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 탈핵


석탄발전소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킵니다.

핵발전소는 사고와 방사능, 핵폐기물로부터 안전하지 않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지속가능한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탈핵


석탄발전소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킵니다. 핵발전소는 사고와 방사능, 핵폐기물로부터 안전하지 않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지속가능한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탈핵[활동기사] 두 번의 백지화, 삼척 시민들이 지켜낸 삶의 터전

유에스더 정책변화팀 활동가
2026-08-30
조회수 556


두 번의 백지화, 삼척 시민들이 지켜낸 삶의 터전

삼척핵발전소 백지화 28주년·삼척핵폐기장 백지화 기념비 제막식


8월 29일, 강원 삼척시 근덕면 덕산리 8·29공원에서 삼척핵발전소 백지화 28주년 기념행사와 삼척핵폐기장 백지화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습니다.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가 주최·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삼척의 탈핵운동을 함께해 온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 일원들이 모여 두 차례에 걸친 백지화 투쟁의 역사를 되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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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기사님은 삼척의 핵발전소 이야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건설하는 몇 년 동안이나 조금 도움이 될지 몰라도,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좋을 일이 하나 없는 원전을 왜 자꾸 확대하려는지 모르겠다”며, “또 추진되지 않게 열심히 막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수십 년 전 끝난 일처럼 보이는 삼척의 핵발전소 백지화가 여전히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현재의 문제라는 것을, 행사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실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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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과 핵시설을 둘러싼 갈등은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근덕면 일대에 핵발전소를 건설하려는 계획에 맞서 주민들은 오랜 반대운동을 이어갔고, 결국 1998년 삼척은 핵발전소 후보지에서 해제됐습니다. 올해로 28년을 맞은 ‘삼척핵발전소 백지화’의 역사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몇 년 뒤 삼척 시민들은 다시 한번 핵시설 건설계획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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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정부가 핵폐기장 부지 공모를 추진하면서 삼척에서도 유치 움직임이 본격화됐습니다. 원덕지역을 중심으로 핵폐기장 유치 서명이 진행되자 같은 해 8월 30일 삼척·근덕·원덕 주민들은 삼척핵폐기장반대투쟁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이후 투쟁은 빠르게 지역 전체로 확산됐습니다. 그해 9월에는 삼척 시민 1만5천여 명이 모여 핵폐기장 유치에 반대했고, 2005년에는 주민투표와 특별법을 둘러싼 대응, 유치 움직임에 대한 감시와 시민행동이 계속됐습니다. 결국 삼척시는 핵폐기장 유치 신청을 하지 않았고, 시민들은 또 한 번 지역에 핵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막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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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워진 기념비는 바로 2004년부터 이어진 삼척핵폐기장 백지화 투쟁의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한 것입니다. 핵발전소 백지화를 기념해 온 8·29공원에 이제 핵폐기장 백지화의 역사까지 함께 자리하게 됐습니다. 기념비에는 당시 삼척 시민들이 무엇을 지키기 위해 싸웠는지를 보여주는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이 미래다.
천혜의 자연환경 아픈 상처 씻어내며
대대손손 핵 없는 생명평화세상
영원하여라


삼척의 역사는 한 번의 반대운동이나 하나의 시설을 막아낸 사건으로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핵발전소에 이어 핵폐기장까지, 정부와 사업자가 지역의 미래를 핵시설과 연결하려 할 때마다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결정할 권리가 지역사회에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 역사는 2026년 지금 더욱 현재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부산 기장군에서 경주시 양남면, 울진으로 동해안을 따라 올라오다 보면 핵발전소는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거대한 원자로 건물과 송전선로가 해안 곳곳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지역에 핵발전소가 들어서면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추가 호기가 건설되고, 수명연장이 추진되고, 핵폐기물 저장시설이 따라붙습니다. 한 번 핵산업의 부지로 선택된 지역에는 또 다른 핵시설과 부담이 반복해서 집중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핵발전 문제를 지역의 희생, 나아가 에너지 식민지의 문제로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수도권과 대도시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동안 발전소와 송전선로, 핵폐기물과 사고 위험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왔습니다. 한 번 ‘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역’으로 지목된 곳은 수십 년에 걸쳐 계속해서 더 많은 시설과 위험을 떠안도록 요구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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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삼척의 바다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기장과 월성, 울진의 해안에서 익숙하게 보던 핵발전소가 삼척의 바다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주민들이 두 번의 싸움을 통해 지켜낸 결과입니다. 핵발전소와 핵폐기장을 막아냈기에, 지금의 삼척 바다에는 핵발전소 대신 수평선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삼척 역시 개발과 에너지 산업의 압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핵발전소와 핵폐기장은 막아냈지만, 결국 이곳에는 국내 마지막 신규 석탄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가 들어섰습니다. 하나의 대규모 에너지 시설을 막아낸 지역에 다시 다른 대규모 발전시설이 들어서는 현실은, 지역을 끊임없이 에너지 생산기지로 바라보는 국가의 시선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어 왔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제 그 시선은 다시 영덕을 향하고 있습니다. 청정한 동해안을 품은 영덕은 다시 신규 핵발전소 부지로 선정됐습니다. 과거에도 핵발전소 건설계획에 맞서 싸웠던 지역에 또다시 신규 핵발전소 계획이 돌아왔습니다. 한 번 핵발전소 후보지로 거론됐던 지역, 한 번 대규모 에너지시설의 부지로 지목됐던 지역에는 왜 계속해서 같은 부담이 반복되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삼척의 백지화 역사는 영덕의 현재와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핵발전소가 없었던 지역에 새로운 핵발전소를 밀어 넣어서는 안 됩니다. 깨끗한 동해안을 또 하나의 핵산업단지로 만들어서도 안 됩니다. 한 번 시작되면 핵발전소 한두 기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의 운영과 수명연장, 송전망, 사용후핵연료와 핵폐기물까지 지역의 미래 전체를 바꾸는 결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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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의 두 차례 백지화는 그래서 과거의 승리로만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민의 의사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 경제적 지원이나 국가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지역에 위험과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재의 기록입니다. 기념비를 세운다는 것은 과거를 박제하는 일이 아닙니다. 누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싸웠는지를 기록하고, 다음 선택의 순간에 그 역사를 다시 꺼내는 일입니다. 28년 전 삼척 시민들이 지켜낸 자리, 그리고 핵폐기장까지 막아낸 역사가 새겨진 자리에서 다시 확인합니다. 또 다른 지역이 같은 고통과 싸움을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삼척이 지켜낸 바다를 삼척에만 남겨둘 것이 아니라, 영덕을 비롯한 동해안의 지역들이 더 이상 핵발전과 핵폐기물의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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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래왔듯, 지역의 삶과 미래를 지키려는 주민들과 함께하겠습니다. 삼척 시민들이 두 번의 백지화를 만들어냈듯, 다시 추진되는 신규 핵발전소 역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끝까지 막아내겠습니다.


사단법인 환경운동연합 이사장 : 노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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