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력 안전 국회 연속토론회 개최
삼성전자 피폭 사고로 드러난 방사선 안전관리 공백
"이용기관 85% ‘신고기관’… 감독 사각지대"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발생한 노동자 방사선 피폭 사고를 계기로 산업현장 방사선 안전관리 체계의 구조적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늘(3일) 국회에서 열린 「원자력 안전 연속토론회: 방사선안전분야-삼성전자 노동자 방사선 피폭 사례로 본 산업현장 방사선 안전규제의 한계와 개선방안」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산업현장의 방사선 안전관리 실태와 제도적 한계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는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친 노동자 건강권 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생산현장은 화학물질과 방사선이 동시에 존재하는 고위험 작업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건강 영향에 대한 관리와 대응은 오랫동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현장의 상황을 짚었다. 반도체 노동자들 사이에서 백혈병, 림프종, 뇌종양 등 다양한 질환이 지속적으로 보고되어 왔으며, 2019년 역학조사에서도 일부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활동가에 따르면, 실제 현장에서는 엑스레이 장비가 작동 중인 상태에서 문을 열고 작업하거나, 인터락이 해제된 상태에서 설비 내부 점검을 수행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되었다. 그는 방사선 노출을 관리하기 위한 선량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거나 측정 결과가 노동자에게 공유되지 않는 등 안전관리 체계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정규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위원은 현행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분석했다. 정 위원은 "현재 우리나라 방사선 이용기관의 약 85%는 ‘신고기관’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이들 기관은 허가기관에 비해 규제가 완화되어 있다"며, 정기적인 현장검사는 주로 허가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다수의 신고기관은 사실상 감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정 위원은 현행 제도가 방사선 발생장치의 수나 강도 등 실제 위험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고위험 작업장조차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방사선 사고가 비파괴검사 분야에 집중되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삼성전자, 서울반도체 등 일반 제조업 사업장에서도 피폭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토론자로 나선 조민수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방사선 피폭 환자는 단기 치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년간에 걸친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일정 선량을 넘는 피폭의 경우 회복이 어려운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급성기 이후에도 2~3년 뒤 만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방사선 사고는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장기적 건강영향을 동반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발생하는 방사선 상해 사례는 상당수가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리와 추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과 장기 관리까지 포함한 대응체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센터장은 “방사선 피폭 환자에 대한 최종 진료와 장기 추적 관리까지 책임지는 것이 현재 국민이 기대하는 의료 대응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최영선 최영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산업현장에서 방사선 문제가 발생하면 노동부는 ‘우리 영역이 아니다’라고 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현장은 소관이 아니다’라고 하는 식으로 책임이 분절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최 실장은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제대로 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이 작동하지 못하고, 결국 대응이 반복적으로 좌절되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방사선 위험과 직업병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왔지만, 신고제 중심의 규제와 법적 공백 속에서 사실상 방치되어 왔다”며 “위험과 피해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방사선 관련 사업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에서도 광범위하게 제외되어 있어, 안전관리 체계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라며 “현장은 제도의 작은 허점이 실제로는 전체 관리 공백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 실장은 “국회 토론회가 일회성 논의에 그치지 않고, 노동부와 원안위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적 대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종영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안전과장은 “현재 신고기관이 허가기관보다 훨씬 많고, 제한된 인력과 자원 속에서 차등적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과장은 “신고기관에 대해 허가기관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면서도 “현장에서 제기된 안전 문제와 종사자 보호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기 수나 위험 수준에 따라 안전관리 인력을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점진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 사고 이후 안전수칙 배포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고 예방과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윤형욱 고용노동부 산업보건정책과 서기관은 “방사선 분야는 기기 원리와 피폭 영향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일반 근로감독관이 단독으로 조사·감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의학원, 전문 연구기관 등의 자문과 협력을 기반으로 조사와 감독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며 “기관 간 협력을 통해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현장에서의 방사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안전 분야의 전문성과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며 “이중 규제가 아닌 협력 기반의 통합적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문 인력 확보와 유지에도 어려움이 있는 만큼, 지속 가능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신고기관에 대한 규제 강화 △위험기반 관리체계 도입 △현장 감독 확대 △노동자 건강권 중심 제도 개편 등의 필요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산업현장에서의 방사선 안전 문제는 더 이상 일부 업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첨단산업 전반으로 확대된 방사선 이용 환경 속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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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안전 국회 연속토론회 개최
삼성전자 피폭 사고로 드러난 방사선 안전관리 공백
"이용기관 85% ‘신고기관’… 감독 사각지대"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발생한 노동자 방사선 피폭 사고를 계기로 산업현장 방사선 안전관리 체계의 구조적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늘(3일) 국회에서 열린 「원자력 안전 연속토론회: 방사선안전분야-삼성전자 노동자 방사선 피폭 사례로 본 산업현장 방사선 안전규제의 한계와 개선방안」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산업현장의 방사선 안전관리 실태와 제도적 한계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는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친 노동자 건강권 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생산현장은 화학물질과 방사선이 동시에 존재하는 고위험 작업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건강 영향에 대한 관리와 대응은 오랫동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현장의 상황을 짚었다. 반도체 노동자들 사이에서 백혈병, 림프종, 뇌종양 등 다양한 질환이 지속적으로 보고되어 왔으며, 2019년 역학조사에서도 일부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활동가에 따르면, 실제 현장에서는 엑스레이 장비가 작동 중인 상태에서 문을 열고 작업하거나, 인터락이 해제된 상태에서 설비 내부 점검을 수행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되었다. 그는 방사선 노출을 관리하기 위한 선량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거나 측정 결과가 노동자에게 공유되지 않는 등 안전관리 체계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정규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위원은 현행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분석했다. 정 위원은 "현재 우리나라 방사선 이용기관의 약 85%는 ‘신고기관’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이들 기관은 허가기관에 비해 규제가 완화되어 있다"며, 정기적인 현장검사는 주로 허가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다수의 신고기관은 사실상 감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정 위원은 현행 제도가 방사선 발생장치의 수나 강도 등 실제 위험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고위험 작업장조차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방사선 사고가 비파괴검사 분야에 집중되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삼성전자, 서울반도체 등 일반 제조업 사업장에서도 피폭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토론자로 나선 조민수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방사선 피폭 환자는 단기 치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년간에 걸친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일정 선량을 넘는 피폭의 경우 회복이 어려운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급성기 이후에도 2~3년 뒤 만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방사선 사고는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장기적 건강영향을 동반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발생하는 방사선 상해 사례는 상당수가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리와 추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과 장기 관리까지 포함한 대응체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센터장은 “방사선 피폭 환자에 대한 최종 진료와 장기 추적 관리까지 책임지는 것이 현재 국민이 기대하는 의료 대응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신고기관에 대한 규제 강화 △위험기반 관리체계 도입 △현장 감독 확대 △노동자 건강권 중심 제도 개편 등의 필요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산업현장에서의 방사선 안전 문제는 더 이상 일부 업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첨단산업 전반으로 확대된 방사선 이용 환경 속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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