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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미세먼지 등 ‘환경의 습격'”

동아일보]

《올해 서울 관악구 A초등학교에 입학한 딸(8)을 둔 주부 강미경(34) 씨는 이달 초 담임교사에게서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수업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고 교실 안을 왔다 갔다 하거나 종종 괴성을 지르기도 하더라는 것이다.

부랴부랴 딸을 대학병원 소아정신과에 데리고 갔더니 “전형적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증후군(ADHD) 증상”이라는 말을 들었다.

학급담임인 정모(41) 교사는 “15년 전 무렵에만 해도 학교 전체에서 한두 명에 지나지 않았는데 요즘은 한 학급에 2, 3명은 꼭 있다”고 말했다. 》

23일 본보가 입수한 단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하미나 교수팀과 인하대 의대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팀 각각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ADHD와 미숙아(몸무게 2.5kg 이하 또는 임신 37주 이전 출생) 출산이 환경공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환경병으로 알려진 아토피, 천식뿐만 아니라 ADHD, 미숙아 출산 등도 대기오염, 음식 공해 등 환경오염과 관련이 있음이 드러났다”면서 “어린이는 같은 양을 섭취해도 어른보다 피해가 훨씬 크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현대 어린이병인 ADHD도 환경오염 영향

ADHD는 이름 그대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친구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등 과잉 행동을 나타내는 일종의 정실질환이다.

지난해 서울 강남성모병원이 서울 지역 초등학생 11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15%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 교수팀의 ‘어린이 혈중 납 및 수은 농도와 ADHD 증상’ 보고서에 따르면 혈중 납 농도가 dL당 4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이상인 아이가 ADHD 증상을 보일 확률은 dL당 2μg 이하인 아이보다 3.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 11월 서울 부산 등 6개 지역에서 초등학교 1∼3학년(7∼9세) 1779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와 설문 등을 통해 실시됐다.

납 오염의 원인은 대기오염보다는 식품에 첨가된 각종 화학물과 장난감 등 각종 놀이기구에 칠해져 있는 페인트 등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하 교수팀의 논문은 다음 달 21∼24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릴 전미역학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 미숙아 출산 27% 늘어

임 교수팀은 미숙아 출산이 임신중독, 임신부의 흡연이나 음주 등이 주요 원인이지만 각종 공해물질에 의한 영향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천지역에서 2001년 1월∼2002년 12월에 출산한 여성 5만2113명을 임신 첫 3개월간 당시 노출된 대기상태에 따라 4그룹으로 나누고 그들의 미숙아 출산 비율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가장 심했던 시기에 임신한 그룹이 상대적으로 가장 양호했던 그룹에 비해 미숙아 출산율이 27% 높았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의 오염 정도가 m³당 64.57∼106.39μg인 그룹의 임신부는 26.99∼45.94μg인 그룹에 비해 미숙아 출산율이 27% 높았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보건학술지 EHP지 6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 ‘환경 질병’ 급속 증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어린이 질병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대한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에 따르면 가장 흔한 어린이 환경병인 아토피 피부염은 2000년 초등학생의 24.9%에서 발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30년간 2, 3배 증가한 수치다.

소아천식의 경우 6∼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3년 조사에서는 전체의 15.7%가 증상을 보였고, 0∼4세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5년 조사에서는 18.6%가 소아천식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병 질환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치료가 대단히 어렵고 치료 기간도 장기적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가 엄청난 몸 고생, 마음고생을 한다.

어린이 환경병의 원인은 다양하다.

크게는 가정 학교 보육시설 등 실내 공기의 오염, 각종 음식물에 포함된 화학물질, 놀이터 등 어린이 놀이공간에 묻어 있는 페인트 같은 유해물질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환경부 최흥진 환경보건정책과장은 “올해를 ‘환경 보건의 원년(元年)’으로 선포하고, 앞으로 10년간 어린이 환경병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와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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