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활동소식

지구 위, 서로의 아픔을 함께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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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0일


환경연합의 모든 활동가들과 회원들께


저는 여러분의 아름다운 나라에서 나이지리아로 돌아가면서 여러분께 특별히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환대와 한국(그리고 지구)의 기후변화를 막기위한, 그리고 생태계를 위한 활동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함께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더 좋은 기억들과 미래들로 분명히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싸우십시오!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함께할 것을 약속하며,
니모 배시(지구의 벗 국제본부 의장)




 “솔직히, 키가 참 크세요.”
 “난 수요일엔 키가 특히 커요.”
수요일에 함께 점심을 먹고 나오면서 그가 던진 농담이었다.
니모배시 의장은, 처음에 그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농담을 건네며 자신을 평범하게 대해주는 것이 좋다는 유쾌하고 소박한 사람이다. 지역방문이 많은 탓에 내내 힘든 일정이었는데도, 그는 자신은 몸과 마음이 모두 강하다며 오히려 걱정하는 우리를 안심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문이 남는 것은, 뭘 먹으러가든 다 맛있다고 했던 그의 말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예의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가지, ‘shocking taste’라고 표현하며 칭찬했던 막걸리를 제외하고는.



ⓒ 장선영


                                                                                                                         
제일 처음 그와 함께 찾은 곳은, 4대강 사업으로 공사가 한창인 영산강(승촌보 공사현장)이었다. 나조차도 내 눈 앞에 있는 것이 강이 맞나 싶은 그 광경을 보면서 잠시 할 말을 잊었다. 니모 의장은 습지가 홍수예방에 가장 중요한데도, 홍수예방을 위해 대규모 준설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납득하지 못했다. 강과 습지에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업이라며 진지하게 발언하는 그의 모습에서, 지난 코펜하겐 회의에서 발언한 몇 안 되는 NGO대표,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지구의 벗 국제본부 의장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니모 의장이 중요하게 문제를 제기했던 부분은, 주민과의 협의가 충분치 않았다는 점이었다. 나이지리아에서의 경험을 이야기 해주며, 이런 사업에서 주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이야기 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는 농성중인 활동가들을 격려하며, 그들이 매일 한다는 백배에 잠시 참여하기도 했다. 멀리 한국에서 일어나는 이 일을, 전 지구적 문제로 여기며 세계에 알리고 함께하겠다는 그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람이 죽고 사는 정도의 환경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심각한 문제를 함께 하지 못했던 것이 미안하기도 했다.



ⓒ 장선영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나이지리아에서는 석유가 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석유개발이 시작된 이래 국민들은 더욱 가난해졌다고 한다. 외국 기업들은 나이지리아에 와서 나이지리아의 관련법을 상당 수 무시한 채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 니모 의장은 지구의 벗 국제본부 의장임과 동시에 나이지리아 지구의 벗 사무총장이기도 하다. 그는 오랜 세월 석유로 인해 발생했던 나이지리아와 세계의 문제를 위해 싸워왔다. 우리나라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로 알거나, 모르고 있는 엄청난 환경파괴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광주와 마산, 천안에서 진행된 그의 강의는 이렇게 우리에게 우리가 생각지 못한 일들이 너무나 오랫동안 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는 대체에너지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강의 말미에 항상 ‘석유는 그대로 묻혀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청중 가운데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다.
“여전히 우리는 석유와 전기를 써야 한다. 그러니, 나이지리아 경제를 위해서도 석유개발이 계속 진행되어야 할 것 같다.”
그에 대한 니모의 답변은 우리의 이기심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지 다시 되돌아보게 했다. 우리가 누려온 편리함이 그들의 ‘삶’을 망가뜨려왔던 것이 아닐까.
“우리 나이지리아의 현재모습이 석유개발이 진행되어서는 안 되는 증거다. 경제도 석유가 개발이 되기 이전이 더 나았고 사회 인프라도 석유개발 이전이 더 나았다. 지금은 석유개발 이전보다 더 나빠진 우리의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석유개발을 중단하라는 것 밖에 없다.”
나이지리아에는 현재도 법을 어기고 지상에 흉물스럽게 나와 있는 송유관에서 몇 년 전에 유출된 기름이 아직까지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식수오염을 야기하기도 한다는 그 곳의 상황을 내가 일상 속에서 곧 잊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니모가 내게 보여준 그 사진을 가슴 속에 잘 저장해 두었다.



ⓒ 장선영



얼마 전 남한강 옆에 여강선원을 차리신 수경스님을 뵈러 신륵사를 찾았다. 수경스님은 니모 의장을 반가이 맞아주시며, 4대강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셨다. 한반도에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자는 수경스님께 니모 의장은 우리도 지구의 친구가 되고 살리는 일을 하고 있으니, 전 세계의 파괴적 행위에 함께 대응하자고 답했다. 지구가 4대강으로만 보인다는 수경스님의 말씀이, 내 마음을 조용히 울렸다. 또, 너무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이 묘하게 통하고 어울리는 것 같아 신기했다. 여주지역 주민들과의 간담회는 니모 의장에게 매우 인상 깊은 일정이었다. 시간이 없으니 빨리 국제사회에 이 일을 알려달라는 주민들의 절실한 마음을 니모는 열심히 메모하며 돌아가서 꼭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다음날 떠나기 전, 수경스님은 과일을 먹고 가라며 과일을 손수 깎아주셨다. 무심한 듯 사과를 깎아 니모 의장 앞의 접시에 담는 그 모습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 장선영


니모 의장은 떠나기 전까지 지역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에 무척 감사했고, 그 만남들이 자신에게 많은 에너지를 주었다고 이야기 했다. 너무 많은 것을 얻고 간다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어느 지역에서 이 정도는 니모의 방문으로 인한 결과에 비하면 너무 적은 것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는 그에게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받았다. 그는 예정에 없던 많은 인터뷰에 열정적으로 발언했고, 그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필요한 것들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많은 것을 받았는데, 우리는 고마운 친구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우리도 나이지리아, 아프리카의 아픔을 함께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기후변화와 불법적인 자원채굴은 ‘남의 일’이 아니다. 나, 우리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그 안에 우리가 잘 모르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도 있다. 그가 우리의 아픔을 함께 해준 것처럼, 그들의 아픔을 우리가 함께 해줄 차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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