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단체들, 가해기업의 책임이행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촉구
그녀는 담담하게 회상했다.
“저희 아이가 열 살때 검사받으러 가며 한말이 있었어요. 엄마 나 죽을병에 걸렸어? 나 죽는거야?”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장현진씨는, 아직도 그 말이 맴돈다고 했다. 그녀의 자녀는 세 살 때 어린이집에서 고열로 응급실에 간 이후로, 현재 15살이 되기까지 병원행을 반복했다. 결국 건강모니터링 결과 아이의 폐는 양쪽 아래쪽이 하얗고, 폐렴진단을 받게 되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긴데, 하루하루 고통속에 살아야 한다니요. 이게 말이 되나요? 만약에 가해기업 임직원의 자녀가 이렇게 되었다면, 이대로 놔두겠습니까?”
가족들과 1년 넘게, 1인 시위중인 박수진씨
©환경운동연합(2021)
25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여의도 옥시본사를 찾았다. 4개의 피해자단체(기업책임배상추진회ㆍ4차판정정보공유모임ㆍ피해자통합모임ㆍ참사피해자연합)과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하는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가 함께 준비한 행사였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낸 옥시RB는 2016년 검찰의 대대적 수사로 전ㆍ현직 임직원들 일부가 형사 처벌을 받긴했다. 그러나 배상은 일부 폐질환 피해자들에 그쳤고, 천식을 비롯한 다른질환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은 지고있지 않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에서 정한 기금을 내놓은 정도다. 때문에 박수진씨는 가족들과 함께 1년이 넘도록 매주 1인시위를 펼쳐왔다. 하지만 가해기업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2021)
전라북도에 거주하고 있는, 이요한씨도 목소리를 높였다. “제 아이눈 중증천식 진단을 받았고요. 평생 산소를 의존하며 살아야합니다. 한창 청소년기인데 맨날 기침을 하니까, 아이들한테 놀림과 왕따도 당하고 있어요. 그래서 정신적인 트라우마 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하신, 약속을 지켜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는 가해기업의 안일함을 비판하며, 정부의 행보에도 서운함을 토로했다. 지난 2017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참사에 대해 공식 사과했고, 피해구제와 재발방치 대책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피해구제 특별법은 천식 등 일부 피해인정 범위를 확대하는데 그쳤고, 피해자들이 체감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점이 많았다.
더구나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지난 연말에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연장논의 과정에서,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조사 부문을 폐지하는데 큰 역할을 해 피해자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또한 25일 사참위는 정례브리핑에서 환경부가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비판했고, 환경부는 이를 부인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환경운동연합(2021)
“이렇게 수많은 피해자들이 있고,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살인기업들이 제대로 된 사과도 안하고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영업이 힘들다고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저희가 제대로 된 나라에 살고 있는건가 생각하게 됩니다.”
김경영(49)씨는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였다. 하지만 그녀도 천식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임신중에 쓴 옥시의 제품 탓이었다. 증상은 태중에 있던 딸에게도 찾아왔다. 그녀는 외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질환의 특성상, 오해를 받을때가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중증피해자라고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외관상으로 많이 아픈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약물치료를 하고, 걸어다닐수 있을 때에는 멀쩡해보일수있어요. 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멀쩡해 보이는데 잘 못 뛰고, 체육도 거의 못하기에 아이들 사이에서 기피대상이 되고, 학교생활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요. 학교에 가는 것 자체만으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을 겪게 됩니다.”
“신체적으로 굉장히 많은 아픔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까지 고통에 놓여있는 아이들, 그런 자녀들을 바라봐야하는 아픈 부모들까지 쉽지 않은 생활을 하고있어요. 덜 아픈 이들이 남은 가족들을 돌보면서, 정신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녀는 어느 가족구성원 하나가, 멀쩡하게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저희의 신체피해가, 정신적인 피해들이 없다는 가해기업들은 과연 양심이라도 있는건지, 윤리경영이라는 슬로건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냐고 묻고싶어요. 일년에 절반을 병원에서 누워사는 저희같은 사람들, 마음이라도 편하게 사과라도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녀의 발언은 물음표로 마무리 되었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가해기업들은, 아직도 피해자들의 상식적인 질문에 응답하지 않고있다. 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신청한 이들은 7,284 명이고, 이 중 1,629명이 사망했다.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피해자단체들, 가해기업의 책임이행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촉구
그녀는 담담하게 회상했다.
“저희 아이가 열 살때 검사받으러 가며 한말이 있었어요. 엄마 나 죽을병에 걸렸어? 나 죽는거야?”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장현진씨는, 아직도 그 말이 맴돈다고 했다. 그녀의 자녀는 세 살 때 어린이집에서 고열로 응급실에 간 이후로, 현재 15살이 되기까지 병원행을 반복했다. 결국 건강모니터링 결과 아이의 폐는 양쪽 아래쪽이 하얗고, 폐렴진단을 받게 되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긴데, 하루하루 고통속에 살아야 한다니요. 이게 말이 되나요? 만약에 가해기업 임직원의 자녀가 이렇게 되었다면, 이대로 놔두겠습니까?”
가족들과 1년 넘게, 1인 시위중인 박수진씨
©환경운동연합(2021)
25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여의도 옥시본사를 찾았다. 4개의 피해자단체(기업책임배상추진회ㆍ4차판정정보공유모임ㆍ피해자통합모임ㆍ참사피해자연합)과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하는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가 함께 준비한 행사였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낸 옥시RB는 2016년 검찰의 대대적 수사로 전ㆍ현직 임직원들 일부가 형사 처벌을 받긴했다. 그러나 배상은 일부 폐질환 피해자들에 그쳤고, 천식을 비롯한 다른질환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은 지고있지 않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에서 정한 기금을 내놓은 정도다. 때문에 박수진씨는 가족들과 함께 1년이 넘도록 매주 1인시위를 펼쳐왔다. 하지만 가해기업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2021)
전라북도에 거주하고 있는, 이요한씨도 목소리를 높였다. “제 아이눈 중증천식 진단을 받았고요. 평생 산소를 의존하며 살아야합니다. 한창 청소년기인데 맨날 기침을 하니까, 아이들한테 놀림과 왕따도 당하고 있어요. 그래서 정신적인 트라우마 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하신, 약속을 지켜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는 가해기업의 안일함을 비판하며, 정부의 행보에도 서운함을 토로했다. 지난 2017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참사에 대해 공식 사과했고, 피해구제와 재발방치 대책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피해구제 특별법은 천식 등 일부 피해인정 범위를 확대하는데 그쳤고, 피해자들이 체감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점이 많았다.
더구나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지난 연말에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연장논의 과정에서,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조사 부문을 폐지하는데 큰 역할을 해 피해자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또한 25일 사참위는 정례브리핑에서 환경부가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비판했고, 환경부는 이를 부인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환경운동연합(2021)
“이렇게 수많은 피해자들이 있고,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살인기업들이 제대로 된 사과도 안하고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영업이 힘들다고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저희가 제대로 된 나라에 살고 있는건가 생각하게 됩니다.”
김경영(49)씨는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였다. 하지만 그녀도 천식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임신중에 쓴 옥시의 제품 탓이었다. 증상은 태중에 있던 딸에게도 찾아왔다. 그녀는 외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질환의 특성상, 오해를 받을때가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중증피해자라고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외관상으로 많이 아픈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약물치료를 하고, 걸어다닐수 있을 때에는 멀쩡해보일수있어요. 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멀쩡해 보이는데 잘 못 뛰고, 체육도 거의 못하기에 아이들 사이에서 기피대상이 되고, 학교생활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요. 학교에 가는 것 자체만으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을 겪게 됩니다.”
“신체적으로 굉장히 많은 아픔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까지 고통에 놓여있는 아이들, 그런 자녀들을 바라봐야하는 아픈 부모들까지 쉽지 않은 생활을 하고있어요. 덜 아픈 이들이 남은 가족들을 돌보면서, 정신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녀는 어느 가족구성원 하나가, 멀쩡하게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저희의 신체피해가, 정신적인 피해들이 없다는 가해기업들은 과연 양심이라도 있는건지, 윤리경영이라는 슬로건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냐고 묻고싶어요. 일년에 절반을 병원에서 누워사는 저희같은 사람들, 마음이라도 편하게 사과라도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녀의 발언은 물음표로 마무리 되었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가해기업들은, 아직도 피해자들의 상식적인 질문에 응답하지 않고있다. 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신청한 이들은 7,284 명이고, 이 중 1,629명이 사망했다.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