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안전


우리는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위험사회를 말한 울리히 벡의 지적처럼, 가슴 아픈 참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우리 사회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제품 안전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며,

불법행위를 한 기업들의 책임을 묻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제도마련에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화학안전 


우리는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위험사회를 말한 울리히 벡의 지적처럼, 가슴 아픈 참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우리 사회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제품 안전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며, 불법행위를 한 기업들의 책임을 묻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제도마련에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화학안전[화학안전] 아직 못가본 길,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을까?

홍구 강
2023-06-28
조회수 894

 

ⓒ환경운동연합(2023)

 

지난 6월 21일 2023 화학안전 정책포럼의 열린 대화가 열렸습니다.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 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일종의 중간 보고회 성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올해는 크게 네 가지 주제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1주제는 화학물질안전관리 중장기계획 수립, 2주제는 유해화학물질 지정관리체계 제도 개선, 3주제는 화학물질 유해성정보 생산·전달·활용 실효성 제고방안, 4주제는 만성 유해성물질 관리 로드맵 마련을 담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와 산업계 이해관계자들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화학안전 3법의 개정안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순탄치는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기업과 시장을 우선하는 기울어진 시각에 더해, 일각에서는 기업의 경쟁력과 기업운영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더욱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화학물질과 제품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만이 시장에 나오도록 하자는 NO DATA, NO MARKET 원칙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신규 화학물질의 경우 확보된 정보가 20%도 안됩니다.

제도의 내실화 라는 보기 좋은 큰 명분 아래 기업들의 편의와, 시민들의 안전이라는 가치가 물밑에서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습니다.

 

ⓒ환경(2023)

 


 

더 좋은 화학안전 3법을 위해 애써주시는 모든 이해 관계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소통) 채널이니까 활용하면 되는 거지”

지난 11월에 있던 화학안전주간 행사가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산업계 어느 분들이 하시는 대화를 우연히 들었습니다.

행사에 대해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시다가 나온 이 한마디가 어쩌면 포럼을 바라보는 솔직한 속마음 일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여러 복잡미묘한 감정이 올라오더군요. 그리고 묵혀두었던 그 토론문을 오늘의 열린대화를 앞두고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신뢰와 소통”이라는 상식적인 전제를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제2의 가습기살균제참사는 막아야 한다는데 시민사회와 산업계 모두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 울리히 백의 말처럼 성찰을 바탕으로 마침표와 변화의 새로운 장을 한번 열어보자. 반년 전의 날것에 가까운 고민들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습니다.

 

저도 올해 연초부터 부지런히 달려온 포럼 일정을 따라가기에 급급했습니다. 제가 모르는 게 참 많구나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많이 배워가는 값진 시간이었고, 신뢰를 쌓아하고 사회적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을 만든다는 것이 정말 만만치 않은 것이구나라 는 현실에 대한 인식을 해나가는 숨가쁜 흐름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어쩌면 참여하고 있는 이해당사자들 모두에게 두려움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환경부도 알게 모르게 성과를 제촉받는 상황이 있으실거고, 산업계도 유럽이나 해외에서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탄소세처럼 무역장벽을 세울텐데 대응을 어떻게 하나… 이런 고민부터 혹시나 포럼을 통해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 아닌가. 여러가지 고민이 있으실거라 봅니다. 시민사회도 안전의 사각지대가 넓어지면 어떡하나 끊임없는 고민의 지평선이 열려있습니다.

요즘에도 주요 언론과 경제지들은 여전히 “화학물질 규제를 싹 손본다”는 기존의 프레임이 담긴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포럼 과정에서 규제완화냐 아니냐 보다는 내실화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음에도 말입니다. 포럼에 참여하고 계신 이해관계자들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듯 해, 유감스럽기까지 합니다.

사회자께서 농담을 섞어 말씀하셨듯이 첫번째 시도는 대부분 실패하기 마련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나름 새로운 시도가 중간에 길을 잃으면 어떡하나. 내실화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채 누구에게도 환영 못 받는 개정안으로 전락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게 이렇게 가도 되는걸까 어떤 부작용은 없을까 두려움이 앞서기도 합니다.

 

“독버섯처럼 퍼져나가는 두려움이 문제다.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영화 대사 하나가 떠오릅니다. 2016년의 지나간 흥행작 대사를 한번 언급해 봅니다.

저도 두려움도 많고 겁도 많아서 백배까지 엄청난 용기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두려움에 압도되지 않고 현실을 직면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퍼져있는 두려움은 무엇일까요. 이 두려움을 용기로 바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남은 하반기에 서로가 가진 두려움의 실체를 좀 더 드러내고, 한 발자국씩 더 공감대와 접점을 넓혀갈 수 있는 일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 포럼을 어떻게 함께 활용할 수 있을까요?

아직 가야 할 길은 멉니다. 입장 차이도 여전하고 부담감도 큽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라, 모두가 두려움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답을 함께 찾아가고,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한걸음 한걸음을 앞으로도 함께 내딛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사단법인 환경운동연합 이사장 : 노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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