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안전


우리는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위험사회를 말한 울리히 벡의 지적처럼, 가슴 아픈 참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우리 사회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제품 안전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며,

불법행위를 한 기업들의 책임을 묻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제도마련에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화학안전 


우리는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위험사회를 말한 울리히 벡의 지적처럼, 가슴 아픈 참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우리 사회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제품 안전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며, 불법행위를 한 기업들의 책임을 묻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제도마련에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화학안전[후기] 과학과 사회가 재난에 맞설 수 있다면

강홍구 에너지기후팀 활동가
2024-04-29
조회수 334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박진영(<재난에 맞서는 과학> 저자)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연구하고 논문을 쓰고 그 내용을 정리해 작년 12월에는 작은 한 권의 책으로 냈습니다. 그 책 <재난에 맞서는 과학>에도 담겨있는 내용입니다만, 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연구하고 글을 쓰면서 거의 모든 과정 내내 이유를 찾아 헤맸습니다. 왜 이 주제인가, 왜 책인가, 왜 지금인가... 짧던 길던 하나의 글을 쓰기 위한 과정에서 쉽게 찾아오는 게으름이나 무기력을 지우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동기를 찾아 쌓아 올리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책을 작업하고 마무리하면서는 비로소 꽤 단단하게 그 동기와 이유가 쌓아 올려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관한 사회의 관심이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이 일을 계속 이야기하고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 참사에 관한 기록을 남기고 이야기를 더 알려야 할 필요가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책을 낸 직후에 누군가 물어오면, 또는 북토크에서 질문을 받으면 비교적 자신 있게 “이 일을 더 많은 분께 알리고 싶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책으로서 세상에 한 이야기를 알리는 것은 제 생각만큼 쉽게 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겨울부터 봄까지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여럿 가졌지만 제 생각처럼 책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글로만 남아 사라지는 것은 아닐지 조금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독자, 과학기술-환경-의료보건-인권-인문사회과학 분야 연구자, 시민단체 회원이나 활동가, 다큐멘터리 감독, 편집자 등 다양한 분들과 재난, 과학, 사회적 연대에 관해 이야기 나누며 조금씩 걱정을 지울 수 있었습니다. 책을 경유해 많은 분과 연결되며 저로부터 다른 사람으로 뻗어나가는 이야기를 보며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4월 6일에 함께한 환경운동연합 북토크 <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이야기>를 마치고는 책의 다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통해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알리고 전달하는 방향뿐 아니라, 책을 하나의 매개체로 안전, 재난, 과학에 관해 더 다양한 얘기들이 오고 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 권의 책이 내용의 전달자가 아니라 확장을 향한 매개체로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1월 있었던 항소심 유죄 판결과 책을 엮어 환경운동연합에서 촘촘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셨습니다. 독자, 시민뿐 아니라 참사의 실상을 직접 목소리를 내어 들려주시고 편지로 써주신 피해자 선생님들,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계기로 주요 연구 분야가 바뀐 “재난에 맞서는 과학자”로서 계속해서 가습기살균제 독성과 인체 영향을 연구하겠다고 말씀해 주신 전문가, 항소심 재판에서 피해자 측 변론하며 피해자가 스스로 탓하지 않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는 변호사, 가습기살균제 피해 학생의 주치의로서 진료를 보고 계시며 전문가-활동가로서 재난에 계속해서 연대하겠다 해주신 한의사 선생님, 항소심 유죄 판결을 계기로 다시 피해자분들의 목소리를 모아 참사 해결을 위해 애써주신 활동가님들, 고등학생으로서 사회적 재난에 연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실천하기 위해 자리에 찾아준 학생분들, 우리 사회의 여러 재난에 연대해 온 음악을 만들고 불러온 싱어송라이터 예람님. 이렇게 많은 분이 함께 모이고 노래를 듣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그 자체로 제게 대단히 큰 의미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더 많은 독자가 책을 읽고 의미를 알아주기만을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북토크는 이 책의 내용을 넘어 책을 통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까를 상상할 수 있게 된 자리였습니다. 이 책을 읽고 의미를 찾아주는 것에서 나아가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모인다면 생각보다 더 많은 일들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이, 흔쾌히 이 책을 이용해 주시기를, 지렛대로 삼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이야기들이 오고 갈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이 마련되기를, ‘누구나 손 들고’ 안전, 과학, 재난, 연대를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뿐 아니라 여전히 도처에 과학적 불확실성, 지연된 정의 속에서 해결이 필요한 많은 환경 문제가 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와 연결을 통해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두터워지고 촘촘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계속해서 이어질 ‘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이야기’에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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