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형폭발이 일어났다. ⓒ연합뉴스
지난 4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형폭발이 일어났습니다. 현지시각 오후 6시 7분경, 시내 중심가와 불과 수백m 거리인 항만 창고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사망자만 157명, 부상자는 5천 명이 넘었습니다. 인명피해 현황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성능 폭약(TNT) 1천500t의 폭발규모.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핵폭탄의 30% 수준이라는 가공할 충격은, 유명 관광지였던 이 도시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명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화학물질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고지역 인근 항만 창고에 질산암모늄 2,750t 가량이 6년이나 방치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베이루트 폭발의 원인으로 지목된 ‘질산암모늄’은 무엇일까?
▲ 질산암모늄 유해·위험물질 안전보건정보ⓒ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질산암모늄(Ammonium nitrate, CAS번호 6484-52-2)은 농업용 비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색상은 흰색 혹은 투명에 가까우며, 냄새 또한 없습니다. 질산암모늄은 암모니아와 질산의 혼합물로서 국내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르면 사고대비물질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고대비물질이란 독성ㆍ폭발성이 강해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피해규모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화학물질을 말합니다.
질산암모늄에 노출되면 피부와, 특히 눈에 심한 자극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또한 강산화제이기 때문에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하면 강한 폭발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각종 화학사고에 많이 등장하기도 했고, 사제폭탄으로 악용되기도 하는 물질입니다.
▲지난 2004년 북한의 용천역에서 질산암모늄 폭발사고로 1,2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질산암모늄은 지난 2004년 북한의 용천역 폭발사고를 일으켰고, 1,2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2001년 대구 시민운동장 사제 폭발물 사건의 주 원료 이기도 했습니다. 불발에 그쳐 피해는 적었지만, 상당한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던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국내 질산암모늄 취급량은 약 223만톤, 121개 기업에서 제조수입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화학사고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화학물질안전원이 공개한 국내 화학물질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6년 화학물질 통계조사에 따르면, 질산암모늄의 취급량은 연간 223만톤입니다. 국내 121개의 기업이 해당 물질을 제조,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베이루트 폭발 사고 이후, 중국은 물론이고 국내 주요 화학공단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긴급 안전 점검에 나섰습니다. 여수산단을 비롯해 대규모 석유화학공장이 입주한 울산 석유화학 공단, 서산 대산 공단 등에서 화학물질 보유 현황, 사용 및 취급 현황 등 긴급히 점검하고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정보 공개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화학물질안전원이 공개한 국내 화학물질 통계조사에 따르면,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공식통계가 집계된 2014년 이후에도 사고는 매년 100여 건 이상 발생했습니다. 현재는 제도가 안정화된 덕분에 법 시행 초기와 비교하면 사고가 절반 이하로 줄기는 했지만, 잊을만하면 나오는 사고 때문에 불안은 커져만 갑니다.
▲ 2020년 3월 서산 대산공단의 롯데케미칼 나프타 분해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서산시
지난 3월에는 서산 대산공단의 롯데케미칼 나프타 분해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56명이 다치고, 2,300여건의 피해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사고당시에는 주민대피도 없었습니다. 당국은 유해화학물질이 없었기 때문에, 혼선을 줄 수 있어 시행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화학사고를 체계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없다는 감사원의 지적도 있었기에,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 때문에 화학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이고, 진일보한 대책들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고지역 인근에 번화가와 관광지가 있던 레바논의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산업단지 주변에 주거지가 밀집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국내 산업단지 시설에 대한 긴급점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환경운동연합은 레바논 베이루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아픔에 함께하겠습니다.
레바논 현지의 더딘 구조작업은, 상황을 더 안타깝게 만들고 있습니다. 장기간 지속되어온 경제위기 때문에, 장비부족을 비롯한 많은 문제들이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가족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는 소식들도 보도된 바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정치상황과 코로나19의 확산의 여파 등으로, 사고수습 과정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환경운동연합은 레바논 베이루트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시민들의 아픔에 위로를 표합니다.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형폭발이 일어났다. ⓒ연합뉴스
지난 4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형폭발이 일어났습니다. 현지시각 오후 6시 7분경, 시내 중심가와 불과 수백m 거리인 항만 창고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사망자만 157명, 부상자는 5천 명이 넘었습니다. 인명피해 현황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성능 폭약(TNT) 1천500t의 폭발규모.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핵폭탄의 30% 수준이라는 가공할 충격은, 유명 관광지였던 이 도시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명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화학물질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고지역 인근 항만 창고에 질산암모늄 2,750t 가량이 6년이나 방치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베이루트 폭발의 원인으로 지목된 ‘질산암모늄’은 무엇일까?
▲ 질산암모늄 유해·위험물질 안전보건정보ⓒ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질산암모늄(Ammonium nitrate, CAS번호 6484-52-2)은 농업용 비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색상은 흰색 혹은 투명에 가까우며, 냄새 또한 없습니다. 질산암모늄은 암모니아와 질산의 혼합물로서 국내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르면 사고대비물질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고대비물질이란 독성ㆍ폭발성이 강해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피해규모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화학물질을 말합니다.
질산암모늄에 노출되면 피부와, 특히 눈에 심한 자극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또한 강산화제이기 때문에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하면 강한 폭발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각종 화학사고에 많이 등장하기도 했고, 사제폭탄으로 악용되기도 하는 물질입니다.
▲지난 2004년 북한의 용천역에서 질산암모늄 폭발사고로 1,2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질산암모늄은 지난 2004년 북한의 용천역 폭발사고를 일으켰고, 1,2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2001년 대구 시민운동장 사제 폭발물 사건의 주 원료 이기도 했습니다. 불발에 그쳐 피해는 적었지만, 상당한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던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국내 질산암모늄 취급량은 약 223만톤, 121개 기업에서 제조수입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화학사고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화학물질안전원이 공개한 국내 화학물질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6년 화학물질 통계조사에 따르면, 질산암모늄의 취급량은 연간 223만톤입니다. 국내 121개의 기업이 해당 물질을 제조,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베이루트 폭발 사고 이후, 중국은 물론이고 국내 주요 화학공단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긴급 안전 점검에 나섰습니다. 여수산단을 비롯해 대규모 석유화학공장이 입주한 울산 석유화학 공단, 서산 대산 공단 등에서 화학물질 보유 현황, 사용 및 취급 현황 등 긴급히 점검하고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정보 공개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화학물질안전원이 공개한 국내 화학물질 통계조사에 따르면,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공식통계가 집계된 2014년 이후에도 사고는 매년 100여 건 이상 발생했습니다. 현재는 제도가 안정화된 덕분에 법 시행 초기와 비교하면 사고가 절반 이하로 줄기는 했지만, 잊을만하면 나오는 사고 때문에 불안은 커져만 갑니다.
▲ 2020년 3월 서산 대산공단의 롯데케미칼 나프타 분해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서산시
지난 3월에는 서산 대산공단의 롯데케미칼 나프타 분해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56명이 다치고, 2,300여건의 피해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사고당시에는 주민대피도 없었습니다. 당국은 유해화학물질이 없었기 때문에, 혼선을 줄 수 있어 시행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화학사고를 체계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없다는 감사원의 지적도 있었기에,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 때문에 화학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이고, 진일보한 대책들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고지역 인근에 번화가와 관광지가 있던 레바논의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산업단지 주변에 주거지가 밀집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국내 산업단지 시설에 대한 긴급점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환경운동연합은 레바논 베이루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아픔에 함께하겠습니다.
레바논 현지의 더딘 구조작업은, 상황을 더 안타깝게 만들고 있습니다. 장기간 지속되어온 경제위기 때문에, 장비부족을 비롯한 많은 문제들이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가족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는 소식들도 보도된 바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정치상황과 코로나19의 확산의 여파 등으로, 사고수습 과정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환경운동연합은 레바논 베이루트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시민들의 아픔에 위로를 표합니다.
[후원]질산암모늄 폭발사고와 절망의 일주일, 베이루트에 희망을[클릭!]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