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안전


우리는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위험사회를 말한 울리히 벡의 지적처럼, 가슴 아픈 참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우리 사회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제품 안전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며,

불법행위를 한 기업들의 책임을 묻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제도마련에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화학안전 


우리는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위험사회를 말한 울리히 벡의 지적처럼, 가슴 아픈 참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우리 사회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제품 안전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며, 불법행위를 한 기업들의 책임을 묻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제도마련에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화학안전[활동기사] 제주항공참사 1주기, 유가족 김영헌씨의 다짐

강홍구 조직소통팀 팀장
2025-12-21
조회수 487


"무너지면 안된다. 무너지지 않아야 했다."



지난 20일 2024년 12월 29일에 벌어진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추모하는 시민 추모제가 열렸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보신각 앞에서 열린 1주기 추모제는 세월호와 재난참사 현장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참사 유가족들과 300여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다. 쏟아지는 겨울비 속에서도 그들은 아픔을 다독이고 위로했다.


유가족 김영헌씨는 울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단상으로 올라갔다. 그는 제주항공 참사로 아내와 두 아들을 떠나보냈다. 그의 담담했던 편지 낭독에 시민들은 현장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편지에 담긴 한 글자, 한 글자에 그가 감내해야 했던 지난 1년의 황망함 부터, 지난하고 더딘 참사의 오늘과 앞으로의 바람까지 고스란히 묻어났다.


"무너지지 않아야 했다. 가족을 위해."



너희를 안았을 때 그 따뜻함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그 온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들려왔던 사고 소식, 내가 인도 숙소에 도착하고 4시간 만에 들려온 그 소식. 뉴스를 보고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숨을 쉴 수 없을 듯한 가슴의 무거움, 머릿속은 뻥 뚫리고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리에서 펄쩍 뛸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급해졌다.


그는 바로 한국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현지 직원을 통해 항공권을 확인하고, 공항으로 달려갔다.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스물네 시간. 한국에 갈 때까지 절대 무너지면 안 된다, 가족을 확인할 때까지 무너지면 안 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 하루동안 어떠한 뉴스 기사도 검색하지 않았고 공항에서 대기했고, 탑승했고,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기 전까지 또 대기했다. 지인들과 친구들의 문자와 전화가 들려왔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그는 탄식할 수 밖에 없었다. 크게 잘못되었구나.


그래도 무너지지 않아야 했다. 온전한 정신으로 가족을 만나야 했다. 갈아탔던 한국행 비행기에서 끊임없이 생각했다. 너희들이 없는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되나. 나는 무엇을 해야 되나. 만약 나까지 없다면 누가 우리 식구를 기억해 줄까. 나라도 남았으니 우리 식구들을 기억하자. 그렇게 그는 살아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찾아가며 무안공항으로 달려갔다.



무안공항에 도착하여 신원확인이 안 된 너희들을 찾기 위해 DNA를 채취하면서 제발 온전하게, 제발... 속으로 끝없이 빌었다. 너희가 확인되었을 때 너희들을 보고 싶었지만, 너희들의, 식구들의 좋은 모습만 기억하라는 형제들의 만류로 직접 확인을 하지는 못하였고, 단지 너희를 덮은 천 위로 너희를 쓰다듬으며 확인했다. 머리, 얼굴, 팔, 다리... 그렇게 끝없이 가족들을 확인했다.


그래, 이제라도, 이제라도 돌아와 줘서 고맙다. 돌아와 준 너희들에게 고마웠다. 너희들의 장례를 치르고 너희들의 물건을 정리하고 병원 치료를 시작했다. 그리고 너희들의 꿈을 꿨다. 꿈속에서 짐을 지우고 있을 때 나타나 준 정희. '그래, 계속 그렇게만 해줘.' 사회에 취직하여 양복을 입고 나타난 우리 큰아들 예찬이. 귀엽게 춤을 추던 우리 막내 유찬이. 꿈에서 깨고 나면은 하염없이 울다가 다시 잠들었다.


"수없이 대뇌인 그 말, 만약에..."


그는 한동안 '만약에'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만약에 내가 인도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면. 만약에 너희들이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패키지 상품을 탔더라면. 만약에 유찬이가 가고 싶었던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갔었더라면. 만약에 날짜를 하루만 더 늦췄다면. 만약에... 너희들이 없는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끝까지 생각했다. 만약에.


그러다가 다시 생각했다. 가족을 기억하기 위해 그는 살아야 했다. 먼저 떠나보낸 이들의 삶이 너무나 원통하고 비통한 마음은 갈수록 깊어졌다. 영헌씨는 다시 사랑하는 가족을 한명씩 호명했다.



"내 아내 이쁜 정희야. 너의 프로필은 여전히 태국 파타야에서 여행 중이다. 아이들의 엄마로, 어린이집 원장으로, 야간 대학원생으로,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하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씩씩했던 예쁜 내 인생의 동반자. 사고 두 달 전 너와 신혼여행 이후 처음으로 둘이서만 인도 여행을 갔었고, 그동안 힘들었던 점을 서로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우리 계획을 세웠던 부분. 인생의 노년을 계획하고, 이제부터라도 더 잘해줄 수 있는데, 이제부터 시작인데,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내가 너무나 미안했고 또 미안하다."


"사랑하는 내 아들 예찬아. 어느덧 장성하여 아빠와 술잔을 부딪치며 세상을 이야기했었지. 아빠가 해외 근무에 대해서 이야기했을 때, 아빠 없어도 엄마와 동생 잘 볼 수 있냐는 말에 '세상에서 아빠가 제일 멋있는 것 같습니다' 했던 내 아들 예찬아. 며칠 전 너희 학교에서 1주기 추모식을 해서 다녀왔다. 정성껏 준비해 준 교수님과 학교 관계자분들, 너희 친구들. 너희 친구들 보면서 우리 아들 정말 잘 살았구나. 추모식이 끝나고 내려오는 길에 너무나 잘 산 우리 아들이 너무나 안타까워, 너무나 아까워서 또 하염없이 울었다."


"한없이 귀여운 막내 유찬아. 세상 고민 없이 사는 것 같던 네가 가끔 걱정이 됐는데 훈련소를 마치고 장애인 센터에 공익 근무하면서 스스로 일어나고 생활을 잘한다는 엄마의 말, 우리 유찬이가 변했다는 엄마의 말에 아빠는 역시 내 아들이라고 생각했었다.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는 시기에 너무 짧은 너의 21년. 항상 아빠가 귀찮게 만지고 쓰다듬어도 아빠를 가장 좋아해 준 우리 유찬이. 예찬아, 유찬아. 아빠는 최근 아빠라는 말이 이토록 친근한 단어인지 이제야 알았다. 이제는 너희들에게 들을 수 없는 아빠라는 말. 아빠가 아빠답게 생활하고 너희들을 영원히 기억할게."


사랑하는 내 가족들아. 나는 한국에 오는 비행기에서 생각했다.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유가족으로 살아가기에 너무 힘든데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그래서 마음속으로 내린 결론은 '단순 교통사고라고 생각하자'였다. 하지만 막상 와서 보니 원인은 너무나 명확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광주 전남 지역민이고, 우리 지역의 정치권이 나서줄거다, 우리 지역의 경찰의 수사를 믿어왔다. 하지만 (벌써 1주기가 다가오는데) 결국 다른 참사와 다를 바 없이 가고 있다.


"무너지지 않을게. 멈추지 않고 걸을게."



" 연대는 말이 아니라, 끝까지 곁에 함께 서는 것입니다." 


그렇게 그는 결심했다. 우리 아이들이 알고 있는 아빠의 모습으로 너희들의 억울함을 밝히고 최선을 다하고, 아빠답게 당당하고, 때론 단순하게 목이 터져라 외치고, 미친 듯이 너의 억울함을 알릴 것이고, 지금 현재 그렇게 하고 있다. 가끔 아빠가 지칠 때면 너희들이 있는 추모관에서 하염없이 울고 다시 다짐한다. 무너지지 말자. 아빠답게 행동하자. 아빠는 우리 가족을 파괴시킨 주범, 내 아내의 인생 계획을 파괴시킨 주범, 내 아들들의 청춘과 삶을 파괴시킨 주범. 그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그때까지 아빠는 멈추지 않고 걸을게. 다 끝나는 날 너희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나는 영원히 김정희의 남편이자 김예찬, 김유찬의 아빠임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오늘도 너희들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시 다짐한다."


영씨는 사랑하는 아내 김정희씨의 남편으로, 두 아들의 아빠로 다시 한번 다짐했다. 오는 27일에는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추모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 2024년 연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에 이어 사회에 큰 슬픔을 안겼던, 제주항공 참사에 따뜻한 관심과 연대의 손길이 필요한 시점이다. 송경용 신부는 재차 강조했다.


"시민 여러분, 이 참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가 기억하고 행동할 때 우리의 생명도 더 안전해집니다. 연대는 말이 아니라 끝까지 곁에 함께 서는 것입니다. 오늘 이 거리에서의 약속과 다짐이 1년 뒤에도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감시자가 되고, 증인이 되고, 동행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늘로 떠난 이들의 이름을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 그 이름들을 더 안전한 사회, 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드는 길 위에 끝까지 기억하고 새기겠습니다."

사단법인 환경운동연합 이사장 : 노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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