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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야외 상영회] 갯벌이라는 이름을 놓지 않으면 언젠가는 돌아온다

2026-04-30
조회수 84
영화 <수라> 황윤 감독과의 만남, 그리고 우리의 숙제


성고은 (환경운동연합 회원)

 

 



따스한 봄날이라 좋았고 야외 상영회 참석은 처음이라 설렜다. 땅거미 내리는 어스름한 하늘을 배경으로 상영회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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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이라는 이름을 놓지 않으면 언젠가는 돌아온다

영화 수라는 갯벌의 생명과 이들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 초반에는 새만금 사업의 부당함에 온몸으로 저항했던 지역주민이자 어업노동자였던 이들의 처절한 모습이 담겼다. 


소수 인간의 어리석고 무책임한 판단이 평화롭던 공동체를 파괴하는 과정은 참담했다. 안타까운 죽음이 너무나 많았고, 살아남은 자들은 과거를 그리워했다. 사업이 진행될수록 불합리하고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이 명백해졌지만 사업은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그래도 절망적이지만은 않은 건,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지속적인 노력과 시민들의 염원으로 방조제로 막혀있던 물길이 열렸고, 메말랐던 새만금의 마지막 갯벌 수라에도 하루 두 번 바닷물이 드나들게 되었다.


“갯벌이라는 이름을 놓지 않으면 언젠가는 갯벌로 돌아갈 거”라던 ‘동필’의 말처럼, 갯벌을 갯벌이라 부르기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의 지독한 사랑으로 수라는 수많은 생명을 품던 그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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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라가 새만금 신공항 부지로 선정되면서 이들의 투쟁은 다시 시작된다. 영화는 수라의 보존이 갯벌에서 살아가는 생명을 지키는 것을 넘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지켜내는 행위임을,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동필’이 갯벌 곁을 지키는 이유가 된 그 “아름다움”을 관객에게도 나눈다. 그리하여 영화가 끝날 때 관객 스스로 질문하게 한다. 


‘이 아름다움을 목격해 버린 난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게 그날 그곳에 모인 우리는 “목격의 공동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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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 후 “목격자”에서 “피해당사자”가 된 황윤 감독님과의 GV가 이어졌다. 감독님은 현재 진행 중인 새만금신공항 재판의 뒷이야기와 이후 공판 일정을 공유하며 재판 방청을 많이 와달라 하셨다. 그러면서 관련 소식을 받을 수 있는 수라 오픈채팅방 주소를 알려주셨다. 어떻게 도움이 될까 막막하던 차였는데 재판 방청만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니... 조금 안도했다.

 

감독님이 어떤 관객의 질문에 답변하는 중에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활동하라”는 문구를 인용했는데, 덕분에 인생의 지침이 되어줄 말을 알게 되어 감사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승준’의 말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억울하죠. 어른들을 봤던 것을 나는 더 이상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고, 다음 세대는 더 볼 수 없다는 게... 숙제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의 것을 빼앗지 않는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

예전에 예전에 이모가 사촌 언니의 딸을 돌봐주실 때의 일이다. 한창 간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조카에게 이모가 “할머니도 한입 아~” 했더니 “왜 할머니는 어른인데 아이가 먹는 걸 뺏어 먹으려고 해요?”라고 물어서 무척이나 당황했었다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전해 듣고는 허허 웃은 적이 있다.


그래, 좋은 걸 더 주지는 못할망정 어른이 돼서 애들 걸 뺏지는 말아야지... 실천하는 좋은 어른이 되기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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