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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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돌아간 8마리의 생명, 까치상어 방류
글/ 박성우 회원
아침 수산시장에는 수많은 생명이 거래되고 있었다.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그 속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삶들이 있었다. 그들 중 우리는 큰 것은 1미터 작은 것은 50센티 정도 되는 8마리의 까치상어들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오늘의 힘든 여정이 시작될 2개의 작은 박스의 물속으로 조심스럽게 옮겼다.
오늘 그들의 목적지는 식탁이나 관상용이 아니라 바다였다. '까치상어 시민구조대'라는 이름으로 서산 가로림만 해양보호구역을 향하는 길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생명의 시간을 다시 자연에게 돌려주는 여정이었다.
통속에서 유난히 힘들어 하는 어린 상어도 있었는데.. 달리는 내내 숨은 잘 쉬고 있을까? 좁은 통 안이 답답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속도를 재촉하기도하고, 차는 쉼 없이 달렸지만 마음은 줄곧 그들 곁에 머물러 있었다. 새벽부터 시작된 긴 여정으로 때론 졸다가도 다시 상어들 걱정은 잊지 않았다.
그렇게 상어를 만난 지 4시간 가까이 되어서야 바다에 도착했다. 푸른 바다의 반가움도 잠시 물이 반 정도 찬 좁은 통속에서 버텨왔을 까치상어들을, 그 무거운 2개의 박스를 우리들은 달라붙어서 구조대의 마지막 임무에 최선을 다하듯 놓치지 않으려 온 힘을 다해 버티며 바다 위에 내려놓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바다가 시작되는 육지 끝자락에 뭉쳐서 까치상어가 바다를 만나는 감동적인 순간을 숨죽여 지켜보았다. 처음에는 낯선 물결을 경계하던 상어들은 조심스럽게 적응해 갔고 어느덧 꼬리 쪽을 흔들면서 푸른 바다 속으로 점점 멀어져 나아갔다. 그 순간 물결 하나가 조용히 일렁였고, 우리는 말없이 그 작은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마 그 까치상어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드라마틱한 하루의 주인공이었는지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생명은 그저 살아 숨 쉬며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이다.
점점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우리는 꿈에서 깨어난 듯 누군가의 시작으로 "잘 살아".. "잘 살아라" 너도나도 손을 흔들며 인사하기 시작했다. 그래.. 건강하게 잘 살아다오. 인사없이 떠났지만, 그래도 괜찮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주는 것이 최고의 감사니까.
언젠가 훗날 이 가로림만에 한 무리의 까치상어 떼가 나타나서 힘차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날을 기대하면서 아쉬운 발길을 돌렸으리라. 참으로 생명에 대한 감정이란 소중하다는 것을 느낀 하루였다 누구도 울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어쩌면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눈물을 삼켰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오늘 우리가 바다로 돌려보낸 것은 단지 몇 마리의 까치상어가 아니었다. 인간에 의해 끊어질 뻔했던 생명의 시간을 인간에 의해 다시 이어준 것이고, 자연이 스스로 이어갈 미래를 조금이나마 지켜낸 일이었다.
가로림만의 조류를 따라 헤엄치며 까치상어는 다시 먹이를 찾고, 더 넓은 바다를 만나고, 언젠가는 새로운 생명을 남길지도 모른다. 오늘의 작은 방류는 내일의 수많은 생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이다. 자연은 언제나 그렇게, 작은 희망 하나를 수많은 생명으로 되돌려준다. 오늘 바다로 돌아간 것은 까치상어였지만, 우리 마음속에도 하나의 희망이 함께 헤엄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