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대강사기극’ 이 사람들을 기억하라

    [기고] ‘4대강사기극’ 이 사람들을 기억하라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특별위원회 부위원장

     

    4일 감사원 4대강 감사 발표 “이 전 대통령이 사업 세부지시”
    수많은 정치인, 관료, 학자가 찬동‘S급’ 이명박, 이재오, 박재광 등 지금도 “4대강 사업 옳았다” 주장
    홍준표, 김무성 등 당시 여당 정치인 ‘역사적 과업’ 운운하며 힘 보태
    원희룡 제주지사도 “다 검증될 것”
    “권력의 광기·사기극에 부역한 인사들, 사과하고 책임져야”

    4대강사업에 찬동했던 대표적 인사들과 발언ⓒ한겨레신문

    “독일에서는 수십년 전에 포기한 미친 짓을 한국은 왜 계속하는가?”

    2011년 8월, 국제적 하천 전문가인 독일 카를스루에대의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있던 남한강, 낙동강 공사 현장을 둘러보면서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백발의 노교수는 “독일에서는 강을 운하로 만드는 사업을 중단한 지 오래”라며 “유럽연합(EU)의 ‘물 관리 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이 담고 있는 법률적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한국의 4대강 공사 같은 건 관철될 수도, 실현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하천지형학 분야 전문가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마티어스 콘돌프 교수는 “미국에서는 1970년대 ‘청정수법’(Clean Water Act)이 발효되면서 4대강 사업과 같은 일은 벌어질 수 없는 시스템이 됐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모두 4대강 사업은 선진국에서는 할 수 없는 사업이며, 복원이 아닌 파괴라는 점을 지적했다.

    4대강 사업은 2007년 대선 시기 이명박 후보의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뿌리에 두고 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 저항이 거세지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국민이 반대한다면 대운하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명칭으로 대규모 하천 정비 사업을 실시했다. 4대강 사업은 2009년 11월 시작해 2012년 중반 마무리됐다. 2011년 10월22일 남한강 이포보에서 열린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환경을 살리는 강으로 태어났다”며 4대강 사업 성공을 선언했다. 이후 그와 그 측근들은 “4대강 사업이 홍수와 가뭄을 방지하고 국가의 격을 올렸다”고 ‘셀프 칭찬’에 몰두했다.

    이명박 정권은 성공이라 주장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의 극심한 수질 악화, 대규모 어류 집단 폐사, 큰빗이끼벌레 등 이전까지 볼 수 없던 생물종의 출현 등 4대강 사업 부작용의 증거가 속출했다.

    지난 4일 감사원은 4대강 사업 4차 감사결과인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이 수심을 6m로, 저수량을 8억t으로 늘릴 것 등을 직접 지시했다는 점,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가 문제 제기 없이 따른 점, 이수·치수·수질개선·경제성 면에서 4대강 사업이 모두 문제가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구도완 환경사회연구소 소장은 “4대강 사업은 민주주의가 후퇴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0여년간 4대강에 24조원을 쓰면서 망가진 것은 강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합리적 시스템과 민주주의가 후퇴했고,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대한민국 잔혹사’가 벌어졌다. 이 잔혹사에 수많은 정치인, 관료, 전문가, 언론인, 사회 인사 등이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행각에 대해 반성을 하지도, 책임을 지지도 않고 있다.

    S급 찬동 인사 10명의 행각

    환경운동연합과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 등에서는 2013년 4대강 사업 추진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진실 왜곡에 앞장선 인사를 에스(S)급(10명), 에이(A)급(167명)과 비(B)급(105명)으로 나누어 282명을 선정한 바 있다.(환경운동연합 누리집 참조)

    많은 에스급 인사들은 지금도 여전히 “4대강 사업은 꼭 필요한 사업이었으며 성공한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 인사는 역시 이 전 대통령이다. 그는 2015년 1월 발간한 <대통령의 시간>이란 자서전에서 “4대강 사업으로 홍수와 가뭄 해결은 물론 세계 금융위기 상황에서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 “분견이 가가대소할 일”(똥개가 소리내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나를) 4대강 전도사라고 하는데, 아주 명예스러운 네임”이라며 “4대강 하기를 잘했다는 소리를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 대표적인 인사로는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와 미국 위스콘신대 박재광 교수를 빼놓기 어렵다. 박석순 교수는 2012년 3월 <부국환경이 우리의 미래다>라는 책에서 4대강을 비판하는 환경단체를 ‘친북 좌경화된 환경단체’로, 4대강 비판 전문가들은 ‘위선의 환경주의자’, ‘사기꾼’이라고 매도했다. 박재광 교수는 2010년 4월 4대강 국민소송의 정부 쪽 증인으로 나서 “앞으로 3년 뒤에 한국 전체가 4대강 때문에 너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언론계 인사 중 ‘4대강 에이급 찬동 인사’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 논설위원이 사장 겸 주필을 맡고 있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4일 나온 감사원 감사가 “편향됐다”고 주장하는 등 여전히 반성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하대 교수 재직 중 장관급인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으로 발탁된 심명필 교수는 2009년 9월30일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단순한 하천정비를 넘어 생명·경제·환경이 흐르는 강을 만들어 선진한국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4대강 사업 홍보에 앞장섰던 인사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으로 발탁된 차윤정씨는 2012년 6월25일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물 밖으로 드러난 모랫바닥은 열기로 달아올랐을 것이며, 그나마 있는 물도 높아진 수온과 오염물질로 부글거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김건호 전 수자원공사 사장 역시 에스급 찬동 인사다. 이들은 ‘엠비(MB) 아바타’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로 이 전 대통령에게 충성했다. 정종환 전 장관은 속도전으로 치러진 4대강 사업 공사에서 노동자 사망 사건이 속출하던 2011년 4월21일 국회에서 “사고다운 사고는 몇 건 없고, 대부분 본인 실수에 의한 교통사고나 익사 사고였다”고 말했다. 이만의 전 장관은 2009년 10월6일 국정감사장에서 “4대강 사업이 잘못되면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아직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원희룡 등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도 포함

    정치권에도 4대강 찬동 인사가 많다. 이명박 정권 시절 한나라당 출신 정치인들은 대부분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2017년 3월30일 “4대강 사업은 잘한 사업”이라며 “4대강의 보 때문에 녹조가 생겼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국가적 재난인 홍수와 가뭄이 없어졌다”고 억지를 부렸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0년 8월30일 4대강 사업을 ‘역사적 과업’이라 칭하면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문수, 김기현,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송기섭, 권기창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후보로 나선 4대강 찬동 인사다. 이 중 원희룡, 송기섭이 각각 제주지사, 진천군수에 당선됐다. 원희룡 지사는 2010년 9월16일 토론회에서 “4대강 사업이 강을 죽인다고 걱정하지만, 내년 6월이면 모두 검증될 것”이라 말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고, 4대강 사업으로 강이 망가졌다는 게 검증됐지만, 원희룡 지사는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4대강 사업 찬동 정치인 중에서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임태희(국립한경대 총장), 김성조 전 국회의원(한국체대 총장)은 대학 총장이 됐다. 김형오 전 의원(부산대 사회과학연구원 석좌교수), 나성린 전 의원(한양대 경제금융대 특훈교수), 허남식 전 부산시장(동아대 국제전문대학교 석좌교수)은 대학에서 석좌교수 등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동양(한국교원대 명예교수), 조원철(연세대 명예교수), 김형국(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등 당시 4대강 사업에 찬동했던 전문가들도 현재 명예교수가 돼 있다. 대학 총장, 석좌교수, 명예교수는 학문의 상징이자 업적을 기리는 자리다. 이런 자리를 국토 환경과 국민에게 피해를 준 인사들이 차지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이었던 심명필 인하대 교수가 2014년에 대한토목학회장에 선출됐다는 것은 학계가 자정능력을 상실한 것이 아닌지 묻게 한다. 4대강 사업에 찬동했던 윤병만 명지대 교수 역시 2015년 수자원학회장에 취임했다.

    관료 집단 내에도 찬동 인사가 많았다. 환경운동연합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에 따른 훈·포장, 대통령·국무총리·국토부장관 표창을 받은 수상자 1354명 중에서는 국토부(산하기관 포함)가 343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농림수산식품부 42명, 환경부 36명, 행정안전부 16명, 문화체육관광부 11명 차례였다. 이들 부처 중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실시된 부처별 혁신위원회에서 4대강 사업이 다뤄진 곳은 환경부뿐이다. 4대강 사업 추진 핵심 부처였던 국토부와 농림수산식품부 등은 아예 빠져 있다. “4대강 사업은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했다”며 피해자 흉내를 내고 있다. 정작 자신들이 피해를 준 국민과 수많은 생명에 대한 반성은 외면하면서 말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에 대한 일부 언론의 태도도 심각했다. 많은 언론이 대운하에 대해 타당성 검증 부족과 국민적 합의 부족을 들어 비판적 입장을 보였지만,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은 4대강 사업 대한 합리적 의심 없이 “4대강 사업은 대운하가 아니다”라며 비판 의견을 매도했다. 이들 역시 자신의 오류와 언론으로서의 책임 방기에 대해 어떤 사과 또는 반성도 없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을 “광기의 시대”라고 평했다. 권력에 의한 광기는 언제나 깊은 후유증을 남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오에 대한 사과와 사회적 책임을 지려는 자세, 그리고 성찰을 통한 자정능력의 회복이 필요하다. 4대강 사업이라는 총체적 사기극에 부역했던 이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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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보고서는 아래를 클릭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20090919_4대강 사업 찬동 인사 인명사전 1차 (정치인) 발표 기자회견/ 2007년 8월 1일 ~ 2011년 9월 5일 (만 49개월)

    20091130_4대강 사업 찬동인사 조사 보고서 / 2007년 8월 1일 ~ 2009년 10월 9일 (만 26개월)

    20111019_4대강 사업 찬동 인사 인명사전 2차 (사회인사) 발표 기자회견 / 2007년 8월 1일 ~ 2011년 10월 5일 (만 50개월)

    20130219_4대강 찬동인사 인명록 4차 발표 기자회견 / 2011년 10월 ~ 2013년 1월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27] 썩은 물로 변한 낙동강, 반성 없는 정치인, 전문가, 언론인

    “차기 정권 내 손으로 창출”
    MB측 자신감의 원천, 없애버릴 방법

    4대강 사업, 그 뒤 5년. 멀쩡했던 강이 죽고 있습니다. 1000만 명 식수원인 낙동강 죽은 물고기 뱃속에 기생충이 가득합니다. 비단결 금강 썩은 펄 속에 시궁창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드글거립니다. 혈세 22조원을 들인 사업의 기막힌 진실. ‘4대강 청문회’가 열리도록 ‘좋은기사 원고료 주기’와 ‘서명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바랍니다. 이번 탐사보도는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불교환경연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 주최하고 충남연구원이 후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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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월 27일 오후 경북 영주 영주댐이 들어선 일대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 ⓒ 이희훈

    지난 9일 경상남도는 “낙동강 본류 취수 대신 댐을 건설해 경남 전역에 1급수를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도 산업 및 생활폐수 때문에 낙동강을 1급수로 만들기 어렵고, 상류 지역의 유해 화학물질 유출 사고에 취약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경상남도는 상수원에 대한 불안 때문에 수돗물 음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했다.

    경상남도의 발표에는 다른 의도(대규모 토목사업 등)가 깔려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 낙동강 상태가 식수원으로 부적합하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데 여기엔 두 가지 모순이 있다. 첫째, 4대강 사업의 핵심 목적 중 하나는 수질 개선이었다. 4대강 사업에는 22조 원이 투입됐고, 낙동강은 전체 금액 중 거의 절반가량의 공사비를 투입했다.

    둘째, 경상남도는 4대강 사업을 적극 찬성했다. 대표적으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전 새누리당 국회의원)가 있다. 그는 “낙동강은 죽은 강으로 방치돼 있어 절체절명의 상황(2008.12.)”, “낙동강에 직접 가보면 물에 손을 넣기 힘들 정도로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2009.6.)”며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4대강 사업 이후 김 전 지사의 말은 현실이 됐다. 지금 독성 녹조로 썩어 가고 있는 낙동강이야말로 손을 넣기 힘들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빠졌다. 2010년 6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김두관 지사가 재임할 때는 경상남도 내 시장, 군수들이 4대강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난리를 쳤다. 박완수 전 창원시장(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대표적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갈지자 행보로 유명했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식수원에 배 띄우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말하며 그를 몰아세웠다. 그랬던 인사가 한나라당 대표를 거치면서 “수량을 풍부하게 해서 수질을 개선하자는 것(2010.5.24.)”이라면서 4대강 찬동인사를 자임했다. 녹조에 대해서는 “4대강 사업 때문이 아니다”라는 억지도 썼다.

    첨단 기술로 수질 악화 막겠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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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09년 12월 2일 대구 달성군에서 열린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18공구(함안보).22공구(달성보) 기공식. ⓒ 경남도청

    경상남도가 식수원을 변경하려면 따질 것이 많겠지만, 우선 도정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사과부터 해야 한다. 책임도 져야 한다. 4대강 사업은 국민 기만 사업이었고, 역대 도지사 등이 이에 적극 가담해 국민 혈세를 낭비했기 때문이다. 결국 낙동강을 썩은 물로 만들었다.

    사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 억지를 썼던 인사들은 너무도 많다. 환경운동연합 등이 ‘4대강 S(스페셜)급 찬동인사’로 선정한 이명박, 이재오, 심명필, 권도엽, 이만의 등이 대표적이지만 정치인, 전문가, 언론인 등도 무수히 많다. 그들은 하나같이 책임은커녕 반성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명박씨는 2009년 11월 공중파 및 케이블 방송에서 동시 생중계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수질 악화를 이유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기술이 30~40년 전 수준이라고 이해하는 듯하다”면서 로봇물고기를 통해 수질 오염 여부를 상시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로봇물고기는 ‘사기’라고 판명 났지만, 당시에는 이를 맹신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2009년 12월 강병태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기명 칼럼을 통해 “다른 건 몰라도, 보를 쌓아 강물을 가두면 썩는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수질 악화를 막는 여러 첨단 기술이 있다고 반박한다. 비교 자체가 잘못된 느낌이다. 4대강을 그냥 두면 물이 충분히 흐르고 수질도 낫게 유지되는지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2009년 7월 <문화일보> 칼럼을 통해 “반대 측이 걱정하는 희귀 민물고기 멸종, 준설 시 탁도 증가, 댐·보 건설로 인한 수질 악화, 상수도원 오염 등은 이미 많은 대책이 마련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환경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반대 측의 환경에 대한 기우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에 동원된 최첨단 기술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보에서 물이 줄줄 새고 심각한 세굴(강바닥이 파여 나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 또한 물고기 떼죽음이 일상화되더니 급기야 물고기의 씨가 말랐다는 소리가 4대강 전역에서 나온 것일까? 전에 볼 수 없던 생물체를 재탄생 시킨 것이 최첨단 기술이었을까?

    사실 4대강 사업의 ‘최첨단 기술’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토를 파괴하는 ‘최첨단 억지’이자 ‘최첨단의 사기극’에 불과했다. 지금 4대강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심한 후유증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전문가들의 곡학아세, 씻을 수 없는 참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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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10년 5월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4대강 사업 찬-반 토론회'(오마이TV 생중계)가 열렸다. 찬성측으로 심명필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 신현석 부산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반대측으로 박진섭 4대강죽이기사업저지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과 박창근 운하반대교수모임 상임공동위원장이 참석했으며,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 권우성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 주장한 전문가들도 상당하다. 대운하 추진 시절 ‘배가 지나가면 수질이 좋아진다’던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2008년 1월 YTN 인터뷰에서 “하천에 물이 없어서 수질이 나쁘기 때문에 물을 채움으로써 하천 생태계도 살리고 굉장히 수질 개선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창수 호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2010년 3월 <정책브리핑>을 통해 “4대강 사업에 따라 영산강에는 승촌보와 죽산보가 건설된다. 보 건설을 통해 하천 유수유량이 증가하고, 바다로 유출되던 유량이 저장돼 하천의 자정작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현석 부산대 교수는 2010년 5월 <오마이뉴스> 생방송 토론에서 “4대강 사업 후 수질이 개선될 수 있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 교수는 2011년 3월 강연회에서 4대강 사업을 “자연의 보전, 수질 정화, 인간 문명의 발달, 국토의 재생”이라 정의하는 등 4대강 전도사를 자처했던 인사다.

    김계현 인하대 교수는 2010년 6월 <문화일보> 기고를 통해 “건국 이래 대규모 하천 준설을 하지 않아 토사가 쌓여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며 “수질이 열악한 것은 이번 4대강 사업처럼 넓은 시각에서 전체 하천을 대상으로 이수와 치수를 동시에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최근 김 교수는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오염원 차단 없이 단순히 수량을 늘려서 얻는 수질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 이는 학계는 물론 환경부에서도 과거에 인정한 내용이다. 또한 같은 조건일 때 유속이 느려지면 수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건 상식에 속한다. 4대강 사업은 물의 흐름을 막았고, 그로 인해 극심한 수질 오염을 만들었다.

    소위 전문가라는 이들이 상식 수준의 뻔한 상황을 몰랐을까? 불행히도 전문가들의 참담한 곡학아세(바르지 못한 학문으로 세속의 인기에 영합하려 애씀)는 전문가 집단 내 학문적 자정 기능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자 전문가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심각한 불신을 양산했다. 4대강 사업의 후유증은 단지 강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낯 뜨거운 4대강 찬가, 4대강 현실에는 침묵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09년 1월 <매일신문> 기고를 통해 “여름철 홍수와 주기적인 가뭄으로 1천300만 영남인의 젖줄인 낙동강이 친수공간으로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더 이상 방치하면 찬란한 민족 문화를 꽃피운 역사적인 낙동강을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낙동강 재탄생’ 사업을 농어업분야에서 앞장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009년 9월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부산의 평생 소원이 ‘우리도 이제 맑은 물 한 번 마셔보자는 것'”이라면서 “나는 4대강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사람”이라 말했다. 김 전 의장은 현재 부산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석좌교수다.

    국토부 차관과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희국 전 의원은 2010년 6월 <헤럴드 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낙동강 상류는 수량 부족, 중류는 수질 악화, 하구는 홍수 피해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어 사람의 몸에 비유하자면 사실상 ‘물의 종합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한국건설법무학회 회장 자리에 올랐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2009년 10월 국감에서 “보를 설치한다고 해서 반드시 수질이 나빠지거나 홍수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더니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으면 경북, 경남 등의 주민들이 수질 때문에 물을 먹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4대강 사업이 ‘세계 수출 효자 종목’이 될 것이라 했던 것이 조원진 의원이다.

    4대강 사업 이후 김재수 장관의 말과 달리 낙동강은 죽음의 강으로 전락하고 있고, 김형오 전 의장의 말과 달리 부산은 여전히 평생 소원을 풀지 못하고 있다. 김희국 전 의원의 말을 빌리자면,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 사업을 강행한, 결코 해서는 안 될 사업을 광적으로 집착한 이명박 정권이야말로 고질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4대강 사업은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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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월 23일 오후 충남 부여 금강 백제보 상류 2km 지점에 마름과 엉켜 녹조가 확산 되고 있다. ⓒ 이희훈

    여기에 국민 식수원에 녹조를 방관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 역시 같은 상황이다. 또한 조원진 의원의 호언장담과 달리 4대강 사업 이후에도 녹조 등 수질 오염 때문에 식수원이 불안해진 상황이다. ‘수출 효자 종목’이라고까지 4대강 사업을 추켜세웠던 조원진 의원은 이에 대해 뭐라고 할까? 정치는 사기극이 돼서는 안 되지만, 4대강 사업은 말 그대로 사기극이었다.

    공교롭게도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상식을 부정한 인사 중에는 여전히 우리 사회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인사들이 많다. 이들은 혈세를 낭비한 책임은 둘째치고라도 국민을 기만하고 국토 환경을 파괴한 것에 대해 사과 한마디조차 없다.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슬픈 민낯 중 하나다.

    지난 8월 이명박씨의 측근이 이명박씨가 “차기 정권을 반드시 내 손으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박사는 SNS를 통해 “사대강 지지 찬동자 중 사과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게, 이 자신감의 원천”이라며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쌓아두면, 파리가 집주인 행세하기 마련”이라 꼬집었다.

    이명박씨와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찬동했던 인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전우용 박사의 표현처럼 ‘파리가 집주인 행세하는 일’이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4대강 청문회가 필요한 이유다.

    4대강청문회_페북

    * 글 : 이철재 환경연합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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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자료]4대강 ‘역사의 책임지겠다’던 인사들의 책임 실종을 고발한다!

     

    지난 10일 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의 핵심 찬동인사 인명부를 발표했다.ⓒ 정대희

    지난 10일 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의 핵심 찬동인사 인명부를 발표했다.ⓒ
    정대희

    [기자회견문]

    4대강 ‘역사의 책임지겠다’던 인사들의 책임 실종을 고발한다!

    국회는 ​4대강 국정조사를 수용하고, 4대강 찬동인사들은 법적,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발간했다. 재임기간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을 망라해 8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불행히도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서는 진실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 5년 동안 한 나라의 최고 책임자 역할을 했던 인사의 회고록에서는 아집과 불통의 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셀프 칭찬’ 을 넘어 심각한 왜곡으로 일관했다. 자신이 4대강 사업에 대해 했던 말도 부정하면서 기본적인 사실조차 오류를 드러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이런 왜곡된 책을 발간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사회 곳곳에 4대강 사업을 적극적으로 찬동했던 이들이 여전히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들은 4대강 사업의 결과 ‘녹조라떼’, ‘물고기 떼죽음’ 등 처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결코 반성하지 않는다. ‘4대강 사업이 잘못되면 역사의 책임을 지겠다’던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과 정종환 전 국토부 장관은 오히려 4대강 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 대표적으로 4대강 사업을 찬동했던 김무성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4대강 사업은 역사적 과업’이라며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변했었다. 비참한 4대강의 현실에 대한 책임은 생각하지 않고 시민단체와 야당이 요구하는 4대강 국정 조사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새누리당 신임 원내수석 부대표인 조해진 의원도 “국토의 품격을 끌어 올리는 사업”이라며 4대강 사업을 칭송했던 인사다. 그는 MB 퇴임 후 새누리당에서 4대강 사업 옹호 발언을 가장 적극적으로 했던 인사 중에 하나다. 그 외 새누리당 의원 다수가 4대강 사업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 사회의 전문가로서 4대강 사업을 적극 찬동했던 인사들의 태도는 도를 넘어서고 있다. 심명필 전 4대강 추진본부장은 퇴임 직후 대한토목학회장에 올라 임기를 마쳤는데, 곧바로 인하대학교 총장 후보에 오르는 일이 벌어졌다. 심 전 본부장은 22조 원의 국민 혈세 낭비에 있어 이 전 대통령과 함께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인사라는 점에서 그의 후안무치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곡학아세로 4대강 사업을 찬동했던 인사들이 학술단체의 회장이 되는 일도 벌어졌다. ‘4대강 사업은 미래 물 문제, 홍수예방, 수질 개선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며 4대강 만능론을 주장했던 명지대 윤병만 교수가 지난 1월 한국수자원학회장이 됐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대운하와 4대강 사업을 칭송했던 서울여대 이창석 교수가 한국생태학회장이 됐다. 생태학회 소속 전문가들은 ‘대운하와 4대강 사업을 비판한 생태학회에서 어떻게 4대강 사업을 찬동했던 인사가 학회장이 될 수 있는가’라며 강한 자괴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학계에서 대표적인 4대강 찬동인사인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학 교수 역시도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드러났음에도 이를 계속해서 부정하는 발언을 해왔다. 이들의 행태는 방귀 뀐 놈이 성내는 차원을 넘어, 역사의 죄를 진 인사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갑질’행세를 하려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공직사회에서 4대강 사업 찬동했던 이들은 자신의 과오를 외면하고 있다. 환경부 내부에서 ‘국토부의 2중대냐’라는 소리가 나오게 만들었던 핵심 인사인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박근혜 정부 내내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시민단체 등과 관계가 원만해 환경부 정책을 알리는데 기여했다는 이유로 ‘올해의 환경인상’을 받는 황당함도 보여줬다. 환경부 및 국토부 공직자들 중에서 퇴임 후 사회단체 요직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부처 내 핵심 부서로 승진하는 경우도 확인 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4대강 찬동인사들은 여전히 4대강 사업에 대한 반성 없이 4대강 사업을 미화하거나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들이 우리 사회의 지도층을 이루고 있는 인사들 이라는 점에서, 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종을 의미한다. ‘고인 물이 썩는다’라는 인류의 경험적 진실과 과학적 상식을 부정해 놓고, 여전히 거짓으로 일관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이성의 파괴’이자 ‘사회 정의의 상실’을 말해주고 있다.

    사회의 이성과 상식이 마비된 집단은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이 역사를 통해 증명돼 왔다. 4대강 사업은 광적인 토건주의의 폐단이 극대화된 사업이었다. 독일의 국제적 하천 전문가인 베른하르트 교수는 ‘4대강 사업은 자연에 대한 만행’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절대 해서는 안 될 사업이라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보수논객 중앙대 이상돈 명예교수는 “국토환경에 대한 반역, 반란”이라 평했으며,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명예교수는 “총체적 사기극”이라 평가했다. 이런 사업을 절대다수의 국민의 반대 속에서 밀어붙이고, 이를 적극 찬동했던 인사들이 바로 4대강 찬동인사들이다. 따라서 4대강 찬동인사들은 혈세 낭비, 국토 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법적, 도덕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그것이 우리 사회의 이성과 상식을 회복시키는 방법이다. 또한 국회는 4대강 진상 조사를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009년, 2011년, 2013년에 이어 2015년에도 4대강 사업 찬동인사 현황 조사를 벌였다. 이는 ‘기록해야 기억될 수 있다’는 진리를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다. 4대강 사업에 찬동했던 인사들에 대한 조사는 그들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그 책임을 물을 때까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2015. 2. 10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 정대희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 정대희

    이철재 생명의강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정대희

    이철재 생명의강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정대희

    ⓒ정대희

    ⓒ정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