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생태보전 보도자료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바라는 문인들의 기자회견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바라는 문인들의 기자회견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문단의 원로와 중견 문인 및 새만
금 지역의 전북 문인들이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바라는 기자회견을 갖습니다. 적극적인 취재
와 보도를 부탁드립니다.

▲일시: 2001년 5월 16일(수요일) 오전 11시
▲장소: 느티나무 카페(종로 경찰서 맞은편)

<기자회견 순서>
– 사회/최승호(시인)
1. 문인 기자회견에 이르기까지의 경과보고
2. 시 낭송/ 정현종(시인)
3. 새만금 간척중단을 바라는 문인들의 호소문 낭독
(박완서/김춘수/황지우 – 예정)
4. 목소리(새만금에 대한 생각들 – 육성 녹음)
– 정양, 안도현, 김용택 (이상 전북지역 시인),
– 박경리(소설가), 최성각(소설가), 이성복(시인),
김우창(평론가/예정), 도정일(평론가-예정)
5. 질의 응답

<문의: 현대문학 3472-8151∼3, 양숙진 주간 011-226-9123, 최승호 018-238-5925>

[별첨: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문인 명단]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문인 명단
(# 표시부터는 전북지역 문인)

[시인]

김춘수 이성복 이승훈 이하석 정진규
정현종 최승호 홍윤숙 황동규 황지우
# 강연호 김용택 박남준 박형진 복효근
안도현 정 양 정인섭

[소설가]

김원일 김원우 김주영 김채원 박경리
박완서 오정희 윤후명 이문구 이문열
이윤기 이인성 조성기 조세희 최성각
# 김병용 이병천

[평론가]

김병익 김우창 김윤식 김화영 도정일
유종호 이남호 이재룡
# 이희중

※ 참여 문인 44명(전북지역 문인 11명)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바라는 문인들의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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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해안에서는 한반도가 생긴 이래 유래 없는 자연 파괴의 대역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 내에 있는 해창석산을 비롯한 많은 산들을 파헤치고 서해의 섬들까지 깎아내면서 바다
를 막고 갯벌을 메워 농지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33Km의 방조제를 쌓
아 28,300ha의 토지와 11,800ha의 담수호를 새로 만들겠다는 새만금 간척공사가 바로 그것입니
다. 이 공사로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이자 우리 나라에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하구 갯벌이 사
라질 위기에 처해 있으며, 그곳에 살고 있는 무수한 생명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면서 신성한 자연
의 존엄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절박함 앞에서 국내외의 뜻 있는 많은 분들이 개인 혹은 단체의 목소리로 환경과 생명의 관
점에서, 또는 경제적 관점에서 새만금 간척사업의 위험성과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그 중단을 촉구
해 왔습니다. 그런가하면 정부 내의 환경부, 감사원, 해양수산부에서도 간척사업 착공 당시와는
달리 추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여 정직한 자료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
러나 이런 문제들에 귀를 막은 채 사업을 계속 추진하려는 측에서는 여전히 대안에 대한 폭넓은
모색 없이 간척 강행만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간척사업의 경제적 가치와 손익을 떠나서, 우리는
대규모의 자연 파괴가 커다란 죄악이며, 우리 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에게까지 고통과 재앙의 씨
앗을 뿌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은 삶의 터전이며 영혼의 안식처입니다. 자연은 우리가 예찬해온 아름다움의 원천이며 사
람이 지켜야 할 윤리의 바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난 수십년간, 우리는 개발이라
는 이름의 무지와 탐욕으로 우리의 산과 들과 강과 바다를 너무 크게 훼손시켰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묵묵히 수난을 당해온 자연 앞에서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느끼는 한편, 갈수록 허물어지기
만 하는 자연과 힘없이 붕괴되는 생태계 앞에서 두려움을 느낍니다. 우리는 뒤늦게 다시 깨닫습
니다. 자연은 인간의 것이 아니라는 엄연한 사실을 말입니다. 자연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닙니
다.

자연은 그 스스로가 주인입니다. 인간을 포함한 세상 만물은 모두 자연의 대가족이며 자연 속
에서 평등합니다. 인간이 자연 속에 살 권리가 있다면 도요새와 물떼새 역시 자연 속에 살 권리
가 있고, 갯지렁이와 조개 또한 그곳에 살 권리가 있습니다. 서해의 섬들과 갯벌에게도 지금 그
자리에 있을 권리가 있으며, 조그만 돌멩이 하나도 제 자리에 있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겸
손하게 그 권리들을 존중하고, 그 존재들에 대해서 배려의 마음과 자세를 지니는 것이 그들과의
올바른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만경강 동진강이 바다로 흘러들었듯이, 물에는
물의 길이 있습니다. 물고기에겐 물고기의 길이 있고 갯벌로 날아드는 철새들에겐 철새의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을 함부로 막고 부수고 망가뜨리면 원한이 쌓입니다. 인간이 그들의 길을 막으려
는 것은 이기심에서 비롯된 오만에 불과합니다. 그들이 존재할 수 없으면 궁극에는 인간도 존재
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이 고통을 받으면 그들이 받았던 고통을 언젠가는 우리가 되돌려 받게
될 것입니다.

시화호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잃었습니까? 우리는 그곳에서 말 못하는 수많은 생명들
이 말없이 죽어간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끔찍한 대사건이었습니다. 숱한 생명들이 떼죽음
당한 대재앙이었습니다. 지금도 간척으로 드러나 있는 시화갯벌에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생명들
의 주검이 수십 킬로미터에 걸쳐 흰 띠를 이루며 널려 있습니다. 그 침묵하는 주검들이 공존과
상생의 이치를 경시했던 우리 인간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주검으로 깨우치고 있습니다. 그 어마
어마한 실패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시화호에서 값비싼 교훈을 얻었습니
다. 그 어떤 간척사업도 이제는 더 이상 황금빛 희망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간척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방조제를 축조하여 갯벌 생명들과 산과 섬
을 없애고, 그곳에서 살아오고 살아갈 어민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마땅
히 중단되어야 합니다. 이 사업은 비단 전북도민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온 국민의 문제이고 하
나의 지구 안에 함께 사는 인류 전체의 문제입니다. 나아가 새만금 갯벌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목숨이 걸린 문제이고, 생명이 아니라 할지라도 거기 있는 모든 존재들의 <제 자리에 존재할 권 리>가 걸린 문제입니다. 또한 우리 세대만이 아니라 대대로 이어지고 이어질 미래 세대의 문제이
기도 합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만약 새만금 사업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폭넓은 사
회적 합의를 무시한 채 정치적 논리로 강행된다면, 그것은 국민의 정부에 어울리지 않는 시대착
오적인 독선과 어리석음의 사례로 역사에 길이길이 남아 우리는 물론 후손들에게 절망을 안겨
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폐허와 재난을 물려준 절망의 세대가 아니라,
생명과 공존의 가치를 절실히 인식하고 그것을 실천했던 생명의 세대, 희망을 물려준 세대로 기
억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 문인들은 다함이 없는 자연의 위대함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 속
에서 다시 한번 간절하게 호소합니다. 새만금 간척 사업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파괴된 자
연을 최대한 원상태로 회복시키면 서 방조제를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최선의 방안을 긴 안목을
갖고 지혜를 모아 찾아내야 합니다.

2001년 5월 16일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바라는 문인들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문인의 발언(육성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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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그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자연은 지켜야 하고, 우리가 멀리 내다보고 살아야지, 당장 눈
앞의 어떤 이득 때문에 미래를 희생할 수는 없거든요.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해서, 새만금에 많
은 돈을 들였다 하더라도, 그것에 구애되어 계속 간다는 것은 안됩니다. 어떤 희생을 치러도 저
희는 살려야지요. – 박경리(소설가)

A2: 안녕하십니까? 저는 안도현 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새만금과 가까운 전주에서 살고 있습
니다. 오래 전부터 변산반도를 중심으로 한 이 지역의 갯벌 그리고 바다는 글을 쓰는 이곳 시인
과 작가들에게 문학적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어머니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망했
습니다. 새만금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끝도 보이지 않는 그 바다를 메워버린다고 합니다. 갯벌에
서 나는 백합, 꼬막, 맛조개 이런 것들을 다 죽인다고 합니다.
특히 이 지역의 정치권과 언론사들은 거의 광적인 태도로, 거의 매일, 새만금을 강행시키는
데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그들은 새만금 사업이 도민의 염원이라고 밤낮으로 주장을 합니다. 하
지만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허상일 뿐입니다. 저는 전라북도 도민으로서 그런 터무니없는 염원
을 가져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사실 새만금이라는 말이 생길 때부터 그 조어가 굉장히 역겨웠
습니다. 개발우선론자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서 늘 ‘새’자를 어떤 말 앞에 갖다 붙이
곤 합니다. 앞으로 국어사전에도 없는 새만금이라는 말도 없어져야 되겠거니와, 새만금 사업은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해서 이곳에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우리의 상상력의 보고인 갯벌과 바다를 지키는 데 글로서 조금이라도 또,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 안도현(시인)

A3: 안녕하십니까, 김용택 입니다. 새만금이 바다를 메워서 땅을 만들어 농사도 짓고, 거기다가
뭐 다른 뭐 산업단지도 만들고 그런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바다도 땅보다 더 많게, 또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줍니다. 거기 바다에서 생명이 펄펄 살고 있고, 사람들은 오랫동안 그
곳을 삶의 터전으로 생활해 왔습니다. 누구나 우리 땅을 개발하는 데만 많은 사람들이 정신이 없
었는데, 지금 당장 개발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쉬운 얘기 같고, 우스운 이야기 같지
만, 자연을 자연그대로 두는 것이 오랫동안 우리 삶에 이득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새만금 사업
이 여러 가지로 많은 부차적인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데, 그 새만금 앞을 지나가면서 우리는 생
명이 살아 있고, 갯벌이 살고 있고, 거기 살고 있는 자연들이 어떤 발판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자연을 그대로 두는 것이 이익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김용
택(시인)

A4: 새만금에 대해서 특정하게 이야기하기 보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나중에 제가 죽게 되
어 산에 무덤을 쓰게 되면, 내가 무덤을 쓰기 위해 그 무덤을 파헤치고 함으로써 그 주위의 나무
와 풀들이 얼마나 많이 다칠까? 모든 것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살고 있는 작은 벌레들이라든
지, 세균들을 세어보면 엄청난 숫자일텐데, 내 한 육신, 그것도 죽은 육신을 파묻음으로 해서 그
것들이 집을 잃고 쫓겨가고, 버림받게 될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끔찍하다고 생각을 많이 해봅니
다. 한사람의 죽음이 그것과 같이 많은 생물이나, 무생물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데, 하물며 그야
말로 한 산과 한 섬과 그런 것들이 휩쓸려 들어감으로 해 가지고, 파괴되는 그 생물과 무생물들
의 피해들이 얼마나 클지, 저는 걱정된다고 할까, 두렵다고 할까, 그런 생각이 되네요.
개인적으로는 환경운동 하는 것에 대해 크게 사명감을 가지는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은 없지마
는, 가령 우리 사람의 경우에도 사람이 중요한 것은 한사람, 한사람이 중요한 것이고, 우리가 자
연에서도 무언가가 중요하다는 것은 한 벌레, 한 나무, 한 풀 하나 하나가 다 중요하다는 것일텐
데, 그것들이 가령 우리가 어떤 편리나 이익을 위해 가지고, 우리에게는 작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지만, 자연에게는 엄청난 희생이고 타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됩니다. 예를 들어, 물가에
서 나는 재미있어서 개구리에 돌을 던질 때, 개구리는 엄청나게 큰 바윗돌이 굴러오는 것이고,
장난이 아니고, 그것은 생존의 문제이고, 그런 것을 생각해 볼 때, 환경운동 녹색운동이라는 이
념적이고 정책적인 그런 차원의 보다도, 실제로 나와 똑같이 희생당하는 한 생명, 한 존재를 생
각한다면 그런 점에 있어서 소홀히 할 수 없고, 사람을 위하는 길이 사람을 다치게 하는 길로 바
뀌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 이성복(시인)

A5: 새만금 문제는 무엇보다도, 생명문제입니다. 갯벌 생명체를 위해 우리는 장승을 깎아 세웠
고, 조개에게 상을 드리기도 했고, 천년 후에야 맡을 향나무를 갯벌에 뭍기도 했고, 미래세대를
위한 권리 소송을 걸었고, 이제 다시 뚜벅뚜벅 갯벌을 걷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 해저학자는 잠수복을 입고 시화호 속으로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물이 너무나 맑고 깨끗했습니다. 하지만 물 바닥은 갯벌 생명체들의 거대한 무덤이었습니다. 그
는 물안경을 쓴 채 울었다고 합니다. 그 누구도 어떤 명분으로도 이 생명체들을 이렇게 집단 폐
사 시킬 권리는 없다. 그래서, 제가 울면서 말했습니다. “새만금 문제는 생명문제이고, 그래서,
가슴에 눈물이 진다.”- 최성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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