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활동소식

생물다양성을 위한 동아시아 협력의 길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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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학생, 청년을 위한 네트워크(JENESYS)’는 아베 전 총리의 공약으로 시작된 5년 프로젝트로 ‘정치, 외교, 경제, 문화를 포함하는 일본사회의 다른 양상들에 대한 동아시아 미래 세대들의 이해를 높이고 연대의식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다짐으로써 상호 이해협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년 나고야에서 열리게 될 생물다양성협약 제10차 당사국총회와도 연관이 있는 이번 프로그램에는 동아시아와 호주, 뉴질랜드에서 온 NGO 활동가, 공무원, 학생, 학자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16인의 젊은이들이 참가했다.




                    ▲ 동아시아 학생, 청년을 위한 네트워크 D그룹 참가자들  ⓒ 환경연합 정나래

지난 3월 3일부터 14까지 일본 문화 교류 재단인 일본 「국제교류기금(Japan Foundation)」이 주관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생물다양성을 통한 환경보전’을 주제로 하는 ‘동아시아 학생, 청년을 위한 네트워크’ D그룹 프로그램에 참가하였다. 나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2월 초부터 일본 국제교류기금측에 개인 에세이 및 개별 발표 자료를 준비하여 제출했고 구글 그룹 토론방을 통해 자기소개 및 프로그램에 대한 궁금증을 나누며 현지 일정을 준비해 왔다. 내 짧은 경력의 운동 경험으로 과연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를 묻는 내게 현지 스텝은 다양한 배경의, 다양한 경력의 참가자를 위한 것이고 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논의에 대한 열정이 중요한 것이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구글 그룹의 온라인 활동을 통해 스텝들은 현지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참가자들이 최대한 빨리 서로와 빡빡한 일정에 적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적극적인 사전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참가자들과 현지 코디네이터들의 첫 만남은 3일 오후에 도착한 호텔에서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참가자들과 주최 측 스텝들의 연령대가 25~35세인지라 격의 없이 자연스런 분위기 속에서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가득 찬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JP측 스텝인 마리코와 요지로(우리는 늘 요요라 불렀다.), 여정 내내 우리를 안내해줄 가이드 가네코, 참가자들로는 차이나 데일리의 기후변화 담당기자 리징, 호주의 국립공원 대원인 티건, 호주의 수생생물 다양성 프로젝트 담당 공무원인 벡스, 뉴질랜드에서 식물학 석사 과정에 있는 레베카, 인도 사회 · 경제변화 연구소의 조교수인 비부, 라오스의 국립 농림 연구소장인 닝, 버마의 농업부ㅡ농업정책관 해마, 베트남의 농림부 산림보호 정책관 퀀, 브루나이에서 환경경영 박사과정에 있는 이자, 말레이시아의 KOPEL에서 일하는 NGO 운동가 자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태국에서 일하는 에이, 싱가포르 국립공원 사무관 제레미, 캄보디아의 수질관리 기술자 리티, 필리핀의 팔라완 지역 NGO 활동가인 빈센트, 인도네시아 대학의 사회경제연구원 아리안토, 그리고 나 이렇게 모두 16인이다. 동남아 친구들은 가끔 말레이어로 얘기를 하다가 놀란 표정의 나를 보면 다시 영어로 얘기하곤 했다. 식사 도중 눈이 왔다. 눈을 처음 본다는 친구들과 함께 이른 벚꽃과 옆에 보이는 붉은색 도쿄타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처럼 팔짝대며 눈이 좋다고는 했지만 한국처럼 도쿄의 3월 초는 그들에게는 너무나 추운 날씨였다.




                                  ▲ 환영만찬 자리에서 인사하는 버마의 해마  ⓒ 환경연합 정나래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한 4일 정식 일정은 규슈대학의 데츠카즈 야하라(Tetsukazu Yahara) 교수의 ‘지속가능한 발전에서의 생물다양성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강의로 이어졌다. 생물다양성이라고 하면 건강한 생태계를 가능케 하는 종 다양성만을 생각했던 내게 생물다양성에 대한 개념 등의 원론에서 시작하여 보존의 구체적인 예시로 마친 그의 강의는 군더더기 없이 명료했다. 생물다양성의 요소는 생태계, 그것을 유지케 하는 종, 그것을 조절하는 유전자로 나눌 수 있다. 그중 흔히 말하는 종의 다양성은 약 750,000종의 동물과 약 250,000종의 식물들이 그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공생, 길항작용과 같은 협력과 견제를 통해 유지가 가능한 것인데 인간의 개입과 기후 변화로 인해 이것이 깨어지고 있으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인간은 또 다른 인위적인 개입(이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경제성을 이유로 많은 종들이 파괴되고 포기되어지고 있으나 종국에는 그 경제성은 상실된다는 예로 일본 자생 대나무를 들었다. 중국산 수입 대나무가 더 싸다는 이유로 수입의존도는 높아지고 일본 내 대나무 경작지는 줄어들게 되었지만 결국 중국의 임금이 상승하게 되면서 대나무 가격은 비슷해졌다는 이 간단한 이야기는 우리 모두 알고 있으나 막지 못하는 세계화, 자유무역을 통한 생물다양성 파괴의 단상이다. 그는 우리가 미래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자원사용을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도 얘기했다. 이하라 교수는 6일 있을 규슈대학 신캠퍼스 안의 생물상 이동 프로젝트 지역에서 우리와 다시 만나기로 했다.




                     ▲ 참가자들이 자국의 현황과 자신의 활동내용을 발표하는 모습  ⓒ 환경연합 정나래


두 번째 강의는 요코하마 국립대학의 히로키 오이카와(Hiroki Oikawa) 교수의 ‘생물다양성에의 국제적인 접근방법’이었다. 그의 강의 중 내게 남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문화다양성≒생물다양성’이라는 점이다. 도시화, 세계화가 인류에게 가져다 준 것은 단기적인 물질의 풍요와 편리함이지만 그 과정에서 고유한 문화의 다양성이 파괴되고 개방과 개발이 좋은 것으로 간주되면서 생물다양성은 파괴되어가는 것이다. 환경법 전문가인 그는 일본의 경우 전후세대, 도시화 이전의 자연의 풍요로움을 아는 세대는 ‘자연보호법’에 관심이 많고 도시화의 과정을 겪은 세대는 ‘오염방지법’에 관심이 많다고 얘기한다. 도시화의 폐해 속에서 태어난 지금의 아이들 세대는 자연이라는 것 자체를 새롭게 받아들이는, “생물다양성을 좋아할 수 있는” 세대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두 번째는 환경재난 지역에서의 발상의 전환 프로젝트다. 60만 톤이 넘는 산업폐기물의 불법투기 사건으로 “쓰레기 섬”이라는 악명을 얻게 된 데시마 섬은 섬 경제와 이미지 회복을 위해 애써 그 악명을 부인하거나 현실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산업폐기물 처리에 대한 책임을 배출 사업장에게 지우기 위한 법적 장치를 정비하고 재활용 플랜트를 통해 자원 순환형 사회의 모델로 가는 한편 지역 사회의 새로운 관광산업을 일으키면서 ‘쓰레기 섬’이라는 악명을 오히려 이용했다. 그 중 하나가 기록관이다. 전시실과 공원에 검은 이미지의 조형물 등으로 설치했다. 산업폐기물이 인간에게 주는 해악들을 널리 알리고 사실들을 인정했을 때 그 극복도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모든 과정들이 지방 정부와 학계, 지역 시민단체의 공조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한국의 상황과 매우 비교되는 일이다. 삼성중공업 기름유출 이후 정부는 가해자인 삼성을 보호하느라 오염으로 인한 피해와 복원비용을 책임지우길 피하고 있고 지방 정부인 충남도나 태안군은 지역 피해민들의 의사나 현실이 어떻든 ‘청정태안’ 이미지 팔기에 급급하다. 4월에 시작하는 꽃박람회의 홍보에나 열을 올리는 현실이니 서해안에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는 오히려 떠날 줄을 모른다. 기업과 정부의 의식이 이런 정도이니 산적한 환경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시민단체들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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