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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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현장후기]흐르는 강을 막는 사람들, 흐르는 강을 찾는 사람들

2026-06-11
조회수 73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의 주말. 서른 명 남짓한 시민들이 아이처럼 흘러가는 강을 향해 물수제비를 뜨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다섯 번, 또 누군가는 두 번. 첨벙이며 물수제비가 뜨는 오늘의 강변은 한없이 평화롭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치열한 투쟁의 최전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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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은 흘러야 한다는 소망을 담아 적은 자갈들]

흐르는 강을 막은 사람들

금강 하류의 세종보는 2012년부터 5년 간 꽉 막혀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일명 '사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1,8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거대한 댐이 흐르던 강을 일순간 멈춰버렸습니다. 댐이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흐르던 강물은 멈추고 고여 썩기 시작했고, 댐 하류에는 깨끗한 모래톱 대신 썩은 진흙이 가득찼습니다.


깨끗한 강에 살던 물살이들은 하나둘씩 절멸했고, 강변을 찾아오던 새들도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생명의 강에서 죽음의 뻘로 변해버린 금강 하류. 정치적인 이유로 멈춰있던 강은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의 강력한 항의 끝에 다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시민들이 천진난만하게 물수제비를 뜨는 바로 이 자리가, 환경운동가들이 천막을 치고 700일 넘게 농성을 벌이며 강을 지켜낸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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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재가동 반대를 위해 700일 동안 자리를 지킨 농성장 / 출처:세종의소리]

강이 흐르고 돌아온 생명들

흐르는 강물을 따라 고이고 썩었던 물도 점차 수질이 개선되었지만, 무엇보다 절멸한 줄 알았던 생명들이 돌아왔습니다.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흰수마자와 미호종개는 금강 수계가 파괴되면 지구상에서 영영 자취를 감출지도 모를 귀한 목숨들이었습니다. 다행히 강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자, 이 작은 물살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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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금강을 찾은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 / 출처:대전환경운동연합]

강 속의 생명들이 살아나자 강 밖의 생명들도 하나둘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짜 둥지를 여기저기 만들어 생존해가는 멸종위기 종인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흐르는 강을 찾은 사람들

흐르는 강을 막은 사람들과는 반대로, 흐르는 강을 찾아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강에서 만나게 될 생명들이 보고 싶어서 온 시민, 어린 자녀와 함께 꽉 막힌 강을 보고 무기력했던 시민, 강을 흐르게 한 운동의 현장을 보고 싶던 시민.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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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금강을 직접 걸어보는 시민들]

참여자 대부분은 거대한 콘크리트 호안에 둘러싸인 한강의 풍경에 익숙합니다. 마냥 바라볼 뿐, 차마 발을 담그거나 쉽게 다가갈 수 없도록 '잘 정돈되고 개발된' 강 말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의 모래톱을 걷고 강수욕을 즐기던 일부 참여자들만이 본래의 강의 모습을 기억하고 그리워할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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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에 남은 새들의 발자국. 수달과 너구리, 고라니와 같은 여러 생명들도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 찾은 금강은 전국에 흘러야 하는 수많은 강 중에 한 곳일 뿐입니다. 흐르는 금강과 달리 아직도 사대강이라는 이름으로 막혀 있고 썩어가는 강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는 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지 못하는 걸까요? 국제적으로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 법으로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강도 이제는 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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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한다' 퍼포먼스 중인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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