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설날입니다. 환경운동연합 회원 여러분들의 성원과 열정에 힘입어 우리 사회가 환골탈태하여 생태사회로 나아가는 청복(淸福)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생태적 위기와 기후변화의 위협 앞에서도 여전히 무관심과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치권에 대응해, 회원 여러분은 정의의 이름으로 정치에 직접 참여하거나 정책 결정을 간접 자극하는 환경운동으로 생태민주주의를 통한 생태적 전환, 즉 생태사회를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 민주주의에 기반한 한국의 정치가 얼마나 복원력을 가지는지 시험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 마지막 달 윤석열 정권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끝없는 국정농단이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는 너무나 큽니다. 적어도 우리는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안정화되면, 합법적으로 집권한 권력자가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주권을 찬탈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장악하려 시도함으로써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무참히 짓밟았습니다. 주권찬탈 현장에 모인 환경연합 활동가를 비롯한 시민들의 물리적 저항과 국회의 신속한 비상계엄 해제 결정을 통한 2시간 반 만의 내란 종료는 한국 민주주의가 가진 정치적 복원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드러난 무능한 여당과 야당의 극한 대립,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로 분열한 시민진영의 여론 쟁투는 다시 정치적 혼란을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태양광, 풍력 등을 모두 합친 재생에너지 비중이 10%가 안 되어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 국가’로 불립니다.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2위이고, 수출에서 차지하는 정유, 석유화학, 철강의 비중이 25%가 넘기 때문에. 한국은 탄소배출의 감축을 위해 제조업을 축소하거나 다른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우리 환경연합이 목표로 했던 탄소제로를 법제화한 탄소중립 법안에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치의 명시를 거부했을 뿐 아니라 RE100으로 대변되는 탈탄소정책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의 2030년 목표치 30.2%에서 21.6%로의 하향 조정으로 무력화하고, 또 환경연합이 오랜 투쟁에 의해 쟁취한 탈원전을 대형 원전 3기의 추가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 3기의 2035년 가동을 골자로 한 원전정책으로 전환하는가 하면, 환경연합이 전 정권에서 관철시킨 4대강 재자연화 프로젝트를 16개 보의 수문 재가동으로 백지화하고, 허황된 산유국 꿈으로 포장된 포항 영일만 석유탐사 프로젝트를 밀어붙이는 등 반생태적이고 반환경적인 정책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윤석열 정권의 정치 무능력과 독단, 야당의 지도력 부재로 인한 정치 실종과 정치 부재 속에서 일어난 이런 반생태적 전환은 생태사회를 지향한 사회 대개혁이 쉽지 않음을 말해줍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생태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해 반환경적-반민주적인 윤석열 정권의 퇴진운동에 나섭니다. 문제는 을사년에 국민이 선택하는 다음 정부가 어떤 정부냐는 것입니다. 다음 정부가 이제라도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탈탄소 시대로 나아갈 것인가?
희망적인 것은 지난해 11월 말 부산에서 열린 국제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간 협상회의를 앞두고, 전국의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 업계에 강력한 플라스틱 생산감축을 촉구한 플라스틱 버스터즈 행사였습니다. 비록 협상은 중국,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와 산유국의 저항, 주최국인 윤석열 정권의 소극적 대응으로 협의 없이 종료되었지만, 회원대회를 겸한 플라스틱 버스터즈 행사에서 우리 환경연합 회원 오백여 명이 보여준 결의와 연대는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이 다시 한번 결집하여 생태적 전환에 나서는 동력원입니다. 우리 활동가들은 을사년에도 현장에서 생명, 생태, 평화, 참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회원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축원합니다. -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이사장) 노진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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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마지막 달 윤석열 정권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끝없는 국정농단이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는 너무나 큽니다. 적어도 우리는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안정화되면, 합법적으로 집권한 권력자가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주권을 찬탈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한국은 태양광, 풍력 등을 모두 합친 재생에너지 비중이 10%가 안 되어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 국가’로 불립니다.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2위이고, 수출에서 차지하는 정유, 석유화학, 철강의 비중이 25%가 넘기 때문에. 한국은 탄소배출의 감축을 위해 제조업을 축소하거나 다른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문제는 을사년에 국민이 선택하는 다음 정부가 어떤 정부냐는 것입니다. 다음 정부가 이제라도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탈탄소 시대로 나아갈 것인가?
우리 활동가들은 을사년에도 현장에서 생명, 생태, 평화, 참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회원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축원합니다.
-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이사장) 노진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