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 탈핵


석탄발전소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킵니다.

핵발전소는 사고와 방사능, 핵폐기물로부터 안전하지 않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지속가능한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탈핵


석탄발전소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킵니다. 핵발전소는 사고와 방사능, 핵폐기물로부터 안전하지 않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지속가능한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성명서·보도자료[기획 기고①]3855km, 54개 지역... 우리는 검은 송전선로 위를 걷는다

최경숙 정책변화팀 활동가
2026-07-31
조회수 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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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5km, 54개 지역... 우리는 검은 송전선로



7월 30일 오전, 전남 해남군청 앞에 10m 길이의 검은 대한민국 지도가 펼쳐졌다. 사람들이 송전선로를 상징하는 노란 선을 하나씩 이어 붙이자 지도는 순식간에 뒤덮였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전기를 보내기 위해 계획된 초고압 송전선로, 54개 지역을 가로지르는 3855km의 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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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선로로 뒤덮인 대한민국송전선로로 뒤덮인 대한민국을 표현 ⓒ 환경운동연합



우리는 그 자리에서 출정식을 열고, 곧바로 그 선 위를 걷기 시작했다. 전기가 송전선로를 따라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흐르듯 우리도 수도권을 향해 걸을 것이다. 이 뜨거운 여름, 길 위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묻는다. 이 전기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 대가는 누가 치르는가. 국가는 그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정부는 6월 29일, 지역균형발전과 에너지 지산지소를 앞세워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러나 수도권 최대 규모의 전력 집약 시설인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그대로, 오히려 더 빠르게 추진된다. 균형발전을 말하면서 불균형의 핵심은 손대지 않고, 지산지소를 말하면서 국토를 종단하는 장거리 송전선로를 짓는다.

이 두 문장은 같은 정책안에 함께 있을 수 없다. 산업과 일자리와 세수는 수도권에 모이고, 발전소와 철탑과 생활환경 훼손과 재산권 제한은 지역에 남는다. 부족한 전력을 비수도권에서 끌어오는 방식으로 수도권 집중과 지역 간 불평등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 계산이다.

정부는 이 송전선로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왜 정작 재생에너지의 계통제약은 해소되지 않고, 호남의 태양광은 여전히 출력을 제한당하며, 화석연료 퇴출은 계속 미뤄지는가. 재생에너지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결과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수도권의 대규모 신규 수요다. 명분과 실제가 이렇게 벌어질 때,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은 언제나 경과지 주민의 삶이었다.

우리는 특정 지역과 다른 지역이 경쟁하는 싸움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영남과 호남의 갈등도, 지역 간 유치 경쟁도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반도체 팹을 어디에 세우든, 수요의 타당성을 검증하지 않은 채 국토를 가로질러 전기를 실어 나르는 방식이 정당해지지는 않는다.

대안 노선을 두고 이웃 마을과 다투는 싸움으로 축소되는 순간, 세워질 철탑의 총량은 하나도 줄지 않는다. 이것은 지역과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묻지 않고 결정한 정부와 그 결정의 대가를 떠안게 된 시민 사이의 문제다.

법정에서도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용인 국가산단 계획 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산단 예정지에서 떨어진 성남 주민의 원고적격을 인정했다. 이 사업의 영향이 용인이라는 행정구역 안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 사회 전체와 미래세대에까지 미친다는 것을 사법부가 확인한 셈이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다. 합리적 검토와 민주적 의사결정, 그리고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하지 않는 국가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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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반대 트럭시위영암 군청에서 나주 한전앞까지 송전탑 반대 트럭 시위 ⓒ 환경운동연합



그래서 우리의 요구는 노선 변경이 아니라 정책의 방향 전환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전면 재검토하고, 장거리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따져야 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를 분산하고,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먼저 쓰는 지산지소 원칙을 세워야 한다.

재생에너지 계통제약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대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전력수요 전망과 국가전력망 계획의 타당성을 주민과 전문가, 기업, 정부가 함께 검증하는 사회적 대화의 틀이 필요하다. 지금 없는 것은 기술도 재원도 아니라 합의의 절차다.

송전선로는 지도 위에서는 선이지만, 땅 위에서는 삶이다. 그 선 하나하나 아래에 마을이 있고 논밭이 있고 사람이 있다. 우리는 해남에서 출발해 광주·전남과 전북, 대전과 충남·충북을 지나 용인과 서울까지 걷는다. '용인 반도체 산단 재검토·송전탑 반대 전국 대행진' 첫날인 오늘, 우리는 해남군청을 나서 영암군청을 거쳐 나주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주민들의 요구를 전했다.


8월 20일에는 국가산단 계획 승인 취소소송 항소심 변론에 맞춰 서울고등법원 앞에 서고,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지나 청와대 앞에서 전국의 목소리를 모을 것이다. 승인 취소에 동의하는 시민 1만 명의 서명도 그날 함께 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프로젝트의 지휘관을 자처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계획이 통과하는 땅에 사는 사람들 앞에서도 직접 답해야 한다. 대통령이 피해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자리를 열 것을 요구한다. 국민과 지역의 동의 없는 초고압 송전선로는 정당화될 수 없고, 사회적 합의 없는 국가전력망은 지속될 수 없다. 걷는 일은 우리의 몫이지만, 답하는 일은 대통령의 몫이다.

 


글쓴이: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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