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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피해, 개인문제아닌 인권의 문제”

▲ 한국원폭2세피해자 김형률 추모사업회가 24일 발족식과 함께 고 김형률 1주기 기념자료집 발간기념식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강당에서 진행했다.

ⓒ 이철우

“원폭피해자들의 문제는 당사자와 2세들의 문제 이전에 그들을 방치해온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부끄러운 치부이며, 우리사회 도덕불감증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특히 정치인들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 지금도 국회에 계류 중인 ‘원폭피해자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1년이 넘게 서류더미에 묻혀있다. 이 법이 언제 통과될지 알 수 없으나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우리는 이를 ‘김형률법’으로 불러야할 것이다” – 조승수 전 국회의원

고 김형률씨(한국원폭2세환우회 전 회장)의 1주기에 즈음하여(5월29일) 24일 민주화운동기념 사업회 강당에서 ‘한국원폭2세피해자 김형률 추모사업회'(추모사업회) 발족식과 ‘고 김형률 1주기 기념자료집'(자료집) 발간기념식이 진행됐다.

고 김형률씨는 지난 2002년 3월 한국에서 처음, 스스로 원폭2세 환우임을 밝히고 원폭피해자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인권 문제로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던 인권운동가이자 피해자로서 삶을 살다 지난해 5월29일 지병악화로 36살의 나이로 숨졌다.

추모사업회는 “김형률의 호소는 많은 사람과 단체를 움직이게 했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지만 우리와 함께 살아가던 원폭피해자, 원폭2세 환우문제를 돌아보게 했다”며 “그의 활동은 우리가 후세대들에게 전쟁과 폭력이 아닌 평화가 충만한 세상을 열어주기 위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많은 자극을 주었다”며 결성취지를 밝혔다.

한홍구 추모사업회 회장(성공회대 교수, 평화박물관추진위 상임이사)은 “김형률이 늘 우리에게 했던 말은 ‘삶은 계속되어야한다’였다”며 “그의 못다 한 삶이 우리의 가슴 속에서만 아니라, 우리가 그의 눈이 되고 귀가 되어 보고 듣고 우리의 발로, 우리의 입으로 그의 삶이 계속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홍구 회장은 이어”이번 자료집을 정리하면서 그의 35년 세월이 문자 그대로 숨 가쁜 하루하루였음을 느꼈다”며 “수 백 번 만났지만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딱 한번 만났지만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사람도 있다. 김형률이 그랬다”고 회고했다.

김봉대 추모사업회 고문(고 김형률씨 아버지)은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안타깝지만 개인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며 “아직까지 한국정부도 원폭피해자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제라도 특별법이 통과돼 아픔과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국가에서 배상이라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원자폭탄 제조한 미국 기업 상대 소송·한일원폭피해자 연대

한편 고 김형률씨의 ‘커밍아웃’ 당시부터 함께해오며 법률 자문을 하던 최봉태 변호사는 추모사업회 추진 사업으로 ▲원자폭탄을 만든 미국 기업 상대 소송, 미국 내 여론 조성 ▲일본에서 열리는 민중법정(7월) 참가, 한일원폭피해자 연대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봉태 변호사는 “고엽제 환자들이 한국지사를 둔 몬센트 케미컬, 다우케미컬과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고, 원자폭탄 제조에 관여한 몬센트 케미컬 등에 일부 자료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최봉태 변호사는 “고엽제와 마찬가지로 문제제기할 여지가 있을 것이고, 일본원폭피해자들과 함께 원자폭탄을 제조한 기업의 책임을 어떻게든 물어야 한다”며 “미국에 가서 억울한 원폭2세가 있다는 사실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원폭피해자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은 한일 간 평화인프라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일 간 평화인프라가 약할 때 자신의 피해를 당당히 외쳤던 것은 전쟁피해자로서 권리가 아닌 의무이며, 김형률은 자신의 의무를 오롯이 다하고 간 삶”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 김형률씨는 생전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미국에 대해서도 항의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바쁜 일정에 쫓겨 뒤로 미뤄오다 끝내 숨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추모사업회는 이날 발족식과 자료집 발간을 시작으로 고 김형률의 생애와 삶을 담은 사진과 자료를 전시하는 <고 김형률 추모전>을 부산민주공원(5월26일~6월3일)과 서울 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6월24일~30일) 내에서 진행하며, 오는 28일 <고 김형률 추모제>를 그의 고향인 부산에서 진행한다.

▲ 참가자들이 생전의 고 김형률 씨 영상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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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원폭2세피해자 고 김형률 1주기 기념자료집 –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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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숙 추모사업회 운영위원장은 “김형률 씨가 살아있을 때 ‘노래방도, 바다도 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고 했다”며 “합천지역 등에 모여 사는 원폭피해자 가족과 함께 부산, 남해, 하동 등 을 함께 여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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