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
©환경운동연합(2021)
“가슴이 멎을 것 같아,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분해서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 제품을 써서 한두명씩 죽어간, 어마어마한 그 숫자들 앞에서 어떻게 무죄라고 할 수 있습니까?”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절절한 호소가 울려퍼졌다. 휠체어에 앉은 채, 산소발생기를 착용한 조순미씨의 음성이 떨려왔다. 그녀는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와, 옥시레킷벤키져의 옥시싹싹을 사용한 이후 천식을 비롯한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같은 날 법원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가해기업 임직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가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13명에 대해 내놓은 재판부의 결론이다.
“공판기일만 46회, 준비기일까지 합치면 50회 이상의 기일을 진행했고, 공판기록만 44권 33,000페이지, 증거기록은 10만 페이지 가까이 되는 대형사건”이었다는 법원이 13일에 배포한 설명자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환경운동연합(2021)
참여연대와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 단체들이 함께 구성한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선고결과가 나온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기만적인 판결.”이라고 평했다.
기업들의 손을 너무도 쉽게 들어줬다는 지적이다. SK와 애경 등은 가습기메이트의 원료물질인 CMIT/MIT의 인체 유해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의학적 검증으로 충분한 사안을, 보조수단인 동물실험 여부까지 세밀하게 따지는 건 앞뒤가 잘 맞지않는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다양한 질환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유해화학물질을 살균제로 만들어 판매하며, 흡입독성조차 검증하지 않은 기업들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사법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날 법원을 찾은 한 피해자는 예상치 못한 재판결과로 법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환경운동연합(2021)
“지금부터 마음을 열어놓고요.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정부, 관련 부처 분들 또 피해자 분들, 마음 열어놓고 경청해서 논의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저희가 지금 현재 재판 중에 있습니다. 법적인 책임을 피할 수도 없고 피하려고 하지도 않겠습니다. 판결이 나오면 그것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19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서, 최창원 SK케미칼 전 대표이사가 참사에 대해 사과하며 밝힌 소회이다.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또한 “안용찬 고문이 저희 매형이고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며, “조금 있으면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그것에 맞는 대응을 하겠으며, 사회적 책임도 성실하게 치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한 “부회장 재임기간 동안 (참사의 책임과 관련해) 전부 제가 안고 가겠으며, 국민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통과 협의가 부족했다며. 하나하나 배워서라도 피해자들을 덜 실망시키며 최대한 노력하고 다짐하기도 했다. 자신들의 다짐을 어느정도 까지 실현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인한 피해구제 신청자는 7,161 명이었고, 1,609명이 명을 달리했다. 이들 중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 사용으로 인한 피해자는 835명이다. 또한 이마트와 애경이 함께 판매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 240명을 추가하면, 관련제품의 피해 신고자는 1,077명에 달한다.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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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멎을 것 같아,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분해서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 제품을 써서 한두명씩 죽어간, 어마어마한 그 숫자들 앞에서 어떻게 무죄라고 할 수 있습니까?”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절절한 호소가 울려퍼졌다. 휠체어에 앉은 채, 산소발생기를 착용한 조순미씨의 음성이 떨려왔다. 그녀는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와, 옥시레킷벤키져의 옥시싹싹을 사용한 이후 천식을 비롯한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같은 날 법원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가해기업 임직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가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13명에 대해 내놓은 재판부의 결론이다.
“공판기일만 46회, 준비기일까지 합치면 50회 이상의 기일을 진행했고, 공판기록만 44권 33,000페이지, 증거기록은 10만 페이지 가까이 되는 대형사건”이었다는 법원이 13일에 배포한 설명자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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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와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 단체들이 함께 구성한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선고결과가 나온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기만적인 판결.”이라고 평했다.
기업들의 손을 너무도 쉽게 들어줬다는 지적이다. SK와 애경 등은 가습기메이트의 원료물질인 CMIT/MIT의 인체 유해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의학적 검증으로 충분한 사안을, 보조수단인 동물실험 여부까지 세밀하게 따지는 건 앞뒤가 잘 맞지않는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다양한 질환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유해화학물질을 살균제로 만들어 판매하며, 흡입독성조차 검증하지 않은 기업들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사법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날 법원을 찾은 한 피해자는 예상치 못한 재판결과로 법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환경운동연합(2021)
“지금부터 마음을 열어놓고요.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정부, 관련 부처 분들 또 피해자 분들, 마음 열어놓고 경청해서 논의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저희가 지금 현재 재판 중에 있습니다. 법적인 책임을 피할 수도 없고 피하려고 하지도 않겠습니다. 판결이 나오면 그것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19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서, 최창원 SK케미칼 전 대표이사가 참사에 대해 사과하며 밝힌 소회이다.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또한 “안용찬 고문이 저희 매형이고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며, “조금 있으면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그것에 맞는 대응을 하겠으며, 사회적 책임도 성실하게 치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한 “부회장 재임기간 동안 (참사의 책임과 관련해) 전부 제가 안고 가겠으며, 국민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통과 협의가 부족했다며. 하나하나 배워서라도 피해자들을 덜 실망시키며 최대한 노력하고 다짐하기도 했다. 자신들의 다짐을 어느정도 까지 실현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인한 피해구제 신청자는 7,161 명이었고, 1,609명이 명을 달리했다. 이들 중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 사용으로 인한 피해자는 835명이다. 또한 이마트와 애경이 함께 판매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 240명을 추가하면, 관련제품의 피해 신고자는 1,077명에 달한다.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