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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조중동 대형 오보 사태, 무엇을 위한 국익논란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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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포털에서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또 있었을까? ‘환경운동연합’이라는 단체이름과 ‘염형철’ 사무총장의 이름이 실시간검색어 순위 1,2위에 오르는 상황 말이다. 지난 6월 27일 KBS의 도 넘은 환경단체라는 낙인 후 환경연합은 곧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국내 기업의 수조원대 사업 수주에 재를 뿌린 매국 환경단체로.

발단은 올해 초, 정부가 4대강사업을 태국으로 수출한다는 발표를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명박 정부의 치적 사업으로 진행되어 아직까지도 각종 비리와 환경파괴, 지속적인 세금 낭비로 시끄러운 이 실패한 4대강사업을 대체 어느 나라로 수출한다는 말인가. 당시 사업의 실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면서 논란은 곧 가라앉았지만 그 때부터 4대강사업 수출에 우려를 표한 환경연합은 ‘애국주의자’들에게 요주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6월 초 수자원공사가 태국 물관리사업 중 방수로와 저류조를 건설하는 2곳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4대강사업 수출’이라는 표현이 대부분의 언론에서 사라졌다. 그 사이 바뀐 새 정권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4대강사업을 정부와 언론, 서로가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신 태국 사업의 규모가 6조원이라는 숫자가 전면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그 즈음 환경연합은 태국 환경단체들로부터 한국이 벌일 사업과 수자원공사에 대한 정보를 자국 국민들에게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물 분야 활동을 오랫동안 해온 염형철 사무총장과 국제연대 담당자가 곧 태국으로 날아가 현장을 둘러보고 주민 간담회와 환경기자를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 등에 참석했다. 그 곳에서 4대강사업이 한국 내에 일으킨 논란과 문제점들 그리고 재무 상태를 중심으로 한 수자원공사의 현황이 소개되었다. 이는 태국사회에 이슈가 되었다.


▲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가 6월 27일 낸 보도자료. 전적으로 타이포스트지의 보도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염총장의 발언을 잘못 보도한 타이포스트 지에서 발생했다.
염총장이 ‘수공의 부채율이 700%까지 상승했고, 한국에서는 수공의 수주 대해 매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경인운하 사업을 10년 동안 수행했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이는 모두 염총장의 발언을 잘못 받아들이거나 과하게 해석한 것으로 다른 태국신문들에서는 문제없이 보도되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는 이 타이포스트의 기사만을 인용해 기자들을 상대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대부분의 언론은 이 보도자료에 그대로 의존해 기사들을 내보냈다.

<水公 태국 사업 반대 시위, 누구를 위한 환경운동인가(파이낸셜뉴스 6.27)>, <태국 6조원 물관리 수주 재뿌린 환경단체(동아일보 6.28)> 라던가 <6조원 태국 治水수출 훼방 놓는 환경단체의 탈선(문화일보 6.28)>, <'泰 6조 受注' 현지에서 방해한 환경연합, 우리 국민 맞나(조선일보 6.29)> 등 자극적인 제목의 사설도 발표되었다. 환경연합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인용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환경연합에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을 채 보도를 쏟아냈다.

▲ KBS의 보도(위)와 KBS언론노조가 발표한 리포트(아래). KBS언론노조는 KBS의 보도가 사실확인 취재도 부족하고 ‘데스크분석’은 부장급 기자가 나와 뉴스 분석이 아닌 일방적 비난만 늘어놨다며, ‘누군가에 의해 강행되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리고 타 방송사들이 기사화도 하지 않은 27일, KBS는 두 꼭지(환경단체 ‘수공, 물 사업 능력 의문’ 발언 파문 / [데스크 분석] 도 넘은 NGO 활동)나 기사를 구성해 이를 보도했다. 그 의도에 대한 의혹이 커져가던 중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뉴스 모니터 보고서를 내고, 해당부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 의해 강행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KBS 취재 과정에서 환경연합이 타이포스트가 잘못 보도한 부분을 짚으며 이를 정정해야한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반론은 철저히 무시되고 사실 확인을 위한 취재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장급 기자가 리포트를 한 [데스크 분석]은 분석이 아닌 모호한 주장과 일방적 비난으로 가득 찬 정치적 수사였다고 평했다.

당일 이 보도와 관련해 해당 부서인 국제부와 사회1부는 뉴스 제작에 대해 난색을 표명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사실 확인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또 이런 분제보다 국정원 관련 사건 등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해 데스크 분석을 하자는 의견도 제시되었으나 받아드려지지 않은 채 뉴스는 강행되었다.

▲ 7월 1일 보도된 타이포스트 정정기사. 수공의 부채율 700% 등의 보도가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7월 1일, 타이포스트가 정정 보도를 냈다. 수공의 부채율이 700%가 아닌 부채 증가율이 758%라는 것 그리고 수공의 사업 수주에 대해 염총장 개인의 의견을 물은 질문에 ‘충격적’이 아닌 ‘놀랍다’는 답변을 했다는 것 등이다. 타이포스트를 인용한 국토교통부 보도 자료만 철썩 같이 믿은 언론들이 말 그대로 대형 오보사태를 만들었다. ‘취재과정이 정당하지 못하면 결과적인 오보를 방어할 수 없다’며, ‘오보로 판명될 경우 KBS뉴스가 가질 변명의 여지는 없다’는 KBS언론노조의 말처럼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한국 언론들은 지금의 사태를 매우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동아일보가 29일 사설로 ‘수공의 태국 공사 수주 훼방하는 게 환경운동인가’라고 물었다. 우리 역시 묻고 싶다. ‘정권의 입맛에 맞춰 사회적 논란과 분열을 부추기는 게 언론인가’라고 말이다. 환경연합은 태국 물관리사업 보도와 관련해 주요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며, 본인들의 뉴스에 얼마만큼의 책임을 질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것이다.

※ 이 글은 미디어오늘에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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