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관련자료

16년 끈 터선정 ‘사회적 합의’로 물꼬

방폐장 터 선정 전면중단 의미

[5판] 1986년부터 16년 동안 행정력과 지역지원금을 앞세우고도 실패를 거듭해 온 정부의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터 선정 작업이 사회적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토대로 한 새로운 방식으로 크게
선회할 전망이다.

이런 사회적 공론화 방안의 필요성은 이미 지난해 부안 방폐장 터 선정이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
로 사실상 무산된 뒤 정부 안에서도 강력하게 제기됐다. 하지만 대안 없이 일정을 중단할 때 정
부가 입게 될 공신력 실추에 대한 우려와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지난 5
월 7개 시·군 10개 지역에서 유치청원을 받는 등 터 선정 일정이 강행됐다.

그 결과 유치청원이 이뤄진 울진·군산·영광·고창·진도 등은 물론이고 자치단체장이 곧바로
예비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삼척에 이르기까지 찬반 주민 사이의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비신청이 삼척·군산·울진 등에서 이뤄진다면 부안에서와 같은 대규모 충돌
이 여러 곳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고, 신청이 전혀 없다 해도 이미 신청된 것으로 간주되는 부
안의 반대여론이 워낙 강해 정부로서는 사회적 갈등을 피할 길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주민 찬·반 첨예화 봉합 필요성 커져
정부-환경단체 ‘민주절차 합의’ 악수

조석 산업자원부 원전사업지원단장은 사회적 공론화 방안으로의 정책변화를 “큰 배의 항로를 바
꾸는 것”으로 비유하고 “그 과정에 내부의 반발이 있었지만 그 길로 가야만 원자력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인식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반핵주민단체들은 지난해부터 방폐장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전정책 전반에 관
한 사회적 합의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정부와 기본시각에 큰 차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은 사회적 공론화 절차에 참여하기 위한 전제조건의 하나로 내세운 신고리 1·2호기 건설 중
단이 협상의 걸림돌이 됐다. 이미 7천여억원을 들여 건설계약과 토지보상을 마친데다 “법적으
로 정당하게 추진 중인 사업을 중단시킬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합의서에 신
고리 1·2호기 문제가 언급돼 있지 않아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반핵국민행동이 이번에 정부 쪽 협상안을 받아들인 데는 무엇보다 ‘터 선정 일정 전면 중단’이
라는 정책변화가 큰 의미를 갖고, 신규 원전 건설 문제를 추가로 논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
문이다. 또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여러 지역에서 예비신청이 이뤄져 기존 터 선정 일정이
진행될 때 이를 중단시킬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
실장은 “이번 합의로 절차적 정당성을 갖고 정부와 시민단체가 본격적인 원자력 논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admin

환경일반 관련자료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