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성천 녹조라떼로 낙동강 녹조라떼를 막는다고?

    [제언] 쓸모없는 영주댐 대신에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처장(apsan@kfem.or.kr)

    박근혜 국정농단에 가린 이명박의 황당 공사 하나가 최근 준공을 했습니다. 바로 마지막 4대강사업인 내성천에 들어선 영주댐 공사가 지난 10월 25일 마무리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곧 물을 채우는 담수가 임박했습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내년 초에 본격적인 담수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댐에 물을 가득 채우고 나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습니다.

    내성천을 이대로 수장시키고 말 것인가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내성천은 저 영주댐보다는 훨씬 가치가 큰 우리강의 원형이기 때문입니다. 내성천을 이대로 수장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내성천 문제를 진지하게 풀어가보자고 제안해봅니다. – 필자 주

     

    영주댐보다 가치가 큰 내성천의 아름다움

    내성천은 낙동강의 제1지류로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선달산에서 발원하여 봉화, 영주, 안동, 예천을 흘러 예천군과 문경시의 경계인 삼강에서 낙동강과 만납니다. 길이는 110㎞, 유역면적은 1,815.28㎢입니다.

    내성천 회룡포의 모습. 감입곡류 하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모래톱과 경관이 이루는 아름다움으로 국가명승 제16호로 사랑받고 있다.ⓒ정수근

    내성천 회룡포의 모습. 감입곡류 하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모래톱과 경관이 이루는 아름다움으로 국가명승 제16호로 사랑받고 있다.ⓒ정수근

    금빛 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 생태계의 보고 내성천, 우리 하천의 원형질 아름다움을 간직한 마지막 하천 내성천, 쉼과 치유의 공간 내성천 등등 내성천을 수식하는 이 다양한 말들이 보여주듯 낙동강 상류의 이 범상치 않은 하천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내성천 강물에 한번이라도 발을 담그어본 사람이라면, 모래강 내성천을 따라 한번이라도 걸어본 사람이라면, 발다닥에 전해져 오는 모래의 감촉을 한번이라도 느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내성천의 아름다움에 빠지게 될 정도로 내성천은 깊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 나라의 보고입니다.

    내성천에 한번이라도 발을 담가본 사람은 안다. 내성천의 참 가치를, 참 아름다움을ⓒ정수근

    내성천에 한번이라도 발을 담그어본 사람은 안다. 내성천의 참 가치를, 참 아름다움을ⓒ정수근

     

    국가명승지를 두 곳이나 지니고 있는, 모래의 강 내성천

    내성천은 감입곡류 하천의 전형이자 사행하천으로서 그 특이한 지형적 요소와 발달한 모래톱으로 독특한 경관미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다양한 물돌이마을과 넓은 범람원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은 이곳에 국가명승지를 두 곳이나 만들어주었습니다.

    국가명승 제16호 회룡포와 국가명승 제19호 선몽대가 바로 그곳입니다. 넓고 깨끗한 모래톱과 물돌이마을이 빗어내는 빼어난 경관미를 간직한 회룡포와 명사십리란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깨끗한 모래톱이 일품인 선몽대 일원이 바로 국가명승지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국가명승 제19호로 사랑받고 있는 내성천의 또 하나의 모물인 선몽대 일대. ⓒ 박용훈

    국가명승 제19호로 사랑받고 있는 내성천의 또 하나의 보물인 선몽대 일대. ⓒ 박용훈

    이렇듯 국가명승지를 두 곳이나 지니고 있을 정도로 내성천은 경관미 또한 일품인 하천인 것입니다.

     

    다양한 야생동식물들의 낙원 내성천

    “내성천은 수위가 낮고 모래밭이 넓게 발달하여 야생동물들이 물을 먹기 편한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주변 산림과 잘 연결되어 있어 먹이 및 피난처를 구하기 편리하므로 야생동물 서식에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지역이다”

    일찍이 내성천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 일대 답사를 여러번 다녀온 동국대 오충현 교수의 말입니다.

    이렇듯 내성천은 다양한 야생동식물들의 낙원입니다. 특히 멸종위기종들의 보고입니다. 내성천은 수달, 삵, 담비, 흰꼬리수리, 먹황새, 흰목물떼새, 원앙, 흰수마자 등등의 다양한 멸종위기종의 서식처입니다. 멸종위기종이란 것은 서식처가 그만큼 제한돼 있다는 것이고, 그 서식처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멸종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성천의 깃대종 흰수마자.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1급종이다. 영주댐 공사로 내성천에서도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정수근

    내성천의 깃대종 흰수마자.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1급종이다. 영주댐 공사로 내성천에서도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정수근

    그 중에서도 내성천의 깃대종(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중요 동·식물을 뜻한다)이랄 수 있는 ‘흰수마자’란 물고기와 ‘흰목물떼새’란 조류의 서식 환경이 지금 급격히 훼손당하고 있습니다. 바로 4대강사업과 영주댐 건설로 인한 모래의 유실로 위의 종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포유류 4종, 조류 16종, 어류 1종, 파충류 2종, 곤충 1종에 이르는 다양한 멸종위기종들이 이곳 내성천에 살고 있고, 이 이유 한가지만으로도 내성천은 온전히 보전되어야만 합니다.

    내성천을 찾은 멸종위기종 먹황새. 이 희귀한 새는 해마다 초겨울이면 내성천을 찾아 초봄 내성천을 떠난다.ⓒ정수근

    내성천을 찾은 멸종위기종 먹황새. 이 희귀한 새는 해마다 초겨울이면 내성천을 찾아와서 다음 해 초봄 내성천을 떠난다.ⓒ정수근

     

    낙동강 재자연화를 위해서도 내성천은 온전히 보존되어야 한다

    내성천은 낙동강의 제1지류로 문경시와 예천군의 경계인 삼강리에서 문경의 금천과 낙동강과 합류합니다. 세 개의 강이 합류한다고 해서 이름도 삼강인 이곳 역시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이렇게 세 개의 강이 만나서 비로소 낙동강은 웅장한 자태를 뽐내면서 하류로 흘러갑니다. 이렇듯 낙동강으로 맑은 물과 모래를 50% 이상 공급하는 강이 바로 내성천입니다. 내성천에서 쉼없이 흘러드는 맑은 강물과 모래 덕분에 낙동강은 1급수의 수질을 유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작금의 낙동강은 4대강 보로 막혀 8개의 대형댐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로 인해 해마다 녹조라떼 현상과 물고기떼죽음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낙동강은 1300만 경상도민의 식수원입니다. 식수 불안 사태를 맞을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낙동강 재자연화가 시급히 필요한 이유입니다.

    영주댐이 시험담수에 들어가 물을 막자 바로 찾아온 것이 심각한 녹조라떼다. 이 물로 낙동강의 녹조라떼를 정화하겠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정수근

    영주댐이 시험담수에 들어가 물을 막자 바로 찾아온 것이 심각한 녹조라떼다. 이 물로 낙동강의 녹조라떼를 정화하겠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정수근

    그런데 2016년 올 여름 영주댐이 시험담수에 들어가 내성천의 물길을 막자 영주댐 상류에 나타난 것이 심각한 녹조라떼 현상입니다. 낙동강과 마찬가지로 짙은 녹조라떼 배양소가 돼버린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내성천 녹조라떼로 낙동강 녹조라떼를 막을 수 있을까요?

    낙동강 재자연화를 위해서는 내성천이 온전한 모습으로 반드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영주댐의 녹조라떼가 아니라, 이전처럼 낙동강으로 맑은 물과 모래를 쉼없이 흘러보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성천의 모래는 수질을 정화시키는 중요한 도구다. 모래의 강 내성천이 1급수를 유지하는 이유다. 따라서 물과 모래가 흐르지 않는 내성천은 녹조라떼를 만들 뿐이다. 내성천은 흘러야 한다.ⓒ정수근

    내성천의 모래는 수질을 정화시키는 중요한 도구다. 모래의 강 내성천이 1급수를 유지하는 이유다. 따라서 물과 모래가 흐르지 않는 내성천은 녹조라떼를 만들 뿐이다. 내성천은 흘러야 한다.ⓒ정수근

     

    국내외 학자들의 내성천의 평가

    내성천은 전세계적으로도 드문 강이라는 것이 세계적 석학들의 평가입니다. 내성천을 다녀간 국내외 학자들은 다양한 말을 남겼습니다 .

    “유럽에 이런 강이 있었다면 내성천은 국립공원감이다.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

    방한하여 낙동강과 내성천을 두어 차례 다녀간 독일 하천복원 전문학자인 칼스루헤공대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의 말입니다.

    베른하르트 교수 방한시에 내성천에 가서 답사를 하고 간단한 퍼포먼스를 벌였다. 오른쪽에서 네번째가 베른하르트 교수, 여섯번째가 김종원 교수다.ⓒ정수근

    베른하르트 교수 방한시에 내성천에 가서 답사를 하고 간단한 퍼포먼스를 벌였다. 오른쪽에서 네번째가 베른하르트 교수, 여섯번째가 김종원 교수다.ⓒ정수근

    “이렇게 아름다운 모래강은 미국 내에서 평생 한 곳에서만 본 적이 있습니다 … 은퇴 후에는 정말 이곳에 들어와 살고 싶습니다”

    역시 방한하여 내성천을 둘러본 미국 환경계의 석학인 ‘랜디 헤스터’ 교수의 감탄입니다.

    “내성천의 가치를 크게 세 가지로 평가하며, 원형 보존을 주장한다. 첫째, 내성천은 한반도에서 지질역사가 아주 오래된 곳으로, 오래된 강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둘째, 내성천은 생물다양성의 보고다. 모든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천국이자 오아시스다. 생태 거점이다. 셋째, 낙동강을 복원하기 위한 소스다”

    식물사회학자 계명대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의 말입니다. 오래된 강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생태거점인 내성천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성천은 국내에서 매우 보기 드물게 모래밭이 넓게 발달한 강이다. 낮은 수위와 모래밭으로 인해 독특한 자연경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런 자연환경에 적응하여 살아오는 수많은 야생동식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해주고 있다.

    내성천과 같은 서식처는 국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이곳이 훼손될 경우 이 지역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생물들은 멸종할 위험이 매우 높다. 이런 점에서 내성천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이 지역의 자연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오충현 교수는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서도 내성천을 원형 그대로 간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내성천에서 갓 태어난 깝짝도요. 모든 생명들이 공존하는 땅 내성천은 영원히 보존되어야만 한다.ⓒ정수근

    내성천에서 갓 태어난 깝짝도요. 모든 생명들이 공존하는 땅 내성천은 영원히 보존되어야만 한다.ⓒ정수근

    이렇듯 국내외 다양한 학자들이 내성천만의 독특한 가치에 대해서 강조하면서 내성천이 그대로 보존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외치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과 영주댐 공사로 인한 내성천의 수난

    그런데 우리하천 원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이 내성천은 이미 4대강사업의 연장사업인 영주댐 공사로 중류에서부터 큰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과 댐 공사로 인해 내성천 생태환경의 심각한 변화가 초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내성천 전 구간에서 모래가 수미터 이상씩 쓸려내려가면서 ‘모래강 내성천’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곳곳에서 육상화, 장갑화 현상이 심각히 발생하고 있고, 내성천의 깃대종이자 멸종위기종인 흰수마자의 서식처가 사라지고 있으며, 주변 산림은 잘려나가고 산등성이로 우회도로가 나는 등 내성천 중류에서는 하루하루 원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국가명승 선몽대 일대가 이렇게 변했다. 위가 2009년, 아래가 2015년도의 모습이다. 4대강사업과 영주댐 공사 탓이다. ⓒ 박용훈/정수근

    국가명승 선몽대 일대가 이렇게 변했다. 위가 2009년, 아래가 2015년도의 모습이다. 4대강사업과 영주댐 공사 탓이다. ⓒ 박용훈/정수근

    그런데 영주댐의 주목적은 통상적인 댐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보통 댐을 짓는 목적은 홍수방어나 가뭄 극복, 전력 생산을 위한 것인데, 영주댐의 목적은 낙동강으로 흘려보낼 유지용수를 공급할 목적이 90% 이상입니다.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목적의 댐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내성천의 강물은 낙동강으로 지금도 잘 흘러드는데, 그곳으로 강물을 흘려보낼 목적으로 댐을 짓는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영주댐이 운하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댐이란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할 것입니다. 바로 운하의 수위 조절과 모래 조절을 위해서 영주댐이 필요한 셈이었겠지요. 그렇다면 “운하를 하지 않는다” 선언을 했으면 영주댐이 필요없을 것인데 영주댐 공사는 그대로 진행됐고 지금 공사가 거의 마무리단계에 와 있습니다. 결국 언젠가는 운하를 하고 말겠다는 ‘오기의 공사’가 영주댐 공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금강마을 금강사 절터에서는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보물급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정도 되면 금강사터를 원형 보존하는 것이 옳으나, 영주댐 담수로 금강사 터는 수몰될 예정이다.ⓒ정수근

    금강마을 금강사 절터에서는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보물급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정도 되면 금강사터를 원형 보존하는 것이 옳으나, 영주댐 담수로 금강사 터는 수몰될 예정이다.ⓒ정수근

    이 쓸모없는 오기의 공사 영주댐 때문에 운포구곡(雲浦九谷)이란 말이 설명해주듯 내성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홉 골짜기가 망가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1조 1천억의 국민혈세가 탕진됐고, 두 개 면이 물에 잠기고 526세대의 수몰민이 발생했습니다. 천년된 전통마을(금강마을)과 고려 불교문화의 정수(통일신라 말 혹은 고려 초로 추정되는 금강사 터가 2014년 발굴됨)는 수장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영주댐을 넘어,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영주댐은 불필요한 댐입니다. 운하조절댐이라는 목적이 폐기됐으면 사라지는 게 옳습니다. 그런데 댐은 지금 거의 완공이 돼버렸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비록 영주댐이 완공되었더라도 담수만은 막아야 합니다. 그래서 수몰되는 그 일대만이라도 먼저 국립공원으로 만들어 보존해가자는 것이 우리의 제안입니다.

    수몰되는 두 개 면은 이미 주민들이 다 떠나버려 이 일대 땅은 온전히 강의 영역으로 남았습니다. 적어도 이 두 면의 땅만이라도 우선 국립공원으로 만들어 이 일대를 온전히 살아있는 하천의 전형으로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마지막 남은 우리하천의 원형 내성천을 지키기 위한 전국민적 관심이 다시 한번 모여야 할 이유인 것입니다.

     내성천을 살리기 위해서는, 뭇 생명들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영주댐 철거가 답이다.ⓒ정수근

    내성천을 살리기 위해서는, 뭇 생명들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영주댐 철거가 답이다.ⓒ정수근

    그러니 아직 본격적인 담수에 들지 않은 지금이라도 내성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만들어가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연 댐의 가치가 더 큰지, 내성천의 가치가 더 큰지를 토론해보자는 것입니다.

    내성천의 가치가 더 크고, 정말 영주댐의 용도가 없다면 시급히 방향을 돌려야 합니다. 댐이 일단 가동에 들어가면 향후 50년 이상은 물길이 막힙니다. 그렇게 되면 지구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니 서둘러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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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16] 영남인의 식수원 점령한 ‘최악’ 생물

    4대강 독립군 활동을 마치고 다시 찾은 낙동강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처장(apsan@kfem.or.kr)

     

    4대강 사업, 그 뒤 5년. 멀쩡했던 강이 죽고 있습니다.

    1000만 명 식수원인 낙동강 죽은 물고기 뱃속에 기생충이 가득합니다. 비단결 금강 썩은 펄 속에 시궁창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드글거립니다.

    4대강청문회16-1

    ▲ 달성보 직하류 300여 미터 아래서 채집한 실지렁이. 환경부 지정 4급수(아주 오염된 물로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다) 지표생물인 실지렁이가 지난 26일 화원읍 사문진교 아래서 발견된 후 28일 달성군 논공읍의 달성보 직하류에서 또 발견됐다. 이미 낙동강에 실지렁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전수조사가 꼭 필요해보인다. ⓒ 정수근

    낙동강 ‘실지렁이’는 사문진교 아래에서만 사는 게 아니었습니다. 달성보 아래 시궁창 펄 속에서도 꿈틀거리며 살아 있었습니다.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정한 최악 수질 지표종입니다. 더 아래도 떨어질 것이 없는 4등급입니다. 영남 1300만 명이 걸러 먹는 식수원에 비상이 걸린 겁니다.

    지난 5박 6일간의 4대강 독립군 특별취재단의 활동을 마치고 28일 다시 가본 낙동강은 전날 비가 온 탓인지 강물이 제법 불어 있었습니다. 짙은 녹색 빛깔의 녹조 띠도 다소 무뎌진 듯했습니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물결이 일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특별취재단 낙동강 탐사팀이 단독보도한 실지렁이가 생각났습니다. 실지렁이를 발견한 곳은 사문진나루터 인근 낙동강입니다. 그곳은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사이 낙동강으로 화원유원지가 있어 인근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끔찍했습니다.

    특별취재팀 활동의 여독을 추스르자마자 달성보로 달려갔습니다. 달성보 강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물장화를 싣고 강으로 내려갔습니다. 물컹물컹한 강바닥이 느껴졌습니다. 시궁창 냄새가 풍기는 펄이었습니다. 강이 흐르지 않자 각종 유기물과 조류 사체들이 강바닥에 그대로 가라앉고 그것이 썩으며 층을 이룬 것입니다. 금강을 지켜온 김종술 기자는 펄층에 실지렁이가 산다고 귀띔해줬습니다.

    4대강청문회16-2

    ▲ 낙동강에서 한 삽을 퍼자 시커먼 뻘이 올라왔다. 그 썩은 검은 뻘 속에 실지렁이가 살고 있었다. ⓒ 박동인

    한 삽을 떴습니다. 강변에 악취가 풍기는 펄을 부어놓고 혼자 쭈그려 앉아서 뒤졌습니다. 실지렁이는 실처럼 가늘고 작아서 두 눈을 부릅떠야 찾을 수 있습니다. 한참을 뒤적이다 결국 펄 한쪽에서 실지렁이를 발견했습니다. 낙동강의 두 지점에서 실지렁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맨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4대강 사업 이전에는 금빛 모래톱과 은빛 여울이 있던 자리입니다. 영남인들이 지금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낙동강입니다.

    이명박씨, 당신은 강을 먼발치에서만 바라보지만, 강은 결코 인간과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심각한 녹조 현상으로 강물 속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이 녹아들고, 강바닥은 펄로 뒤덮여 썩었습니다. 실지렁이 같은 최악의 지표종을 키우고 있습니다. 물고기와 같은 수생생물이 멸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닙니다. 강이 죽으면 결국 강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 인간도 살 수가 없습니다.

     

    4대강 청문회를 열어야 합니다

     

    4대강청문회16-3

    ▲ 24일 오전 충남 세종시 금강 세종보 하류에 있는 마리나 선착장에 실지렁이가 보이고 있다.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정한 환경오염 최하위 등급인 4등급 지표종이다. ⓒ 이희훈

    4대강은 한반도의 젖줄이자 혈맥입니다. 국토의 혈맥이 막혀 있는데, 그 국토가 온전한 기능을 할 수 있을까요? 그 위의 인간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또 4대강은 인간으로 치면 인체의 대동맥입니다. 그 대동맥이 지금 막혀 있습니다. 피가 순환하지 않고 있습니다. 생명체에 피가 돌지 못하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낙동강을 이렇게 만들었나요? 국민의 절대다수가 반대했지만 4대강 사업을 강행한 이명박씨, 당신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당신이 훈포장을 준 4대강 공신들이 모두 불려 나와 그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4대강 사업을 심판하는 청문회가 열려야 이 지긋지긋한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습니다.

    우리 ‘4대강 독립군’은 당신을 청문회장에 세우는 그 날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4대강의 안타까운 죽음의 현장을 고발하고, 4대강 사업의 추악한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이게 정의이고 상식입니다. 이 길에 수많은 시민들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누리꾼이 ‘좋은 기사 원고료’와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에게도 부탁드립니다. 현재(1일 오전 9시) 4대강 독립군에게 전달하는 ‘좋은 기사 원고료’는 목표액의 68%인 2054만8000원이 모였습니다. 1339명이 1000원부터 10만 원에 이르기까지 4대강 청문회에 대한 마음을 모아주셨습니다. 또 청문회 청원 서명은 6672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좀 더 많은 분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카톡이나 페이스북으로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캠페인 페이지에 링크를 전파해주셨으면 합니다.

    4대강 독립군은 상식이 승리하는 날까지 4대강 문제를 깊이 파헤치고 대안을 만들겠습니다.

    4대강청문회_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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