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물 하천 보도자료

세계 물의 날 취지 훼손하는 개발부처들 주장에 유감

환경운동연합 물의 날 논평

세계 물의 날 취지 훼손하는 개발부처들 주장에 유감

○ 유엔이 정한 제10회 “세계 물의 날”에 즈음하여, 물 부족을 염려하는 행사들이 소란스럽게 진
행되고 있다. 물의 날 기념식이나 전시회 등의 의례적 이벤트는 물론, 수자원공사의 후원을 지속
적으로 받아왔던 물학술단체연합이라는 곳에서 서울 등 7개 도시에서 ’21세기 물위기와 시민의
역할’이라는 토론회를 열었고, 대한상의는 건설업체들의 로비를 받아 ‘팔당댐 100개를 지어야 한
다’는 황당한 보도자료를 발표했으며, 건교부는 서울거리에 물부족 홍보 간판까지 내걸었다.

바야흐로 UN이 ‘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자’는 취지로 만들었던 ‘물의 ‘날이 본래의 의
도를 벗어나 물부족을 과장하고 댐건설을 홍보하는 계기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또한 언론에서
도 부정확한 자료를 인용함으로써 국민들을 물낭비의 주범으로 몰거나, 우리나라의 물 부족이 심
각한 상황으로 오도되고 있으며, 댐 건설 논의에 힘을 보태 주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운동연합은 물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물 문제를 해결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
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몇 가지 오해 바로잡고자 한다.

하나, 우리나라 국민들의 물 사용량은 낭비라는 비난을 받을 수준이 아니다. 흔히 건교부는 우
리나라 국민들의 하루 물사용량을 395ℓ라고 발표하고, 이는 유럽은 물론 일본의 391ℓ보다도 많
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수율은 70.7%에 불과해 일본의 87.7%와 차이가 크고, 우리
국민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물의양(유수량)은 281ℓ에 불과하다. 더구나 1인당 가정용수 사용량으
로 비교할 경우 미국 367ℓ, 일본 239ℓ, 한국 177ℓ, 영국 160ℓ, 독일 145ℓ 수준으로 한국의
생활양식을 고려한다면 비난받을 수준이 아니다. 특히 물 절약 시설의 보급이 미흡하고, 정부의
물이용 효율화 정책이 부진한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국민들의 물에 대한 인식은 높게 평가되어
야 할 정도다. 도리어 막대한 양의 누수를 방치하고, 물이용 효율화와 재이용을 위한 투자를 외
면하는 정부의 책임이 무거운 것이다.

둘, ‘한국은 물부족국가’라는 지표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기에 적당하지 않으며, 댐을 건설한
다고 ‘물부족국가’를 벗어날 수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물부족국가’로 분류했다는 UNPAI(유엔
인구행동연구소)는 물 관련 전문기관이 아니며, 인구관련 증가를 경고하기 위한 여러 지표(에너
지, 국토, 산림 등) 중 하나로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을 거론했을 뿐이다. 즉 인구증가를
거의 멈추었고 이미 세계 최대의 관계시설을 갖춘 한국을 염두에 둔 지표가 아니라, 수리시설이
미흡하면서도 인구가 급성장하는 아프리카나 아시아 국가들을 경고하기 위한 것이다.
양보해서 이들 지표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1인당 물사용가능량을 구하는 공식을 살펴보면 댐건
설의 논거가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공식은 오직 인구, 국토의 규모, 강수량만 반영되기
때문에, 댐 건설 등을 통한 물공급량 증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 1인당 물사용가능량 = (국가 내 총 강수량-증발산량)/인구
한국의 1인당 물사용가능량 = 1542ton(735억톤/4767만명)

1인당 물사용가능량 ≥ 1700ton = 물풍요국
1700ton > 1인당 물사용가능량 > 1000ton = 물부족국
1000ton > 1인당 물사용가능량 = 물빈곤국

셋, 2011년에 12억톤의 물부족이 발생할 것이라는 건교부의 계산은 왜곡과 과장의 산물로 물부
족의 근거가 될 수 없다. 건교부가 2011년에 부족하다는 12억톤은2001년 물사용량(337억톤) 기
준 3.3%인데, 이는 현재의 물공급시설과 수요조절을 통해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 특히 건교부
는 12억톤의 물부족을 주장하기 위해 2011년의 인구추계를 통계청 자료보다 105만명(2.5%)이나
과장하고, 소양댐과 충주댐에서만도 12억톤의 유입량을 축소하였다. 또한 부족분의 두 배에 해당
하는 환경부의 22억톤 물절약계획과 농림부의 26조에 달하는 농촌용수 개발 계획을 누락하고 있
다.

넷, 다목적댐은 도시지역의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시설이며, 지금 가뭄피해를
입는 농촌이나 섬지방에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 지난 해 100년만의 가뭄이 한창일 때 서울시
는 한 방울의 비가 내리지 않아도 두 달 동안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하천과 댐
의 공급능력은 알려진 상식보다 훨씬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1213개의 댐을 보유해 숫자로 7위,
밀도로 1위인 우리나라에서 농촌지역은 여전히 관정과 작은 저수지에 기대어 가뭄을 대응하고 있
다. 따라서 물부족을 일반화해서 무작정 댐을 짓자는 주장은 현실을 모르는 억지이며, 물부족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댐 건설 자체에 대한 욕심일 뿐이다. 물이 부족하더라도 댐은 대안이 아니
다.

환경운동연합은 물의 날을 맞아 인간사회와 물의 순환이 공존할 수 있고, 우리의 강에 더 많
은 생명들이 깃들어 살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문제는 국민
의 물사용량이나 댐부족이 아니라, 각부처에 행정과 법률을 조각조각 분할하여 비효율과 난맥에
빠져 있는 물관리의 체계에서 우선 찾고자 한다. 이 구조 때문에 댐만 지을 수 있는 건교부와 수
자원공사가 일관되게 물부족과 댐의 필요를 과장하는 것이며, 부처이기주의를 한치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보스 포럼에서 한국의 환경지속가능지수가 세계 142개 국 중 136위로 발표된 지 몇 주가 지
나지 않은 이때, 토목사업을 일으키고 부처의 이익만을 키우려는 집단들의 억지가 전국에 횡횡하
는게 안타깝다. 이제 편향되고 시대에 뒤떨어진 주장들로부터 벗어나 우리나라 물정책의 발전과
물문제의 해결을 위해 바른 정보에 기초해 민주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2002. 3. 21.

환 경 운 동 연 합
문의 : 염형철 국장(016-464-0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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