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문화재위원회의 설악산오색케이블카 부결을 환영한다

    문화재위원회의 설악산오색케이블카 부결을 환영한다.

    – 설악산오색케이블카 부결은 천연보호구역 취지에 비춰볼 때 당연한 결과

    – 보호구역의 올바른 보전과 관리방안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길 희망

    오늘 12월28일, 문화재위원회는 양양군이 신청한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부결하였다. 문화재보호법의 원칙과 천연보호구역의 지정 취지에 비춰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인 결정이다. 잘못된 개발사업으로부터 설악산천연보호구역을 지켜낸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하는 바이다.

    34년 전인 지난 1982년에도 문화재위원회는 오색 케이블카 사업을 2차례나 부결시킨 바 있다. 이번에도 문화재위원회는 또다시 문화재보호의 원칙과 설악산천연보호구역을 지켜낸 명예로운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오늘 이 결정을 토대로 앞으로 설악산천연보호구역 보호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 국립공원이자 천연보호구역인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불가하다는 것이 다시 확인되었다. 이제 양양군도 케이블카가 아닌 진정으로 지역주민의 삶을 증진시키는 길을 찾기를 바란다. 환경보호와 지역발전은 함께 갈 수 있다. 설악산오색케이블카를 둘러싼 그동안의 과정을 교훈삼아, 앞으로 보호구역의 올바른 보전과 관리를 모색하는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기를 희망한다.

    한편 환경부의 무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환경부의 잘못돤 결정으로 1년 반의 사회적 갈등을 초래했다. 문화재위원회 결정으로 사업이 원천무효된 상황을 감안하여, 환경부가 우선적으로 보호지역과 지역 상생의 선순환적 대안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2016년 12월 28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강원행동/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묘향산과 설악산, 김일성과 박근혜

    십년 전, 북한의 묘향산에 갔을 때 일이다. 안내원은 “묘향산에서 경제성이 매우 높은 금광이 발견됐지만, 김일성 주석께서 ‘후대에 물려줘야 할 묘향산 절경과 바꿀 수 없다’며 못하게 하셨습니다”라고 자랑을 했다. ‘남쪽에서는 어느 산이 제일 아름답습니까?’하는 질문에 ‘설악산이지요’ 답했다. 설악산의 매력에 빠져 백 번도 넘게 올랐고, 다른 나라 여러 산을 가봤지만 설악산보다 아름다운 산은 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나로서는 당연한 답변이었다.

    그런데 묘향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바위에 ‘묘향산은 천하 제일…’이라고 새긴 것을 보았다. 그나마 정치구호는 아니어서 좀 낫다 싶긴 했지만 ‘자연을 사랑한다더니, 그냥 바라보면 되지 저게 뭐야’ 했다.

    ⓒ장재연

    ⓒ장재연

    지금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놓겠다고, 양양군과 강원도 그리고 환경부 등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정상부근에 호텔 건립을 포함한 대규모 개발 계획이 있다고 한다. 북쪽에서 바위에 글 새긴 것은 정말 애교수준이다. 그때 투덜거린 것이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양양군처럼 어려운 지방자치단체는 국가가 적극 지원해야 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아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도

    훗날 통일되면 후손들이 설악산을 찾았을 때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설악산에 케이블카도 놓고, 개발도 하자고 할 때, 박근혜 대통령께서 ‘경제성이 있어도 안되는데, 하물며 엉터리 경제성 분석에 내가 속아서 설악산의 절경과 바꾸는 짓을 할 수 있겠느냐’며 못하게 하셨습니다” 라고 말이다. 박대통령은 주변으로부터 역사적 안목과 판단력 없는, ‘무조건 예스맨’들을 물리쳐야 한다. 아마 이들은 묘향산 금광도 친환경적으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우길 것이다.

    오래전 스위스에서 잠시 살았다. ‘너희는 환경을 그리 중시하면서 왜 산에 케이블카를 놓았니’라고 스위스 친구한테 물었다. ‘아! 그때는 환경운동도 없고, 환경의식도 없었어. 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어’라는 대답이었다. 아무리 개발광풍에 미처 날뛰는 대한민국이지만, 가장 아름다운 산 하나쯤은 후손들을 위해 온전히 남겨둬야 하지 않겠는가.

    *이 글은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대표의 글입니다. 원글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free5293/220434354069에 게시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