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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한반도대운하 언론플레이 그만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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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대운하 학술 심포지움 관련 논평

이명박 전시장은 한반도 대운하 언론플레이 그만둬야

어제(11. 1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자문그룹으로 알려진 ‘한반도 대운하연구회’의 ‘한반도 대운하, 국운융성의 길’ 학술 심포지움이 있었다. 환경연합은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5개월 전부터 적극 주장해 왔고, 국토 환경에 심대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 계획이 발표되는 자리였기 때문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진지하게 참여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이 전시장은 ‘즉흥적 발상이 아니라 10년 동안 준비해 온 국가적 사업’이고, ‘이미 1차 기술적 검토를 끝낸 사안’ 이며, 이번 심포지움은 ‘정보가 부족해서 반대하는 이들에게 충분한 사례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했지만, 그러한 행사 취지는 달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시장 측은 이번 심포지움에서도 구체적 사업계획 없이 뜬 구름 잡는 주장만 반복했다. ‘경부운하’만을 다루면서, 왜 ‘한반도 대운하’를 제목으로 내세웠는지 모르겠고, 그나마 경부운하에 대해서도 경로, 주요 시설, 운항 시간, 운하 이용료, 사업비 등 주요 내용들을 함구하거나 얼버무렸다. 운하의 비용과 편익이 어느 지역에서, 어떤 시설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실현되는지는 보여주지 않은 채, 추상적이고 복잡한 계산법만 나열했다.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게 하려면, 운하 건설에 들어가는 공사비와 운영비용의 내역을 소개하고, 운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알리면 될 텐데, 이를 밝히지 않은 것이다.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심포지움에서는 경부운하를 위해 어떤 시설과 공사가 필요하고 얼마의 비용이 들어가는지를 발표하지 않았고, 17조로 추산한다는 총사업비조차도 이번에는 거론하지 않았다. 선박 운항 속도 제고, 운하의 접근성 확보, 생태계 보전, 수질개선 등 새로운 약속들은 남발하고 있지만, 비용을 추산할만한 단서조차 보여주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이번 심포지움은 경부운하 계획이 기본적인 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했으며, 추진할 경우 사업예산이 경부고속철도나 새만금 간척과 마찬가지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만 키우게 됐다.

둘째, 운하의 수익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물동량과 운하 이용료를 제시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시장 측은 경부 운하를 건설하면 인접 지자체의 산업 성장률이 1% 증가 해 1조 2,700억 원의 생산이 발생하고, 그 외곽 지역에도 효과가 나타나 1조 7,700억 원의 생산 증대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등의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사업의 효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물류시설의 위치나 주변지역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는 지는 소개하지 않았다.

또 경부운하를 건설하면 국내 제조업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을 9.9%에서 7.5%로 쉽게 낮출 수 있어 연간 22조~30조원의 물류비 절감이 이루어질 것이라거나, 연안운송보다도 유리한 운하운송이 유리하니 경부 축 컨테이너의 20%를 뺏어 올 수 있다는 허황된 주장을 하고 있다. 게 중에는 수도권 컨테이너 물동량(646.9만 TEU)과 수도권의 컨테이너의 부산항 이용 물동량(123만 TEU, 2001년)을 의도적으로 혼동시켜, 경부운하가 유치가능한 물동량을 네 배 이상 키우는 방법조차 사용되었다.

셋째, 공사비 17조를 골재판매와 외국자본 유치로 충당하겠다는 계획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다. 주 발제자인 이상호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낙동강 골재는 7천원/㎥, 남한강 골재는 1만 3천원/㎥에 판매해, 10년에 걸쳐 총 7조 5천5백억원의 수익을 남길 거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충당하겠다는 전체 사업비의 60%에 크게 못 미칠 뿐만 아니라, 거기엔 골재 채취 비용, 환경복구비용, 세금 등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골재채취가 운하 개발 구간이 아니라, 청미천, 경안천 같은 남한강의 지류나, 안동시, 예천군 등 낙동강 최상류 지역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논리대로라면 경부운하를 위해 서해 모래든 백두대간의 산이든 못 팔게 없다. 또한 이 전 시장은 나머지 공사비용을 댈 외국 자본이 사업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혀왔는데, 웬일인지 이번 발표에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넷째, 관광 편익이 2011년에 2,653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데, 이에 대한 근거가 전혀 제시되고 있지 않다. 세계여행관광협회가 향후 2011년에 관광산업이 세계 GDP의 11.6%가 될 것으로 주장했다거나, 미국의 유람선 수요가 최근 연평균 7%씩 증가한다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긴 하지만, 이것이 경부운하의 관광이익을 증명할 수는 없다. 한국인 관광객의 유람선 탑승시간이 평균 1시간 30분이고 운행 거리 역시 20km 미만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내륙의 관광객들이 운하를 타고 유입될 것이라거나, 운하 때문에 관광지가 개발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

다섯째, 운하가 생태계를 다양화하고, 수질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 역시 합리적이지 못하다. 한국의 하천은 경사가 급해 자연 상태에서 운하로 사용할 수가 없어, 구간 구간에 댐을 쌓아 호수를 만들고, 갑문으로 이들을 연결해서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물을 고이게 해서 썩게 하고, 흐르던 물에 살던 토종 생물들의 도태를 의미한다. 더구나 월악산 국립공원을 터널로 관통하는 운하를 두고, 이를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결국 학술 심포지움 ‘한반도 운하, 국운융성의 길’은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부운하에 대한 합리적인 토론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더구나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 역시 허술한 계획에 대해 지적하지 않았고, 전혀 학문적이지 않은 지지 발언으로 일관한 것은 너무 심했다. 따라서 ‘한반도 운하, 국운융성의 길’은 학술 심포지움이라기보다 정치집회라 할 만하고, 어느 참석자의 발언처럼 ‘공상과학만화수준’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환경연합은 이명박 전 시장과 그 지지자들의 개인 신념에 개입할 생각은 없다. 다만 공인으로서 우리 사회에 정책을 제안하려면 사업의 실체를 분명히 밝히고, 떳떳하게 논쟁해야 한다고 믿는다. 부산에서 신의주를 연결하는 ‘한반도 대운하’를 운운하며 민족감정을 자극하기 전에, 경부운하의 노선, 시설, 비용 등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라도 제공해 주기 바란다.

또한 환경연합은 이명박 전 시장이 경부운하에 대한 구체적 사업계획을 준비할 때까지, 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역량이 갖춰질 때까지 언론플레이를 그만두고, 허황된 논쟁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한다. 실체가 없는 무책임한 주장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정략에 기초한 이미지 만드는 일을 멈추길 촉구한다.

2006년 11월 14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신인령 윤준하 ▪ 사무총장 김혜정❘

문의: 환경운동연합 활동처장 염형철 (010-3333-3436▪yumhc@kfem.or.kr)

* 환경연합은 경부운하 계획의 자세언론을 통해 한 내용을 공개해 줄 것을 요청하는 8가지 질문을 인터넷 언론을 통해 보낸 바 있습니다. 질의 내용은 kfem.or.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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