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탄발전소 폐지지역 지원법 졸속 입법 중단 촉구 기자회견 개최
"껍데기 석탄발전소 폐지지역지원법 입법 중단하고, 지역과 노동자의 목소리부터 제대로 반영하라"
탈석탄법제정을위한시민사회연대(이하 탈석탄법제정연대)는 금일(18일) 오전 10시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이하 기노위)에 추진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과 ‘탈석탄법’의 졸속적인 병합심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금일 기자회견은 오는 5월 19일 기노위 기후에너지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앞두고 열렸으며, 탈석탄법제정연대는 “현재 국회가 성격이 다른 ‘정의로운 탈석탄법’과 ‘석탄폐지 지역지원법’을 무리하게 병합 심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나온 정부대안은 시민사회와 노동계, 석탄화력발전소 소재지역 주민들이 요구해온 핵심 내용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환경성, 경제성도 없는 독소조항들로 채워진 지방선거용 생색내기용 입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선거용 졸속 병합 심사 즉각 중단 ▲향후 정의로운 탈석탄법’과 ‘석탄폐지 지역지원법’을 분리하여 심사할 것 ▲노동자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실질적인 거버넌스 구조의 법제화 ▲기후생태 위기를 가속하는 독소조항 삭제”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며, 제대로 된 탈석탄 입법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첫번째 발언에 나선 녹색연합 박수홍 팀장은 최근 국회 상황을 설명하며 “국회 기노위가 입법 취지와 성격이 전혀 다른 ‘정의로운 탈석탄법’과 ‘석탄폐지지역 지원법’을 무리하게 병합 심사하려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보고된 정부 대안은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의 핵심 요구를 배제한 채, 기후부와 일부 정치세력의 입맛에 맞는 조항들만 선택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수정 과정에서는 핵발전을 염두에 둔 ‘무탄소 전원’ 조항, 유명무실한 거버넌스 구조, 사실상 부재한 고용보장 내용 등으로 법안이 더욱 후퇴하고 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졸속 입법인지 묻고 싶다. 지방선거의 맹목적 승리를 위한 여야 정쟁과 야합 속에서, 결국 그 피해는 최일선의 당사자인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탄발전소 소재지역의 현장 주민들과 발전노동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두번째 발언에 나선 이충현 인천기후위기비상행동 기획단원(현장 대독)은 “영흥화력 폐지는 단순히 발전소 하나를 닫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과 노동자, 인천 지역사회 전체의 삶과 연결된 문제”라며 “국회가 졸속 입법이 아닌 정의로운 전환 원칙에 기반한 탈석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현재 논의 중인 석탄발전소 폐지지역 지원법은 탈석탄 로드맵과 노동자 보호, 지역 참여 구조가 불분명하다”며 “영흥 주민과 발전·협력업체 노동자, 지역 상권과 산업망 전반에 대한 정확한 지역영향조사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생에너지와 해상풍력 등 대체산업 역시 지역 동의와 공공성, 고용안정을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며 “인천이 준비 없는 전환의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태성 공공운수노조 한전산업개발발전지부 지부장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탈석탄-정의로운 전환 관련 입법에 대해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 내용이 빠진 채 노동자와 지역 지원만 일부 담는 협소한 법안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정부안의 지원위원회 역시 심의·의결 권한조차 없는 단순 의견수렴 기구에 불과해 노동자와 지역주민을 실질적인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협력업체 노동자에 대한 고용유지·고용승계 방안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폐쇄를 앞둔 발전소에 경쟁입찰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결국 노동자들을 해고와 불안정 노동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법안의 ‘무탄소 발전’ 역시 핵발전이 아닌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언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은 현재 논의 중인 석탄발전소 폐지지역 지원법은 장기적인 환경오염 모니터링과 주민 건강 영향 조사조차 빠져 있다”며 “석탄재 처리장과 하역부두 등 수십 년간 누적된 오염 문제를 고려하면 발전소 폐쇄 이후에도 토지·대기·수질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안은 오히려 환경영향평가와 예비타당성조사 같은 최소한의 검증 절차를 완화·면제하려 하고 있다”며 “규제를 무력화한다고 지역경제와 일자리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예산 낭비와 난개발만 반복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유에스더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 상황실장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의 정부대안에 포함된 ‘무탄소발전 등 에너지산업’ 조항에 대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SMR(소형모듈원자로)과 핵발전까지 폐지지역 대체산업으로 허용할 수 있는 위험한 문구”라며 “석탄발전소 폐지지역을 핵산업의 새로운 입지와 실험장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석탄대신 핵발전 오는 전환은 정의로운 전환이 아니라 위험의 전환이자 희생의 반복”이라며 “국회는 ‘무탄소발전’ 문구를 삭제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공공적 전환’으로 법안을 명확히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6년 5월 18일
탈석탄법제정을위한시민사회연대

[기자회견문]
지방선거 생색 내기 식 ‘탈석탄-정의로운 전환 입법’,
졸속 추진 중단하고 노동자·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국회가 탈석탄 과정의 노동과 지역의 정의로운 전환을 보장할 법률안을 졸속으로 심사하고 있다. 전환의 주체인 지역주민, 노동자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실효적인 제도를 설계하지 않은 채로 이 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둔 생색내기식 입법 활동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전환 지원 법안이 빠르게 마련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주요한 쟁점과 정책 실효성에 대한 검토 없이 졸속 추진되고 있어 오히려 지역과 노동 현장에 더 큰 혼란과 갈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취지와 내용이 다른 법안을 한 데 뭉뚱그려 하나의 법안으로 병합 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는 석탄발전 폐쇄 시점을 명문화하여 그 절차를 규정하고 정의로운 노동 전환의 보장에 초점을 맞춘 법안들(박지혜, 안호영, 김정호·서왕진·정혜경)과 석탄발전소 폐지지역 지원을 위한 법안들(어기구, 박해철, 장동혁, 김소희 외)이 상이하게 발의되어 계류 중이다. 현재 국회는 목적과 성격이 다른 이 법안들을, 부실한 정부안을 중심으로 병합해 심사할 계획이다.
시민사회의 오랜 노력으로 발의된 ‘정의로운 탈석탄법’과 석탄발전 지역의 절박한 목소리를 수용해야 하는 ‘석탄폐지 지역지원법’은 각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고 별도의 기금과 예산이 필요한 사안이다. 지금처럼 이를 무리하게 병합할 경우 탈석탄-기후위기 대응은 물론 정의로운 노동 전환과 지역 전환 모두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가장 문제적인 것은 국회에 발의된 이 법안들을, 이렇게 무리하고 부실하게 통합해 대안으로 제시한 기후부의 법안이다. 기후부 안은 김충현 협의체에서 노동계와 약속한 정의로운 노동전환에 관한 내용도 외면하였고,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거버넌스 구조 역시 형식적 의견수렴 기구 수준으로 전락시켰다. 당사자들을 모두 배제하고 중앙 정부가 기존 업무 관성에 따라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전환 지원법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석탄폐지 지역지원법과 유사한 선행 법률이었던, ‘폐광지역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사례를 보면 이러한 우려는 더 깊어진다. 30여 년간 예산을 투입해 왔지만 폐광지역 전환은 아직도 근본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지역 공동체는 갈등하고 있으며 대부분 전환 지역에 적자 좌초자산만 산적해 있다. 지역민들이 스스로 전환을 결정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와 이 과정을 보조할 수 있는 행정·재정적 지원 예산, 대체 산업의 현실성과 사회적 경제 모델이 주밀하게 고민되지 않는 전환 지원법은 무용하다.
덮어놓고 규제 자유 특구로 지정해주거나 예비타당성 조사, 환경영향평가를 완화·면제해주려는 조항들이 포함된 법안들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다. 경제성도 환경성도 검증하지 않고 지원만 해주면 지역이 회복하는가. 오랜 기간 석탄화력발전소의 오염으로 신음하던 지역에 전환을 위해 환경 규제를 완화한다는 것은 무슨 역설인가. 더구나 정부안에는 대형 핵발전소나 SMR과 같은 방사성 오염 시설을 포함하는 ‘무탄소 전원’을 지역에 지원한다는 내용이 있어 오염 지역 주민들에게 또 다른 오염을 지원하겠다는 용납할 수 없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은 노동자들에게도 지역민들에게도 가장 시급한 과제다. 가장 시급한 만큼, 면밀하게 준비되어야 하고 당사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의로운 탈석탄법’을 통해 석탄 폐쇄 시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전환 일정을 정하고 노동자들이 정의로운 전환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 ‘석탄폐지 지역지원법’은 이와 별도 입법하여 지역민들이 주도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통해 지역의 사회적 경제 전환 모델을 창출할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 전에 급하게 이를 처리하려 했다가는 지역사회와 노동계, 시민사회의 거센 저항에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의로운 전환 역시 즉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현장의 혼란과 갈등에 직면해 오히려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것이다. 국회는 무리하게 지역지원법으로 통합한 논의를 중단하고, 시민사회와 노동계와의 숙의를 통해 ‘정의로운 탈석탄법’과 ‘석탄폐지 지역지원법안’을 제정하라.
2026.5.18
탈석탄법제정을위한시민사회연대
석탄발전소 폐지지역 지원법 졸속 입법 중단 촉구 기자회견 개최
"껍데기 석탄발전소 폐지지역지원법 입법 중단하고, 지역과 노동자의 목소리부터 제대로 반영하라"
탈석탄법제정을위한시민사회연대(이하 탈석탄법제정연대)는 금일(18일) 오전 10시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이하 기노위)에 추진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과 ‘탈석탄법’의 졸속적인 병합심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금일 기자회견은 오는 5월 19일 기노위 기후에너지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앞두고 열렸으며, 탈석탄법제정연대는 “현재 국회가 성격이 다른 ‘정의로운 탈석탄법’과 ‘석탄폐지 지역지원법’을 무리하게 병합 심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나온 정부대안은 시민사회와 노동계, 석탄화력발전소 소재지역 주민들이 요구해온 핵심 내용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환경성, 경제성도 없는 독소조항들로 채워진 지방선거용 생색내기용 입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선거용 졸속 병합 심사 즉각 중단 ▲향후 정의로운 탈석탄법’과 ‘석탄폐지 지역지원법’을 분리하여 심사할 것 ▲노동자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실질적인 거버넌스 구조의 법제화 ▲기후생태 위기를 가속하는 독소조항 삭제”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며, 제대로 된 탈석탄 입법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첫번째 발언에 나선 녹색연합 박수홍 팀장은 최근 국회 상황을 설명하며 “국회 기노위가 입법 취지와 성격이 전혀 다른 ‘정의로운 탈석탄법’과 ‘석탄폐지지역 지원법’을 무리하게 병합 심사하려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보고된 정부 대안은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의 핵심 요구를 배제한 채, 기후부와 일부 정치세력의 입맛에 맞는 조항들만 선택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수정 과정에서는 핵발전을 염두에 둔 ‘무탄소 전원’ 조항, 유명무실한 거버넌스 구조, 사실상 부재한 고용보장 내용 등으로 법안이 더욱 후퇴하고 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졸속 입법인지 묻고 싶다. 지방선거의 맹목적 승리를 위한 여야 정쟁과 야합 속에서, 결국 그 피해는 최일선의 당사자인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탄발전소 소재지역의 현장 주민들과 발전노동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두번째 발언에 나선 이충현 인천기후위기비상행동 기획단원(현장 대독)은 “영흥화력 폐지는 단순히 발전소 하나를 닫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과 노동자, 인천 지역사회 전체의 삶과 연결된 문제”라며 “국회가 졸속 입법이 아닌 정의로운 전환 원칙에 기반한 탈석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현재 논의 중인 석탄발전소 폐지지역 지원법은 탈석탄 로드맵과 노동자 보호, 지역 참여 구조가 불분명하다”며 “영흥 주민과 발전·협력업체 노동자, 지역 상권과 산업망 전반에 대한 정확한 지역영향조사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생에너지와 해상풍력 등 대체산업 역시 지역 동의와 공공성, 고용안정을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며 “인천이 준비 없는 전환의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태성 공공운수노조 한전산업개발발전지부 지부장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탈석탄-정의로운 전환 관련 입법에 대해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 내용이 빠진 채 노동자와 지역 지원만 일부 담는 협소한 법안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정부안의 지원위원회 역시 심의·의결 권한조차 없는 단순 의견수렴 기구에 불과해 노동자와 지역주민을 실질적인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협력업체 노동자에 대한 고용유지·고용승계 방안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폐쇄를 앞둔 발전소에 경쟁입찰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결국 노동자들을 해고와 불안정 노동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법안의 ‘무탄소 발전’ 역시 핵발전이 아닌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언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은 현재 논의 중인 석탄발전소 폐지지역 지원법은 장기적인 환경오염 모니터링과 주민 건강 영향 조사조차 빠져 있다”며 “석탄재 처리장과 하역부두 등 수십 년간 누적된 오염 문제를 고려하면 발전소 폐쇄 이후에도 토지·대기·수질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안은 오히려 환경영향평가와 예비타당성조사 같은 최소한의 검증 절차를 완화·면제하려 하고 있다”며 “규제를 무력화한다고 지역경제와 일자리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예산 낭비와 난개발만 반복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유에스더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 상황실장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의 정부대안에 포함된 ‘무탄소발전 등 에너지산업’ 조항에 대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SMR(소형모듈원자로)과 핵발전까지 폐지지역 대체산업으로 허용할 수 있는 위험한 문구”라며 “석탄발전소 폐지지역을 핵산업의 새로운 입지와 실험장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석탄대신 핵발전 오는 전환은 정의로운 전환이 아니라 위험의 전환이자 희생의 반복”이라며 “국회는 ‘무탄소발전’ 문구를 삭제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공공적 전환’으로 법안을 명확히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6년 5월 18일
탈석탄법제정을위한시민사회연대
[기자회견문]
지방선거 생색 내기 식 ‘탈석탄-정의로운 전환 입법’,
졸속 추진 중단하고 노동자·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국회가 탈석탄 과정의 노동과 지역의 정의로운 전환을 보장할 법률안을 졸속으로 심사하고 있다. 전환의 주체인 지역주민, 노동자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실효적인 제도를 설계하지 않은 채로 이 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둔 생색내기식 입법 활동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전환 지원 법안이 빠르게 마련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주요한 쟁점과 정책 실효성에 대한 검토 없이 졸속 추진되고 있어 오히려 지역과 노동 현장에 더 큰 혼란과 갈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취지와 내용이 다른 법안을 한 데 뭉뚱그려 하나의 법안으로 병합 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는 석탄발전 폐쇄 시점을 명문화하여 그 절차를 규정하고 정의로운 노동 전환의 보장에 초점을 맞춘 법안들(박지혜, 안호영, 김정호·서왕진·정혜경)과 석탄발전소 폐지지역 지원을 위한 법안들(어기구, 박해철, 장동혁, 김소희 외)이 상이하게 발의되어 계류 중이다. 현재 국회는 목적과 성격이 다른 이 법안들을, 부실한 정부안을 중심으로 병합해 심사할 계획이다.
시민사회의 오랜 노력으로 발의된 ‘정의로운 탈석탄법’과 석탄발전 지역의 절박한 목소리를 수용해야 하는 ‘석탄폐지 지역지원법’은 각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고 별도의 기금과 예산이 필요한 사안이다. 지금처럼 이를 무리하게 병합할 경우 탈석탄-기후위기 대응은 물론 정의로운 노동 전환과 지역 전환 모두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가장 문제적인 것은 국회에 발의된 이 법안들을, 이렇게 무리하고 부실하게 통합해 대안으로 제시한 기후부의 법안이다. 기후부 안은 김충현 협의체에서 노동계와 약속한 정의로운 노동전환에 관한 내용도 외면하였고,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거버넌스 구조 역시 형식적 의견수렴 기구 수준으로 전락시켰다. 당사자들을 모두 배제하고 중앙 정부가 기존 업무 관성에 따라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전환 지원법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석탄폐지 지역지원법과 유사한 선행 법률이었던, ‘폐광지역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사례를 보면 이러한 우려는 더 깊어진다. 30여 년간 예산을 투입해 왔지만 폐광지역 전환은 아직도 근본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지역 공동체는 갈등하고 있으며 대부분 전환 지역에 적자 좌초자산만 산적해 있다. 지역민들이 스스로 전환을 결정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와 이 과정을 보조할 수 있는 행정·재정적 지원 예산, 대체 산업의 현실성과 사회적 경제 모델이 주밀하게 고민되지 않는 전환 지원법은 무용하다.
덮어놓고 규제 자유 특구로 지정해주거나 예비타당성 조사, 환경영향평가를 완화·면제해주려는 조항들이 포함된 법안들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다. 경제성도 환경성도 검증하지 않고 지원만 해주면 지역이 회복하는가. 오랜 기간 석탄화력발전소의 오염으로 신음하던 지역에 전환을 위해 환경 규제를 완화한다는 것은 무슨 역설인가. 더구나 정부안에는 대형 핵발전소나 SMR과 같은 방사성 오염 시설을 포함하는 ‘무탄소 전원’을 지역에 지원한다는 내용이 있어 오염 지역 주민들에게 또 다른 오염을 지원하겠다는 용납할 수 없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은 노동자들에게도 지역민들에게도 가장 시급한 과제다. 가장 시급한 만큼, 면밀하게 준비되어야 하고 당사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의로운 탈석탄법’을 통해 석탄 폐쇄 시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전환 일정을 정하고 노동자들이 정의로운 전환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 ‘석탄폐지 지역지원법’은 이와 별도 입법하여 지역민들이 주도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통해 지역의 사회적 경제 전환 모델을 창출할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 전에 급하게 이를 처리하려 했다가는 지역사회와 노동계, 시민사회의 거센 저항에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의로운 전환 역시 즉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현장의 혼란과 갈등에 직면해 오히려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것이다. 국회는 무리하게 지역지원법으로 통합한 논의를 중단하고, 시민사회와 노동계와의 숙의를 통해 ‘정의로운 탈석탄법’과 ‘석탄폐지 지역지원법안’을 제정하라.
2026.5.18
탈석탄법제정을위한시민사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