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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르포①] 물막이 한 달 만에 ‘죽음의 현장’으로 변해

썩은 내 진동…거북등처럼 갈라진 갯벌
[새만금 르포①] 물막이 한 달 만에 ‘죽음의 현장’으로 변해
김용철(ghsqnfok) 기자

21일로서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끝난 지 딱 한 달이 지났다. 지금 그곳에선 어떤 생태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갯벌은 거북등처럼 갈라지기 시작했고, 생명들이 살기 위해 몸부림친 흔적이 곳곳에 산재했다. 물이 없어지자 지친 게는 사는 것을 체념한 듯 미동도 않고 있었다. 폐사된 동죽, 죽합 껍데기는 발 디딜 틈도 없이 갯벌을 뒤덮었고 썩은 내가 코를 찔렀다.

생명의 자궁에서 생명의 무덤으로 변한 새만금 갯벌. 그 ‘죽음의 현장’을 취재했다.

메마른 갯벌, 몸부림치는 생명들

20일 저녁, 일을 마치자마자 새만금으로 향했다. 21일이 물막이 공사가 완료 된 지 한 달이 되는 시점이다.

인간에 의해 죽어가는 갯벌을 내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마음속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이 답답함을 어찌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지난 달 21일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던 날, 대한민국은 황사로 뒤덮여 있었다. 내 마음 속은 황사보다 더 짙은 어둠으로 인해 하루 종일 우울증 아닌 우울증에 빠져들었다.

군산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나서 심포로 향했다. 29번 국도를 타고 가다 만경에서 진봉으로 접어들었다. 좁디좁은 길, 탁 트인 논에는 보리가 누런 빛깔을 띠기 시작했고 농번기에 접어든 듯 농부들은 논밭 일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얼마나 갔을까 망해사 이정표가 보인다.

망해사로 올랐다. 인적 없는 그곳에서 바라본 갯벌은 들은 것과 달리 바닷물로 가득했다.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다른 곳과 달리 이곳은 낮은 지역이어서 아직 바닷물이 남아 있다고 한다. 날씨가 흐려 바다도 하늘도 잿빛이다. 어쩌면 바다가 아름다운 쪽빛이기를 바란다는 것은 너무나도 염치없는 바람이리라.

발길을 돌렸다. 망해사에서 300여m 떨어진 거전포구. 망해사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바다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거전리 앞 바다는 메마른 갯벌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마치 사막과도 같았다. 수천 년 이어져 온 생명의 자궁이 광활한 황무지가 되어 내 눈에 들어왔다.

포구에 있는 하천과 갯벌 사이에는 수문이 있는데 그 덕분인지 부근에는 아직 약간의 물기가 남아 있다. 인기척에 놀란 게들이 재빠르게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다. 저 생명들은 자신에게 닥칠 재앙을 알기나 하는 걸까? 하찮은 미물도 살기 위해 저리 몸부림치는데 새만금을, 갯벌을 죽이다니. 새만금에 와보지 않고 개발논리를 내 세우는 분이 있거든 한 번이라도 직접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갯벌로 내려가 봤다. 눈으로 보기에는 발이 푹푹 빠질 것만 같은데 비온 날의 운동장보다 단단하다. 갯벌이 이렇듯 거북등처럼 메말라 갈라지게 만들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

여기 저기 살펴보다가 게 구멍 입구에서 미동도 않고 있는 게 한 마리를 만났다. 한눈에 봐도 지쳐 보인다. 살려고 얼마나 발버둥 쳤을까? 얼마 남지 않은 목숨, 차라리 죽음을 기다리는 게 현명한 일이라고 깨달았을까? 잡아 당겼더니 아무 발버둥 없이 구멍에서 꺼내진다

그래도 살겠다고 마지막 힘을 다해 움직이더니 다른 게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다. 꺼내서 옆에 있는 물길에 넣어줄 생각으로 잡아 당겼다. 게 발에 무엇인가 걸려 잘 나오지 않는다. 확인해 보니 구멍 안에는 이미 다른 게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

갯벌에선 생명의 아비규환… 재앙의 시작?

갯벌에선 생명들의 아비규환이 벌어지고 있었다. 인간으로 인해 겪고 있는 대 재앙이다. 재앙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는 앞으로 닥쳐올 환경재앙이 두렵기만 하다.

바다 쪽으로 얼마나 걸어갔더니 물길 때문에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뭍으로 나와 다른 곳으로 가다가 동죽을 까고 있는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

다시 인사를 건넸지만, 묵묵부답. 아주머니는 들은 체도 안한다.

“어? 이거 동죽이죠?”

딴에는 대화 좀 나눠볼 요량으로 친근한 척 다가가자 그제서야 겨우 짧은 답이 돌아온다.

“알면서 뭐 하러 물어 본다요.”

나는 더 이상 다른 말을 건넬 수가 없었다. 아주머니 마음 속이 어떨지 잘 알기 때문이다. 대신 갯벌을 바라보면서 혼잣말을 했다.

“에휴~ 이 갯벌을 뭐하려고 막는 건지.”

물론 위로라고 꺼낸 말이지만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갯벌의 죽음은 그렇게 서서히 인간에게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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