깨에 힘을 주고 있었습니다. 굳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는 대화보다 협박에 능합니다. 비가 오면 언제 ‘퇴거하라’, ‘철거하겠다’하고 들어올지 모르지요. 우리는 몇번의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래도 지금 우리는 여기에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고마나루는 6일, 단 6일을 버텼습니다. 귀한 6일이지만,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지 못한 자책이 너무나 컸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더 애를쓰고 버팁니다. 그래요. 우리는 버텼습니다. 우리는 여기 금강에 남아있습니다. 이 정부는 자기들이 하는 일을 좋아해주는 사람만 국민으로 여깁니다. 지금 정부로부터 우리는 버려져있습니다. 그저 수문을 닫기 위해 치워야하는 존재일뿐, 우리가 하는 이야기에 답변은 없습니다. 두고 보세요. 결국 우리는 여기 남아있을 겁니다. 그리고 여기를 안전한 땅이 되도록 할 겁니다.
‘윤석열의 금강 파괴 막아라’ 최전선의 천막농성 - 뉴스타파의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한번씩 보시고, 널리 알려주세요.
https://newstapa.org/article/DRxG5
내일은 6월 6일입니다. 없어야 할 것들이, 있지 말아야 할 곳에 있습니다.(천막이 아닙니다) 독립유공자와 친일반민족 행위자가 한 자리에 있어서 되겠습니까. 청산하지 못한 잔재들이 아직도 망령으로 남아서 이 나라를 떠돌고 있습니다. 국립묘지법을 개정하여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들어내야합니다. 내일 오시는 분은 태극기를 하나 가져다 주세요.
밤이 되고 하나 둘, 둥지에 불이 켜집니다. 둥지도, 동지도, 밤도, 강도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단일로 가장 많은 세종 시민들이 오신 것 같습니다. 어쩌면 다 아는 이야기일텐데도, 고개를 끄덕이며 잘 들어주셨습니다. 소문을 내달라 요청했습니다. 이제 정부는 큰일 났습니다. 아름다운 금강에 아름다운 둥지, 천막 이야기가 세종 곳곳에 퍼질테니까요. 고맙습니다. 내일 둥지는 더 굳셉니다. 안녕.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39일차]
이 아이를 어떻게 할까요? 언젠가 한번은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비둘기 한명이 천막에 들어왔습니다. 천적에 쫓기다 도망쳐 들어왔는지, 겁을 잔뜩 먹고 나가지를 않아요. 유난히 눈이 크고, 좀 어려보입니다. 저는 이렇게 좀 같이 있어도 좋겠다 싶은데, 그래도 여기서 계속 살 수는 없으니, 걱정입니다. 방법을 알려주세요. 고라니 언니 오빠들도 이제 아주 가까이 다닙니다. 털 빛이 아주 예뻐요. 이곳은 생명이 충만합니다.
어제는 한강, 낙동강, 영산강에서 강 활동가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만났어야하고, 모였어야 합니다. 마지막 말씀을 해주신 어머님 한 분이 기억이 납니다. ‘엄청 멀더라.. 많은 사람이 모여있고, 시끌벅적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와보니, 너무나 연약하고... 이렇게 해서 강을 지킬 수 있을까..’ 어머님은 끝맺지 못하고 우셨어요. 저도 울컥하지 뭡니까. 정말 강 엄마가 걱정을 해주는 것 같았거든요. 이런 사랑의 마음은 여러말하지 않아도, 무엇 무엇 해주겠다 약속하지 않아도, 큰 위로가 됩니다.
어제는 현충일이었지요. 천막 현수막을 보고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평소 제가 아나키스트를 자칭하는 사람이라, 안어울린다는 동지도 있었지요. 그러나 적폐는 청산되어야합니다. 지난 과오는 깨끗이 밝히고 드러내서, 정리되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한 번도 과거를 깨끗이 정리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금강을 살리는 일, 4대강 사업 당사자와 부역자들을 밝히고 청산하는 일은, 결국 친일 청산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롭게 정리되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세종보 닫아봐야 한다.’, ‘다시 녹조랑 악취를 겪어 봐야 안다.’라고 합니다. 그 마음 잘 알지요. 그러나 금강은 적폐세력을 반성하게 하기 위한 교보재가 아닙니다. 국민들을 깨닫게하기 위한 교보재가 아니에요. 더군다나 생명은 더욱 그렇습니다. 2012년 4대강 사업 준공 이후, 우리는 이미 쓰디쓴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 댓가는 너무나 컸어요. 그나마 세종보 공주보를 개방해서 금강은 좋아졌어요. 개방 이후에 세종에 오신 분들은 이전 상황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낙동강은 심각해요. 아직도 녹조에 대해서 심각성을 인식 못하고 있어요. 그 악몽을 여기에 다시 재현해야겠습니까? 그래야 알겠습니까? 먹어봐야 똥인 줄 알아요? 우리는 공부하고 반성해야하고, 금강은 이대로 흘러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천막이 있는 곳은 ‘강’이에요. 6월 10일까지 천막을 자진 철거 하라고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추가 계고는 없고, 고발 조치하겠다는 내용도 명시해놨습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위험하다고, 퇴거 철거를 요구 할 수 있겠지요. 거부하면 경찰을 대동해서 연행하러 올겁니다. 당연히 우리는 버틸 겁니다. 세종보만 아니면 위험할 일 없습니다. 세종보 재가동을 중단하면 됩니다. 보만 사라지면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백해무익한 보를 왜, 누가 지키려는 겁니까? 8일 부터 비가 예보되어 있습니다. 10일은 자진철거 계고 종료일이고요. 8일에는 비로 인해, 10일부터는 공권력으로 인해 비상입니다. 천막을 찾아와 주십시오. 지켜주십시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6월 7일>
소중한 동지들을 뵙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박옥희 처장님과 활동가 들이 오늘 오전을 책임졌습니다. 전국에서 오늘 발걸음에 감사합니다. 이개 다 지역에서는 벗인 것을 압니다.
어제밤부터 자리를 지킨 정수근 처장은 묵음으로 뭔가를 쓰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만 뒀지만 전 오산환경연합 신춘희 국장도 자리를 지켜주십니다. 휴직중인 대구의 김민조활동가에게도 인사를 못드렸네요!
천막농성장은 이제 40일을 지나가고 있고 하루하루가 위태롭습니다. 세종시는 10일까지 자진철거를 하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는 계고장을 던져놓고 갔습니다.
조만간 큰 상황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은 폭풍전야 입니다. 긴급하게 요청드릴 날이 가까이에 있습니다. 조만간 면구스럽지만 연대를 요청드리며 빚을 져보려고 합니다.
🪺일시 : 6월 10일(월) 오후~12일(수)
🌱장소 : 세종보 천막농성장(네비에 금강스포츠공원 주차장, 주차 후 게이트볼장 가로질러 금강변)
🌿안내 : 숙박할 분들은 텐트 준비, 취사 및 음주 금지, 일회용품 사용 자제, 화장실 멀어요!
🐿️ 둥지 페스티벌 2
영화<삽질> / 뉴스타파 <최전선의 천막농성> 상영회
일시 : 6월 10일(월) 저녁 8시
장소 : 천막농성장
관람료 : 무료
준비물 : 깔판 또는 의자
<세종보 천막 긴급파발>
금강을 보고계신 여러분께 알립니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의 곁에서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세종보 천막농성장은 오늘도 많은 분들이 자리해주고 계십니다.
세종시가 지난 3일, 2차 계고장을 주고 갔고 자진철거 하라고 한 날짜는 6월 10일(월) 까지 입니다.
해서 10일(월)~12일(수)는 세종시와 환경부 움직임을 지켜보며 준비하고 있으려 해요.
10일까지 자진철거이니 11일이 디데이가 될 수도 있겠지만, 8일에 비 소식이 있으니 또 이를 핑계로 처들어올까 걱정입니다.
현장에서는 계속 여러가지 수를 보면서 대비하고 있습니다.
✊세종보 농성장으로 와주십시오. 세종시와 환경부가 왔을 때 천막농성장에 50명만 같이 버티고 있어도 그들이 아무것도 못할겁니다.
100명이 위에서 지켜만 보고 항의만 해주셔도 강제 연행을 하지는 못할겁니다.
혹시 안 오고 3차 계고를 가지고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렇게 지켜보고 준비하고 있다는 기세를 보여준다면 다음 스텝이 그렇게 가볍지는 못할겁니다.
🪺세종보로 와주십시오.
10일까지 자진철거이니 11일이 디데이가 될 수 있겠어요. 11일~12일 하루 꼬박 지켜주실 생각으로 와주세요.
같이 세종보 재가동을 막아주시는 길은 이 천막이 잘 버티고 서있을 수 있도록 함께 지켜주시는 것 뿐입니다.
연대를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와주실 때입니다!
- 이경호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40일차]
비가 오면 생각 나는 그 사람.
천막은 비가 오면 생각 나는, ‘그 사람’이 되었습니다. 금강을 사랑하는 사람, 천막을 다녀간 동지들은 비가 오면 여기를 생각합니다. 안전한지, 괜찮은지 걱정합니다. 동지들뿐 아닙니다. 비가 오면 세종시, 환경부, 수자원공사도 천막 생각을 합니다. “인명의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크고”라며, 애먼 걱정을 해줍니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다음에 있습니다. “귀 단체가 설치한 지장물로 인한 하류 하천 시설물에 심각한 피해가 예견되어”라는 말이지요. 가로 세로 3m의 천막이(어제 어머님은 ’이렇게 연약한 것‘이라고 하셨어요) 저 거대한 콘크리트 보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겁니다. 말입니까 방굽니까. 그러면서 추가 자진 철거 이행기간 부여가 어렵답니다. 세종보 재가동 해야하니, 기어코 우리를 치우겠다는 거에요.
이게 무슨 ‘보 사랑’입니까. “윤석열 정부가 ‘4대강 보 정상화’라며 수년에 걸쳐 만든 ‘보 처리 방안’을 폐기한 뒤론, ‘콘크리트 구조물’인 세종보를 ‘그만 괴롭히라’는 주장까지 나옵니다.”라더군요. 누가 누구를 괴롭히지요? 천막으로 무엇을 괴롭힐 수 있지요? 비오면 우리는 나갑니다. 우리도 우리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우리는 반생명, 불의, 불법, 부패, 독선을 피하지는 않겠습니다.
오늘 대구에서 그냥 시민이 찾아오셨습니다. 자양강장음료를 한박스 놓고는 도망치듯 떠나는 것을 붙잡고 정체가 무엇이냐 물었습니다. ’뉴스를 봤고, 고맙고 미안해서 들렀다.‘고 합니다. 그는 천막에 있는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도 없었습니다. 천막 소식을 듣고 대구에서 달려와서, 자양강장 음료를 놓고 도망치듯 떠났습니다. 천막 위치도 주소도 몰라, 낮선 도시 세종에서 세종보를 네비게이션에 입력하고 무작정 와서는, 천막을 찾아 돌아다녔답니다. 저는 오히려 그것이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감동받았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 비가 오다 잠시 그쳤습니다. 저도 비를 맞이하며,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침의 어린이 비둘기는 농성장 얼가니새가 뒷목을 잡고 ’연행‘이 아니고, 구출해주었습니다. 아마도 천적의 공격을 받고 도망쳐 온 것 같은데, 재민이가 나중에 찍은 사진을 보니, 천막 인근 다리 아래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아주 귀여운 녀석입니다. 낙동강 전사 정수근 동지가 종일 함께 있었습니다. 새종사람 신우 아빠가 만들어준 카레와, 노조하는 선생님들이 사다주신 떡볶이를 함께 먹으면서 역시 우리는 ’한 식구‘임을 인증 하였습니다. 대전의 호연지기 가수도 자양강장음료를 사다주었습니다. 오늘 저는 3병을 마셨고, 힘을 냈습니다. 데모자매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인천에서 온 동지들은 종일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었습니다. 오늘은 명랑한 이방인도 천막을 찾았습니다. 세종보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고 메모를 하더군요. 얼간이새와 낙동강 전사의 물수제비 배틀도 있었습니다. 한 2년은 겸손히 돌만 골라야겠다고 지도해주었습니다. 세종 동네 형들의 지지방문도 있었습니다. 잿빛개구리매, KT동지, 그저 웃는 선희 동지와 결의를 다지는 대화가 자정을 지났습니다. 이렇게 천막의 하루가 갔습니다.
이 모든 아름다운 이야기들, 아름다운 사람들을 지키고 싶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마련해준 금강을 지키고 싶습니다. 세종보 재가동을 막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12일까지, 세종시와 경찰, 공권력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습니다. 천막은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하겠지요. 그러나 보십시오. 우리는 결국 녹여낼 것이고, 금강과 하나가 되어 흐를겁니다. 동지들이 있기때문입니다.
내일 8일(토)은 불교환경연대 동지들이 천막에서 기도를 올립니다. 10시 30분, 천막입니다. 10일 저녁 8시에는 영화 <삽질> 상영회를 엽니다. 깔개를 가지고, 천막으로 모여주세요. 원한다면 댄스도, 노래도 같이 합시다. 저들은 공권력을 들고 오겠지만, 우리는 사랑으로 굳게 지킬겁니다. 우리 모두,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킵시다. 아자❤️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42일차]
설악의 일부가 떨어져나와 금강까지 흘러왔습니다.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스스로 ‘00의 아들’이라 부르는 자가 아닌, 설악을 어머니라 부르는 님이 오셨습니다. 같이 유투브 라이브를 하기도 했는데, 여러 말을 한 것 같지만 그는 줄곧 한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지키겠다’입니다. 설악을 지켜내자는 구호가 아니라, 지키겠다는 다짐. 아니 오히려 ‘이미 지켰다’는 미래완료형의 확신이요. 그래요. 금강을 지켜내자는 구호가 아니라, 이미 ‘금강은 무사하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오늘 어린이들이 이 금강변 작은 천막에 많이도 찾아왔습니다. 오랜만의 어린이 손님에 어쩔줄 몰라하며 쩔쩔맸는데도, 아주 잘 들어주었습니다. 오리배보다, 오리가 있는 강이 아이들은 좋다 하였습니다. 수륙양용차 다니는 강 보다, 만질 수 있는 강이 좋다 하였습니다. 그리곤 이 곳의 생명들과, 이 평화를 지켜달라고 함께 기도해주었습니다. 마음이 불러왔습니다.
세상과함께 어린이들과 동지들도 천막을 찾아주었지요. 물수제비의 정수를 전수했습니다. 밥과 피자도 나누어 먹었답니다. 노래 잘하는 목사님 노래도 듣고, 부르고, 희희덕 거리며 놀았습니다. 스님과 목사님이 한자리에서 금강이 어쩌고, 나라가 어쩌고, 정부가 어쩌고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냥 놀면서 천막을 지켜주었습니다. 스님과 목사님이 한자리를 지키니, 그 기도가 얼마나 거시기 하겠어요. 든든합니다.
세종남부경찰서로 고발인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역시 죄 없는 자는 당당합니다. 절차가 많아 귀찮기는 했지만, 경찰서가 하나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나중에 피고발인으로 경찰서에 방문해도, 당당하려고 합니다. 저에게 죄가 있다면, 산 강을 보았고, 그것을 지키려고 한 죄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고발인 진술을 하면서 다시 되짚어보았어요. 역시, 환경부 아주 나쁜 놈들입니다. 신이시여. 제발 벌을 내려주세요.
아침에 천막을 잠시 비워야해서 걱정이었는데, 역시나 새벽부터 달려온 동지들이 있습니다. 떡볶이도 사주고, 김밥도 사주었지요. 쫄면도요. 맛있는 비건 김치볶음밥을 만들어주고, 결혼기념일에 나눈다는 특별지원금을 금강에 가져다준 동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인천 코뿔소 언니. 날마다 먹이 나르기 바쁜 데모자매 중 언니 모녀와 복슬복슬 세바스찬 세찬이. 천막에 달라붙은 반짝이는 풍뎅이들과 아미 달님. 그리고 우리 정도어그이하오. 덕분에 오늘도 내일도 천막은 무사합니다.
내일은 영화 <삽질> 상영회입니다. 딱딱한 프로그램 같은 건 없습니다. 그냥 오시면 됩니다. 아마도, 일찍오시면 상영회 전에 자유롭고 편안하게 노래도 좀 들으면 좋겠습니다. 의자는 가지고 오세요. 결전의 날이 밝아옵니다. 제 마음도 밝아집니다. 귿나잇.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41일차]
대청댐 방류를 하는데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물살이 더 빨라졌습니다. 그래서 12남매 오리 가족 중에 5남매가 떠내려갔나봐요. 엄마 오리가 열심히 쫓아가서 물가로 인도합니다. 그리고 아주 현명하게 비교적 물살이 느린 곳으로 아기 오리 다섯을 이끌어갑니다. 다행히 아기 오리들도 얌전히 엄마를 따라갔어요. 오후에 보니, 헛물 켜는 것이 분명한데, 무슨 사냥이라도 하는 것처럼 어미 흉내를 내고있더군요. 덩치도 좀 컸어요.
불교환경연대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생명살림을 위한 기도회를 진행해주셨습니다. 세종보 상류 한두리대교에서 기도의 소리가 울리고, 뜻을 모아 금강변을 걷는 동지들의 모습에 감동이 되었습니다. 얼었던 마음이 녹았고, 어찌 분출할 줄 몰랐던 분노도 사그라들었습니다. 세분 스님과 불자님들과 참여자뷴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첫마을 3단지 주민분이 오셨습니다. 조용히 쓱 강가로 가셔서 물수제비 몇번 던지시고, 가만히 좀 걸으시더니, 이내 출구로 나가십니다. 어떻게 오셨는지, 평소에도 이곳에 내려오셨는지 여쭈었더니, ‘그냥 산책 나왔어요’하시면서 그냥 내빼시더군요. 세종보 닫았으면 그냥 못들르십니다. 역시 그냥, 아무때나 찾을 수 있는 강이 좋다 싶습니다. 저녁에는 어린이 둘이 찾아와서 신나게 놀다갔습니다. 돌을 주워 그림도 그렸습니다. 아주 밝고 명랑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초췌해졌습니다.
야간 천막도 지켜주고, 밥 굶을까 먹을 것 챙겨주고, 무사할까 염려해주신 동지들, 감사합니다. 10일 저녁 삽질 상영회에 참여해주세요. 강에서는 첫 상영회랍니다. 오셔서 강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누고 천막도 지켜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44일차]
여러분, 아세요? 올해 태어난 흰목물떼새 유치부 아이들이 천막 앞을 다닙니다. 이제 갓 태어난 잠자리가 날아와 날개를 말립니다. 아기 오리들도 눈에 띄게 자랐습니다. 금강은 살아있습니다.
아이들로부터 큰 힘을 얻습니다. 해밀초등학교 아버지회를 통해 아버지를 따라왔던 아이들이, 이번에는 엄마와 함께 천막을 찾았습니다. 삽질 영화는 보지도 않고 물가로 달려가더니, 돌을 던집니다. 삽질 영화가 끝날때까지 강가에서 놉니다.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가면서 인사를 했는데, 쑥스럽게 찾아오더니 ‘제가 지켜드릴게요’합니다. 엄마 말씀을 들어보니, 집에서도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천막이 없어지고, 금강이 망가질까봐요. 살아있는 강을 만난 아이는, 강을 지켜주고 싶다 하였습니다. 강이 걱정된다 하였습니다. 더욱 이 강을 지키고 싶어졌습니다. 아이는 태권도장 티셔츠를 입고 검은띠를 목에 두르고 있었습니다. 검은띠면 충분히 지킬 수 있습니다.
새벽에 천막 앞을 지나는 수달을 보았습니다. 털렁 털렁 걸어 물로 스르르 들어갔고, 유유히 물가를 따라 거슬러 올랐습니다. 너무나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카메라를 가지러 갔다가는 그를 보지 못하게 될 것 같아, 헤엄쳐가는 그를 그저 바라보았습니다. 그 역시 천막을 살피듯 갸우뚱 하였습니다. 어쩌면 10초 정도 되는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숨을 멈추고 경탄하며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수달을 보았다고 말해봐야 얼가니새는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진을 찍어 내가 수달을 보았다고 증명하는 것보다, 그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꽃 이름을 아는 것보다 꽃의 빛과 향기에 감탄할 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천막은 그야말로 축제의 장, 만남의 장입니다. 평소 만나지 못했던 먼 지역 사람들도 만나고, 10년 전 만났던 인연도 만나고, 뉴스에서 보았던 사람도, 가수도, 기자도 만납니다. 만나서 노래도 부르고, 듣고, 춤도 춥니다. 이야기도 나눕니다. 천막을 지키겠다고, 이 사람들이, 강가에 모여서 놉니다. 마지막 계고가 지나고 다음날이니, 아마도 고발을 하든, 집행을 하든, 무엇을 해도 이상치 않은 날입니다. 이 사람들이 있어서, 마음놓고 놀 수 있었습니다. 천막도 지켰지요. 정말 든든합니다.
천막 농성에서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이렇게 농성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다 동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지들, 이제 뭘하고 놀까요?
12일 오후 2시에는 보 개방 이후에 세종보 공주보 상류에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돌아와 서식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공주보를 마음대로 열고 닫아 학살을 일삼고, 이제 세종보까지 닫아 흰수마자 수달 물떼새 오소리 고라니 다 죽이려하는 ‘확신범’ 환경부 장관 고발 기자회견을 열어요. 죄인은 벌을 받고요, 우리는 기자회견 끝나고 놀아요.
“세종시 금강호텔에서 푹 쉬다갑니다~ 새벽 3시 20분, 큰 소음과 진동이 마치 지진이 일어난 듯 했습니다. 이어 들리는 쿠롸롸롸 소리는 불안함을 증폭시켰습니다. 그래도 잠결에 들린 소리라 다시 잠들었고 아침햇살이 비출때 일어나니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새들이 아침인사를 건넜습니다🖐 찬란한 여명은 흐르는 금강을 비추고 잔잔히 흐르는 물길은 낙동강이 흐르는 날을 기대하게 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강이 강답게 흐르길 바래봅니다:)”
멀리 부산에서 바쁜 일정에도, 먼길을 마다 않고 달려와 하룻밤을 지키고 새벽에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만 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잊지 않겠습니다. 인천에서 하룻밤을 지키겠다고 찾아와 자리를 지켜준 동지들, 그들은 참외를 깍았고, 같이 먹었고, 걱정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노동 투쟁의 현장에서 강을 지키는 싸움에 기꺼이 연대해준 민주노총 동지들, 서울에서, 인천에서 찾아온 녹색동지들 그저 고맙습니다. 광주, 대구, 전북, 경기에서, 경주에서, 그리고 대전에서,, 전국 사방에서 금강을 찾아준 동지들, 이곳이 사라질까봐 천막을 떠나지 못하는 재민이도, 정말 고맙습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45일차]
아무리봐도 헛물을 켜는 것이 분명한데, 엄마를 따라서 사냥흉내를 냅니다.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배우는 거겠지요. 발장구치는 법도 배우고, 물길 읽는 법도 배웁니다. 그런거에요. 아이들은 우리 거울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거울이고요. 돈돈 거리면서 물질만 추구하면, 아이들도 그렇게 자랍니다. 강바람을 사랑하고, 물소리를 들을 줄 알고, 새들의 노래소리에 눈을 감을 줄 아는 아이들이 사람도 사랑합니다. 생명을 경외합니다. 지금 세종보를 닫으려는 사람들 명심하세요. 얼마나 부귀영화를 누릴지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사랑을 알고, 생명을 존엄하게 여기고,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어른이 되길 바란다면 지금 이 강을 물려주어야합니다. 명심하세요. 보 닫으면 여기 수많은 생명들이 죽습니다.
추적자학교의 ‘애벌레’ 선생님은 말했습니다. “여기에 오소리가 산다고요? 그건 정말 이상한건데. 정말 서식지 훼손이 심각한 거에요.“ 오소리는 산에 사는 아이들입니다. 여기 천막에서 45도 각도로 하늘을 보고 한바퀴 쭉 둘러보면 인근에 산은 없습니다. 아파트 벽이 있지요. 거기 아이들이 사는 서식지가 있었습니다. 오소리는 산과 물을 오가고, 논과 밭을 오가면서 살아왔을거에요. 그러다가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서식지도 줄어들고, 먹이원도 사라졌겠죠. 그래서 지금 여기 강으로 들어와 있는거에요. 수문을 열면서 드러난 여기 자갈밭 모래밭에서 가까스로 살고 있는거에요. 세종보 다시 닫으면 어디로 갈까요? 또 죽이고, 포획하고 내쫓을 겁니까?
그래서 우리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고발했습니다. 환경부는 ‘보 개방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그 보고서를 발표해왔어요. 말인즉, 아무리 조사가 부실하다 하더라도, 환경부는 알고 있다는 겁니다. 보를 열고 흰수마자 수달 미호종개 삵 흰목물떼새 같은 멸종위기 이웃들 말고도, 오소리 고라니 너구리 같은 생명들이 살고 있다는 걸 말이에요. 그리고 한화진 장관은 모를 수 있지만, 지금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는 드러난 모래사장과 자갈밭에서 산란을 하고 알을 낳고 있다는 것, 수달은 아이를 출산하고 수유를 하고 있을 거라는 것, 환경부가 그걸 모르겠어요? 수문을 닫으면 이 생명들이 모두 수몰될 거 라는 걸 모르겠어요? 그래서 확신범입니다. 환경부는 확신범이에요. 계획적인 고의 살생입니다. 공주보 고마나루는 이미 물에 잠겼어요. 지금 물떼새 산란이 한창일텐데요. 한화진 장관님. 당신 집이 물에 잠기면 어떻겠어요. 그것도 매년. 누군가에 의해 계획적으로. 당신은 벌을 받아 쌉니다. 세면백 싸 놓으세요.
명랑한 환경운동연합 새친구들이 농성장을 찾아주었습니다. 물수제비를 이렇게 열정적으로 하는 친구들은 또 처음이에요. 농성장에 뷔페도 차려졌습니다. 그 정성도 정성인데, 맛은 또 얼마나 좋게요. 직접 재배하신 딸기도 따다주셨어요. 농성장에 노래는 끊이지를 않습니다. 밀양에 응원메세지도 보냈고요. 인천 갯벌의 안녕도 빌어주었습니다. 지금 닿은 이 끈을 놓지 맙시다. 정치가 어떻든, 정세가 어떻든, 생명을 사랑하는 우리는 우리가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킵시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동지들.
13일 10시 30분에는 민주노총 동지들이 우리 천막을 건드리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11시 30분에는 원불교환경연대 교우분들께서 물은 흘러야 한다고 기도를 드리러 오십니다. 행정과 공권력은 호시탐탐 천막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때로는 오신분들과 대화도 잘 못나누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배웅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명랑합니다. 유머러스하고요. 우리는 대단합니다. 존경합니다. 동지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 세종보 담수 반대! 민주노총 기자회견
일시 : 6월 13일(목) 오전 10시 30분
장소 : 천막농성장
주최 : 민주노총대전본부/민주노총세종충남본부
🙏 ‘세종보 닫지말고 철거하라’ 원불교기도회
일시 : 6월 13일(목) 오전 11시 30분
장소 : 천막농성장
주최 : 원불교환경연대
🎯 ‘윤석열의 금강 파괴 막아라’ 최전선의 천막농성
https://newstapa.org/article/DRxG5
⛱️ 김병기의 환경새뜸 <슬기로운 천막생활> 라이브 링크
https://www.youtube.com/live/Skw25lZJbpY?si=xYkwbZnJQfyi4khM
🎯 세종보 재가동 안되는 이유(영상보기)
https://youtu.be/2nMD71DVosM?si=4kUN0BuBGET11VUp
🌎 세종보 천막농성 지킴이 신청
https://forms.gle/oRTXvNRUot8fVXwx6
(지지방문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천막농성 모금 계좌
카카오뱅크 3333-2345-64885 임도훈(보철거시민행동 간사)
문의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박은영 집행위원장(010-6652-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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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농성장을 지키기 위해 찾아오는 환경연합 동지들께
천막농성장은 벌써 한 달을 넘어 두 달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천막의 낮은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북적거리기도 하고 여러 행사들이 진행됩니다. 연인원으로는 이미 1000여 명이 찾아왔습니다. 이런저런 행사를 기획하기도 하고, 안부를 전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 농성장은 늘 풍성합니다. 여기에 생명들이 한 몫을 더해줍니다. 약 30여 종의 새들이 번식하면서 매일 아름다운 소리를 보태줍니다. 양서류 소리와 가끔 고라니가 뛰어갑니다. 매일밤 어떻게 조용히 이동하는지 포유류의 발자국이 바뀌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러다 보니 농성장은 늘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합니다.
이런 낮의 다양한 활동과는 다르게 천막농성장의 밤은 고요합니다. 저녁 늦게까지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지만, 밤은 고요함과 적막, 여러 소음들이 공존합니다. 이런 밤을 지키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불편한 잠자리와 고요함을 깨는 도시의 소음이 직격합니다. 날이 더워지면서 곤충들도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내리는 비는 혹시 천막이 넘치지 않을지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게 만듭니다. 그래서 밤을 지키는 일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특히 멀리에서 찾아와 하룻밤을 보내는 것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어려운 일을 기꺼이 해주는 동지들이 있습니다. 그간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밤을 지켰습니다. 그간 찾아준 많은 시민 여러분들께 감사를 올립니다.
전국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와 회원들께 특별히 감사 인사 올립니다. 전국에 있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세종보 상류에 쳐 있는 천막농성장을 찾아와 기꺼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밤을 함께 해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이성우 처장이 생각납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처장 역시 여러 차례 방문해 밤을 함께 보냈습니다. 신우용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김종원, 강홍구 활동가도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야간 당번이라는 어려운 요청들 드린 이후 찾아오는 형태가 바뀌었습니다. 경남지역환경운동연합 활동가, 경기환경운동연합활동가, 전남, 충남,서울 등 그룹으로 찾아와 밤 당번을 청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인원 역시 다양하게 꾸려서 찾아옵니다.
밤을 지새울 동지들을 두고 집으로 향할 때마다 고마움을 제대로 전하지 못합니다. 제 성격이 별로 좋지 못한 탓입니다. 아침에 다시 찾을 때 밝은 얼굴로 맞이하는 동지들이 존경스럽습니다. 환경운동연합 연대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오늘 밤은 충남환경운동연합에서 밤을 보냅니다. 10명의 활동가들이 찾아와 시간을 보내고 당번을 섰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찾아올 많은 밤 당번 동지들과 회원 시민 여러분께 미리 감사를 드립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천막 농성장을 차리고 난 이후에는 늘 신세를 지는 부탁과 요청들을 하게 됩니다. 행사를 함께 해달라, 참여를 부탁드린다 등의 요청에 기꺼이 마음과 시간을 내어주는 많은 이들에게 우선 일차적인 감사를 올립니다.
금강의 생명을 위해 함께 해준 이들과 환경운동연합 동지들에게 다짐을 해봅니다. 꼭 지켜서 고마움에 보답하겠노라고 다짐합니다. 오늘 밤에도 농성장을 지키는 동지의 감사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보고 싶습니다. 이런 간절함을 위정자들은 모르지만, 국민들은 알 것을 저는 굳게 믿습니다.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 시민 여러분 함께 힘을 모아주는 모든 분을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연대가 되고 연대가 싸움을 승리로 이끌 것을 저는 믿습니다. 함께 한 모든 이들의 승리로 마무리되기를 바라며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이경호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농성장에서 온 편지 34일차~45일차 까지
2024.06.01
[세종보 천막 소식 34일차]
참으로 든든한 하루였습니다. 천주교생태환경위원회 신자분들이 이곳 강변에서 하느님께 기도 드렸습니다. 어떤 생명도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한 마음으로 기원했습니다. 인천에서 동지들도 찾아주었습니다. 솔숲에서 띄운 편지도 받았습니다. 인천 계양산 나무 위에서 150일이 넘도록 농성한 목사님의 편지입니다. ‘불나비’의 민중가수님도 오셨어요. 힘찬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또 앞에서 소식을 전하다가 울컥했지 뭡니까. 글쎄, 뭔지 모르겠어요. 이 싸움에 성과같은 것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이 패악하고 무도한 ‘정부’라는 권력을 생각하면, 그리고 여기 사는 생명들을 생각하면 속에서 억울함? 분노? 허무함? 무기력함? 이런것들이 하나가 되서 울컥하면서 올라와요.
세종시는 우리를 ‘고발 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위험해서 그렇다네요. 그러면 대청호 방류를 조절하면 되고, 세종보 재가동을 중단하면 됩니다. 그러면 아무도 다치거나 죽지 않아요. 여기 금강의 생명들도 다 잘 살 수 있습니다.
세종보가, 댐이 바로 위험시설입니다. 싸이렌을 울려야해요. 수문을 닫으면 여기 천막과 동지들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아니더라도, 그냥 세종 시민들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리 세종보를 언제 어떻게 열고 닫을 건지를 세종 시민들에게 미리 알려야하는 것 아닙니까. 아마, 대청댐 방류량을 상세히 알려오면서 위험하다는 문자는 전국에서 저한테만 올겁니다. 저만 위험한건가요? 세종보 수문을 닫는 행위는 살인미수가 될 수 있습니다. 만에하나, 누구라도 안좋은 일이 생기면, 그건 살인이고요. 환경부와 세종시가 미친거에요.
<세종 천막 둥지 페스티벌>을 소개합니다. 6월 3일이 세종시가 두고간 계고장의 자진철거 기한이었습니다. 추측컨데, 6월 3일, 4일, 5일 중 경찰과 함께 천막을 철거하러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천막 주변에 둥지를 짓기로 했습니다. 바로 동조 텐트에요. 가능하신 분들은 모여주십시오. 3일 오후부터 텐트를 짓고, 4일에는 프리마이크, 공연, 무엇보다 얼가니새의 댄스 공연, 그리고 자유롭게 금강을 즐기면서 이곳 천막을 지켜봅시다. 3, 4, 5일 입니다.
여러분들 삶이 어떤지 잘 알고 있어요. 어떤 동지들은 제주제2공항, 가덕도신공항, 새만금신공항, 설악산케이블카,,,, 등등,, 싸움이 있는 치열하고 아픈 곳에 시간을 내서 함께 싸워줍니다. 다들 삶이 있고 일과가 있음에도 말이에요. 압니다. 이해합니다. 뭐라도 어떻게든 해주고 싶은 여러분들 마음을 잘 알고 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너무 부담 갖지는 마세요. 가능하면, 가능하다면 와주세요. 같이 부둥켜 안아 봅시다. 같이 이 천막을 지켜봅시다.
잡담이 너무 많지마는, 이런 내용을 담은 라이브 방송을 해 보았습니다.
https://youtu.be/D2d-up1udK8
금강에 비친 천막은 두배가 됩니다. 물론 동지들도 두배가 되지요. 여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를 지켜보는 무수한 동지와 증인 여러분, 고맙고 사랑합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2024.6.04
천막농성장에서 봄봄님이 읽어주신 글입니다. 전 부끄럽고 고맙고 반성하고 눈물나게 들었습니다.
<새해에 친구들께 드리는 인사>
고된 시절입니다. 불행하게 태어난 사람은 여전히 불행하고, 사람의 언어를 갖지 못한 짐승들은 여전히 짐승의 자격으로 살고 있습니다. 대지와 갯벌은 사막이 되어 가고 회복의 길이 멉니다. 모든 사람의 것과 짐승의 것, 그 스스로인 지구를 황폐화시킨 자본의 욕심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자본에 엮이지 않는 삶이 가능할까요. 친구들의 절망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새해가 또 시작되었습니다. 당신들은, 활동가들은 또 이렇게 아스팔트에 나와 앉아 있습니다. 오늘 세종의 기온은 최저 3도, 최고 8도. 따뜻한 날입니다. 활동가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겨울 날씨가 이렇게 따뜻하다니, 우리가 잘못한 거, 우리 죄다. 그리고 되뇌입니다. 좋은 날이 올까, 우리 죽기 전에? 우리가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이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는, 이 지구에서 같이 살고 있는 저들을 우리는 용서할 수 있을까요? 우리 죽기 전에 좋은 세상 올 것 같지 않은데, 내가 죽는 날 나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내 어린 아이 손을 한 번 더 잡고 꽃놀이 한 번을 더 하지 못한 일, 내 사랑하는 사람의 거친 등을 한 번 더 토닥여 주지 못한 일, 그를 한 번 더 껴안지 못한 일, 내 어머니를 안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한 번도 얘기하지 못한 일, 봄여름가을겨울 이 길에서, 이 끈적끈적하고 딱딱한 아스팔트에서 세상에 돌을 던지느라, 남들처럼 그렇게 갖지 못한 시간들을 당신은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오늘도 이렇게 겨울 여기에 나와 앉아 있습니다. 오늘 세종의 기온은 최저 3도, 최고 8도 따뜻한 날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같이 있습니다. 지난 가을 금강 물 깊은 자리에 몸을 처박고 강이 흐르기를 외친 사람들, 뭐, 그렇게 될 일이라고, 매주 부산에서 세종까지 와서, 무슨 힘이 된다고, 힘 한 번 세게 주면 바삭 부서질 보드를 들고, 실리도 명분도 없는 가덕도 신공항 백지화하라, 외치는 사람들, 신공항 반대 운동을 하면서 만날 비행기 타고 다닌다며, 허허 웃으며 자조하지만, 그래도 기어이 이 국토부 앞에 오고 또 오는 제주 사람들.
사람이 어쩌다 밀물처럼 왔었지만 어느 날 보니 옆의 천막이 하나씩 썰물보다 빠르게 철거되고 결국 그만 남았던, 제주제2공항을 반대하는 천막촌에서 혼자 녹색천막의 밤들을 지키다 어느 총선, 직업정치인의 열망에 질려 탈당하고 만, 지금 유난히 기억나는 그 사람, 경미님.
전 세계 유래가 없다는 간척지 사업의 현장 새만금에서 이십 년 밤낮을 하루 해처럼 보내며, 뉴질랜드에서 1만2천km를 날아온 도요새의 금강, 한겨울 오후 다섯 시 사십 오분 주홍과 잿빛이 섞인 물 위를 날으는 육십만 가창오리의 금강, 그 금강을 지킨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우리가 이렇게 같이 있습니다. 참, 기가 막히고, 어떤 날엔 절망이 목구멍까지 솟구칩니다. 우리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 많은 이기심을 내려놓고, 여기 아스팔트에서 새만금의 연안갯벌을 지키고, 마르고 닳도록 성산 일출봉을 지키고, 가덕도 그 푸른 동백들과 그 깊고 검은 바다를 지키는 당신들요, 죽도록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요?
아깝고 아까운 사람들요. 당신이 건강하길 바랍니다. 밤에도 잠을 잘 못 자는 당신들, 돈도 안 되는 일을 하느라 밤을 꼬박 새고 낮이면 다시 가덕도 파란 나무가 아깝고, 금강이며, 방조제며, 구럼비, 강정천과 이 다 쓰러져가는 천막을 지키고, 또 개미굴 같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일에 일을 더하는 당신들, 수면 부족과 불면증과 궤양과 자궁암에 시달리는 당신들, 건강하길 바랍니다.
당신이 당신의 희망입니다. 나는 나의 희망인 당신들 덕에 살고 있습니다. 나의 정당이 만드는 국회의원 정도가 아니라, 그가 만들 법안이나 정책이나 공약 같은 것들이 아니라, 당신의 현장을 사랑하여 당신의 현장에 몸을 다 던지고 불사르고 그리고 아무 명예도 권력도 남기지 않을 당신들 때문에, 당신들이 그리워서 나는 살고, 나는 여기에 옵니다. 부디 건강하세요. 당신이 하루라도 더 살아야 가덕도가, 수라갯벌이, 금강이, 장남들이, 제주도가 하루 더 삽니다. 나는 새해에도 당신 옆에 있겠습니다. 살다 보면 어느 날 우리는 함께 후회하지 않으며, 깊이 사랑하며 서로를 기억하며 짧게 웃으며 세상을 같이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의 평화를 바라며 지금 함께 있습니다.
[세종보 천막 소식 38일차]
수달아. 미호종개야. 흰수마자야. 미꾸라지야. 자라야. 흰목물떼새야. 꼬마물떼새야. 새우야. 모래무지야. 쇠오리야. 큰고니야. 깝작도요야. 꾀꼬리야. 뻐꾸기야. 박새야. 참새야. 오소리야. 너구리야. 흰뺨검둥오리야. 왜가리야. 거위야. 잉어야. 가마우지야. 고라니야. 삵아. 파랑새야. 물총새야. 검은등할미새야. 참새야. 비둘기야. 까치야. 물까치야. 삑삑도요야. 알락도요야. 원앙아. 장끼야. 까투리야. 꺼병이야...이름은 몰라도, 아름다운 친구들아..
금강은 너희들 집이야. 이곳을 지켜줄게.
환경부는 5월 초에 세종보를 재가동 하겠다 하였습니다. 공사 종료 예정일은 5월 6일 이었습니다. 소문으로 듣게 된 재가동일은 5월 1일 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4월 29일 천막을 지었습니다. 5월 1일이 지나고, 그 다음 소문은 5월 20일. 그 다음은 6월 1일 이었지요. 그리고 6월 3일은 자진철거 계고종료일이었고, 경찰 고발 예고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6월 10일까지 철거하랍니다. 이 날들마다 우리는 어깨에 힘을 주고 있었습니다. 굳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는 대화보다 협박에 능합니다. 비가 오면 언제 ‘퇴거하라’, ‘철거하겠다’하고 들어올지 모르지요. 우리는 몇번의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래도 지금 우리는 여기에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고마나루는 6일, 단 6일을 버텼습니다. 귀한 6일이지만,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지 못한 자책이 너무나 컸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더 애를쓰고 버팁니다. 그래요. 우리는 버텼습니다. 우리는 여기 금강에 남아있습니다. 이 정부는 자기들이 하는 일을 좋아해주는 사람만 국민으로 여깁니다. 지금 정부로부터 우리는 버려져있습니다. 그저 수문을 닫기 위해 치워야하는 존재일뿐, 우리가 하는 이야기에 답변은 없습니다. 두고 보세요. 결국 우리는 여기 남아있을 겁니다. 그리고 여기를 안전한 땅이 되도록 할 겁니다.
‘윤석열의 금강 파괴 막아라’ 최전선의 천막농성 - 뉴스타파의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한번씩 보시고, 널리 알려주세요.
https://newstapa.org/article/DRxG5
내일은 6월 6일입니다. 없어야 할 것들이, 있지 말아야 할 곳에 있습니다.(천막이 아닙니다) 독립유공자와 친일반민족 행위자가 한 자리에 있어서 되겠습니까. 청산하지 못한 잔재들이 아직도 망령으로 남아서 이 나라를 떠돌고 있습니다. 국립묘지법을 개정하여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들어내야합니다. 내일 오시는 분은 태극기를 하나 가져다 주세요.
밤이 되고 하나 둘, 둥지에 불이 켜집니다. 둥지도, 동지도, 밤도, 강도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단일로 가장 많은 세종 시민들이 오신 것 같습니다. 어쩌면 다 아는 이야기일텐데도, 고개를 끄덕이며 잘 들어주셨습니다. 소문을 내달라 요청했습니다. 이제 정부는 큰일 났습니다. 아름다운 금강에 아름다운 둥지, 천막 이야기가 세종 곳곳에 퍼질테니까요. 고맙습니다. 내일 둥지는 더 굳셉니다. 안녕.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39일차]
이 아이를 어떻게 할까요? 언젠가 한번은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비둘기 한명이 천막에 들어왔습니다. 천적에 쫓기다 도망쳐 들어왔는지, 겁을 잔뜩 먹고 나가지를 않아요. 유난히 눈이 크고, 좀 어려보입니다. 저는 이렇게 좀 같이 있어도 좋겠다 싶은데, 그래도 여기서 계속 살 수는 없으니, 걱정입니다. 방법을 알려주세요. 고라니 언니 오빠들도 이제 아주 가까이 다닙니다. 털 빛이 아주 예뻐요. 이곳은 생명이 충만합니다.
어제는 한강, 낙동강, 영산강에서 강 활동가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만났어야하고, 모였어야 합니다. 마지막 말씀을 해주신 어머님 한 분이 기억이 납니다. ‘엄청 멀더라.. 많은 사람이 모여있고, 시끌벅적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와보니, 너무나 연약하고... 이렇게 해서 강을 지킬 수 있을까..’ 어머님은 끝맺지 못하고 우셨어요. 저도 울컥하지 뭡니까. 정말 강 엄마가 걱정을 해주는 것 같았거든요. 이런 사랑의 마음은 여러말하지 않아도, 무엇 무엇 해주겠다 약속하지 않아도, 큰 위로가 됩니다.
어제는 현충일이었지요. 천막 현수막을 보고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평소 제가 아나키스트를 자칭하는 사람이라, 안어울린다는 동지도 있었지요. 그러나 적폐는 청산되어야합니다. 지난 과오는 깨끗이 밝히고 드러내서, 정리되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한 번도 과거를 깨끗이 정리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금강을 살리는 일, 4대강 사업 당사자와 부역자들을 밝히고 청산하는 일은, 결국 친일 청산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롭게 정리되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세종보 닫아봐야 한다.’, ‘다시 녹조랑 악취를 겪어 봐야 안다.’라고 합니다. 그 마음 잘 알지요. 그러나 금강은 적폐세력을 반성하게 하기 위한 교보재가 아닙니다. 국민들을 깨닫게하기 위한 교보재가 아니에요. 더군다나 생명은 더욱 그렇습니다. 2012년 4대강 사업 준공 이후, 우리는 이미 쓰디쓴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 댓가는 너무나 컸어요. 그나마 세종보 공주보를 개방해서 금강은 좋아졌어요. 개방 이후에 세종에 오신 분들은 이전 상황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낙동강은 심각해요. 아직도 녹조에 대해서 심각성을 인식 못하고 있어요. 그 악몽을 여기에 다시 재현해야겠습니까? 그래야 알겠습니까? 먹어봐야 똥인 줄 알아요? 우리는 공부하고 반성해야하고, 금강은 이대로 흘러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천막이 있는 곳은 ‘강’이에요. 6월 10일까지 천막을 자진 철거 하라고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추가 계고는 없고, 고발 조치하겠다는 내용도 명시해놨습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위험하다고, 퇴거 철거를 요구 할 수 있겠지요. 거부하면 경찰을 대동해서 연행하러 올겁니다. 당연히 우리는 버틸 겁니다. 세종보만 아니면 위험할 일 없습니다. 세종보 재가동을 중단하면 됩니다. 보만 사라지면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백해무익한 보를 왜, 누가 지키려는 겁니까? 8일 부터 비가 예보되어 있습니다. 10일은 자진철거 계고 종료일이고요. 8일에는 비로 인해, 10일부터는 공권력으로 인해 비상입니다. 천막을 찾아와 주십시오. 지켜주십시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6월 7일>
소중한 동지들을 뵙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박옥희 처장님과 활동가 들이 오늘 오전을 책임졌습니다. 전국에서 오늘 발걸음에 감사합니다. 이개 다 지역에서는 벗인 것을 압니다.
어제밤부터 자리를 지킨 정수근 처장은 묵음으로 뭔가를 쓰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만 뒀지만 전 오산환경연합 신춘희 국장도 자리를 지켜주십니다. 휴직중인 대구의 김민조활동가에게도 인사를 못드렸네요!
천막농성장은 이제 40일을 지나가고 있고 하루하루가 위태롭습니다. 세종시는 10일까지 자진철거를 하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는 계고장을 던져놓고 갔습니다.
조만간 큰 상황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은 폭풍전야 입니다. 긴급하게 요청드릴 날이 가까이에 있습니다. 조만간 면구스럽지만 연대를 요청드리며 빚을 져보려고 합니다.
🪺일시 : 6월 10일(월) 오후~12일(수)
🌱장소 : 세종보 천막농성장(네비에 금강스포츠공원 주차장, 주차 후 게이트볼장 가로질러 금강변)
🌿안내 : 숙박할 분들은 텐트 준비, 취사 및 음주 금지, 일회용품 사용 자제, 화장실 멀어요!
🐿️ 둥지 페스티벌 2
영화<삽질> / 뉴스타파 <최전선의 천막농성> 상영회
일시 : 6월 10일(월) 저녁 8시
장소 : 천막농성장
관람료 : 무료
준비물 : 깔판 또는 의자
<세종보 천막 긴급파발>
금강을 보고계신 여러분께 알립니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의 곁에서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세종보 천막농성장은 오늘도 많은 분들이 자리해주고 계십니다.
세종시가 지난 3일, 2차 계고장을 주고 갔고 자진철거 하라고 한 날짜는 6월 10일(월) 까지 입니다.
해서 10일(월)~12일(수)는 세종시와 환경부 움직임을 지켜보며 준비하고 있으려 해요.
10일까지 자진철거이니 11일이 디데이가 될 수도 있겠지만, 8일에 비 소식이 있으니 또 이를 핑계로 처들어올까 걱정입니다.
현장에서는 계속 여러가지 수를 보면서 대비하고 있습니다.
✊세종보 농성장으로 와주십시오. 세종시와 환경부가 왔을 때 천막농성장에 50명만 같이 버티고 있어도 그들이 아무것도 못할겁니다.
100명이 위에서 지켜만 보고 항의만 해주셔도 강제 연행을 하지는 못할겁니다.
혹시 안 오고 3차 계고를 가지고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렇게 지켜보고 준비하고 있다는 기세를 보여준다면 다음 스텝이 그렇게 가볍지는 못할겁니다.
🪺세종보로 와주십시오.
10일까지 자진철거이니 11일이 디데이가 될 수 있겠어요. 11일~12일 하루 꼬박 지켜주실 생각으로 와주세요.
같이 세종보 재가동을 막아주시는 길은 이 천막이 잘 버티고 서있을 수 있도록 함께 지켜주시는 것 뿐입니다.
연대를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와주실 때입니다!
- 이경호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40일차]
비가 오면 생각 나는 그 사람.
천막은 비가 오면 생각 나는, ‘그 사람’이 되었습니다. 금강을 사랑하는 사람, 천막을 다녀간 동지들은 비가 오면 여기를 생각합니다. 안전한지, 괜찮은지 걱정합니다. 동지들뿐 아닙니다. 비가 오면 세종시, 환경부, 수자원공사도 천막 생각을 합니다. “인명의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크고”라며, 애먼 걱정을 해줍니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다음에 있습니다. “귀 단체가 설치한 지장물로 인한 하류 하천 시설물에 심각한 피해가 예견되어”라는 말이지요. 가로 세로 3m의 천막이(어제 어머님은 ’이렇게 연약한 것‘이라고 하셨어요) 저 거대한 콘크리트 보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겁니다. 말입니까 방굽니까. 그러면서 추가 자진 철거 이행기간 부여가 어렵답니다. 세종보 재가동 해야하니, 기어코 우리를 치우겠다는 거에요.
이게 무슨 ‘보 사랑’입니까. “윤석열 정부가 ‘4대강 보 정상화’라며 수년에 걸쳐 만든 ‘보 처리 방안’을 폐기한 뒤론, ‘콘크리트 구조물’인 세종보를 ‘그만 괴롭히라’는 주장까지 나옵니다.”라더군요. 누가 누구를 괴롭히지요? 천막으로 무엇을 괴롭힐 수 있지요? 비오면 우리는 나갑니다. 우리도 우리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우리는 반생명, 불의, 불법, 부패, 독선을 피하지는 않겠습니다.
오늘 대구에서 그냥 시민이 찾아오셨습니다. 자양강장음료를 한박스 놓고는 도망치듯 떠나는 것을 붙잡고 정체가 무엇이냐 물었습니다. ’뉴스를 봤고, 고맙고 미안해서 들렀다.‘고 합니다. 그는 천막에 있는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도 없었습니다. 천막 소식을 듣고 대구에서 달려와서, 자양강장 음료를 놓고 도망치듯 떠났습니다. 천막 위치도 주소도 몰라, 낮선 도시 세종에서 세종보를 네비게이션에 입력하고 무작정 와서는, 천막을 찾아 돌아다녔답니다. 저는 오히려 그것이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감동받았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 비가 오다 잠시 그쳤습니다. 저도 비를 맞이하며,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침의 어린이 비둘기는 농성장 얼가니새가 뒷목을 잡고 ’연행‘이 아니고, 구출해주었습니다. 아마도 천적의 공격을 받고 도망쳐 온 것 같은데, 재민이가 나중에 찍은 사진을 보니, 천막 인근 다리 아래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아주 귀여운 녀석입니다. 낙동강 전사 정수근 동지가 종일 함께 있었습니다. 새종사람 신우 아빠가 만들어준 카레와, 노조하는 선생님들이 사다주신 떡볶이를 함께 먹으면서 역시 우리는 ’한 식구‘임을 인증 하였습니다. 대전의 호연지기 가수도 자양강장음료를 사다주었습니다. 오늘 저는 3병을 마셨고, 힘을 냈습니다. 데모자매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인천에서 온 동지들은 종일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었습니다. 오늘은 명랑한 이방인도 천막을 찾았습니다. 세종보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고 메모를 하더군요. 얼간이새와 낙동강 전사의 물수제비 배틀도 있었습니다. 한 2년은 겸손히 돌만 골라야겠다고 지도해주었습니다. 세종 동네 형들의 지지방문도 있었습니다. 잿빛개구리매, KT동지, 그저 웃는 선희 동지와 결의를 다지는 대화가 자정을 지났습니다. 이렇게 천막의 하루가 갔습니다.
이 모든 아름다운 이야기들, 아름다운 사람들을 지키고 싶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마련해준 금강을 지키고 싶습니다. 세종보 재가동을 막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12일까지, 세종시와 경찰, 공권력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습니다. 천막은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하겠지요. 그러나 보십시오. 우리는 결국 녹여낼 것이고, 금강과 하나가 되어 흐를겁니다. 동지들이 있기때문입니다.
내일 8일(토)은 불교환경연대 동지들이 천막에서 기도를 올립니다. 10시 30분, 천막입니다. 10일 저녁 8시에는 영화 <삽질> 상영회를 엽니다. 깔개를 가지고, 천막으로 모여주세요. 원한다면 댄스도, 노래도 같이 합시다. 저들은 공권력을 들고 오겠지만, 우리는 사랑으로 굳게 지킬겁니다. 우리 모두,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킵시다. 아자❤️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42일차]
설악의 일부가 떨어져나와 금강까지 흘러왔습니다.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스스로 ‘00의 아들’이라 부르는 자가 아닌, 설악을 어머니라 부르는 님이 오셨습니다. 같이 유투브 라이브를 하기도 했는데, 여러 말을 한 것 같지만 그는 줄곧 한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지키겠다’입니다. 설악을 지켜내자는 구호가 아니라, 지키겠다는 다짐. 아니 오히려 ‘이미 지켰다’는 미래완료형의 확신이요. 그래요. 금강을 지켜내자는 구호가 아니라, 이미 ‘금강은 무사하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오늘 어린이들이 이 금강변 작은 천막에 많이도 찾아왔습니다. 오랜만의 어린이 손님에 어쩔줄 몰라하며 쩔쩔맸는데도, 아주 잘 들어주었습니다. 오리배보다, 오리가 있는 강이 아이들은 좋다 하였습니다. 수륙양용차 다니는 강 보다, 만질 수 있는 강이 좋다 하였습니다. 그리곤 이 곳의 생명들과, 이 평화를 지켜달라고 함께 기도해주었습니다. 마음이 불러왔습니다.
세상과함께 어린이들과 동지들도 천막을 찾아주었지요. 물수제비의 정수를 전수했습니다. 밥과 피자도 나누어 먹었답니다. 노래 잘하는 목사님 노래도 듣고, 부르고, 희희덕 거리며 놀았습니다. 스님과 목사님이 한자리에서 금강이 어쩌고, 나라가 어쩌고, 정부가 어쩌고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냥 놀면서 천막을 지켜주었습니다. 스님과 목사님이 한자리를 지키니, 그 기도가 얼마나 거시기 하겠어요. 든든합니다.
세종남부경찰서로 고발인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역시 죄 없는 자는 당당합니다. 절차가 많아 귀찮기는 했지만, 경찰서가 하나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나중에 피고발인으로 경찰서에 방문해도, 당당하려고 합니다. 저에게 죄가 있다면, 산 강을 보았고, 그것을 지키려고 한 죄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고발인 진술을 하면서 다시 되짚어보았어요. 역시, 환경부 아주 나쁜 놈들입니다. 신이시여. 제발 벌을 내려주세요.
아침에 천막을 잠시 비워야해서 걱정이었는데, 역시나 새벽부터 달려온 동지들이 있습니다. 떡볶이도 사주고, 김밥도 사주었지요. 쫄면도요. 맛있는 비건 김치볶음밥을 만들어주고, 결혼기념일에 나눈다는 특별지원금을 금강에 가져다준 동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인천 코뿔소 언니. 날마다 먹이 나르기 바쁜 데모자매 중 언니 모녀와 복슬복슬 세바스찬 세찬이. 천막에 달라붙은 반짝이는 풍뎅이들과 아미 달님. 그리고 우리 정도어그이하오. 덕분에 오늘도 내일도 천막은 무사합니다.
내일은 영화 <삽질> 상영회입니다. 딱딱한 프로그램 같은 건 없습니다. 그냥 오시면 됩니다. 아마도, 일찍오시면 상영회 전에 자유롭고 편안하게 노래도 좀 들으면 좋겠습니다. 의자는 가지고 오세요. 결전의 날이 밝아옵니다. 제 마음도 밝아집니다. 귿나잇.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41일차]
대청댐 방류를 하는데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물살이 더 빨라졌습니다. 그래서 12남매 오리 가족 중에 5남매가 떠내려갔나봐요. 엄마 오리가 열심히 쫓아가서 물가로 인도합니다. 그리고 아주 현명하게 비교적 물살이 느린 곳으로 아기 오리 다섯을 이끌어갑니다. 다행히 아기 오리들도 얌전히 엄마를 따라갔어요. 오후에 보니, 헛물 켜는 것이 분명한데, 무슨 사냥이라도 하는 것처럼 어미 흉내를 내고있더군요. 덩치도 좀 컸어요.
불교환경연대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생명살림을 위한 기도회를 진행해주셨습니다. 세종보 상류 한두리대교에서 기도의 소리가 울리고, 뜻을 모아 금강변을 걷는 동지들의 모습에 감동이 되었습니다. 얼었던 마음이 녹았고, 어찌 분출할 줄 몰랐던 분노도 사그라들었습니다. 세분 스님과 불자님들과 참여자뷴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첫마을 3단지 주민분이 오셨습니다. 조용히 쓱 강가로 가셔서 물수제비 몇번 던지시고, 가만히 좀 걸으시더니, 이내 출구로 나가십니다. 어떻게 오셨는지, 평소에도 이곳에 내려오셨는지 여쭈었더니, ‘그냥 산책 나왔어요’하시면서 그냥 내빼시더군요. 세종보 닫았으면 그냥 못들르십니다. 역시 그냥, 아무때나 찾을 수 있는 강이 좋다 싶습니다. 저녁에는 어린이 둘이 찾아와서 신나게 놀다갔습니다. 돌을 주워 그림도 그렸습니다. 아주 밝고 명랑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초췌해졌습니다.
야간 천막도 지켜주고, 밥 굶을까 먹을 것 챙겨주고, 무사할까 염려해주신 동지들, 감사합니다. 10일 저녁 삽질 상영회에 참여해주세요. 강에서는 첫 상영회랍니다. 오셔서 강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누고 천막도 지켜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44일차]
여러분, 아세요? 올해 태어난 흰목물떼새 유치부 아이들이 천막 앞을 다닙니다. 이제 갓 태어난 잠자리가 날아와 날개를 말립니다. 아기 오리들도 눈에 띄게 자랐습니다. 금강은 살아있습니다.
아이들로부터 큰 힘을 얻습니다. 해밀초등학교 아버지회를 통해 아버지를 따라왔던 아이들이, 이번에는 엄마와 함께 천막을 찾았습니다. 삽질 영화는 보지도 않고 물가로 달려가더니, 돌을 던집니다. 삽질 영화가 끝날때까지 강가에서 놉니다.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가면서 인사를 했는데, 쑥스럽게 찾아오더니 ‘제가 지켜드릴게요’합니다. 엄마 말씀을 들어보니, 집에서도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천막이 없어지고, 금강이 망가질까봐요. 살아있는 강을 만난 아이는, 강을 지켜주고 싶다 하였습니다. 강이 걱정된다 하였습니다. 더욱 이 강을 지키고 싶어졌습니다. 아이는 태권도장 티셔츠를 입고 검은띠를 목에 두르고 있었습니다. 검은띠면 충분히 지킬 수 있습니다.
새벽에 천막 앞을 지나는 수달을 보았습니다. 털렁 털렁 걸어 물로 스르르 들어갔고, 유유히 물가를 따라 거슬러 올랐습니다. 너무나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카메라를 가지러 갔다가는 그를 보지 못하게 될 것 같아, 헤엄쳐가는 그를 그저 바라보았습니다. 그 역시 천막을 살피듯 갸우뚱 하였습니다. 어쩌면 10초 정도 되는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숨을 멈추고 경탄하며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수달을 보았다고 말해봐야 얼가니새는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진을 찍어 내가 수달을 보았다고 증명하는 것보다, 그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꽃 이름을 아는 것보다 꽃의 빛과 향기에 감탄할 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천막은 그야말로 축제의 장, 만남의 장입니다. 평소 만나지 못했던 먼 지역 사람들도 만나고, 10년 전 만났던 인연도 만나고, 뉴스에서 보았던 사람도, 가수도, 기자도 만납니다. 만나서 노래도 부르고, 듣고, 춤도 춥니다. 이야기도 나눕니다. 천막을 지키겠다고, 이 사람들이, 강가에 모여서 놉니다. 마지막 계고가 지나고 다음날이니, 아마도 고발을 하든, 집행을 하든, 무엇을 해도 이상치 않은 날입니다. 이 사람들이 있어서, 마음놓고 놀 수 있었습니다. 천막도 지켰지요. 정말 든든합니다.
천막 농성에서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이렇게 농성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다 동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지들, 이제 뭘하고 놀까요?
12일 오후 2시에는 보 개방 이후에 세종보 공주보 상류에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돌아와 서식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공주보를 마음대로 열고 닫아 학살을 일삼고, 이제 세종보까지 닫아 흰수마자 수달 물떼새 오소리 고라니 다 죽이려하는 ‘확신범’ 환경부 장관 고발 기자회견을 열어요. 죄인은 벌을 받고요, 우리는 기자회견 끝나고 놀아요.
“세종시 금강호텔에서 푹 쉬다갑니다~ 새벽 3시 20분, 큰 소음과 진동이 마치 지진이 일어난 듯 했습니다. 이어 들리는 쿠롸롸롸 소리는 불안함을 증폭시켰습니다. 그래도 잠결에 들린 소리라 다시 잠들었고 아침햇살이 비출때 일어나니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새들이 아침인사를 건넜습니다🖐 찬란한 여명은 흐르는 금강을 비추고 잔잔히 흐르는 물길은 낙동강이 흐르는 날을 기대하게 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강이 강답게 흐르길 바래봅니다:)”
멀리 부산에서 바쁜 일정에도, 먼길을 마다 않고 달려와 하룻밤을 지키고 새벽에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만 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잊지 않겠습니다. 인천에서 하룻밤을 지키겠다고 찾아와 자리를 지켜준 동지들, 그들은 참외를 깍았고, 같이 먹었고, 걱정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노동 투쟁의 현장에서 강을 지키는 싸움에 기꺼이 연대해준 민주노총 동지들, 서울에서, 인천에서 찾아온 녹색동지들 그저 고맙습니다. 광주, 대구, 전북, 경기에서, 경주에서, 그리고 대전에서,, 전국 사방에서 금강을 찾아준 동지들, 이곳이 사라질까봐 천막을 떠나지 못하는 재민이도, 정말 고맙습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45일차]
아무리봐도 헛물을 켜는 것이 분명한데, 엄마를 따라서 사냥흉내를 냅니다.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배우는 거겠지요. 발장구치는 법도 배우고, 물길 읽는 법도 배웁니다. 그런거에요. 아이들은 우리 거울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거울이고요. 돈돈 거리면서 물질만 추구하면, 아이들도 그렇게 자랍니다. 강바람을 사랑하고, 물소리를 들을 줄 알고, 새들의 노래소리에 눈을 감을 줄 아는 아이들이 사람도 사랑합니다. 생명을 경외합니다. 지금 세종보를 닫으려는 사람들 명심하세요. 얼마나 부귀영화를 누릴지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사랑을 알고, 생명을 존엄하게 여기고,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어른이 되길 바란다면 지금 이 강을 물려주어야합니다. 명심하세요. 보 닫으면 여기 수많은 생명들이 죽습니다.
추적자학교의 ‘애벌레’ 선생님은 말했습니다. “여기에 오소리가 산다고요? 그건 정말 이상한건데. 정말 서식지 훼손이 심각한 거에요.“ 오소리는 산에 사는 아이들입니다. 여기 천막에서 45도 각도로 하늘을 보고 한바퀴 쭉 둘러보면 인근에 산은 없습니다. 아파트 벽이 있지요. 거기 아이들이 사는 서식지가 있었습니다. 오소리는 산과 물을 오가고, 논과 밭을 오가면서 살아왔을거에요. 그러다가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서식지도 줄어들고, 먹이원도 사라졌겠죠. 그래서 지금 여기 강으로 들어와 있는거에요. 수문을 열면서 드러난 여기 자갈밭 모래밭에서 가까스로 살고 있는거에요. 세종보 다시 닫으면 어디로 갈까요? 또 죽이고, 포획하고 내쫓을 겁니까?
그래서 우리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고발했습니다. 환경부는 ‘보 개방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그 보고서를 발표해왔어요. 말인즉, 아무리 조사가 부실하다 하더라도, 환경부는 알고 있다는 겁니다. 보를 열고 흰수마자 수달 미호종개 삵 흰목물떼새 같은 멸종위기 이웃들 말고도, 오소리 고라니 너구리 같은 생명들이 살고 있다는 걸 말이에요. 그리고 한화진 장관은 모를 수 있지만, 지금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는 드러난 모래사장과 자갈밭에서 산란을 하고 알을 낳고 있다는 것, 수달은 아이를 출산하고 수유를 하고 있을 거라는 것, 환경부가 그걸 모르겠어요? 수문을 닫으면 이 생명들이 모두 수몰될 거 라는 걸 모르겠어요? 그래서 확신범입니다. 환경부는 확신범이에요. 계획적인 고의 살생입니다. 공주보 고마나루는 이미 물에 잠겼어요. 지금 물떼새 산란이 한창일텐데요. 한화진 장관님. 당신 집이 물에 잠기면 어떻겠어요. 그것도 매년. 누군가에 의해 계획적으로. 당신은 벌을 받아 쌉니다. 세면백 싸 놓으세요.
명랑한 환경운동연합 새친구들이 농성장을 찾아주었습니다. 물수제비를 이렇게 열정적으로 하는 친구들은 또 처음이에요. 농성장에 뷔페도 차려졌습니다. 그 정성도 정성인데, 맛은 또 얼마나 좋게요. 직접 재배하신 딸기도 따다주셨어요. 농성장에 노래는 끊이지를 않습니다. 밀양에 응원메세지도 보냈고요. 인천 갯벌의 안녕도 빌어주었습니다. 지금 닿은 이 끈을 놓지 맙시다. 정치가 어떻든, 정세가 어떻든, 생명을 사랑하는 우리는 우리가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킵시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동지들.
13일 10시 30분에는 민주노총 동지들이 우리 천막을 건드리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11시 30분에는 원불교환경연대 교우분들께서 물은 흘러야 한다고 기도를 드리러 오십니다. 행정과 공권력은 호시탐탐 천막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때로는 오신분들과 대화도 잘 못나누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배웅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명랑합니다. 유머러스하고요. 우리는 대단합니다. 존경합니다. 동지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 세종보 담수 반대! 민주노총 기자회견
일시 : 6월 13일(목) 오전 10시 30분
장소 : 천막농성장
주최 : 민주노총대전본부/민주노총세종충남본부
🙏 ‘세종보 닫지말고 철거하라’ 원불교기도회
일시 : 6월 13일(목) 오전 11시 30분
장소 : 천막농성장
주최 : 원불교환경연대
🎯 ‘윤석열의 금강 파괴 막아라’ 최전선의 천막농성
https://newstapa.org/article/DRxG5
⛱️ 김병기의 환경새뜸 <슬기로운 천막생활> 라이브 링크
https://www.youtube.com/live/Skw25lZJbpY?si=xYkwbZnJQfyi4khM
🎯 세종보 재가동 안되는 이유(영상보기)
https://youtu.be/2nMD71DVosM?si=4kUN0BuBGET11VUp
🌎 세종보 천막농성 지킴이 신청
https://forms.gle/oRTXvNRUot8fVXwx6
(지지방문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천막농성 모금 계좌
카카오뱅크 3333-2345-64885 임도훈(보철거시민행동 간사)
문의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박은영 집행위원장(010-6652-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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