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 탈핵


석탄발전소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킵니다.

핵발전소는 사고와 방사능, 핵폐기물로부터 안전하지 않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지속가능한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탈핵


석탄발전소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킵니다. 핵발전소는 사고와 방사능, 핵폐기물로부터 안전하지 않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지속가능한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성명서·보도자료40년 전 체르노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최경숙 정책변화팀 선임활동가
2026-04-23
조회수 369

40년 전 체르노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 아직 끝나지 않은 비극


1986년 4월 26일 새벽, 소련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4호기가 폭발했다. 가동된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은 비교적 신형 발전소에서 벌어진 이 사고는, 전력 공급 중단 시 발전소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일상적인 안전 시험 도중 발생했다.

 

시험 과정에서 안전 시스템이 차단된 상태였고, 여기에 설계상의 결함과 일련의 인적 오류가 겹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연쇄 반응이 촉발되었다. 냉각수를 공급하던 터빈 시스템을 끄자 냉각재가 급격히 끓어오르기 시작했고, 작업자들이 제어봉을 삽입해 핵반응을 늦추려 했으나 제어봉이 걸려 작동하지 않으면서 4호기는 돌이킬 수 없는 폭주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이 폭발과 이어진 화재로 방출된 방사능의 양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의 최소 200배에 달했다. 방사성 낙진은 구소련과 유럽 수백만 제곱킬로미터의 땅을 오염시켰고, 대서양을 건너 북미 대륙에서도 검출되었다. 인근 프리피야트 주민들은 소련 당국의 늦장 대응으로 즉각 대피하지 못했으며, 사고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는 약 7천억 달러로 추산된다.

 

은폐된 피해, 숫자를 둘러싼 논쟁

 

사고 수습을 위해 동원된 인력은 군인, 소방관, 원자력 발전소 직원 등을 포함해 약 8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모두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어 크고 작은 건강 피해를 입었지만, 정확한 통계는 지금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피폭된 일반 시민의 건강 상태를 추적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소련 내에서 사람들이 타지로 이주했고, 피해 국가에 거주하는 많은 시민들에 대한 체계적인 추적과 모니터링이 처음부터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체르노빌 사고 관련 공식 통계의 상당 부분은 원자력 발전을 옹호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03~2005년에 발표한 '체르노빌 포럼 보고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IAEA는 자체 데이터에서 향후 벨라루스·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최대 9,000명의 치명적 암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공식 발표에서는 4,000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는 이 두 수치 모두 심각한 과소평가라고 비판한다. 해당 보고서가 방사능 낙진이 가장 심했던 일부 지역에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저선량 방사선에 노출된 훨씬 많은 인구, 즉 피해 국가 전역 및 전 세계 시민의 건강 피해는 사실상 무시되었다.

 

반면, 소련의 저명한 과학자 알렉세이 야블로코프와 동료 연구자들이 5,000건 이상의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는 훨씬 충격적이다. 이들은 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100만 명에 가까울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영국 과학자 이언 페어리 박사가 작성한 TORCH 보고서 역시 전 세계적으로 3만~6만 명의 추가적인 암 사망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1986~1987년 사고 수습에 참여한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백혈병 발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체르노빌 낙진의 절반 이상은 우크라이나·벨라루스·러시아 이외 지역인 유럽, 아시아, 북미에 떨어졌으며, 유럽 지표면의 약 40%가 이 사고로 오염되었다. 사고 직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러시아에서는 갑상선암 발병률이 급증했다. 방사성 요오드 흡입을 차단할 수 있는 요오드화칼륨 정제가 제때 배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갑상선암은 치료율이 비교적 높은 암이지만, 원전 사고의 결과로 용납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어린 나이에 갑상선 수술을 받은 이들의 목에는 수술 흉터가 마치 목걸이처럼 남아 '체르노빌 목걸이'라는 섬뜩한 이름이 붙었다.

 

40년 전 사고의 여파는 여전히 심각하다

 

사고가 일어난 지 40년이 지났지만 체르노빌의 상처는 현재진행형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여전히 2,600㎢의 땅이, 벨라루스에서는 2,162㎢의 땅이 허가 없이는 출입조차 불가능한 출입제한 구역으로 묶여 있다.

 

식품 오염도 여전히 심각하다. 벨라루스 보건 당국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현재에도 야생 버섯에서 세슘-137이 평균 799 Bq/kg, 최대 10,403 Bq/kg 수준으로 검출되고 있다. 야생 베리류에서는 최대 2,635 Bq/kg이 검출되었으며, 벨라루스 전역의 산림에서 기준치(360 Bq/kg)를 초과하는 검출 건수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럽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독일 연방방사선방호청(BfS)이 2025년 8월 발표한 독일 남부 야생 식용버섯 조사 결과를 보면 이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바이에른 숲, 알프스 산록, 잉골슈타트 남서부 도나우모스 지역 토양에서는 핵분열 생성물인 세슘-137이 2,000~50,000 Bq/㎡ 수준으로 검출되고 있으며, 일부 핫스폿에서는 100,000 Bq/㎡을 초과하고 있다.

 

이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야생 식용버섯에서도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다. 노란살침버섯·적갈색살침버섯·흰끈적버섯류에서는 2,000 Bq/kg을 초과하는 세슘이 검출되었고, 나팔꾀꼬리버섯·밤색그물버섯·두꺼운주름먹물무당버섯 등에서도 1,000~2,000 Bq/kg에 달하는 오염이 확인되었다.

 

문제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반감기 약 30년인 세슘-137은 오염된 버섯과 식물을 통해 야생동물의 먹이사슬 속으로 흘러들어 간다. 생물학적 농축 효과로 더 심각한 오염 수준을 보이는 것이 불가피하다. 독일 연방방사선방호청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전역에서 검사한 멧돼지에서 최대 1,117,326 Bq/kg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감기를 한 차례 거친 체르노빌 사고의 오염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앞으로도 수십 년간 그 영향이 지속될 것임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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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독일 연방방사선방호청(BfS) 식용 버섯의 방삿능 오염도

후쿠시마 사고 15년, 계속되는 원전 사고 지우기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이제 1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대응은 사고의 진지한 수습이 아닌 '후쿠시마 지우기'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제염 토양 일부를 2027년 국제원예박람회 화단 조성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후쿠시마현 중간 저장시설에 보관 중인 오염 토양은 도쿄돔을 11번 채울 수 있는 약 1,410만 ㎥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이 중 방사성 물질 농도가 8,000 Bq/kg 이하인 토양은 공공 토목 공사에, 5,000 Bq/kg 이하인 토양은 농지에 재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방사성 폐기물을 일상의 공간 속으로 되돌리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엄중한 감시가 필요한 사안이다. 사고의 진정한 수습은 오염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있지, 기준치를 조정해 가며 오염 현실을 희석시키는 데 있지 않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노후 원전 재가동과 신규 원전 건설 추진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사고 앞에서 반성하기는커녕 원전 확대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시민의 안전과 신뢰를 정면으로 배신하는 일이다.

 

체르노빌 40년, 후쿠시마 15년. 두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교훈 역시 완결되지 않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원전은 잘 관리하면 안전하다'는 근거 없는 낙관이 아니라, 수습되지 않은 현실을 직시하는 정직한 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다.

 

사단법인 환경운동연합 이사장 : 노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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