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 탈핵


석탄발전소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킵니다.

핵발전소는 사고와 방사능, 핵폐기물로부터 안전하지 않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지속가능한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탈핵


석탄발전소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킵니다. 핵발전소는 사고와 방사능, 핵폐기물로부터 안전하지 않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지속가능한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탈핵[인터뷰②] 원전이 빼앗아 간 농민의 물_칼리 J. 페레즈

유에스더 정책변화팀 활동가
2026-08-06
조회수 473


이 인터뷰는 환경운동연합이 환경재단, 사랑의열매, 현대자동차의 후원을 받아 진행한 ‘그린아시아 글로벌 리더십 2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아시아에서 원전은 과연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는지, 원전 확대의 위험과 비용은 누구에게 전가되는지,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는 어떤 대안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현장의 목소리로 기록했습니다.

영상에는 인터뷰의 일부를 담았습니다. 아래에는 영상에 미처 담지 못한 인터뷰 전문과 함께, 인터뷰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설명을 소개합니다.

※ 인터뷰는 현장 발언을 국문으로 옮긴 것입니다. 인터뷰이의 뜻과 말투를 최대한 살리되, 의미를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반복되는 표현과 명백한 전사 오류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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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선원으로 일하면서 바탄원전 반대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 활동가 칼리 J. 페레즈(Carly J. Perez)입니다. 칼리는 2022년부터 ‘핵 없는 바탄 운동(Nuclear-Free Bataan Movement)’과 함께 지역 주민을 만나고, 바탄원전 재가동과 새로운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칼리가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은 원전의 기술이나 전력 생산량이 아니라 물과 생계였습니다. 바탄원전은 냉각탑이 없는 가압경수로입니다. 원전을 가동하려면 남중국해의 해수를 끌어와 복수기를 식힌 뒤 다시 바다로 배출해야 합니다. 621MW 규모의 바탄원전이 가동될 경우 하루 약 141만~338만5천㎥의 해수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남중국해의 수온은 이미 높은 수준이며, 기후변화로 해수온이 더 상승하면 냉각 효율은 낮아지고 더 많은 냉각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대량의 해수를 취수하고 데워진 물을 다시 배출하는 과정은 주변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냉각수 취수 과정에서 플랑크톤과 어류 유생이 빨려 들어가거나 사멸할 수 있고, 온배수는 바닷물의 온도와 용존산소를 변화시켜 산호초, 해초 군락, 어류의 분포와 밀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바다에 의지해 살아가는 어민과 지역 주민의 생계 문제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원전 재가동은 발전소 건물 내부의 안전성만이 아니라, 이 지역의 물과 해양생태계, 농업과 어업, 관광과 주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함께 따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칼리의 이야기를 통해 원전이 약속하는 새로운 전력과 일자리 뒤에서, 이미 그곳에 존재하는 주민들의 물과 생계가 어떤 위험에 놓이는지 살펴봅니다.


환경운동연합은 2026년 6월 칼리의 이야기를 통해 원전이 약속하는 새로운 전력과 일자리 뒤에서, 이미 그곳에 존재하는 주민들의 물과 생계가 어떤 위험에 놓이는지 현장에서 살펴봤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인터뷰 숏폼 보기 : https://youtube.com/shorts/SsPFgF-jZko?si=CxgJWw6VWVL5pa1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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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사랑하는 것처럼 바탄을 사랑하게 된 청년선원 


안녕하세요. 필리핀에서 온 칼리 J. 페레즈입니다. 저는 현재 2026년 반핵아시아포럼이 열리고 있는 이곳 바탄에서 바탄원전 반대운동을 하는 청년 활동가입니다. 2022년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4년 정도 됐습니다. 현재 선원으로 일하고 있어 상근 활동가는 아니지만, 휴가 기간에는 전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바탄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이곳에 살아서 주민들은 저를 바탄의 ‘양아들’이라고 부릅니다. 이곳에서 생활한 지 9년 정도 됐습니다. 제 고향인 사우스코타바토를 사랑하는 것처럼 바탄도 사랑하게 됐습니다. 이곳 주민들도 제 고향 사람들만큼이나 따뜻하고 친절하게 저를 환영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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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 잡던 물고기가 이제는 3~5㎏뿐


제가 ‘핵 없는 바탄 운동’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직접 보게 됐습니다. 저희는 바탄원전 반대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어민과 노동자, 운전기사, 소상공인들이 살아가는 공동체를 정기적으로 방문합니다. 주민들과 직접 이야기하고 어려움을 물어보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탄주의 리마이에는 석탄화력발전소와 LNG·가스 관련 시설이 있고, 바탄주에는 바탄원전도 있습니다. 주민들 말로는 예전에는 하루에 물고기를 30㎏ 정도 잡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에 3~5㎏ 정도밖에 잡지 못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새벽 3시에 바다로 나가 오후 4시에 돌아오면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새벽 2시에 나가 오랫동안 바다에 머물러도 잡히는 물고기가 3~5㎏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석탄발전소를 비롯한 여러 에너지 시설이 들어서기 전과 비교하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제가 만난 곳은 약 30~50가구 정도로 이뤄진 어민 공동체였습니다. 전체 인구로 보면 약 500명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가정에서는 아버지와 자녀 한 명이 함께 바다로 나가고, 어머니는 집에서 다른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일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업은 남성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저희가 여성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어부들이 낚시를 마치고 항구나 해안으로 돌아오면 여성들이 그물에서 물고기를 떼어내는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물고기를 걷어내고 말리는 일에도 여성들이 참여합니다. 이 지역에서는 신선한 생선뿐 아니라 말린 생선도 주요 상품으로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청년들은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의 일을 따라가게 됩니다. 필리핀에서 교육은 일종의 사치입니다. 모든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갈 형편이 되지 않는 청년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부모님을 따라 어업을 하거나, 집이나 건물을 짓는 건설 현장에서 일합니다. 집에 그냥 머무는 대신 부모님을 도와 가족의 생계에 보탬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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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이 낮아지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거짓말

 

정부는 바탄원전이 재가동되면 전기요금이 낮아지고 주민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가 제공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활동가들과 환경운동가들이 맞서 싸우고 있는 지점입니다. 필리핀은 원전 연료로 사용할 우라늄을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해외에서 수입해야 합니다. 우라늄을 수입하는 데도 많은 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저희는 원전이 가동되면 전기요금이 당연히 낮아질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정부와 친원전 세력의 주장 역시 거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자리는 건설 초기 단계에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원전을 다시 건설하거나 재가동하기 위한 준비가 끝나면 과학자와 엔지니어 같은 전문 인력만 남게 될 것입니다. 건설에 참여했던 일반 노동자들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결국 일자리를 잃고 쫓겨나게 될 것입니다.


필리핀 정부는 여러 기의 소형모듈원자로, 즉 SMR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중 일부가 바탄에 들어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주민들에게 또 다른 두려움입니다. 바탄 지방정부도 바탄원전을 다시 원자력발전소로 사용하지 않고, 정보기술 허브나 생태공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과거 ‘웰가 응 바얀(Welga ng Bayan·민중 총파업)’이 보여준 것처럼, 바탄 주민들은 우리 지역에 더 이상의 원전이 들어서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캠페인을 통해 요구하는 것은 재생에너지입니다. 바탄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개방된 지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력과 지열, 풍력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쯤 저희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면 인터뷰와 서면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주민들에게 “바탄원전 재가동에 동의하는가”, “일자리가 늘어나고 전기요금이 낮아진다는 정부의 말에 동의하는가”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조사를 마친 뒤 답변을 취합해 보고서를 만들었고, 바탄원전 재가동과 관련된 법안을 마련하는 데 참고하도록 상원에 제출했습니다.


반핵아시아포럼에는 저희의 바탄원전 재가동 반대운동을 지원해 온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의원 측 관계자도 방문했습니다. 주민들은 바탄에 더 이상의 원전이 들어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기존 원전 부지와 인근 지역에 원전이 다시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원전 가동 준비 당시 강 하나가 말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과거 바탄원전의 가동 준비가 이뤄졌을 때 인근 강 하나가 말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원자로는 냉각을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을 필요로 합니다. 주민들은 당시 원전이 물을 사용하면서 그 강이 말랐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강은 농민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물을 대던 곳이었습니다.


또한 이곳은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합니다. 주민들은 과거 바탄원전의 가동 준비 과정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겪었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은 더 이상의 원전을 원하지 않습니다.


첫 번째 웰가 응 바얀이 일어났을 때는 제가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주민들을 인터뷰해 본 결과, 원전을 건설할 당시 주민들은 원전의 장단점과 이익, 위험을 충분히 설명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당시 주민들이 원전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알았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나 바탄원전 건설 책임자들이 원전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했다면, 주민들은 원전 건설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체르노빌이나 이후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사고가 보여주는 것처럼 원전사고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관한 정보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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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재난 위험 속 바탄

 

2018년쯤 바탄, 특히 지대가 낮은 지역에서 심각한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태풍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며칠 동안 비가 계속 내린 것만으로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주민들은 과거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저희는 정부가 계속해서 나무를 베어내도록 허용하고, LNG와 석탄화력발전소 같은 오염 에너지 시설이 들어서도록 한 것이 이러한 피해를 악화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환경 파괴로 인해 태풍이 오지 않았는데도 계속된 비만으로 전에 없던 홍수가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단테 변호사가 이미 이야기했듯이 과거 검사에서는 바탄원전의 설계와 시공 등에 약 4,000건의 결함이 지적됐습니다. 게다가 바탄원전은 나티브산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나티브산은 휴화산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시 분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원전 인근에서 화산이 분화한다면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원전 참사와 같은 비극이 이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결코 그런 일이 발생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필리핀은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해 있습니다. 또한 기후위기의 피해를 가장 크게 겪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바탄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인터뷰 너머 | 누구를 위한 원전 재가동인가?


원전의 냉각수는 발전소 안에서만 순환하는 기술적 자원이 아닙니다. 발전소가 끌어다 쓰는 물과 원전이 자리 잡은 바다는 이미 농민과 어민, 여성과 청년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삶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원전이 가동될 때 이미 존재하는 어업과 농업, 관광과 지역공동체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지, 해양생태계와 주민의 생계가 입을 수 있는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기후적응은 전력공급 시설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기후재난 속에서도 지역사회가 생명과 생계, 주거와 생태계를 지키고 재난 이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바탄원전은 해안에 자리한 데다 화산과 단층, 태풍과 홍수의 위험까지 중첩된 곳에 있습니다.


바탄 주민들의 요구는 원전을 반대하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재생에너지와 생태관광, 역사와 교육을 위한 공간, 지역 주민의 삶을 중심에 둔 경제로 전환하자는 대안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탄원전의 재가동 가능성을 검토하는 과정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 시민사회도 이 문제의 외부자일 수 없습니다. 해외 원전사업을 평가할 때에는 기술과 계약, 수출 실적뿐 아니라 그 사업이 현지의 물과 생태계, 주민들의 삶에 어떤 부담을 남기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원전을 위해 농민의 물과 어민의 바다를 내어주면서까지 재가동을 추진하는 것이 과연 기후위기의 해법일 수 있을까요.

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도 아시아 각국에서 원전과 기후위기, 에너지정의 문제에 대응하는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이어서 전하겠습니다.



사단법인 환경운동연합 이사장 : 노진철

고유번호 : 275-82-00406
대표전화 : 02-735-7000

Fax : 02-735-7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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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 사단법인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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