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 


국가가 세금을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국가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활동과 정책제안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일반[현장소식] 세종보 천막 소식 "부모새의 마음으로 천막을 지켜라"

김은숙 미디어소통팀 활동가
2024-05-10
조회수 339




지난 4월 30일 환경활동가들이 세종보 담수 중단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농성장 지킴이들이 셋째날부터 매일매일 농성장 일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11일차까지 보내온 소중한 기록을 모았습니다. 현장 지지방문과 농성장 일일 지킴이로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언제라도 환영합니다.  

🌎 세종보 천막농성 지킴이 신청 https://forms.gle/oRTXvNRUot8fVXwx6


[세종보 천막 소식 3일차] 


경사가 났습니다. 어제 30일, 세종보 상류 하중도에 흰목물떼새 부부의 둥지에서 하나의 알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 같은 집에 또 하나의 알이 있었습니다. 둘째가 태어난거에요. 물떼새는 하루에 하나씩 알을 낳아서 4개 정도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내일은 셋째가 태어날까요? 농성 첫날 첫째 아이를 ’천막’, 둘쨋날 둘째를 ’농성‘이라고 부르면 좋겠다 싶다가, 그건 좀 슬프다 싶어 관뒀습니다.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기억하십니까? 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 4대강의 바닥을 긁어내고 16개 보를 건설해 강 허리를 모두 잘라냈던 대한민국 최악의 국책사업. 유속이 느려지고 수심이 깊어지면서 물은 썩었고, 깃들어 살던 생명들은 우리 강을 떠났습니다. 온 국민은 강을 뒤덮은 녹조와 이름도 생소한 큰빗이끼벌레를 경험하게 되었고, 보 인근 주민들은 썩은 강에서 나는 악취와 창궐한 날벌레들로 인해 고통을 받아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매년 관리비와 수리비 등 수백억에 달하는 운영비를 퍼부어야 했습니다. 

그 경험이 준 교훈은 작지 않았습니다. 2017년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 영산강의 승촌보와 죽산보를 개방했고, 보를 개방하자 강은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4년간의 보 개방모니터링 결과,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의견수렴과정을 거쳤습니다. 보 존치와 해체 간 경제성 평가도 거쳤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드디어 2021년 1월, 금강 영산강의 보 처리방안을 확정지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보 처리방안을 취소하고,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서 ‘자연성 회복’이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수준으로 변경했습니다. 불법적이고, 퇴행적입니다. 

지금 세종보는 열려있지만, 정부는 30억을 투입해 세종보 수문을 다시 닫기위해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제 세종보 수문이 닫히는 것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세종보 수문을 닫는 것은 세종 시민들에게는 물 환경의 악화를 야기하고, 이전의 문제점들을 다시 드러나게 하는 일일 것이고, 4대강의 폐해를 눈으로 목도한 우리 국민 전체에 있어서는 다시 4대강 사업으로 돌아가는 적폐고 폐단입니다. 

우리는 불법적인 보 처리방안 취소와,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을 규탄합니다. 이를 원상회복하고 이행할 것을 촉구합니다. 세종보 공주보 재가동을 당장 중단하기를 촉구합니다. 또한 시대를 역행하는 윤석열 정부의 댐건설, 하천 준설 등의 물정책을 정상화하기를 촉구합니다. 

이것은 다만 정치영역의 문제만 아닙니다. 오늘 태어난 둘째처럼 내일은 셋째가 태어날겁니다. 하루에 한 생명. 50쌍의 물떼새면 하루에 50생명. 숫자로 치환할 수 없는 거룩한 생명들. 세종보 수문이 닫히면, 그들의 둥지 그들의 아이들은 모두 수장됩니다. 그리고 이곳은 학살의 현장이 되겠지요. 흰수마자, 미호종개, 수달과 고라니는 어떻고요. 미처 전부 언급할 수 없는 그 수많은 생명들은 어떻고요. 

강의 영역을 침범해 들어오는 일이 결코 쉬운일은 아닙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부디 금강이 우리를 아량껏 품어주길 기도합니다. 경찰이 와서 위험하니 자진 철거하라고합니다. 당연하지요. 바보같이. 위험해서 들어온겁니다. 수문을 닫으면 이곳은 위험합니다. 흐르는 강을 막으면 재앙이 벌어집니다. 우리는 몸소 그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 강을 찾았습니다. 

공주 고마나루에서 4일만에 천막이 철거되었고, 이틀 뒤 수문을 닫아 우리를 수장하려했습니다. 우리는 물속에서 꼬박 9시간을 버텼지만, 끝내 수문은 닫히고 말았습니다. 고마나루는 지금도 펄밭이 되어있고, 이제 그 재앙이 세종에 닥치려하고 있습니다. 세종보는 4대강 16개 보의 교두보입니다. 가장 먼저 준공됐고, 가장 작고, 가장 문제가 많았으며, 가장 먼저 개방했고, 가장 먼저 보 처리방안이 확정되었습니다. 이제 세종보가 다시 닫히면 4대강 16개 보는 언제 열고, 보 처리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부디 다시 4대강에 눈을 돌려주세요. 당연히, 강은 흘러야 강입니다. 

멀리 낙동강, 영산강에서, 충남, 서울에서, 그리고 대전 무엇보다 세종에서 함께하는 무수한 동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반드시 지켜냅시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소식 4일차]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새벽 사이에 대청호 방류로 금강 수위가 20cm 정도 높아졌습니다. 어제의 흰목물떼새 둥지는 물에 잠겼고, 더불어 두 아이들도 물에 잠겼습니다. 물떼새 부모들은 내려 앉지도 못하고, 주변을 황망하게 맴돕니다. 농성장 사람들도 어쩌지도 못하고 여기저기 건너다니면서 원인을 찾고, 여기저기 항의 전화를 했습니다. 오전 10시가 되면서 수위가 낮아졌습니다. 혹시, 부모 물떼새가 둥지를 포기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고 지켜봤습니다. 오후 다섯시쯤, 둥지로 내려앉아 알을 품는 물떼새를 보았습니다. 물떼새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물떼새는 둥지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우리도 금강을, 낙동강 영산강 한강 우리의 강을 버릴 수 없습니다. 흰목물떼새 알들이 물에 잠기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듯이, 사람 몇쯤이야 물에 잠길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얼마든지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우리는 이미 비인간생명들의 영역에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생명에 있어서 경중이 있는 것이 아니고, 존중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더 중한 것, 덜 중한 것은 없습니다. 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황망히 맴도는 물떼새에 공감하고 마음 졸인 이유입니다. 

대청호 수문을 여는 일은 버튼하나로 가능하겠지요. 그러면 흰목물떼새 아기는 물에 잠깁니다. 중장비는 새벽부터 분주했습니다. 이미 서류를 통해 결재와 결제를 마쳤기때문이지요. 서류 하나면, 버튼 하나면 생명의 생사가 좌우됩니다. 우리는 그래서는 안됩니다. 생명, 존재의 생사가 달린 일에는 더 신중하고, 더 망설이고, 더 고민하고,, 아니, 생명을 해쳐선 안됩니다. 버튼을 누르는 것, 서류에 결재하는 것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해선 안됩니다. 버튼을 난타하고 결재를 남발하는 미친 정부를 멈추게 해야합니다. 생명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이 정부가 국민을 존중할리 없습니다. 

오늘도 여러 동지들이 애를 써주셨습니다. 농성장에 방문해서 말벗도 되어주시고, 함께 걱정하고,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가야 하는지 생각을 나눴습니다. 지지방문을 해준 원앙동지, 고라니 언니, 깝짝도요 형님, 너구리 삼촌, 동양하루살이 어린이들.....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 4일차, 초입입니다. 앞으로 할일이 더 많습니다. 생명을 지키기위해 망설이고 고민해서 선택한 이 농성장을, 신중하게 단단하게 지켜나가야겠습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소식 5일차]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밤 9시 경이 되면 어김없이 천막 위 한두리대교에서 쿵탕 쿵탕 뛰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며칠째 그러는걸 보면, 매일 조깅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종보 수문이 닫히면, 부지런한 러너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마주하게 될겁니다. 수위가 상승하면서 검은 물이 모든 모래와 자갈, 수풀을 덮을 겁니다. 깊은 숨을 들이킬때 천막을 덮은 하루살이가 입으로 코로 들어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 수온이 올라가면서 다시 녹조를 마주하게 될 것이고, 간 독성 물질이 알게 모르게 몸에 쌓일 겁니다. 어쩌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악취가 먼저 찾아올지 모르고요. 새소리는 사라지고 시끄러운 차량 굉음만 남을 겁니다. 이건 세종보가 다시 닫히면,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우리 강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될 겁니다. 

어제 밤사이 금강 수위가 다시 올랐습니다. 대청호 조정지댐 방류로 수위가 상승한 거에요. 그로인해 흰목물떼새 둥지는 다시 물에 잠겼습니다. 부모 물떼새는 망연자실한 뒷모습으로 하염없이 웁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얼른 건너가 상황을 살폈습니다. 어제보다 수위가 더 올라와서 깊이 잠겼고, 첫째인지 둘째인지 하나는 조금 떨어진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가만두면 아주 쓸려갈 것 같아 가만히 둥지 안으로 다시 넣어줬습니다. ‘이젠 정말 버려질 수 있겠다.’ ‘포기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수위가 내려갔습니다. 잠겼던 둥지도 다시 드러났습니다. 가만히 한참을 지켜보니 부모물떼새가 분주하게 둥지를 정돈하고 다시 포란을 시작합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지금은 아이들 건강이 걱정입니다. 지금 잠깐 기도합시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태어나서, 연애도하고 여행도 다니다가 다시 금강을 찾아 울음소리도 들려주고 새로운 둥지도 차릴 수 있기를 기도합시다. 

세종보 3번 수문이 닫히고, 다시 1, 2번 수문을 들어올려 유압실린더를 장착한다고 합니다. 그 작업을 위해서는 물길을 인위적으로 바꾸어야하고, 그 일을 위해 다시 중장비가 물떼새의 땅에 들어갑니다. 그곳의 물떼새는 강제 철거민이 되었습니다. 보를 만들고 집을 빼앗겨 떠돌다가, 보 개방 이후 돌아온 고향에서 다시 난민이 되었습니다. 어제 오늘은 버튼을 툭툭 조작해서 두번이나 수해민으로 만들더니 말이에요. 

대체 환경부는 뭐하는 곳입니까? 멸종위기종 지정은 뭐하러하는 겁니까? 최소한 물떼새 서식지 전수조사를 하고, 번식 산란기에는 이런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도록해야하는 것 아닙니까? 5월부터 9월까지는 용수공급을 위해 대청댐 방류량을 늘린다는데, 이런식이면 상당수의 물떼새 둥지들이 이번과 같이 수장되고 떠내려 갈겁니다. 정말 멸종위기종을 보전하려고 한다면, 산란 번식기에는 대청댐 방류량을 조정해야합니다. 세종보 가동은 당연히 중단해야하고요. 물관리가 중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물관리를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관한지 2년만에 환경부는 오히려 국토부가 됐습니다. 물관리 핵심 정책이 댐건설, 하천 준설이 뭡니까? 우리 나라는 환경부가 없는 나라입니다. 

천막농성을 시작한지 만 5일이 지나고 있는데, 보 재가동의 실무 책임 부서인 환경부는 연락 한 번 없습니다. ‘위험하니 나가라.’는 주문을 세종시에 연습시켜서, 천막으로 보내기만 합니다. 책임있는 담당자로부터, 대화 좀 해보자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이제 두고보세요. 이 죄책을 지금 이 정부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겁니다. 

‘그깟 물떼새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지.‘

우리는 사람을 뒷전에 두고 흰목물떼새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종보 재가동을 막는 일은 4대강에 사는 온생명의 터전을 회복하고 지키는 일입니다. 4대강 사업은 우리나라 온 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었습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오늘도 전국각지에서 많은 동지들이 방문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소식 6일차]

 

평화와 기쁨의 인사를 드립니다. 

금강의 흰목물떼새 부부가 물에 잠긴 둥지를 정비하더니, 셋째 알을 낳았습니다. 두번이나 물에 잠기고, 세종보 재가동을 위해 모래섬에 투입된 중장비가 알들을 헤치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다행입니다. 물에 잠긴 둥지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던 물떼새의 뒷모습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오랜 세월 전승된 지혜로 금강의 모래 자갈 밭을 찾아 둥지를 꾸리고 알을 낳았을텐데,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설치된 금강은 이미 옛 금강이 아닙니다. 부모새의 미숙함이 아닙니다. 사람이 만든 참사입니다. 환경부는 지금이라도 진지한 대책을 마련해야합니다. 

세종 시민 한분이 농성장에 다녀가셨습니다. 금강변 아파트에 거주하는데, 농성장을 보고 들렀다고합니다. 돌을 보러 금강변을 자주 다닌다면서 돌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검고 납작한 돌을 보여주면서, 옛날 먹물을 살 돈이 없던 사람들은 그 돌 위에 물로 글씨 연습을 했다고 하더군요. 갖가지 돌 이야기를 들으면서 장수에서 온 돌, 옥천에서 온 돌, 지질적으로 특징 있는 곳에서부터 이 곳 세종보 농성장까지 굴러와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돌을 보는 사람들은 강에 와서 돌을 줍고 소유하기 보다는, 의미 있는 돌을 강변에 잘 모아둔다고 했습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그걸 안다면서 한 곳을 보여줬어요. 그곳에는 정말 이야기해준 돌이, 그들만이 알수 있는 표식처럼 모아져 있었습니다. 세종보가 담수되면 이런 이야기와 사연들이 모두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있는 그대로의 강이 아름다운데, 왜 전부 수장시키려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든 16개 보중에 유일하게 장기간 개방으로 자연성 회복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는 곳이 세종보와 공주보입니다. 실제 보 개방으로 농업용수 부족이나 주민 피해가 발생했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은 금강 세종보 공주보 개방을 통해서 4대강 사업의 거짓말과 속임수를 골라내는 연습을 한거에요. 세종보 공주보를 개방한 이후 악취도, 수질도,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녹조도 전부 개선됐습니다. 그리고 보 수문을 닫었던 때보다 수생태 환경이 훨씬 좋아졌어요. 큰빗이끼벌레, 깔따구 대신, 재첩이 사는 강으로 돌아왔어요. 인위적으로 만든 호수같은 강이 아닌, 여울과 풀과 모래가 어우러진 강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 강에는 돌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고, 전수되는 가치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돌보다 생생하고 선명하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흰목물떼새와 같은 생명들이 있습니다. 

세종보 수문 닫고 물채워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라고요? 세종보 상류에 오리배 띄우고, 수륙양용차 운행하면 세종시 경제가 발전됩니까? 도시 위상이 올라갑니까? 공주보 수문 닫고 물채워 ‘금강 옛 뱃길 살리기’요? 공주보부터 세종보까지 황포돛배 띄우면 공주시 관광이 활성화 됩니까? 그러면 천년도시 공주의 위상이 올라갑니까? 거기에 어떤 이야기가 있고, 전승할 가치가 있습니까? 수륙양용차는 어디든지 갔다 놓기만 하면 황금알을 낳아주는 오리가 됩니까? 망상을 버려야합니다. 누구 좋으라고 하는 겁니까? 

세종보 공주보 수문이 닫히면, 우리가 잃게 되는 많은 것이 있습니다. 돌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듣고 싶은 새소리, 맑은 공기마저도 잃게 됩니다. 도 듣지 못하고, 강에 들어 모래사장도 걷지 못하고, 강물에 발도 담그지 못합니다. 오랫동안 강에서 함께 살던 수달도 살지 못하고, 뭐라 부르는지 이름은 몰랐어도 빠르게 모래로 숨어들던 물살이들도 보지 못합니다. 맨발로 걷던 모래 대신, 푹푹 빠지고 악취나는 펄밭이 생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모든 것들을 국가 예산을 들여가면서 우리는 점점 잃게 됩니다. 

이건 금강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낙동강에서는 매년 녹조가 창궐해, 인근지역 아파트 거실에서도 간 독성 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고 있습니다. 낙동강 물로 재배한 작물에서도 같은 성분이 검출됩니다. 보를 개방한 영산강 금강을 제외하고 4대강 16개보가 설치된 전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세종보 공주보 재가동은 4대강 사업 재앙을 재현하는 시작이 될겁니다. 그 일만큼은 반드시 막아야겠습니다. 

오늘도 많은 동지들이 명랑함을 가지고 농성장을 찾아주었습니다. 우리는 그 명랑함으로 우리 강을 반드시 지켜낼겁니다. 감사합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7일차]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른 새벽부터 빗소리가 들렸습니다. 강이 얼마나 무서운지 눈으로, 몸으로 확인했기에 물이 불어나 수위가 차오르는 것을 체크하기 위해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천막 농성장은 비가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친것이 아니라 세종보 재가동을 막기 위해 친 것이기에, 비와는 다툴 이유가 없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아직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밤이 관건입니다. 

자갈밭 위에서 새들이 바삐 움직입니다. 흰목물떼새, 삑삑도요, 깝짝도요, 검은등할미새들이 고개를 까딱거리면서 분주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자갈과 꼭 닮았고, 움직여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자갈에 몸을 숨기면 천적으로부터 숨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채득했겠지요. 그러니 자갈이 없는 강에는 이들이 숨을 곳도 없습니다. 물이 모든 것을 뒤덮은 강에는 알을 낳을 곳도, 사냥할 곳도 없습니다. 

수달이 펄 위에 남기고간 발자국이 화석처럼 굳었습니다. 크기도 다양하고 방향도 중구난방입니다. 한 조각을 떼어다가 가만히 손을 포개어 보았습니다. 생명의 편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강변에 나오면 얼마든지 발자국이며, 사냥 흔적, 배설물을 볼 수 있고 운이 좋으면 활동하는 수달을 직접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종보 수문을 닫으면 수달은 더 이상 이곳에 서식하기 어려워집니다. 펄에 굳어있는 수달 발자국을 보면서, 나중에 화석으로나 수달을 볼 수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달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인데요, 그야말로 멸종할 위험이 있어 각별한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환경부는 생물다양성 협약에 따라 2030년까지 전 국토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계획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17%에 불과합니다. 보호구역은 커녕 온갖 개발에 습지며, 하천이며, 산림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은 물론, 환경부를 가만두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4대강 사업은 철저히 실패한 사업입니다. 4대강 16개 보가 만들어지고 수년이 지나지 않아 뉴스에는 녹조며, 큰빗이끼벌레며, 물살이 떼죽음이며 드러난 온갖 문제들로 떠들석했습니다. 경험을 통해 배우지 못하고, 같은 일로 후회를 반복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세종보 재가동은 4대강 사업의 재현이 될겁니다. 정부는 댐을 추가건설하겠다고 합니다. 하천 바닥을 긁어서 홍수위를 낮추겠다고 합니다. 그것도 다름아닌 ‘환경부’가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금강의 세종보 재가동을 막는 일은, 거꾸로 가는 우리나라 물정책을 바로잡는 단초가 될겁니다. 

정치가 이 일을 방관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야당은 정부에 물정책 정상화를 요구해야합니다. 불법적으로 취소된 보 처리방안과 졸렬하게 변경된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원상회복하고 이행하도록 해야합니다. 댐 추가건설, 하천 준설 따위를 물정책이라고 내놓지 못하게 해야합니다. 정책에는 일관성이 있어야합니다. 문제가 발견돼 정책을 보완하거나 변경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과정과 근거가 있어야합니다. 정치정략적 말싸움, 힘싸움에 좌지우지되어서는 안됩니다. 

많은 분들이 비가 와서 걱정을 해주십니다. 우리는 세종보 수문을 닫는 것을 염두하고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비에 맞서 버티지는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기꺼이 천막을 찾아주신 동지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말 없이 유구히 흐르는 금강을 반드시 지켜야겠습니다. 

내일은 온생명 어울림 문화제가 있습니다. 밴드 공연과 세종 시민들 발언을 들어볼겁니다. 작은 체험 부스도 차려질겁니다. 찬성도 반대도 좋습니다. 오십시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8일차]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비가 밤새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아침에 보니 다행이 수위는 더 상승하지 않고 오히려 내려갔습니다. 천막농성장도 내리는 빗소리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아침을 방해하는 것은 한두리대교를 오가는 차량의 굉음 입니다. 

산책나간 자갈 밭에서 새로운 물떼새 둥지를 찾았습니다. 밤새 울어대는 물떼새 소리에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제 알겠습니다. 밤을 새워가며 힘겹게 둥지를 지은 모양입니다. 수일 내로 새로운 알을 만나 육아일기를 써내려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흰목물떼새 한 쌍이 추가로 금강에 자리 잡은 것입니다. 

새벽 자갈밭을 찾아온 알락할미새, 검은등할미새, 깝짝도요가 분주하게 먹이를 먹습니다. 강남 갔다 박씨를 물고 온 제비떼가 물위를 비행하며 진흙을 나를 준비를 합니다. 둥지를 지어 본격적으로 새끼를 키워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농성장 옆으로 물총새가 앉아 물고기 사냥을 하고 떠납니다. 자연은 그대로 자연인 것을 실감합니다. 담수가 되는 순간 자연은 사라지고 말것을 알기에 마음이 다시 무거워 집니다. 

밤새 울어대던 개구리는 다시 침묵합니다. 습지에서 번식하는 개구리들은 하천변에 생긴 작은 웅덩이를 지킵니다. 1차 소비자인 개구리는 알을 낳고 올챙이가 되어 상위 포식자의 먹이가 됩니다. 자연의 섭리입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슬렀던 4대강 사업은 철저히 망한 사업입니다. 흐름이 멈췄던 강은 물고기가 죽고 녹조가 창궐하며 죽어갔습니다. 수문이 열린 강이 다시 돌아온지 불과 6년입니다. 회복된 강에 돌아온 생명들은 자연은 어때야 하는지 몸으로 보여 주지만 위정자들은 늘 모른 체 합니다. 담수로 죽어갔던 강을 지켜보면서도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정부를 생각하면 치가 떨립니다. 

밤을 지켜왔던 임도훈 활동가는 제 걱정이 태산이었나 봅니다. 잠시 집으로 떠나는 길까지 조심하라 당부를 하더군요. 일어나서 제일 먼저 도훈에게 안녕하다는 인사를 남겼습니다. 안녕하다는 인사를 자연에게 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담수가 되지 않도록 함께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힘이 되어 주세요!

농성장 하루지킴이 얼가니 경호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9일차]

 

생명과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농성장 상류 1.8km 지점에 이응교가 있습니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조명이 현란하게 바뀌면서 반짝입니다. 건축에 1083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예전에 동양하루살이가 창궐해서 이용이 불편하다는 내용의 언론사 인터뷰 차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주말에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평일에는 이용하는 시민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양하루살이 사체만 바닥에 즐비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금강 모니터링을 위해 수차례 이응교를 방문했지만, 평일이라 그런가요? 사람은 만나기 힘들었습니다. 

당연히 이응교에는 고라니도 없었고, 수달도 없었고, 흰수마자도 없었습니다. 그들이 한글을 몰라서도 아니고, 세금을 내지 않아서도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그 이응교도, 야간 조명도 필요치 않기 때문입니다. 다리가 있어서 사람들의 편의가 올라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편의를 위해 고라니의 권리를 얼마든지 침해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경관을 위해서 고라니가 뛰어다니는 하중도를 없앨 필요가 있습니까? 새들이 알을 낳고 품는 모래와 자갈을 수몰시켜야겠습니까? 서식지를 잃은 고라니가 먹이원을 찾아 농지로 도심으로 나오면 또 쫓고 사살하는 폭력을 반복할겁니까? 사람은 조금 편해지지만, 생명들은 아주 죽습니다. 무엇을 위해 세종보를 재가동하려 합니까? 개발입니까? 성장입니까? 제발, 세종보 재가동을 중단하십시오. 세종보 담수는 금강 생명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재앙을 불러올 것입니다. 

우리는 생떼를 쓰기 위해 강에 천막을 짓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결정에 의해 민주적 논의 과정과 절차가 묵살되고, 생명의 가치 대신 자본의 논리에 따라 약자가 희생당하는 구조가 반복되는데, 어떤 방법으로도 우리의 의견을 전달할 수 없고 소통하지 않기에 마지막 수단으로 강에 몸을 두는 것입니다. 

작년 공주 고마나루 수중농성이 생각납니다. 2019년부터 공주보를 개방한 상태에서 백제문화제 개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공주시와 환경부가 약속했습니다. 공식적인 협의체 자리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로 문화제 개최가 불가능했던 한해를 빼고, 전부 수문을 닫았습니다.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문제제기하고, 수문 개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매번 공주보 수문이 닫히는 것을 지켜봐야했고, 담수 후 개방된 공주보 상류 고마나루는 처참하게 망가져 있었습니다. 

2023년 9월 11일, 공주보 수문을 닫으려는 계획을 아주 어렵게 알아냈습니다. 우리는 공주 고마나루에 천막을 짓고, 보 운영협의체에서 한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습니다. 천막은 4일만에 100여명의 공주시 공무원과 용역들에게 모조리 찢겨졌지만 천막 철거 이후에도 자리를 깔고 앉아 비를 맞으며 농성을 이어갔습니다. 공주보 수문을 닫으면 수몰되는 위치에 활동가들이 약속 지키기를 요구하고 있는데, 환경부는 수문을 닫아올렸습니다. 발목부터 서서히 물이 차올랐고, 물이 가슴에까지 차오르는 9시간을 우리는 고마나루 모래사장과 함께 수몰되고 있었습니다. 결국 저체온증으로 인한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로 농성을 마쳤습니다. 사람이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는 정부라, ‘물떼새 둥지같은 것 따위’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런 정부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생명 학살 정부에 강을 내어 맡길수는 없습니다. 국민을 무시하고, 생명을 말살하는 물정책으로 폭주하며 역주하는 이 정권을 반드시 멈춰 서도록 해야 합니다. 

공주 농민회 활동가이자, 금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에서 부위원장으로 역할을 하셨던 김봉균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고마나루 수중시위때 의자에 앉아계시면서, 가장 먼저 온몸이 물에 잠겼습니다. 발목부터 차가운 물이 차올라도 의자에서 몸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공주보 재가동, 고마나루 펄 걷어내기, 정진석 낙선운동,,, 공주보 문제에 대해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투쟁하셨습니다. 얼마전 불의의 사고를 당하셔서, 지금은 순천향 병원에서 두차례 큰 수술을 받았고, 겨우 의식은 되찾으셨지만 아직도 한차례의 수술이 더 남았습니다. 아직 직접 통화는 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가족분과 통화가 되었습니다. 큰 수술을 세차례나 받게 되었으니, 몸도 몸이지만 재정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황이신듯 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 나서는 우리가 동지를 지켜주어야 합니다. 가능하시다면 이렇게 힘들 때에 십시일반으로 동지의 언덕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 농협 301-1852-5007-41(예금주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얼른 쾌유하셔서 다시 왕성히 활동하시는 모습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천막을 찾아주신 동지분들이 계십니다. 오늘에게 뒤늦게 농성장 방명록을 비치했는데요, 진작할 것을 그랬다는 생각입니다. 한마디 한마디 그 기운을 모아 반드시 지켜냅시다. 감사합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10일차]


오늘도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에서 깼습니다. 물떼새 알을 찾는다면, 가장 먼저 찾고 싶은 것이 활동가로서 저의 못난 욕망입니다. 그러나 아니면 어떻습니까. 물떼새 아이들만 건강하면 됐지. 출산 자리가 어느정도 은밀하고 안정적이어야 할텐데, 너무 잦은 이방인의 왕래가 불편할 듯 합니다. 이제 자갈밭에는 가능하면 들지않으려 합니다. 아이들이 사는 것이 더 중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과학적’ 사실입니다. 세종보를 개방하면서, 상류에 너무나도 아름다운 하중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조금만 가까이 가도 풀숲에서 까투리도 튀어나오고, 고라니도 뛰어 나옵니다. 하중도 좌우에는 다양한 깊이의 물길이 만들어졌어요. 이 강에는 잉어, 강준치를 비롯해서 쉬리도 살고, 미호종개도 살고, 흰수마자도 살고 있습니다. 보 수문을 닫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인거에요. 이 모드 내용이 환경부에 ‘보 개방 모니터링’ 데이터로 남아있습니다.  

지루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설명드리겠습니다. 2021년 1월 18일, 4년간 논의됐던 금강 영산강의 보 처리방안이 확정됐습니다. 그해 4월 부터 환경부는 ‘금영 보 처리방안 이행을 위한 세부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고, 수자원공사가 용역을 진행했습니다. 2021년 11월, 수자원공사는 세종보 2024년 6월 등, 해체 가능시기가 명시된 중간보고를 진행했습니다. 5개월 뒤인 2022년 4월 용역을 마쳤습니다. 그 사이 대선이 있었고, 환경부는 4월이 지나도 용역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수정 보완’을 명분으로 6월 결과 발표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고, 한화진 장관이 취임했습니다. 당연히 6월이 지나도 결과 발표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과 공개를 요구하는 우리의 요구는 철저히 묵살되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유선 전화 연결도 안됐습니다. 공문도 넣었고, 민원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환경부는 아무 답변이 없었습니다.

결국 10개월이 지난 2023년 4월 1일, 환경부가 드디어 용역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그 발표내용에는 중간보고에 명시되어있던 착공 가능시기는 삭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한화진 장관은 보 활용을 발표했습니다. 취임한지 1년이 다되도록, 4대강 관련 가장 논의가 진전된 보 처리방안을 용역까지 마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세금만 축내다가, 갑자기 4대강 정책을 뒤집는 결정을 얼토당토 않게 발표하다니요. 그간 진행했던, 거버넌스니 협치니,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이니, 과학적 데이터니, 경제성 평가니 이 모든 것들을 허사로 돌리는 결정을, 그간 아무것도 이행하지 않던 환경부 장관이! 그날의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명백한 직무유기이고, 직권남용입니다. 

2023년 7월, 이재오씨가 대표로 있는 4대강국민연합이 재기한 4대강 감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지루하고도 지루한 4대강 관련 5번째 감사였고, 보 처리방안 마련과정에 있어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환경부에 ‘보 처리방안에 있어 더 적합한 데이터를 마련하여 보완하라’라는 주문이 있었습니다. 매년 수환경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해왔던 환경부의 데이터를 지적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감사원법상, 감사 종료 이후 20일 이내에 환경부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직접 진행했던 데이터에 대해서요! 그러나 한화진 장관은 감사 결과 발표 다음날 보 처리방안 취소를 국가물관리위에 요청합니다. 그리고 15일 뒤, 심의 의결까지 만 4년이 걸린 보 처리방안을 2기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취소‘합니다. 이후 40여일 만에, 10년단위로 세워지는 물 분야 최상위 계획인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서 ‘자연성 회복’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지속가능성 제고’라는 말로 바꿔치기 했습니다. 부록으로 만들어졌던 ‘우리 강 자연성 회복 구상’은 전부 삭제 했습니다. 청소 당번 정하는 초등학교 학급회의도 이따위 졸속으로 진행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기자회견도 하고, 면담도 요청하고 항의도 했습니다. 한화진 장관 사퇴하라 집회도 했습니다. 공청회도 무산시켰고, 연행도 됐고, 유치장에도 갔고, 고발도 됐습니다. 그러나 지금, 환경부는 ‘보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모든 절차를 무시한 체 안하무인 폭주행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게 저희가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세종보 재가동은 4대강 사업으로의 회귀입니다. 이런 정권의 폭력에 강이 좌지우지되도록 내버려두어선 안됩니다. 이 사안은 단순히 물정책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권의 태도가 틀려먹은 거지요. 

동지여러분, 천막농성이 10일을 지납니다. 이제 우리의 생각을 조금 더 단순하게 정리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우리 강을 난도질하는 이 무도한 정권에 맞서 천막을 친 것입니다. 이 천막은 그야말로 배수의 진입니다. 우리는 뒷걸음질 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물러나는 것은 우리 강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아닙니다. 또 연행과 구속을 반복하는 이 극악무도한 정권에 맞서야합니다. 유머를 잃지 말고 힘을 냅시다. 

어제도 고마운 동지들이 함께 천막을 지켰습니다. 지금도 비둘기 똥이 천막위에 쌓이고 있습니다. 환경부로 파송하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세종보 천막 소식 11일차]

 

교복을 입은 두 아이가 강변으로 내려왔습니다. 천막을 조심스럽게 처다보더니 물가로 다가가 돌을 골라 물수제비를 뜨더군요. 실력이 형편 없었습니다. 인사를 하고 다가가서 물수제비 던지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납작한 돌을 골라 수면과 평행하게, 돌을 회전시키면서 팽~ 하는 느낌으로 던져라. 그리고 시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오~’ 하고 놀라더니 돌을 고르는 손이 더 빨라집니다. 시험이 끝난 아이들이, 강가에 나와 물수제비를 뜬다.. 그 장면 자체가 아름다웠습니다. 강은 그래야 합니다. 얼마든지 발담그고, 산책하고, 만질 수 있어야합니다. 

29일 물떼새 산란조사에서 발견한 세종보 상류 모래섬 꼬마물떼새 둥지가, 수문 작업을 위해 물길내는 작업 중인 포크레인에 의해 사라졌습니다. 엔진으로 움직이는 차갑고 생소한 기계에 의해 둥지와 알이 짓밟힐 때, 물떼새는 어땠을까요.. 대청호 방류로 물에 잠기고, 포클레인 중장비로 짓밟고, 이제 수문을 닫게되면 물떼새는 아주 이곳을 떠나 돌아오지 못합니다. 물떼새에게 ‘사람’이 뭘로 보일까요? 그러고보니, 물떼새 울음소리가 화난 소리로 들립니다. 환경부는 알고 있습니다. 매년 그곳 산란 조사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조사 전문가가 전해주는 말로는, 세종보를 닫으면 둥지 아래까지만 수위를 올리겠다고 했답니다. “자기들이 신도 아니고, 어떻게 수문을 그렇게 닫을 수 있겠어요”. 조사자의 말입니다. 

오늘은 천막에서 거리미사가 봉헌됐습니다. 공주 고마나루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라인을 뚫고 들어오던 신부님과 신자분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 같고요. 그 벽을 부수고 담을 넘는 모습이, 바로 예수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 식구들이 공주에서 대전에서 세종에서 천막을 찾았습니다. 함께 마음을 모아 하느님께 이 피조 세계를 있는 모습 그대로 지켜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상황을 보고하면서 고마나루 천막농성도 생각나고, 물떼새도 생각나고, 천막을 치고 당차게 농성을 하고 있지만 정말 강을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숨은 두려움에 몇번이나 울컥했습니다. 그러나 거기 자갈밭에 함께 선 신자분들이 너무나 감사하고 힘이 됐습니다. 그야말로 하느님을 볼 수 없으니, 대신 이분들이 나를 지켜주러 오셨구나 싶었습니다. 

“천막에 알을 낳았다고 생각하고 부모새의 마음으로 천막을 지켜라.” 

네. 천막을 지키는 활동가들은 부모새의 마음으로 천막을 지키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천막이 물떼새 둥지라고 생각하고 지켜주십시오. 공권력이 강제 철거하려하면 농성장으로 모여주십시오. 한두리교 교각 밑에 위태롭고 연약하게 세워져 있는 이 보잘것 없는 천막이 뜯겨나가는 것을 막아주십시오. 천막을 무시하고 세종보를 가동해서 물이 차오르면, 물에 잠겨가는 천막과 활동가들을 지켜봐주십시오. 생명을 지키고 보호해야하는 본연의 의무에는 게으르고, 권력에는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공권력에 따져물어 주십시오. 

천막에 찾아와 금강의 평화와 천막 활동가들의 평화를 빌어주신 천주교 신자여러분 감사합니다. 또 천막에 찾아와 매번 먹을 것 걱정해주시고, 춥지는 않을까 외롭지는 않을까 걱정해주시는 세종시민, 동지여러분 사랑합니다. 덕분에 천막은 지금까지 외롭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농성장 지킴이 나귀 드림


🌎 세종보 천막농성 지킴이 신청

https://forms.gle/oRTXvNRUot8fVXwx6

(지지방문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문의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박은영 집행위원장(010-6652-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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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환경운동연합 이사장 : 노진철

고유번호 : 275-8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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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 사단법인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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