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생태보전 보도자료

무분별한 수액 채취로 고통받는 고로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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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수액 채취로 고통받는 고로쇠나무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았던 겨울이 지나고 우수가 지나자 대지에는 조금씩 따사로운 기운이 맴
돌고 있다. 사람들은 벌써부터 두터운 옷을 벗고, 나무들은 뿌리로부터 수액을 끌어올려 잎을 피
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봄은 성장을 준비하는 나무들에게 또 다른 시련의 계절이 시작
됐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고로쇠 수액은 신경통, 위장병, 성인병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해마다 봄이면 수많은 관
광객들이 고로쇠 수액 생산지로 몰려들고 있다. 수액 판매로 인해 지역주민에게 수십억원대의 소
득이 돌아오자 거제와 남원 등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를 관광상품화하여 고로쇠 축제를 경쟁적
으로 벌이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수액 채취로 인해 나무에 심각한 손상을 준다는 우려가 지적되고 있으며, 수
액 채취를 위한 파이프가 어지럽게 산자락에 널려 있어 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잦
은 왕래가 야생동물 서식과 주변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지적되자 올해부터는 수액 채취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고 산림청과 환경부, 해
당 지자체 등이 나서서 주민들에게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고로쇠나무와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산림청이 마련한 수액 채취 요령에 따르면 가슴높이의 지름이 10cm이상인
나무에는 하나의 구멍을, 30cm이상인 나무에는 2개의 구멍만을 뚫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무분별하게 수
액을 채취하고 있는 현장은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거제도의 경우 나무 한 그루에 서너
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 대부분이며, 심지어 12개의 구멍이 나있는 나무도 발견되었다.

지리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1호이며 반달가슴곰의 서식지자 최고의
산림생태계를 간직하고 있는 이곳에도 골짜기마다 고로쇠 수액 채취가 한창이다. 가슴높이 지름
이 30cm에 못 미치는 나무에도 두 개이상의 구멍을 뚫어 수액을 채취하고 있으며, 심지어 한 그
루에 다섯 개의 구멍이 뚫려있는 현장도 발견되었다.

게다가, 온 산에 어지러이 널려있는 수액 채취용 파이프는 대부분 지난해에 사용한 것을 다시
사용하고 있는데, 파이프 안에 온갖 이물질이 잔뜩 끼어 있어서 고로쇠 수액을 사먹는 소비자의
건강을 해칠 것도 우려된다.

지리산과 같은 국립공원과 백운산과 같은 생태계보전지역의 고로쇠나무와 산림생태계 보전을
위해서는 수액채취를 전면 금지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다. 하지만, 고로쇠 수액을 채취해서
침체한 농촌 경제에 보탬이 되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사람과 고로쇠나무가 공존할 수 있는 적절
한 제도와 규정은 지켜져야 한다.
무분별한 수액 채취행위는 나무와 산림 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소비자의 건강까지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액 채취 규정의 이행과 휴식년의 도입, 채취 후의 쓰레기 완전 수거,
위생적인 생산과 유통 등이 확보되어야 나무도 살고, 사람도 살 수 있다.

무엇보다 산림청과 환경부, 각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은 고로쇠 수액 채취가 허용된 규정
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보다 철저한 감독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또한 고로쇠 수액을 사먹는 소
비자들도 이러한 채취행위가 나무와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하여 고로쇠 수액 구입을 자
제해야 한다.

고로쇠나무도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할 소중한 생명이다. 우리가 고로쇠축제를 벌이는 사이
에 이른 봄의 숲은 사람들에게 수액을 빼앗긴 채 갈증을 호소하는 고로쇠나무의 신음소리로 가득
차 있다.

2001년 2월 21일

환경운동연합

■담당: 생태보전팀 야생동식물 담당 마용운 간사 / 장지영 팀장
■연락처: 02-735-7000 / 016-260-2361 / E-mail: ma@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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