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생태보전 보도자료

[논평]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골프장을 짓는 정부

그린벨트 불법 훼손지에 골프장 짓는 게 제도개선인가?

환경연합은 건교부가 오늘 발표한 ‘하남. 시흥 등 광범위하게 훼손된 그린벨트 지역을 특별정비지구로 지정해 골프장, 수련시설 등을 건설하는 내용의 「개발제한구역 실태조사 및 관리개선방안」’에 심각한 우려를 보낸다.

무엇보다 ‘불법적인 훼손을 수용하고, 이를 지원까지 하겠다는 것’은 그린벨트 내 일부 토지 소유자들의 의도적인 불법을 용인하고, 지자체의 책임 회피와 선심행정을 정당화 해 실정법을 무력화시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즉 불법을 저지르고 행정을 게을리 한 지자체는 고무되고, 법과 상식을 따르는 국민들은 허탈과 배신감을 앉게 됐다.

이미 정부는 지난 99년부터 그린벨트 제도를 개선한다며 7개 대도시의 그린벨트를 전면 해제하는 등 그린벨트 면적의 약 30%인 1천617㎢(77년 지정 면적 5천397㎢)를 없애고 있고, 이번 달 15일에도 ‘2020년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안’으로 4113만여 평(135.988㎢)의 해제를 추가로 결정했다. 그 때마다 정부는 남은 그린벨트 지역의 철저한 관리와 보전을 강하게 약속했다.

그런데 이번 계획은 그나마 남은 그린벨트조차 관리하지 못했던 정부가, 추가로 훼손된 그린벨트에 주변의 국공유지까지 덧붙여 사업 지원금까지 보태주겠다는 것이어서 충격적이다. 주민들의 수익 창출을 위해 그린벨트 내에 10만평 이상의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훼손지를 사업면적의 50% 이상으로 하겠다’면서 보전면적에 대한 추가개발을 허용하고, 이들 사업에 뒤따를 인근 지역의 추가 개발까지 고려한다면, 이제 그린벨트는 최첨단의 개발벨트가 될 예정이다.

이미 확인된 것처럼, 그린벨트 지정 전부터 그린벨트에 거주했던 주민은 현 거주자의 겨우 3.6%인 (1만5천165명)에 불과하고, 사유지는 그린벨트 전체 면적의 73.6%(수도권 69.2%, 부산 70.3%)에 달한다. 결국 특별정비지구의 지정은 대규모 투기 이익을 노리고 땅을 매입한 외지인들에게 돌아갈 수 있고, 개발기대감에 새롭게 유입되는 투기세력 때문에 국토정책은 누더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환경연합은 투기세력에게 불로소득을 보장하고, 이들의 난립을 불러 올 이번 계획을 ‘정책 개선’이라고 내놓은 건교부를 이해할 수 없다. 이 같은 무책임하고 삐딱한 태도는 ‘건교부와 투기세력과 연계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가능할까?’하는 의문으로까지 이어진다.

또한 정부·지자체·구역주민·도시민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의 종합조정기구로서 「개발제한구역 정책협의회」를 설치하여 사회적 합의에 바탕을 둔 수평적 협력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도 곱게 보이지 않는다. 토지 소유주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늘 공청회에는 그 동안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에 문제들 제기해 왔던 단체들과 전문가들은 배제됐을 뿐만 아니라 초청도 되지 않았다. 이는 건교부가 합의를 이루고 싶은 대상이 누구인지를 짐작케 한다.
그리고 보존감시활동을 위한 명예관리인제를 도입하고, 시민들의 자발적 성금과 기부금을 통해 보전가치가 높은 토지 등 자연자산을 확보하여 영구히 보전․관리하는 국민신탁(National Trust)제도를 도입하는 등 구역관리에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것도 황당한 발상이다. 정부가 보전을 약속했고, 이를 위해 기금까지 운영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성금이 무엇인가? 이는 책임을 모호하게 하고, 어물쩍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려는 기획일 뿐, 참여형의 행정이나 진보적인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어떻게 참여정부의 정책대안에는 골프장밖에 없는지 알 수가 없다. 문화관광도 골프, 지역발전도 골프, 경제 활성화도 골프, 이젠 그린벨트 대책까지 골프장이라니, 한심하다. 현재 한국의 골프장은 총 317개(운영 중 224개소, 건설 중 77개소, 미착공 18개소, 2006. 1. 1.)로, 이해찬 전 총리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던 적정 숫자 400개소에 육박해 가고 있다. 그런데 전국에서 지자체와 기업도시 등이 파악하기도 어려울 만큼 골프장에 열광하는 상황에서 또 다시 그린벨트 골프장이라니 당혹스럽다. 한 때 유력한 부동산 투자처로 환호 받던 일본의 골프장들이 90년대 초 일본 경제 침체의 한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2006. 6. 30.

문의. 환경운동연합 국토정책팀 지찬혁 010-2364-5005
환경운동연합 활동처장 염형철 010-3333-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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